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명의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작업실을 공개했다. 일반적인 사무실과는 다른 미적인 요소로 공간을 꾸민 이들의 작업실은 자신을 대변하는 또 다른 자아이다.
#스튜디오 모모모
면적 1층 90㎡
형태 단독주택
직원 3명
컨셉 크고 작은 식물을 자연스럽게 배치해 마치 식물원에 와 있는 듯 싱그러운 분위기와 빈티지한 요소가 어우러진 작업실

단독주택을 작업실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스튜디오 모모모. 원래 가정집의 거실을 미팅하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다. 식물 카페를 연상시킬 만큼 다양하고 많은 식물은 그녀의 남편이 론칭한 아이노가든의 솜씨다.

스튜디오 모모모 마미지 대표
약속이나 한 듯 조용하고 한갓진 자곡동 주택가 사이에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모모모의 마미지 대표가 작업실을 얻었다. 이것저것 계속 매만지고 돌보느라 1년이 돼서야 그녀의 작업실을 방문할 수 있었다. 정말 괜찮은지 잘 모르겠다며 수줍게 말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괜찮은’ 공간이 나왔다. 이미 입소문으로 이곳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있을 만큼 유명해진 빈티지 가구 편집숍 원오디너리맨션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마미지 대표는 자곡동의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전 작업실은 연남동 근처에 있었어요. 재미있는 동네이기도 했고, 딱히 큰 불편함이 없어서 만족했는데 주차 문제 등 신경 쓸 게 계속 생겨서 이사하게 됐죠. 여기는 주택가에 있는 단독주택이라는 점이 좋았고, 지하층은 원오디너리맨션의 창고 겸 식사를 위한 부엌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근처에 식당이 많지 않거든요.” 마미지 대표는 가정집이었던 2층 규모의 단독주택 구조는 거의 그대로 두고 바닥과 벽을 깔끔하게 흰색으로 마감했다. 월세를 내는 사무실이기도 했고, 나중에 원상 복구를 해야 하는 위험 부담도 있어서 가능한 한 기본 구조를 살리기로 한 것. 대신 천장을 터서 메인 공간을 스튜디오처럼 넓게 사용하고, 간단한 주방 시스템과 다양한 식물, 철제 선반과 미팅을 위한 큰 테이블을 두었다.

방 하나는 직원들과 함께 사무를 보는 용도로 꾸몄다. 깔끔한 성격의 직원들 덕분에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편이다.

마미지 대표가 좋아하는 소품으로 장식한 철제 선반은 직접 제작을 맡긴 것이다.

크고 작은 식물이 많은 스튜디오 모모모.
방 하나는 직원들과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로 만들었고 자재나 샘플을 보관하기 위한 작은 방도 있다. 작업실 분위기가 참 좋다고 느껴지는 데는 식물의 역할이 컸다. 출창 형태의 창가에는 작은 화분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모르는 이들은 식물 카페로 착각할 만큼 스튜디오 모모모에는 녹색 식물이 가득하다. 마미지 대표의 남편인 홍봉기 대표가 하나씩 정성을 쏟은 식물이다. 사진을 전공하고 현재 한식집 아이노테이블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오랜 시간 식물에 대해 공부했는데,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해 아이노가든이라는 식물 브랜드를 론칭했다. “인테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식물이잖아요. 같이 일할 때 시너지 효과도 있고, 아이노가든 혼자 독립적인 프로젝트도 조금씩 진행 중이에요. 덕분에 작업실에 식물이 많아졌죠. 인테리어 요소가 될 만한 화분을 쉽게 구하기가 어려워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화분도 만들어보고 있어요”라는 마미지 대표의 말처럼 철제 선반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화분이 많았다.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천고가 낮은 2층이 나온다. 직원 수가 많지 않고 1층만으로도 충분히 넓어서 2층에는 소장하고 있는 가구를 보관하고 있고, 종종 함께 출근하는 반려견 야룽이와 루니가 오르내리며 노는 공간이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공간에 손을 대기보다 1층에 집중하자는 효율적인 선택이었다.

지하는 원오디너리맨션의 창고 겸 주방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계단을 올라가면 마미지 대표의 반려견들이 좋아하는 텅 빈 2층 공간이 나온다.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철제 프레임으로 만든 선반이 투박한 듯 멋스럽다. 인테리어 외에도 작가들과 협업해서 디자인 화분을 제작하기도 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작업실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사무실과는 다를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마미지 대표에게 작업실은 어떤 의미일까. “고객과의 미팅이나 상담을 주로 작업실에서 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이곳이 곧 저의 스타일이나 취향을 보여줄 수 있는 매개체이자 포트폴리오가 되죠. 매번 프로젝트가 다르지만 그래도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요소를 엿볼 수 있는 곳이 작업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무 공간은 최대한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만들었고, 미팅이 주로 이뤄지는 메인 공간에 제 취향을 담았죠. 현재 제 관심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요.” 집과 작업실은 목적과 용도가 분명히 다르다. 집이 생활과 휴식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면 작업실은 반대로 일과 자신의 직업적인 특성을 반영되는 곳이다. 마미지 대표의 작업실은 그녀의 집과 분명 닮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의 면모를 좀 더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곳곳에 비치된 샘플을 보고서야 이곳이 인테리어 스튜디오임을 깨닫게 된다.

마미지 대표의 일부 소장품을 보관하고 있는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