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블루보틀

서울에 온 블루보틀

서울에 온 블루보틀

소문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블루보틀이 서울에 문을 열었다. 로스터리와 카페를 한 건물에서 즐길 수 있는 블루보틀 서울 1호점은 커피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이들도 찾아갈 만큼 공간과 커피 맛, 자체 프로그램으로 탄탄한 준비를 마쳤다.

 

블루보틀 서울 1호점

군더더기 없는 마감으로 공간을 간결하게 비워 낸 블루보틀 서울 1호점.

 

공사 중인 벽돌 건물에 파란 병 모양의 로고가 설치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내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블루보틀 서울 1호점이 성수동에 문을 연 것이다. 공간 설계는 스케마타 아키텍트 Schemata Architects의 조 나가사카 Jo Nagasaka가 맡았고, 로스터리는 1층, 카페는 지하에 위치한다. 유리창이 많고 간결한 콘크리트 구조만 존재해 은은한 햇빛이 지하까지 파고들었다. 따뜻한 색감의 호두나무로 만든 가구가 놓인 홀과 커피를 내리는 카운터, 바리스타 클래스와 커핑 Cupping을 위한 공간이 직관적인 동선을 따라 구분돼 있었다. 과거 공장이 많았던 성수동과 어울리는 자재나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도 블루보틀 이곳만의 개성이다. 블루보틀의 역사는 영화의 시놉시스처럼 흥미롭다. 17세기 후반 터키군이 비엔나에 남기고 간 원두로 탄생한 중앙유럽 최초의 커피 하우스 이름이 바로 블루보틀 Blue Bottle이다. 지금의 블루보틀은 이 커피 하우스에 대한 오마주로, 2002년 제임스 프리먼에 의해 설립됐다. 그는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 클라리넷 연주가였고, 소규모 원두를 로스팅하며 블루보틀을 시작했다. 지나치게 볶지 않아 원두의 맛과 향을 살린 블루보틀 커피는 충성심 있는 마니아층을 만들어냈고, 사람들은 파란색 물병 로고에 환호했다.

 

서울 블루보틀

공식 오픈 준비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 중인 블루보틀 서울 1호점.

 

블루보틀 핸드드립

숙련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깔끔한 맛의 핸드 드립 커피.

 

블루보틀 원두

서울 1호점에서는 로스팅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이뤄진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 해외 매장인 블루보틀 서울 1호점에서는 블루보틀만의 블렌드와 싱글 오리진 드립 커피를 비롯한 커피 메뉴와 메종엠오 Maison MO와 협업한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인다. 로스터리가 같은 건물에 있기 때문에 늘 최상의 원두를 맛볼 수 있으며, 카페 안쪽에는 트레이닝 랩 공간이 있어 숙련된 바리스타를 지속적으로 배출할 계획이다. 팬들을 위한 블루보틀의 굿즈도 놓치지 않았다. 로고가 새겨진 컵부터 커피 관련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으며 내부에는 김형학 플로리스트와 협업한 플라워 어레인지먼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공간에서 꽃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블루보틀의 철학이기도 하다. 블루보틀이 서울에서 써내려갈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2호점으로 내정된 삼청점은 지역 분위기를 살려 한국 전통의 멋과 주변 경치를 끌어안을 것이다. 유독 커피 애호가들이 많고 카페 경쟁이 치열한 서울에 출사표를 던진 블루보틀이 어떻게 적응하며 나아갈지 사뭇 기대된다.

 

성수 블루보틀

적색 벽돌과 컬러 대비를 이루는 블루보틀의 로고.

 

블루보틀 굿즈

블루보틀 마니아층을 위한 굿즈 코너.

 

성수동 블루보틀

적색 벽돌로 긴 테이블을 만든 단체석.

 

김형학 플로리스트

공간 곳곳에 놓인 김형학 플로리스트의 꽃 장식.

 

블루보틀 메뉴

공간만큼이나 심플한 메뉴판.

 

블루보틀 로스터리

최상의 원두 맛을 내기 위한 로스터리 공간.

 

블루보틀

매일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원두 테스트를 거친다.

 

성수동 카페

1층에는 로스터리 공간이, 카페는 지하에 있지만 아래로 빛이 잘 내려오는 구조여서 전혀 어둡지 않았다.

 

메종엠오

메종엠오와 협업한 베이커리 메뉴.

 

 

 

MINI INTERVIEW

조 나가사카의 공간 미학
일본 블루보틀의 매장을 설계한 스케마타 아키텍트의 조 나가사카가 블루보틀 서울 1호점의 설계를 맡았다. 장식을 배제한 구조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사용자와 콘텐츠를 돋보이게 만드는 그의 건축적인 재능은 이번 매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 나가사카

 

블루보틀 서울 1호점이 오픈하는 성수동의 특징과 매력은 무엇인가? 성수동은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은 성숙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동네를 둘러보니 오래된 공장도 있고, 아티스트가 관여했을 법한 새로운 카페도 보였다. 멋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혼재해 있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나름의 존재 방식이 흥미로웠다.

일본의 블루보틀은 지역성을 확실하게 반영하는 듯했다. 서울 1호점이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인 이유가 성수동이라는 지역성과 연관 있는가? 블루보틀의 일본 1호점인 블루보틀커피 기요스미 시라카와 로스터리&카페와 마찬가지로 로스터리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 1호점의 카페 공간은 로스팅 공장에 카페가 위치한다는 것이 설정이었다. 지금 계획 중인 2호점은 전혀 다른 분위기일 것이다.

서울의 다른 카페나 상업 공간을 보면서 어떤 인상을 받았나? 5년 전쯤부터 일하며 서울과 인연을 맺었는데, 그때와는 많이 분위기가 달라진 느낌이다. 특히 성수동에 재미난 가게가 많아지는 듯하다.

보통 카페는 밝고 개방적인 1층을 선택하는데, 서울 1호점은 오히려 반대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지금 건물 앞의 도로는 자동차 통행량이 많고 옆의 도로는 안정감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1층에 로스터리를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원두나 재료의 반입을 생각하면 1층에 로스터리가 있는 게 합리적이긴 하다. 지하는 좀 더 차분한 분위기라 안정적인 느낌의 카페를 배치했다.

건축가는 가구를 중요하게 여긴다. 서울 1호점의 가구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서울에서 식사할 때면 스테인리스로 만든 젓가락이나 식기류를 자주 사용하고 지하철 내부나 역사에도 스테인리스가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서는 일본보다 스테인리스가 저렴한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차가운 인상을 줄 수 있어서 가구는 온기가 느껴지는 짙은 색상의 목재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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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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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ISSUES in FUORISALONE ④

28 ISSUES in FUORISALONE ④

28 ISSUES in FUORISALONE ④

브레라, 몬테나폴레오네, 람브라테, 토르토나 등 밀라노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디자인 축제 ‘푸오리살로네’. 그곳에서 마주한 28개의 인상적인 전시와 제품을 소개한다.

 

 

구글이 제안하는 인테리어

지난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화려하게 데뷔한 구글 Google은 올해도 최신 기술과 결합된 삶의 공간을 보여주는 <A Space for Being> 전시를 선보였다. 구글과 존스 홉킨스 대학의 신경심리학 연구소가 함께 참여형 전시를 준비했으며 각기 다른 환경으로 이루어진 3개의 멀티룸은 건축가 수치 레디 Suchi Reddy가 디자인했다. 관람객들은 특수 팔찌를 착용했는데, 착용자의 심박수와 호흡, 체온 그리고 감정을 인지해 어느 공간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지 알 수 있는 놀라운 장치였다. 구글은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해 기업의 혁신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내년에는 또 어떤 기발한 전시를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에센셜 룸

에센셜 Essential 룸 ⓒMaremosso Studio

 

구글 인테리어

트랜스포머티브 Transformative 룸 ⓒMaremosso Studio

 

바이탈 룸

바이탈 Vital 룸 ⓒMaremosso Studio

 

구글

전시 관람에 앞서 제공된 특수 팔찌

 

 

 

소통하는 매거진

<Life in Vogue>는 <보그> 이탈리아의 실제 사무실을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사전 등록을 한 이들에게만 공개한 전시로 저명한 디자이너들이 <보그> 이탈리아의 사무실을 새롭게 해석했다. 올해는 8명의 디자이너와 협업해 편집장의 방부터 사무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방, 미팅룸, 휴게실 등 사무 공간을 그들만의 심미안으로 새롭게 연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표지 모델을 촬영하기 전 의상부터 신발, 액세서리 등을 걸치고 미리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보그> 이탈리아의 360도 ‘옷장 Wardrobe’을 구경할 수 있었다. <보그> 이탈리아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동안 사무실을 공개함으로써 패션이 가구나 인테리어와 밀접하게 교류하는 시대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보그 사무실

<보그> 이탈리아 사무실에서 공개한 360도 옷장 ⒸDelfino Sisto Legnani

 

보그 미팅룸

마시밀리아노 로카텔리 Massimiliano Locatelli가 디자인한 미팅룸 ⒸDelfino Sisto Legnani

 

스토리지밀라노

스토리지밀라노 Storagemilano가 연출한 시사 뉴스룸 ⒸDelfino Sisto Legnani

 

피에르 마리

피에르 마리 Pirre Marie 인재 선별을 위한 탤런트룸 Talent Room ⒸDelfino Sisto Legnani

 

 

 

전시 보며 쇼핑하기

마리메꼬는 <Marimekko Shoppable Home> 전시에서 2019년 봄, 여름 컬렉션과 아르텍 Artek의 가구로 집 안을 꾸몄다. 침실과 거실, 주방 등 집처럼 꾸민 마리메꼬의 공간을 둘러보며 제품도 구입할 수 있는 전시였다. 특히 오이바 Oiva 컬렉션의 10주년을 맞이해 거대한 크기의 오이바 리미티드 에디션과 독특한 핸드 페인팅이 가미된 오이바 시리즈 그리고 밝은 컬러로 대담하게 표현한 엘라쿤 엘라마 Eläköön Elämä 프린트의 오이바 시리즈를 볼 수 있었다. 실내에 바로 적용해볼 만한 연출 아이디어와 구매까지 가능한 마리메꼬의 전시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소소한 쇼핑의 행복까지 선사했다.

마리메꼬

마리메꼬 인테리어

마리메꼬 오이바

오이바 컬렉션

마리메꼬 오이바 컬렉션

오이바 컬렉션의 10주년 기념 접시

 

 

 

감성을 자극하는 테이블웨어

파올라씨 Paola C는 ‘블러드 룸 Blurred Rooms’을 주제로 2가지 컬렉션의 새로운 테이블웨어를 공개했다. 상하이 출신의 디자인 스튜디오 네리&후 Neri&Hu의 더 소사이어티 컬렉션 The Society Collection과 하이메 아욘 Jamie Hayon의 펑-셔널 Fun-Tional 컬렉션이 은은한 색감의 분홍색 패널과 거울 위에 놓였다. 더 소사이어티 컬렉션은 유리와 황동 등의 특성은 유지하되 따뜻한 감성을 더한 물 주전자, 물병, 잔 등으로 구성되며 펑-셔널 컬렉션은 하이메 아욘 특유의 재치 있고 유니크한 감성이 더해진 초현실적인 디자인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네리&후

네리&후의 더 소사이어티 컬렉션

 

하이메 아욘 컬렉션

하이메 아욘의 펑-셔널 컬렉션

 

하이메 아욘

전시장 중앙에 자리한 긴 테이블에 하이메 아욘의 작품을 전시한 모습

 

 

 

코어의 살롱

독일 가구 브랜드 코어 COR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만 공개되는 코어 살롱 COR Salon을 오픈했다. 살로네 가구 박람회에서만 선보였던 이전과는 분명 다른 행보다. 코어의 기존 컬렉션은 물론이고 스위스 디자이너 외르크 보너 Jörg Boner와 독일 가구 스튜디오 예스+라웁 Jehs+Laub 그리고 이탈리아 브랜드 메트리카 Metrica와 함께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했다. 버건디, 코코아 브라운, 레드와 블루 컬러를 입은 공간에는 외르크 보너의 네노우 Nenou 컬렉션과 예스+라웁이 디자인한 알보 Alvo 체어, 메트리카의 아발란체 Avalanche 암체어 등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독특했던 점은 전시실로 향하는 입구부터 모든 공간에 대형 거울이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이번 전시를 디렉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리나 그레베 Irina Graewe는 방문객들이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가구를 바라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코어

코어 살롱

독일 가구

 

 

 

소리와 만난 빛

집의 분위기를 만드는 일등공신으로 음악과 빛을 빼놓을 수 없다. 이케아 Ikea는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스피커 브랜드 소노스 Sonos와의 협업으로 두 가지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스피커 심포니스크 Symfonisk를 선보였다. 토르토나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전시장에서는 심포니스크의 아름다운 소리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접시, 와인잔 등이 놓인 식탁을 두드리거나 심포니스크 조명이 들어 있는 조그만 유리 상자를 열 때마다 색다른 음을 즐길 수 있었다. 심포니스크는 빛과 소리를 결합한 테이블 조명뿐 아니라 실제 책꽂이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도 출시됐다. 두 가지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아름답기까지 한 심포니스크 스피커는 8월 말에 공식 출시된다.

이케아 소노스

이케아 심포니스크

선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심포니스크

 

이케아 조명

조명과 스피커의 두 가지 기능을 갖췄다.

 

 

 

RAW MATERIAL

패션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 Raf Simons의 <No Man’s Land> 전시는 길게 배치한 야생화 정원으로 입구에서부터 기대감을 한껏 자아냈다. 목재와 강철로 이루어진 건축가 장 프루베 Jean Prouve의 대형 구조물 사이로 르 코르뷔지에의 조명과 까시나 체어, 크바드랏의 4가지 패브릭을 사용한 의자를 배치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라프 시몬스가 디자인한 4가지 패브릭 컬렉션인 아톰 Atom, 플록스 Phlox, 노부스 Novus 1, 2는 프랑스 왕실에서 흔히 사용하던 코듀로이와 양털, 면 등의 묵직한 직물을 사용했다. 이번 전시는 목재와 직물 등 산업적인 소재와 부드러운 야생화 꽃밭이 주는 서정적인 감성이 대비되는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라프 시몬스

르 코르뷔지에의 조명이 라프 시몬스가 디자인한 목재 의자와 조화를 이뤘다.

 

No Man’s Land

전시장 중앙에 배치된 야생화 꽃밭

 

장 푸르베

건축가 장 푸르베가 지은 대형 구조물

 

패브릭 샘플

크바드랏 패브릭 샘플

크바드랏의 패브릭 샘플

 

패브릭 쿠션

아톰 패브릭

크바드랏의 아톰 패브릭을 사용한 쿠션

 

 

 

디모레가 만든 사막

에밀리아노 살치 Emiliano Salci와 브리트 모란 Britt Moran이 이끌고 있는 디모레 스튜디오 Dimore Studio는 올해 1월 브랜드 ‘디모레 밀라노 Dimore Milano’를 론칭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브레라 지역에 위치한 디모레 갤러리에서 진행된 <Visioni> 전시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가브리엘라 크레스피 Gabriella Crespi가 디자인한 7점의 가구를 흰 모래더미 사이에 설치했다. 팝한 핑크 컬러의 카펫과 모래, 1970년대 디자인된 버섯 모양의 조명과 금속 소재의 테이블이 놓인 공간에 음악까지 더해져 중동 지역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구의 질감과 소재, 컬러, 음악, 낮은 조도가 한데 어우러져 바깥 세상과는 대조되는 디모레만의 세계를 표출했다.

디모레 스튜디오

ⒸAndrea Ferrari

 

디모레 갤러리

ⒸAndrea Ferr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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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ISSUES in FUORISALONE ③

28 ISSUES in FUORISALONE ③

28 ISSUES in FUORISALONE ③

브레라, 몬테나폴레오네, 람브라테, 토르토나 등 밀라노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디자인 축제 ‘푸오리살로네’. 그곳에서 마주한 28개의 인상적인 전시와 제품을 소개한다.

 

 

라바짜×구프람

금괴인가? 놀란 마음에 가까이 들여다보니 금색 포장지로 싸놓은 커피 원두다. 커피 원두를 수천 개의 금괴처럼 무자비하게 쌓아둔 은행 금고 컨셉트로 유머를 선사한 브랜드는 바로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라바짜 Lavazza. 전시는 밀라노 중앙역의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16개의 창고를 전시장으로 멋지게 탈바꿈시킨 벤투라 센트랄레에서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구프람 Gufram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낮에는 향긋한 커피를, 저녁에는 음악에 맞춰 커피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클럽으로 변신한 전시장에서는 라바짜와 구프람이 함께 제작한 황금빛 커피 머신 데세아 골든 터치 바이 구프람 Desea Golden Touch by Gufram과 근사하게 커피를 올려놓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클럽 체어를 만날 수 있었다.

라바짜 원두

금고 안에 쌓여 있는 황금빛 커피 원두

 

라바짜 원두 칵테일

라바짜 원두로 만든 칵테일

 

구프람

클럽 체어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FORNASETTI UNIVERSE

화려한 디자인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포르나세티 Fornasetti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또 한번 자신만의 세계를 펼쳤다. 포르나세티 쇼룸에서 환상적인 스타일과 시대를 초월한 미적 감각이 느껴지는 신제품과 빈티지 라인을 감상할 수 있었다. 신제품으로는 레 솔레 Re Sole, 펜세 Pensée, 하이 피델리티 High Fidelity 등 각각의 문양을 입은 러그 컬렉션과 다양한 크기의 테이블, 캐비닛, 트레이 등을 선보였다. 눈을 뗄 수 없는 섬세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포르나세티 쇼룸은 많은 이들의 포토 스폿이 되기에 충분했다.

포르나세티

포르나세티

밀라노 디자인 위크

하이 피델리티 러그

하이 피델리티 러그

 

펜세 러그

펜세 러그

 

레 솔레 러그

레 솔레 러그

 

세르펜테 트레이

세르펜테 Serpente 트레이

 

 

 

까시나 쇼룸에서 만난 거장들

세계적인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Patricia Urquiola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까시나 Cassina의 쇼룸은 내로라하는 가구 브랜드로 가득한 듀리니 스트리트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파란 격자무늬 카펫으로 쇼룸의 바닥과 일부 벽면을 덮었고, 1층 리빙 공간은 로돌포 도르도니 Rodolfo Dordoni와 부훌렉 형제의 새로운 컬렉션으로 나뉘어 선보였다. 아래 공간으로 이어지는 격자무늬를 따라가다 보면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 마리오 벨리니 Mario Bellini, 피에르 잔느레 Pierre Jeanneret 등의 가구로 꾸민 거실과 다이닝룸을 둘러볼 수 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디자인부터 새로운 컬렉션으로 화려하게 꾸민 <The Cassina Perspective> 전시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까시나

까시나 쇼룸

피쿠팔라 테이블 조명

피쿠팔라 테이블 조명

 

피쿠팔라 스탠드 조명

피쿠팔라 Ficupala 스탠드 조명

 

코토네 암체어

부훌렉 형제의 코토네 Cotone 암체어

 

하야마 테이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의 하야마 Hayama 테이블

 

 

 

아프리카에서 온 영감

쎄 Sé는 작년과 동일한 주제로 로사나 오를란디 Rossana Orlandi에서 <Below the Heavens> 전시를 선보였다. 지난 전시가 하늘의 몽환적인 느낌을 담아냈다면 이번 컬렉션은 지구 전체의 웅장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스위스 디자이너 이니 아르키봉 Ini Archibong이 쎄를 위해 디자인한 22점의 가구는 마치 조각 작품을 보는 듯했다. 특히 여러 개의 나무판으로 정확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에오스 Eos 사이드 테이블과 아틀라스 Atlas 체어는 아프리카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쎄 Sé

키르케 암체어

키르케 Circe 암체어

 

아틀라스 체어

아틀라스 체어

 

모이라이 조명 테이블

모이라이 Moirai 조명 테이블

 

 

 

디자인을 입은 폴딩 도어

5비에 지역에 있는 팔라초 리타에서는 신진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거대한 전시장이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브랜드는 도오르 Dooor였다. 도오르는 1950년대 스타일의 폴딩 도어를 선보이는 신규 브랜드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젊은 디자이너 프란세스코 마스카루치 Francesco Mascarucci가 이끌고 있다. 1962년, 그의 할아버지가 설립한 폴딩 도어 회사에서 출발해 단순한 문이 아닌 디자인을 입은 폴딩 도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실용적인 동시에 미적 경계를 넘나드는 접이식 문은 덴마크 텍스타일 브랜드 크바드랏의 패브릭을 사용했다.

도오르

 

폴딩 도어

 

 

 

전시의 디테일

전시란 비단 작품을 보여주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전시가 이뤄지는 공간, 음악, 그곳을 서성이는 사람까지 모두 전시의 일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게 풍기는 향기와 낮은 조도, 공간 특유의 분위기까지 5비에에서 만난 안톤 알바레즈 Anton Alvarez의 <The Last Wax>는 그러한 측면에서 완성도 높은 전시였다. 그는 엑스트루더 The Extruder라고 불리는 압출기에 6000파운드가 넘는 왁스를 넣어 약간의 우연성을 가미한 작품을 만드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황동으로 마무리한 12개의 왁스 작품을 선보였다. 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지막 만찬’을 오마주한 것으로, 전시 장소 역시 밀라노의 오래된 교회를 선택해 특유의 분위기를 더했다. 공간과 조도, 은은한 향과 신비로운 느낌의 작품이 어우러지며 오감을 자극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안톤 알바레즈

안톤 알바레즈

안톤 알바레즈

압출기에서 뽑아낸 왁스를 성형하는 모습

 

안톤 알바레즈

 

왁스

전시가 진행된 교회

 

왁스 작품

황동으로 완성한 왁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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