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멋대로의 예술가적인 기질이 다분한 에디 슬리먼이 선보인 첫 번째 셀린느 매장은 그가 이끌어갈 새로운 셀린느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갤러리로 착각할 만큼 기존 셀린느 매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 뉴욕 매디슨 애비뉴 매장.
20여 년간 동안 디올 옴므, 생로랑 그리고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에디 슬리먼 Hedi Slimane은 2018년 셀린느의 새로운 키맨이 됐다. 셀린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그는 가장 먼저 셀린느의 로고에서 악센트를 빼서 뜨거운 찬반론을 일으켰고, 셀린느의 매장을 완전히 다르게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뉴욕 매디슨 애비뉴에서 선보인 첫 번째 셀린느 부티크는 에디 슬리먼의 진취적이고 매니시하며 세련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매장 인테리어는 고급 소재와 공예적인 요소를 담고 있으며, 조각처럼 보이는 제임스 뱀포스 James Balmforth의 설치작품을 곳곳에 배치했다. 화학반응이 일어난 거대한 정육면체 스테인리스 소재를 탑처럼 쌓아 올린 그의 작품은 매장에 확실한 존재감을 부여한다. 바닥은 이탈리아산 현무암으로 마감했고, 거울처럼 반사되는 차가운 스틸 소재와 광선 검을 떠올리게 하는 얇은 조명, 대비가 뚜렷한 그레이 트라버틴 대리석 등을 사용해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매장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제임스 뱀포스를 비롯해 호세 다빌라 Jose Dávila, 일레인 카메론 위어 Elaine Cameron-Weir 등 작가들의 작품을 적극 인테리어에 끌어들여 패션 하우스의 현재 트렌드도 놓치지 않았다. 에디 슬리먼은 뉴욕 부티크를 시작으로 도쿄, 파리 등의 셀린느 매장을 하나씩 손보고 있다. 셀린느 하면 이제는 우아함보다는 진취적이고 과감하다는 인상이 먼저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금색 미러 소재로 감싼 기둥, 그래픽적으로 교차하는 얇은 선 형태의 조명이 독특한 매장 내부.

매디슨 애비뉴 매장에서 주목할 만한 제임스 뱀포스의 작품. 정육면체 스테인리스 덩어리를 탑처럼 쌓아 올렸다.

에디 슬리먼은 돌, 금속, 나무 등 자연에서 온 소재를 주로 사용했으며, 몇 개의 가구는 직접 디자인했다.

반사효과가 있는 미러 소재를 적극 활용해 미래적이고 공간이 확장돼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가구 하나까지도 직접 선정했을 만큼 셀린느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파격적인 매장을 선보인 에디 슬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