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rif in Wonderland

핑크 빛 홈 스타일링

핑크 빛 홈 스타일링

 

개인의 공간을 개성으로 가득 채우는 맥시멀리즘이 새로운 인테리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볼드한 인테리어 컨셉트부터 선명한 시각적 효과를 주는 컬러 아이템까지 과감하게 공간에 펼쳐 보이는 맥시멀리즘의 풍경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요즘 핫한 맥시멀리스트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한 아이템으로 꾸민 몽환적이고 영감이 가득한 원더랜드로 당신을 초대한다.

 

상상 속 비밀의 정원

 

그린 소파는 B&B 이탈리아의 ‘EDA-MAME’로 인피니에서 판매. 왼쪽 스툴은 박스터 ‘TEBE’ 에이스에비뉴에서 판매.

 

대담한 컬러와 패턴으로 발현된 위트와 아트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비밀의 정원에서는 즐거운 티파티가 열린다. 블라썸 핑크 컬러를 입은 매혹적인 더 세리프를 중심으로 수많은 꽃과 식물이 가득 피어오르고, 시간을 초월한 유기적인 형태의 가구와 자연의 모티프가 어우러지는 공간.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지고, 일상과 상상의 세계가 조우하는 초현실적이고 색다른 비밀의 정원이 더 세리프 블라썸 핑크 에디션을 통해 완성되었다.

 

테이블 위 티팟은 ‘메가 로즈’, 오른쪽 컵은 ‘로즈 터말 머그’, 화병은 ‘화병 모닝글로리’로 모두 로얄코펜하겐.

 

 

사자, 옷장 그리고 더 세리프

 

사자 인형은 한사토이, 아래 페르시안 카펫은 세이투셰.

 

비밀스러운 옷장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동화속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경험하지 못했던 신비롭고 새로운 세상에 빠져들듯, 더 세리프에 탑재된 매트 디스플레이 기능은 밝은 빛에도 반사 없이 선명하고 비비드한 화질의 세계로 당신을 안내할 것이다.

 

 

어느 맥시멀리스트의 방

 

하얀색 털 의자는 박스터 ‘NEPAL’ 제품으로 에이스 애비뉴에서 판매. 옆 사이드 테이블 겸 스툴은 김무열 작가의 작품.

 

맥시멀리스트는 단순히 다양한 아이템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다. 소품의 홍수 속에서 찾아낸 진주 같은 물건을 과감하게 조합해 영감이 살아 있는 신선한 공간을 연출한다. 트렌디한 감성을 자극하는 핑크 컬러는 개성을 사랑하는 맥시멀리스트의 대표적인 잇 컬러. 다채로운 데코 아이템과 함께 놓인 더 세리프 블라썸 핑크 에디션은 방 안을 낭만적이고 달콤함이 가득한 곳으로 변화시킨다.

제품 협찬 삼성전자 더 세리프
WEB samsung.com/sec/lifestyletv/home/

 

CREDIT

에디터

,

포토그래퍼

임태준

스타일리스트

민송이(세븐도어즈)

플로리스트

정은정(라마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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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허명욱의 길

허명욱 작가의 세계

허명욱 작가의 세계

 

허명욱 작가는 무경계의 작업을 하고 있지만 멈춰 있었던 적이 없다. 호기심과 끈기를 무기 삼아 끊임없이 길을 만들어가는 그를 새로운 갤러리에서 만났다.

 

새로 지은 갤러리 건물 지하에서 포즈를 취한 허명욱 작가. 지하이지만 빛이 들어오는 코너에 나무를 심어 시적인 공간이 됐다.

 

사진, 회화, 조각, 옻칠. 자신만의 시각과 재해석으로 다양한 분야를 오가는 허명욱 작가는 최근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9월에는 파리 메종&오브제에 프린트베이커리 전속 작가로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에르메스와는 판교 매장에서 대형 아트워크를 진행했다. 용인에 있는 작업실 옆에 새로 지은 갤러리에서 그를 만난 날은 주말이었지만 공방은 분주했다. 그는 12월 2일부터 청담동 분더샵에서 진행되는 개인전 <Overlaying>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작품만 따로 모아서 보여줄 갤러리 공간을 지은 건데, 처음 계획대로 완성되지는 않았어요. 우여곡절이 좀 많았죠. 그래도 넓은 지하와 1층에 작품을 두고, 가구와 운동기구 등을 두어서 혼자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방문객이 왔을 때 둘러볼 수도 있어요. 지하는 제가 직접 작품 배치를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어 유용하고요.” 허명욱 작가는 한창 비가 많이 내렸던 때 물이 차서 작품과 가구를 위로 급하게 올려야 했는데 그 자체로 또 자연스러운 배치가 마음에 들어서 지금처럼 그냥 두었다고 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소년 군상 작품. 아톰의 머리 형태를 본뜬 딴 모자 같은 가면을 씌울 수도 있다.

 

꼭 필요한 기둥 외에는 공간을 시원하게 터서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의 전속 작가였을 때 선보였던 옻칠 작품을 마주 보고 서 있는 소년 작품.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 지은 갤러리 건물도 박공지붕 형태다. 시원하게 뻗은 천고는 삼각형 지붕과
만나 안정감을 이룬다. 허명욱 작가가 좋아하는 검은색 작품과 가구, 오디오 등을 자유롭게 배치했다.

 

갤러리 건물은 옆에 지은 두 개의 작업실처럼 세모 지붕 형태지만 외벽은 적벽돌 대신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1층에는 주로 검은색 작품과 가구를 두었는데 내부의 콘크리트와 검은색의 만남이 묵직하면서도 쓸쓸한 초겨울과 몹시 잘 어울렸다. 색이 쌓이면 결국 검은색이 되고, 검은색이야 말로 모든 색을 포용하고, 다른 색을 돋보이게 한다는데서 매력을 느낀다는 허명욱 작가는 그래서인지 언제나 검은색 의상을 입는다. 위에서부터 자연 채광이 은은하게 내려오는 지하에서는 그가 아라리오 갤러리 전속 작가였을 때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갤러리 로얄에서 진행했던 <Trace> 전시에서 소개한 ‘문’ 시리즈, 하나의 스틱을 만들어 촘촘히 이어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스틱 시리즈’, 설치작품으로 선보인 옻칠한 용기 작품들 그리고 어린 시절 그의 모습을 본뜬 ‘소년 군상’들은 성인이 된 허명욱 작가의 작품을 마주보고 있다.

 

2016년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설치작품으로 선보인 옻칠 용기. 노란빛으로 옻칠한 용기 200여개는 누군가에게 보내진 후 각기 다른 쓰임으로 사용되다 돌아왔다. 개개인의 환경과 사용 용도가 모두 달랐기에 돌아온 옻칠 용기 또한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옻칠의 자연적인 특성과 시간의 축적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작품.

 

작품은 구상과 드로잉에서부터 시작된다. 생각날 때마다 끊임없이 드로잉하고 스케치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나를 만든 것 같아요. 화가 났을 때 방에 서 있는 아톰을 보고 있으면 위안이 됐고, 남들과 똑같은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초등학교 때는 점심도 먹지 않았죠(웃음). 정해진 시간에 모두 똑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왠지 싫더라고요. 새것이 싫어서 새 실내화를 비 오는 날 웅덩이에 적시고, 새 청바지는 바위에 문질러 워싱해서 입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기억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요. 그게 곧 저의 본성이었던 거예요.” 허명욱 작가는 보통의 작가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여러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를 누군가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정해진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길을 개척해나가는 힘이 있다. 사진이나 조각, 옻칠은 길을 만들 수 있는 매개체가 됐을 뿐이다. 그래서 작품을 보고 있으면 분야를 국한할 수가 없다. 공예, 회화, 드로잉, 조각이 과정에서부터 자유롭게 얽혀 있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들이지만 한데 모아두니 그 자체만으로도 작품처럼 아름답다.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도구나 물품은 모두 자리가 정해져 있다. 이렇게 시간을 단축하면 작업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된다고.

 

하지만 ‘쌓는다’, 즉 레이어링의 과정은 변함이 없다. 하나의 트레이를 만들기 위해 40회 이상의 과정이 포개져야 하고, ‘문’ 시리즈는 촬영한 사진 위에 드로잉하고, 다시 사진을 찍어 또 드로잉하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 그가 빈티지를 좋아하는 것도 시간이 쌓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을 이해할 때 관람객은 작품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색감 때문에 사진이 잘 나온다는 이유로 허명욱 작가의 옻칠 트레이나 테이블웨어를 구입했던 이들도 그가 작은 옻칠 접시 하나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색을 만들고, 칠하고, 사포로 벗겨내는 작업 과정은 반복적이지만 어느 하나 똑같은 작품이 없다.

 

“이번에 분더샵에서 하는 개인전은 작품을 넘어 제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전시 소개글을 읽고 전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어요.” 허명욱 작가는 요즘 들어 앞날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직 죽음을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어느 날 자신이 사라져도 허명욱이 추구했던 가치와 작품은 그대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이를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미래의 시간을 어떻게 쌓아갈지 작품으로 치면 밑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획일적인 것을 싫어하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확실한 주관이 있었던 어린 소년은 이제 중년의 작가가 되어 자신이 만든 작품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허명욱 작가는 매일 오늘의 색을 만든다. 그날의 날씨, 기분, 환경에 따라 결코 같은 색이 나올 수 없는 그날만의 색이다. 이를 바탕으로 칠을 하고, 붙이고, 벗겨내는 무경계의 작업이 매일매일 진행 중이다. 수행하듯 만들어낸 오늘의 과정이 그가 남기고 싶어하는 미래의 색으로 찬란하게 태어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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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이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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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아트 브리지

예술이 숨쉬는 전시, 아르테 콘티누아

예술이 숨쉬는 전시, 아르테 콘티누아

 

쿠바 하바나의 아르테 콘티누아가 2년간의 팬데믹을 거치고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쿠바의 컨템포러리 아트 신의 생명력을 기념하는 전시를 열었다. 강력하고 눈부시다.

 

차이나타운의 옛날 극장 한쪽에 설치된 호르헤 마치 Jorge Macchi의 ‘Before and After(2019)’. 벽돌과 금속 줄로 구성된 설치작품은 안이 언뜻 보이는 커튼 같다.

 

무대 바로 아래 전시된 호세 야크 Jose Yaque의 설치작품 ‘Perdon por Descartes(2020)’. 분쇄된 석영을 가득 채운 나무 수레가 밭을 가는 소처럼 쇠사슬로 끌려가는 듯하다.

 

거리의 구석구석에서 예술이 숨 쉬는 쿠바 하바나. 이 도시에서 아르테 콘티누아 Arte Continua는 나름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다지고 있다. 2014년에 갈레리아 콘티누아의 공동 크리에이터 로렌초 피아스키가 큐레이터 라우라 살라스 레돈도와 함께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의 ‘테르초 파라디소 Terzo Paradiso’를 쿠바로 옮기는 멋진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을 때 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파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쿠바와 세상을 잇는 다리 같은 공간을 만들기로 했어요.” 몇 달 뒤 쿠바 문화 재단의 지원을 받아 그는 아르테 콘티누아를 오픈했다. 하바나의 옛 차이나 타운인 바리오 치노의 극장 애글 도르 l’Aigle d’or에 자리한 아르테 콘티누아는 문화와 관련된 전시와 특히 아이들의 위한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로렌초가 아끼고 많은 존경을 받는 중국 아티스트 첸 젠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선택한 장소이기도 하다. 갤러리스트를 넘어 큐레이터이자 아트 디렉터인 로렌초는 이곳에서 갈레리아 콘티누아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 그중에는 쿠바 예술가도 있다.

 

아르테 콘티누아의 입구를 보면 원래의 공간을 연상할 수 있다. 바로 하바나의 차이나타운에 있던 옛날 극장 애글 도르. 탑 모양의 쇠창살이 있는 매표소 뒤에 갈레리아 콘티누아의 통찰력 있는 크리에이터 로렌초 피아스키가 있다. 카운터 위에는 표의문자가 보인다.

 

원래 장소의 영혼을 보존하기 위해 재건축을 자제했다.

 

무대 안쪽에 아니쉬 카푸어 Anish Kappor의 당황스러운 작품 ‘When I Am Pregnant(1992~2016)’가 있다. 유리섬유와 나무, 페인트로 된 이 작품은 감상하는 자리에 따라 비밀을 드러낸다.

 

무대 앞 바닥의 오른쪽 벽에 건 작품은 루이스 E. 로페즈-샤베즈 Luis E. Lopez-Chavez의 ‘Linea Quebrada(Homenaje a Tobias Mayer, 2020)’. 그리고 무대 앞에 있는 토템은 요안 카포티 Yoan Capote의 ‘Erguidos(2020)’. 금속과 시멘트 베이스 뒤에 나무 멍에를 올려 제작했다.

 

“이 지역의 컨템포러리 아트 신에 다가가면서 깨어나기 시작했어요.” 그가 이야기한다. 그는 봉쇄된 나라의 유니크한 자원을 사용해 창작할 수밖에 없는 예술가들의 힘과 생명력, 강력함을 발견하고 있다. 아르테 콘티누아는 5년을 보내면서 갤러리 안팎에서 열린 여러 행사 (인기 많은 하바나 비엔날레와 전 세계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쿠바에서 다양한 활동을 주도했다. 쿠바와 세상을 잇는 문화 가교로 끊임없는 교류가 이뤄지는 곳이 분명하다. ‘예술가를 이야기를 들려주는 컬러로’ 보는 로렌초는 계속해서 갈레리아 콘티누아와 아르테 콘티누아라는 아름다운 소설을 써 나갈 것이다.

 

다니엘 뷔렌의 작품 ‘En Plein dans le Mille’을 통해 거리에서부터 아르테 콘티아누의 예술을 느낄 수 있다. 2020년 2월 15일에 차이나타운의 옛날 극장 파사드에 제작한 작품이다.

 

12개의 새장으로 구성한 호세 마누엘 메시아스 Jose Manuel Mesias의 설치작품 ‘Ecce homo, 2018~2020)’에서 느껴지는 아르테 포베라(1960년대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전위적인 미술 운동) 정신.

CREDIT

editor

안 데노브레 Anne Desnos-bre

photographer

루이즈 데노 Louise Des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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