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clectic Chic Apartment

활기와 강렬함이 돋보이는 파리 아파트 인테리어

활기와 강렬함이 돋보이는 파리 아파트 인테리어

 

MHNA 스튜디오의 마크와 니콜라의 파리 아파트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이클렉틱과 시크. 집을 가득 채운 컨템포러리 오브제와 앤티크한 공간에 활기와 예술적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마크는 제가 27년 전에 만났을 때 이미 이 아파트에 살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 집은 우리의 역사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거죠.” 실내 건축가인 마크 에트리슈와 니콜라 아드네 커플의 사무실을 마련하기 위해(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리노베이션과 확장을 마친 이 집은 두 사람의 변화를 따랐다. 그때는 데커레이션을 다시 손볼 시기였다.

 

아트가 시작이었다. “오래전 르네 코사넬에게 이 프레스코화를 의뢰해 구입했어요. 그림이 공간 전체를 차지하게 하고 싶었죠.” 니콜라 아드네(오른쪽)가 회상한다. 그는 마크 에트리시(왼쪽)와 함께 MHNA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프레스코화는 현관에 걸려 있고 그 옆에는 빈티지 암체어만 자리한다. 암체어는 오스본&리틀 Osborne&Little의 벨벳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그리고 거대한 조각 ‘피옹 Pions’은 아그네 드비제 Agnes Debizet의 작품.

 

“이 집이 우리를 닮고 우리의 과거를 이야기하길 바랐어요.” 강박에 가까울 만큼 물건을 컬렉션하는 그들은 특히 그림, 조각, 오브제를 수집한다. 그중에는 25년 전 태국에서 한눈에 반해 시작한 코뿔소 컬렉션이 있다. “코뿔소를 정말 많이 갖고 있어요!” 큰 거실 벽에는 분위기를 고요히 가라앉히기 위해 뉴트럴한 회색을 칠했다. 이 공간은 미닫이문을 통해 아주 컬러풀한 세계로 이어지는데, 부엌은 전부 핑크색과 검은색이고 다이닝룸은 녹색, 드레스룸은 파란색 그리고 게스트룸 겸 서재는 보라색이다. 집 안 곳곳에서는 컨템포러리 작품과 앤티크 오브제가 대화를 나눈다.

“원체 어울리지 않는 작품을 나란히 놓는 걸 좋아해요.” XXL 크기의 요소를 중간 중간 배치해 생기를 준 멜팅 폿. 입구에 큰 조각과 거대한 프레스코화를 매칭한 것처럼 말이다. 유일하게 마크와 니콜라의 침실만 강렬함에서 벗어나 흰색과 검은색으로 소박하게 꾸몄다. 압력을 낮추는 밸브처럼 말이다.

 

독특한 분위기의 다이닝룸. 크리스틴 비에네 Christine Viennet의 과일이 그려진 접시 컬렉션으로 벽을 장식해 컬러를 주었다. 테이블은 MHNA 스튜디오 디자인이고 그 주변에는 토넷 Thonet 의자를 놓았다. 테이블 센터피스는 베네딕트 발레 Benedicte Vallet. 플로어 스탠드는 피에릭 브로카르 Pierrick Brocart 디자인으로 코기토 Cogito. 그림은 중국 고가구점에서 구입.

 

 

“부드러운 빛이 스며드는 저녁이면 예술 작품이 더욱 빛을 발하죠.”

 

시각적인 요소가 뒤섞인 공간. 코뿔소에 매료된 마크는 코뿔소를 모은다. 구리를 두드려 만든 코뿔소는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그 옆에는 흑토로 만든 멕시코 고양이 (아티스트 유리 자타랭 Yuri Zatarain의 작품)와 브론즈로 만든 중국 용이 있다. 디자이너스 길드 Designers Guild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카나페는 데시오 Desio. 맞춤 제작한 책장과 낮은 테이블은 MHNA 스튜디오 디자인. 중국 앤티크 책상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플로어 스탠드는 마리아노 포튜니 Mariano Fortyny. 태피스트리는 송아지와 망아지 가죽으로 맞춤 제작했다. 책장 위에 있는 벽 장식 ‘아무르 Amour’는 벤이 다음 Daum을 위해 제작했다. 여러 작품은 오랜 시간 동안 모은 컬렉션이다.

 

 

“이 캐노피 침대는 좋은 소설에 빠지기에 아주 멋진 공간이 됩니다.”

 

퍼플 레인. 게스트룸에는 래커를 칠한 나무 침대를 놓았다. MHNA 스튜디오 디자인으로 헤드보드에는 클로드 비알라 Claude Viallat가 그림을 그렸다. 침대보는 디자이너스 길드. 쿠션은 오스본&리틀. 공 모양의 실크 쿠션은 홍콩에서 가져왔다. 벤치는 크리스티앙 아스튀그비에이유 Christian Astuguevieille. 인도차이나 나무 기둥은 20세기 초에 만든 것으로 그 위에 키릴 첼루시킨 Kirill Chelushkin의 조각을 올렸다. 샹들리에는 모로코에서 가져왔다.

 

순백의 욕실은 빛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욕조 ‘빅토리아 알베르 Victoria Albert’는 드봉&드봉 Devon&Devon. 샤워 수전은 노캉 Noken. 욕조 수전은 제시 Gessi. 사이드 테이블은 앤티크. 그림 ‘Costume de Lumiere’는 크리스찬 라크로아 Christian Lacroix가
투우사 샤마코 Chamaco를 위해 그린 것.

 

이클렉틱 블루. 드레스룸에 있는 베트남 앤티크 함은 상감 세공한 작품. 의자와 벽장은 MHNA 스튜디오 디자인. 태국 앤티크 수호새 ‘쇼파스 Shofas’를 문 손잡이로 사용했다. 운동 도구는 에릭 플래그 Eric Flag. 옷장 위에 있는 사진은 싱유창 Hsing-yu Chang의 작품. 문 위에 건 그림은 찰리 왈라비 티윤구라이 Charlie Wallabi Tjungurrayi의 작품. 침실에 있는 일본의 종이 나비는 마농 트리쿠아르 Manon Tricoire. 침대 ‘마이 베드 My Bed’는 소피텔 Sofitel. 쿠션은 사코 헤슬랭 Sahco Hesslein.

CREDIT

에디터

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포트그래퍼

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스타일리스트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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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CE with Cumin

집 인테리어를 위한 공간 스타일링 레시피

집 인테리어를 위한 공간 스타일링 레시피

 

안-클로드는 파리 16구에 있는 아파트에 일상적이지 않은 레시피를 적용했다. 1950년대에서 영감을 얻어 머스터드 옐로 컬러와 체크무늬로 매우 개인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다이닝룸의 도미노 게임. 벽장은 안-클로드가 디자인했고 ACL 엑스포 ACL Expo에서 검은색과 겨자색을 번갈아 매칭해 제작했다. 테이블 ‘팰러스 셰잎드 Palace Shaped’는 소베 Sovet, 실베라 Silvera에서 판매. 의자는 메데아 Medea. 대나무 거울은 VNTG. 유리잔은 오픈 앙 빌 Open en Ville. 트레이는 CFOC. 펜던트 조명은 디 죄르 디 Dix Heures Dix. 벽 조명 ‘시몬 Simone’은 에스파스 뤼미에르 Espace Lumiere. 태피스트리는 엘리티스 Elitis.

 

안-클로드 브리스는 자신의 파리 아파트 리노베이션에 열정을 다했다. “많은 사람과 함께했어요. 그래서 즐기면서 하고 싶었어요.” 오랫동안 법률가로 일하며 부동산 그룹과 데커레이션 회사를 고객으로 만났던 그는 15년간 같이 일한 매니저 미카엘 피카라와 함께 리노베이션 에이전시 AMCP 레플렉시옹 AMCP Reflexions을 설립했다.

 

VNTG 대나무 거울로 리듬감을 준 현관. 벽 조명은 오리지널 BTC Origina BTC. 조명 ‘아톨로 Atollo’는 올루체 Oluce. 선반은 옆방에 있는 빈티지 책장의 일부이며 라 갈르리 뒤 벵티엠 시에클 La Galerie du 20eme Siecle. 나무 타부레는 엘릭스 에디시옹 Elixe Editions. 꽃병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안-클로드 브리스 뒤에 있는 커튼은 투알 드 마이엔 Toiles de Mayenne by 오로르 라라 데코라시옹 Aurore Lara Decoration.

 

차분한 그는 건축가 줄리 드베즈와 데커레이터 알렉상드르 니콜라를 합류시켰고, 그들에게 새집 열쇠를 자연스레 맡겼다. ‘적어도 20년간’ 처음 모습 그대로 남아 있던 아르데코 스타일의 180㎡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하기 위해 4인조가 결성된 것이다.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건 제 일상이에요. 공 동 소유자에게 합의를 얻어 아파트를 고치고 침실을 3개에서 4개로 늘리고 각각의 침실에 욕실을 만들었어요.” 안-클로드는 과감하게 부엌을 핑크색과 흰색의 젤라토 분위기로 꾸몄고, 다이닝룸과 거실, 침실은 ‘그녀가 좋아하는 컬러인’ 머스터드 톤으로 맞추었다. 체크무늬 역시 집 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체크무늬 옷을 많이 입거든요. <산타클로스는 야비해 Le pere Noel est une Ordure>라는 프랑스 영화에 나오는 배우 티에리 레미트 신드롬 같은 거죠. 저희 집 데커레이션은 제가 입는 옷과 잘 어울려요!” 안-클로드가 컬러와 패턴에 대해 전권을 가진다면 남편 니콜라는 기능적인 부분에 아주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는 수납공간을 늘리기 위해 천장에 수납 장을 설치하고 거실을 정리했다. 완벽한 팀워크로 양념이 부족하지 않은 공간을 완성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윌리 리조의 이 낮은 테이블은 딸 덕분에 갖게 됐어요. 그전에 있던 테이블을 망가뜨렸거든요.”

 

 

예쁜 곡선들. 카나페 ‘줄렘 Jelip’은 타치니 Tacchini. 쿠션은 아르데코라 Ardecora. 겨자색 암체어 ‘위트레흐트 Utrecht’는 까시나 Cassina 제품으로 크바드랏 Kvadrat 패브릭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검은색 메탈 선으로 된 암체어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해 메종 테브농 Maison Thevenon의 패브릭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윌리 리조 Willy Rizzo의 낮은 테이블은 생투앙 폴베르 벼룩시장의 레 파시옹 드 톰 Les Passionis de Tom에서 구입. 유리 선반은 글라스 이탈리아 Glas Italia, 실베라에서 구입. 꽃병은 오픈 앙 빌. 태피스트리 ‘디스코 Disco’는 엘리티스. 플로어 조명 ‘아르코 Arco’는 플로스 Flos. 선반은 라 갈르리 뒤 벵티엠 시에클. 줄무늬 꽃병은 메종 사라 라부안 Maison Sarah Lavoine. 다른 꽃병은 라 갈르리 뒤 벵티엠 시에클. 커튼은 투알 드 마이엔. 옆방에 있는 암체어는 라틀리에 55 L’Atelier 55.

 

 

아르트 앵테르나시오날 Arte International의 벽지로 어지럽게 만든 공간. 선반은 라 갈르리 뒤 벵티엠 시에클. 유리 조명은 폰타나아르테 FontanaArte. 카나페는 AMPM. 쿠션은 인디아 마다비×모노프리 India Mahdavi×Monoprix. 폴랭 Paulin 암체어는 라 갈르리 뒤 벵티엠 시에클. 벽 조명 ‘베스트라이트 Bestlite’는 구비 Gubi. 태피스트리는 모로코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부엌 전체를 핑크색과 흰색의 젤라토 스타일로 과감하게 꾸몄어요.”

 

 

달콤한 아이스크림. 부엌 컬러(라 퐁탠 오 퀴진 La Fontaine aux Cuisines)는 이탈리아 아이스크림을 연상시킨다. 벽 타일은 파리에 있는 세라미카 Ceramica. 수전은 크리스티나 Cristina. 샹들리에 ‘아티초크 Artichoke’는 루이스 폴센 Louis Poulsen, 에스파스 뤼미에르 Espace Lumiere에서 구입. 테이블은 라 퐁탠 오 퀴진. 꽃병은 인디아 마다비×모노프리. 볼은 해비태트 Habitat. 타부레는 알키 Alki, 뢰이유 뒤 주르 L’Oeil du Jour에서 구입.

 

 

“머스터드 컬러는 제가 좋아하는 색이어서 집 안 곳곳에서 볼 수 있어요.”

 

 

부부 침실의 침대 헤드보드는 ACL 엑스포에서 제작. 침구는 메종 사라 라부안. 쿠션은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큰 격자무늬), 세골렌 베 Segolene B(자수를 놓은 핑크색). 담요는 데캉 Descamps. 사이드 테이블은 인디아 마다비×모노프리. 꽃병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나무 타부레는 엘릭스 에디시옹. 펜던트 조명은 포레스티에 Forestier. 벽 조명은 에스파스 뤼미에르.

 

 

“거울에 비친 XXL 타일 ‘푀이아주 Feuillage(무사 Musa)’를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세면볼은 듀라빗 Duravit. 거울은 메종 사라 라부안. 벽 조명은 플로스. 옹디나 Ondyna 수전은 크리스티나. 꽃병은 DS 세라믹 DS Ceramic(녹색), 메종 사라 라부안(줄무늬).

CREDIT

에디터

발레리 샤리에 Valerie Charier

포트그래퍼

가엘 르 불리코 Gaelle Le Boulicaut

스타일리스트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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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초상, 알렉스 카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알렉스 카츠 대규모 회고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알렉스 카츠 대규모 회고전

 

유행하는 장르와 상관없이 묵묵히 자신만의 붓질을 계속해온 알렉스 카츠의 대규모 회고전이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

 

실제 사람처럼 느껴지는 구겐하임 미술관 곳곳에 세워둔 ‘Gathering’ 조각들. 작품에서 나온 듯한 인상을 준다.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New York

 

어느 때부터였던가 알렉스 카츠라는 낯선 이름이 등장하더니 어느덧 화단의 주요 작가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지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최근 들어 미술 시장에서 카츠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던 것도 바로 이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가 열릴 것임을 미리 알고 컬렉터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다.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작품만 봐왔던 사람이라면 구겐하임에서 회고전을 열기에는 너무 젊지 않은가 하고 생각할 만큼 현대적인 화풍이 돋보이지만 실은 1927년생으로 세계 최고령 작가 중 한 명이다. 어쩌면 이런 반전 매력이 작가의 팬층을 확장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1972년, 45세 때 구겐하임 펠로십을 수상한 후 40년 만에 95세가 되어 다시 구겐하임으로 돌아온 작가의 소감은 어떠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녹색 바탕에 아내 에이다를 그린 ‘Departure(Ada), 2016’. ©L2022 Alex Katz / Licensed by VAGA at Artist Rights Society (ARS), New York. Photo: Courtesy Alex Katz Studio

 

러시아 이민자의 자녀로 뉴욕에서 성장했고 쿠퍼유니온 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70여 년의 시간 속에서 선별된 150여 점의 작품이 구겐하임 미술관의 빙글빙글 도는 나선형 전시장을 꽉 채웠고, 작가와 인연을 맺은 수많은 사람과 팬들이 몰려 전시장은 그야말로 전시 제목처럼 ‘모임 Gathering’의 자리가 되었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 세워놓은 조각은 마치 그림 속의 인물이 나와 전시를 보고 있는 것처럼 흥미로워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다. 카츠가 활동을 시작한 1950~60년대 미술 트렌드는 단연 추상이었고, 1960~70년대 이르러 구상이 주목받게 되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함의를 담거나, 판화의 방식을 차용하는 앤디 워홀과 같은 작가들이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앤디 워홀(1928~87)은 오직 젊은 모습만 남아 있어 둘은 꽤 나이 차이가 나는 듯 보이지만 실은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재미있다.

 

아름다운 색감의 ‘Blue Umbrella 2, 1972’. ©2022 Alex Katz / Licensed by VAGA at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Photo: Courtesy private collection.

 

추상의 시대에는 구상을 그렸고, 팝아트의 시대에는 전통적인 초상화를 그리는 시대착오적인 시간을 70년 동안 견디면서 카츠는 ‘나만 순수회화를 하는데 괜찮을까’ 하는 불안 속에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대신 붓을 잡으며 이왕이면 가장 크고 근사한 그림을 그리겠다는 일념으로 스스로를 단련해왔다. 자신이 추구하려는 세계와 다른 그림을 배척하기보다 그들을 모두 자신의 화풍에 녹이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폴록의 추상화에서는 인상주의로부터 영향 받은 아름다운 빛을 보았고, 세상에 없는 회화를 그리기 위해서 코카콜라나 캘빈클라인과 같은 TV 광고를 열심히 보면서 세계의 이미지를 담고자 했던 시도가 그것이다.

덕분에 그의 작품은 어디에도 없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너무 매력적이라는 평가와 너무 못 그렸다는 극단적인 반응이 오가는 것도 바로 이 개성 때문이리라. 얇은 화면, 얇은 조각은 왠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깊이에의 강요>를 떠올리게 한다. 깊이가 없다는 평론가의 비난에 결국 자살하는 젊은 예술가의 이야기다. 그러나 카츠의 삶은 이와 반대였다. 아침 7시 30분에 300번의 푸시업과 400번의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주 6일, 매일 6시간 이상, 70년간 그림을 그리며 100살을 앞에 두고 있다. ‘깊이 없어 보이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바로 깊은 깊이라는 증명 혹은 못 그렸다는 세상의 평가에 대해 ‘오히려 좋아!’라고 답하는 쿨함! ‘꾸안꾸’ 시대가 바로 이런 그림을 원하는 것이 아닐까? 구겐하임 미술관에서의 전시는 23년 2월까지.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알렉츠 카츠의 전시 <Gathering>.

CREDIT

에디터

WRITER

김영애(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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