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의 존중

40년의 존중

40년의 존중

나고야 시의 네코가호라 지역에서 찾은 소박한 주택은 시간의 장벽을 초월한 공간의 영속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삶은 공간을 기억하고 공간은 삶을 보듬는 것. 안티에이징의 시대에 웰에이징을 선택한 이 레노베이션 사례는 공간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요원한 질문에 명료한 답으로 다가온다.

↑ 홈 파티를 즐기는 집주인의 요구 사항은 부엌을 크게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부엌으로 들어서게끔 설계함으로써 이 집의 부엌은 거실과 부엌의 기능을 겸비하게 되었다.

2 가족들의 사적인 공간은 2층으로 올려서 확실히 구분 지었다. 1,3 홈 파티를 즐기는 집주인의 요구 사항은 부엌을 크게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부엌으로 들어서게끔 설계함으로써 이 집의 부엌은 거실과 부엌의 기능을 겸비하게 되었다.

주택의 수명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40년이 넘은 목조 주택이라면 어떨까. 1970년대 지어진 나고야 시의 네코가호라 지역에 위치한 이 집은 1층에 작은 상가 공간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일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소박한 집이었다. 보이지 않는 균열, 즉 배관 설비나 전기 시설은 불가피한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건축가 케이치 키리야마 Keiichi Kiriyama는 메이크업 전후가 완전히 다른 깜짝쇼 같은 레노베이션이 아니라 이어진 한 폭의 병풍 같은 레노베이션을 완성했다. “집주인은 모임을 자주 갖는 만큼 식당 공간을 크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했고 저는 그 요구에 부응하고자 집의 입구 부분을 주방으로 설계했습니다.” 신축할 정도의 예산이 없는 것도 이유였지만 시간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입은 이 집의 표정을 일부러 바꾸고 싶지 않다는 집주인의 요구가 만나 골조의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공사가 진행되었다. 공사 전후의 외관 사진을 보면 거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 가게 입구 부분만 새롭게 단장하여 동네에서 너무 튀지 않으면서 상 공간다운 신선함을 추가했다. “지붕 등 기울어져 있던 부분이 있어서 기본 골조만 유지한 채 해체하고 기둥과 보의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구조를 계산한 결과,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은 그대로 이용하되 취약한 부분만 재료를 더하거나 철재로 보강하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원재료 그대로의 철재를 사용해 40년을 지탱해온 골조와 표정의 차이를 줄인 것이 치밀하고도 섬세하다.

1,3 지은 지 40년이 지난 건물의 레노베이션. 모두 새것으로 갈아입히지 않은 영민한 선택이 돋보인다. 시간의 흐름이 단절되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레노베이션 사례로 다가온다. 2 채광을 끌어들여 어두웠던 집 안 곳곳의 분위기를 밝혔다.

↑ 집과 이어진 건물 1층에 위치한 옷가게는 집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

1층은 활짝 열린 공간으로 마련된 반면, 가족의 생활 공간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2층에 마련했다. 아래층, 위층과 완전히 분리되면서도 천장이 열려 있어 1층에서 보면 마치 넓은 다락방 같다. 또한 기존의 벽을 제거하면서 동쪽과 서쪽에서 들어오는 빛을 최대한 끌어들여 어두운 방을 선호하는 전형적인 일본의 관습과는 조금 다른 접근을 시도한 것도 주목할 부분. 오래된 목재에서 유유자적 시간이 흘러온 여유가 느껴지면서도 어둡게 침잠하지 않는 것은 최대한 끌어들인 채광 덕분일 것이다. 거기에 늘 있어왔던 것을 존중함으로써 새로운 요소도 이질감 없이 융화되고 있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생긴 촉감과 질감은 신축으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공간의 유용성, 구조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 레노베이션은 인간이 갈망하는 새로움은 때론 시간의 축적 속에 숨어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편집장 노은아 | 포토그래퍼 토시유키 야노 Toshiyuki Y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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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석이조

일석이조

일석이조

접이식 가구는 이동성,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 실내와 실외에서 모두 사용하기 좋으니 접이식 가구 하나만 있으면 인도어, 아웃도어 가구를 따로 살 필요가 없다.

1 1984년 미국에서 개발된 휴대용 의자 ‘커밋 Kermit 체어’ 오리지널 버전은 홀라인에서 판매. 23만5천원. 2 사이드 테이블을 뒤집은 뒤 토트백을 걸치면 수납함으로도 활용 가능한 ‘세서미 스틱 테이블’은 마헨 제품. 14만5천원. 3 한쪽 면을 올리면 간이 테이블로 사용할 수 있는 트롤리 ‘베티스타’는 카르텔 제품. 1백41만3천원. 4 접이식 야외 의자 ‘멜라뢰’는 이케아 제품. 3만9천9백원. 5 접어서 길이와 각도를 조절하는 철제 플로어 조명 ‘미로볼리트 Mirobolite’는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체&체 제품으로 짐블랑에서 판매. 1백38만원. 6 침대에서 간이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미니 테이블은 빕 제품으로 디자이너이미지에서 판매. 50만원. 7 알루미늄 프레임에 대나무 상판을 결합한 ‘컴포트마스터 뱀부 테이블 65’는 상판과 다리가 동시에 펴지는 원터치라 설치가 간편하다. 콜맨 제품. 19만9천원. 8 아르누보 스타일의 그림을 인쇄한 사이드 테이블은 카레 제품. 7만원. 9 해먹의 구조를 응용한 시트가 편안한 착석감을 선사하는 ‘엘리트 Elite 체어’는 헬리녹스 제품. 14만5천원.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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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내도 될까요

티 내도 될까요

티 내도 될까요

차를 대접할 때 쟁반에 깔거나 식기에 남은 물기를 닦을 때 유용한 마른행주와 티타월. 아트 포스터로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예쁜 아홉 가지 제품을 골랐다.

1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타이포그래피가 돋보이는 ‘AJ 티타월’은 디자인레터스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2개 세트, 3만9천원. 2 도나 윌슨 특유의 유쾌한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클라우드 티타월’은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3만3천원. 3 숲 속의 풍경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메사 블루 티타월’은 면과 리넨 혼방으로 루밍에서 판매. 2만7천원. 4 복잡한 패턴에 절제된 색상이 세련된 ‘정글 티타월’은 시타디자인 제품으로 까사미아에서 판매. 1만5천9백원. 5 기하학적 무늬의 순면 티타월은 덴스크에서 판매. 2개 1세트, 3만9천원. 컵과 접시, 식기는 모두 김하윤 작가가 디자인한 트위그뉴욕 제품으로 한국도자기 논현점에서 판매. 스푼, 포크 각각 1만원. 커피잔 세트 6만4천원. 접시(지름18cm), 2만3천원. 6 형광색이 포인트인 ‘콜드 포레스트 티타월’ 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2개 세트, 3만2천원. 7 홍콩 출신의 영국 디자이너 젠 타일러가 디자인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타월’은 순면 소재로 로쇼룸에서 판매. 개당 2만8천원. 8 오가닉 순면 소재의 ‘스위트 투스 티타월’은 디자이너이미지에서 판매. 2만5천원. 9 ‘물랭 루즈’ 포스터를 무독성 잉크로 인쇄한 티타월은 핌리코에서 판매. 2만8천원.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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