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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경험은 언제나 사방에서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것은 전시의 오프닝과 클로징, 혹은 패션 브랜드 론칭 같은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 결혼과 장례, 생일과 제사 같은 인륜지대사의 순간에도 늘 중심에 있다. 식경험은 모임의 성격을 완성하고 훗날 그 자리를 특별히 기억하게 만드는 방식이기도 하다. 눈으로 보고, 입 안에 넣고, 온몸으로 퍼지는 감각으로 공간의 분위기까지 디자인하는 케이터링 작업자들을 소개한다.

몽크스부처 소속 케이터링 팀 ‘몽크스케이터링’ @monkscatering_

몽크스부처의 케이터링 팀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비건 레스토랑 몽크스부처에서 운영하는 케이터링 팀으로, 채소와 비건을 중심으로 한 메뉴를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다. 하지만 레스토랑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팀이기 때문에 단순한 핑거푸드 케이터링에 국한되지 않고, 웨딩, 돌잔치, 브랜드 행사, 파티, 코스 요리, 도시락 케이터링 등 다양한 형태의 음식과 공간을 함께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AXIS-Y 비건 화장품 브랜드 행사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AXIS-Y의 발렌타인 데이 인플루언서 파티 케이터링. 브랜드의 메시지인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To My Valentine)’을 주제로, 단순한 브랜드 핑거 푸드가 아니라 전제적인 공간 연출과 함께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분위기와 이미지를 파티 음식으로 표현.

AXIS-Y 비건 화장품 브랜드 행사 작업에서 주제 혹은 테마는 무엇이었나? 화장품 브랜드에서 여는 발렌타인 파티인 만큼 전체적인 키워드는 ‘Glow’, ‘Self Love’, ‘Vegan Beauty’였다. 뷰티 브랜드의 ‘피부가 빛나는 느낌’을 음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반짝이는 질감, 투명한 색감, 부드러운 크림 질감 등을 음식에 시각적으로 담으려고 했고, 비건 화장품 브랜드이기 때문에 모든 메뉴 또한 100% 비건으로 구성했다. 또한 ‘To My Valentine’이라는 주제에 맞게, 누군가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여자들만의 발렌타인 파티라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격식 있는 코스 요리보다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편안한 DJ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게더링 스타일의 파티 음식으로 구성했다.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아이웨어 론칭 행사 케이터링.
‘Authority, Honor, Language of Structure’라는 모토를 가지고, 물소 뿔로 안경을 만드는 장인정신 중심의 브랜드. 화려한 파티 음식보다는 장인 정신, 구조적인 아름다움, 절제된 고급스러움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음식으로 표현

브랜드의 론칭 행사는 이미 이미지가 구축된 브랜드를 다루는 일보다 어려울 것 같다. 아이웨어 브랜드 알브레히트 뒤러의 론칭 행사가 특히 그랬다. 이 브랜드를 위해서는 오히려 화려한 연출보다 기본에 충실한 좋은 음식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복잡한 메뉴보다는 클래식하고 기본적인 요리들을 선택하고, 재료와 조리, 완성도를 높여 ‘Basic is Best’라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화려함을 더하기보다는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단순한 형태와 클래식한 재료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다. 이 작업을 하면서 모든 미학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됐다.

현장 당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메뉴 중 한국식 화과자에 브랜드 로고를 새겨 넣을 때 굉장히 고심했던 기억이 난다. 로고 표현을 위해 일주일 동안 가능한 거의 모든 방법을 테스트해봤지만 행사 직전까지도 잘 되지 않았고, 거의 포기 상태였다. 그런데 행사 바로 직전에 마지막으로 시도한 방법이 성공하면서, 결국 로고가 새겨진 화과자를 행사에 올릴 수 있었다.

웨딩 케이크 프로젝트
서울의 야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결혼식의 케이크. 보통의 웨딩 케이크는 높이를 만들기 위해 일부 단은 모형으로 만들고 실제로 먹는 케이크는 일부만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웨딩에서는 케이크 전체를 실제로 먹을 수 있고, 모두가 파티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느낌의 케이크로 제작했다. 실제 케이크 사이즈는 가로 1200mm, 세로 900mm, 높이 150mm 정도로 기획했고 성인 남성 여섯 명이 함께 들어야 겨우 옮길 수 있을 정도의 무게로 제작. 케이크 자체의 무게만 약 60kg 이상이었고, 위에 올라가는 생과일의 무게만 해도 10kg이 넘었다.

결혼식의 케이크를 만들 때는 어떤 것들을 고려했나? 웨딩 작업은 항상 큰 부담이 되는 작업이지만, 동시에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이다. 결혼식은 두 사람에게는 평생 사진으로 남고 기억으로 남는 날이기 때문에, 케이크 자체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웨딩 전체의 분위기와 흐름, 꽃 장식의 테마, 신부의 드레스 디자인까지 모두 함께 고려해 케이크를 디자인하려고 했다. 그래서 야외 잔디 위에 놓였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케이크를 구상했고, 깔끔하게 정리된 웨딩 케이크보다는 햇살 아래에서 과일 색이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과일만을 선택해, 케이크가 하나의 풍경처럼 보이는 장면을 떠올리며 디자인했다.

평소 즐겨 보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계정이 있다면? @valerii_lindstrem

앞으로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에 대해 상상해봤나? 언젠가는 케이터링 팀이 하나의 주제와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 오픈한 뒤, 그 공간에 오고 싶은 사람들이 예약을 통해 와서 즐길 수 있는 파티나 디너 같은 형태의 컨텐츠를 해보고 싶다. 케이터링이 특정 행사를 위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과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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