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팅겔리와 니키 드 생 팔이 프랑스 북쪽 밀리 라 포레의 포브르 숲에 설치한 작품 ‘사이클롭’. 높이가 23m나 되는 이 작품 위에 올라가면 무한한 상상력이 펼쳐진다.

꿰뚫는 눈 남쪽을 바라보는 니키 드 생 팔의 ‘거울 얼굴 Face aux Miroirs’은 1987년과 1991년 사이에 제작되었다. 자연과 맞닿아 있는 장 팅겔리의 ‘사이클롭’은 수많은 거울에 자연을 비추며 자신의 골격을 가로지르는 100년 된 떡갈나무 네그루 안에 얽혀있다.
창작품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 박물관에서 도망치고 갤러리에서 나와 숲길을 걸을지도 모르겠다. 1968년 5월 혁명 이후 장 팅겔리와 니키 드 생 팔은 정치적인 협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들이 협업해 만든 ‘사이클롭 Cyclop’은 하나의 거대한 행동이자 근본적인 우정이고, 종합 예술 작품이며 여전히 진행 중인 유토피아예요”라며 이번 프로젝트의 아트 디렉터 프랑수아 타이라드가 주장했다. 이 ‘숲속 거인’은 무게가 350톤이고 25년에 걸쳐 완성된 예술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다. 1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어떠한 기술적인 도움도 받지 않고 재활용 소재인 페르슈 지방에서 가져온 고철과 퐁피두 센터의 여러 굴뚝 중 하나를 활용해 공들여 완성했다. 장 팅겔리는 1969년, 그의 조각가 친구인 베른하르트 루긴뷔일, 리코 웨버, 다니엘 스포에리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앞쪽에 있는 눈 하나가 거울 얼굴에 붙어 회전하고 혀는 축 늘어져있다. 반대쪽에 있는 뇌는 열려있어 장 팅겔리가 만든 복잡한 기계들이 드러나있다. 쓸모없고 시끄러워 귀를 멍하게 하는 기계는 산업사회의 부조리를 은유한다. 톱니바퀴와 볼 베어링 사이에서 니키 드 생 팔의 ‘라 콜론 La Colonne(기둥)’에 돋아난 수많은 뿔을 어루만지거나 헤수스 라파엘 소토가 만든 파이프오르간의 진동을 느끼면서 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사이클롭’ 내부의 꼭대기에는 에바 애플리가 유형수들을 기리며 만든 큰 자동차가 매달려 있고 아르망과 세자르의 작품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1987년 국가로 귀속돼 국립조형예술센터의 보호를 받고 있는 이 놀라운 거인은 거대하고 독특한 작품의 정체성을 과시하며 쿠랑스 지역의 여러 정원과 국립 밀리 약초 보존소 그리고 장 콕토의 집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르댕 드 쿠랑스 Jardins de Courances부터 장 콕토의 집까지, 이 지역의 다섯 장소에서 ‘사이클롭’에 자리한 아티스트 20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전시는 2021년 5월부터 9월까지 이어진다.
web www.lecyclop.com

낯선 톱니바퀴 장치 한쪽에는 웅장한 모빌 조각 ‘메타 막시 Meta-Maxi’가 있다.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시적인 기계 장치다.

공 空과 허무 장 팅겔리와 니키 드 생 팔의 ‘자살 선동 Incitation au Suicide’. 1991년 장 팅겔리가 사망한 이후 퐁피두 센터의 굴뚝 입구에 죽음의 머리가 더해졌다.

‘사이클롭’ 입안의 광채 검은색과 흰색의 바둑판 타일에 거울을 상감한 바닥은 니키 드 생 팔의 작품으로 자동차 경주를 좋아한 장 팅겔리의 열정을 반영한 것이다. 이들은 사랑을 상징하는 거울 심장을 여기에 박아넣었다.

대단한 네크로폴리스! 스위스 조각가 리코 웨버는 자신의 몸을 본으로 떠서 석고상 ‘지상 Gisants(꼼짝 않고 누워 있는 사람)’을 만들었다.

팝&옵아트 니키 드 생 팔의 ‘콜론 Colonne(기둥)’. 기둥에 돋아난 수많은 뿔은 이탈리아에 있는 타로 정원 Jardin des Tarots을 기리며 그곳에 있는 세라믹으로 제작했다. 오른쪽에는 헤수스 라파엘 소토의 시네틱아트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음 Penetrable Sonore’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