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TTAGE IN TH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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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TTAGE IN THE CITY

런던 출신인 조는 한겨울에 따뜻한 햇빛을 찾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향한다. 이곳은 옛 호텔을 개조한 남아프리카 스타일로 변화를 준 영국풍 주택이다.

그린 컬러가 돋보이는 주방. 도미닉 투왕이 디자인하고 우드러브 Woodlove에서 주문 제작한 주방 수납장은 ‘사냥에서 영감을 얻은’ 색(플라스콘 페인트 Plascon Paint)으로 칠했다. 의자는 플리마켓에서 구입. 식탁보는 CFOC. 접시는 머빈 거스 Mervyn Gers. 조리대 위에 있는 바닷가재 접시는 젬마 오킨 Gemma Orkin 디자인, 챈들러 하우스 Chandler House. 볼은 플리마켓에서 구입. 도마는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주전자는 스메그 Smeg.

풍부한 컬러 팔레트의 향연. 벽에 칠한 쨍한 파란색은 패로 & 볼 Farrow & Ball의 ‘생 질 블루 St Giles Blue’. 녹색 암체어는 워위크 Warwick. 슬레이트 블루 컬러의 카나페는 플리마켓에서 구입. 레오파드 패브릭 푸프는 생 레제르 & 비니 St Leger & Viney. 기하학 패턴 쿠션은 하오미 Haomy, 종려 나무 그림 쿠션은 허텍스 Hertex. 담요처럼 걸친 패브릭은 CFOC. 테이블과 조명은 플리마켓에서 구입. 황동 벽등은 피터 반 디크 Pieter Van Dijk 주문 제작. 그래픽적인 판화는 미국 아티스트 매트 스미스 Matt Smith 작품.

옥션에서 구입한 콘솔의 대리석 상판만 새것이다. 의자는 플리마켓에서 구입. 꽃병과 볼은 머빈 거스. 사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토그래퍼 케빈 매킨토시 작품.

“아주 로맨틱하고, 작은 집이에요.” 실내건축가 도미닉 투왕이 말했다. 케이프타운의 매력적인 동네 드 워터칸트 De Waterkant의 나무가 늘어선 거리에는 생생한 컬러의 주택이 늘어서 있다. 조는 런던의 우중충한 겨울을 벗어나기 위해 너무 낯설지 않은 이곳에 머무는 일이 꼭 필요했다. “게다가 도시이면서 시골인 이곳 위치가 이상적이에요.” 그래서 이 집에는 전원과 도시 분위기를 동시에 반영했다. 한쪽에는 등나무 가구와 줄무늬 쿠션, 테이블보가 있고, 또 다른 쪽에는 기하학적 타일과 원색, 레오파드 패턴 패브릭이 있다. 처음부터 아주 큰 도전이었다. ‘객실이 미로처럼 얽힌’ 작은 호텔이기 때문이었다. “모든 걸 다시 손봐야 했어요.” 조가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어느 점심 식사 자리에서 그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케이프타운 교외의 콘스탄시아 Constantia에 있는 그가 좋아하는 집을 컬러의 왕, 도미닉 투왕이 리노베이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즉시 그와 그의 파트너 카밀라 프레이저에게 연락했다. “내가 원하던 것 처럼 인테리어가 팝하고, 무엇보다 베이지나 회색 같은 진부한 컬러를 사용하지 않아요. 정말 멋진 듀오였어요.” 18개월간 전체적으로 리노베이션한 끝에 이 집은 신선한 컬러(거실의 선명한 파란색과 주방의 브리티시 그린 등)를 입고 생동하게 되었다. 게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토그래퍼 케빈 매킨토시 Kevin Mackintosh의 사진과 미국 아티스트 매트 스미스 Matt Smith의 판화가 컬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포도 나무로 둘러싸인 매력적인 마당이에요. 돌로 만든 큰 벤치와 넉넉한 크기의 등나무 암체어가 있어 편히 쉴 수 있어요.” 정말 완벽한 ‘도시 탈출’이다!

장미처럼 신선한 욕실. 세면볼과 수전은 원래 있던 것. 거울은 플리마켓에서 구입. 수건은 아프리칸 자카드 African Jacquard. 그림은 미국 아티스트의 작품.

달콤한 밤을 보낼 수 있는 침실. 침대 헤드보드는 주문 제작, 헤드보드에 입힌 패브릭은 화이트맨 & 멜러 Whiteman & Mellor. 쿠션은 엘리티스 Elitis. 침대보는 쿨뢰르 샹브르 Couleur Chanvre. 담요는 하오미. 사이드 테이블은 주문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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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니콜라 마테와 Nicolas Math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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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S ON THE SEINE

SCENES ON THE SEINE

SCENES ON THE SEINE

파스칼과 티에리의 플로팅 하우스에서는 지루할 틈이 전혀 없다.
이 부부는 이곳을 꾸미는 데 있어 실내건축가 자비에 드 생 장에게 전권을 주었다.
아주 풍부하고 절충적인 인테리어는 공간을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평온한 삶의 장면. 테라스는 센강과 바로 맞닿아 있다. 카나페 ‘카놀레 Cannole’는 에뮤 Emu. 쿠션은 카라반 Caravane. 낮은 메탈 테이블은 마티에르 그리즈 Matiere Grise. 등나무 테이블은 제르바소니 Gervasoni. 화분 ‘카세로 Cassero’는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Patricia Urquiola 디자인으로 세라룽가 Serralunga. 오일 램프 ‘플랑타스티크 Flamtastique’는 팻보이 Fatboy.

주방 수납 가구는 스튜디오 아지뮈에서 주문 제작했다. 수납 가구를 채운 세라믹은 파스칼 작품. 코르크 테이블 ‘코르크 Cork’는 톰 딕슨 Tom Dixon. 의자 ‘나나 암체어 Nan Armchair’는 프라이프라우 마누팍투르 Freifrau Manufaktur. 플로어 스탠드 ‘모듈레이션 2 Modulation 2’는 악셀 셰이 Axel Chay. 타부레 ‘피오노 Peono’는 AMPM. 세라믹 펜던트 조명 ‘TRN D2’는 파니 주렉 Pani Jurek.

온갖 종류의 스트라이프와 다양한 컬러로 꾸민 거실. 카나페 ‘퍼시픽 Pacific’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디자인으로 모로소 Moroso. 복슬복슬한 암체어 ‘롤 09 Loll 09’는 파올라 나보네 Paola Navone 디자인으로 제르바소니. 앞에 보이는 암체어 ‘롤리 폴리 Roly Poly’는 파예 투굿 Faye Toogood 디자인으로 드리아데 Driade. 흰색 낮은 테이블 ‘기어 Gear’는 노르11 Norr11. 옐로와 그린 컬러의 사이드 테이블은 라 르두트 앵테리외르 La Redoute Interieurs. 등나무 사이드 테이블은 제르바소니. 펜던트 조명 ‘어레인지먼츠 Arrangements’는 플로스 Flos. 태피스트리 ‘프리키 Freaky’는 모오이 Moooi. 벽에 있는 세라믹 오브제는 콜롬비아에서 가져온 것.

“자비에는 고도 1만m 상공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티에리가 캐나다로 가는 비행기에서 잡지를 보다 스튜디오 아지뮈 Studio Azimut를 운영하는 실내건축가 자비에의 작업을 보게 되었다. “그때는 언제, 어디를 리노베이션할지 몰랐지만, 자비에가 우리 집을 새로 작업하게 될 거라는 것은 바로 알았죠.” 오랫동안 파리에서 살아온 파스칼과 티에라 부부는 센강을 보며 사는 삶을 그려왔다. 마침내 그들은 플로팅 하우스 자리를 마련했고, 방프래 Vanpraet 조선소에 의뢰해 플로팅 하우스를 지었다. “정말 멋져요. 라 데팡스 La Defence가 아주 가까운데도 시골에 있는 것 같다니까요.” 티에리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렇다고 인테리어가 ‘마린 스타일 Marine Style’은 아니다. 파스칼과 티에리, 그리고 스무 살 아들 콩스탕탱은 센강이 주제가 아닌, 배경으로 펼쳐지는 컬러풀하고 따뜻한 인테리어를 원했다. 그들은 기존에 쓰던 가구는 하나도 가져오지 않고, 자비에에게 전부 색다르게 꾸며달라고 했다. “밝고, 무엇보다 박물관 같지 않게 말이죠.” 건축가는 이 일에 전적으로 몰입해 따뜻한 색감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콘솔에는 과감하게 핑크를 사용하고, ‘3만 개 꽃잎’ 모양으로 만든 암체어를 놓고,욕실과 주방에도 생생한 컬러를 사용했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집처럼 여러 가지 색과 소재, 형태를 섞는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햇빛이 잘 드는 날에는 테라스와 수영장 쪽의 통유리창을 열어놓으면 실내외 경계가 흐릿해진다. 그리고 흐린 날에는 공간을 채운 다양한 색이 단조로운 회색을 희미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이 집에서는 언제나 여름이에요.”

암체어 ‘호르텐시아 Hortensia’는 모오이. 플로어 램프 ‘코케시 Kokechi’는 풀포 Pulpo. 거울 ‘쉬머 Shimmer’는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디자인으로 글라스 이탈리아 Glas Italia. 벽지는 레벨 월스 Rebel Walls.

바 공간은 스튜디오 아지뮈가 파타고니아 화강암으로 디자인해서 주문 제작했다. 긴의자 ‘아뫼뉘 소프트 Amoenus Soft’는 막살토 Maxalto. 플로어 램프 ‘모듈레이션 Modualtion’은 악셀 셰이.

테라코타 타일(포르나체 브리오니 Fornace Brioni)로 활기를 준 벽. 콘크리트 테이블은 우우드 Woood. 타부레 ‘볼드 Bold’는 무스타슈Moustache. ‘컬러 캐비닛 Colour Cabinet’은 헤이 Hay. 벽등 ‘랑프 드 마르세이유 Lampe de Marseille’는 네모 Nemo. 펜던트 조명 ‘플라워 포트 VP1 Flower Pot VP1’는 앤트래디션 & Tradition. 그림과 꽃병, 세라믹은 파스칼 작품.

스튜디오 아지뮈에서 디자인해서 주문 제작한 아일랜드와 주방 수납 가구. 높은 타부레 ‘너드 Nerd’는 무토 Muuto. 쿡톱은 아스코 Asko. 핑크색 조명은 파스칼 작품. 펜던트 조명은 파니 주렉. 벽등 ‘하오스 Haos’는 더 소셜라이트 패밀리 The Socialite Family. 창 앞의 펜던트 조명 ‘주니트 램프 Junit Lamp’는 슈나이드 스튜디오 Schneid Studio.

스튜디오 아지뮈에서 디자인해서 주문 제작한 아일랜드와 주방 수납 가구. 높은 타부레 ‘너드 Nerd’는 무토 Muuto. 쿡톱은 아스코 Asko. 핑크색 조명은 파스칼 작품. 펜던트 조명은 파니 주렉. 벽등 ‘하오스 Haos’는 더 소셜라이트 패밀리 The Socialite Family. 창 앞의 펜던트 조명 ‘주니트 램프 Junit Lamp’는 슈나이드 스튜디오 Schneid Studio.

컬러감이 돋보이는 현관. 핑크색 콘솔은 아지뮈 스튜디오 디자인. 벽등 ‘도넛츠 Donuts’는 악셀 셰이. 거울 ‘조디악 Zodiac’은 무스타슈. 세라믹은 파스칼 작품.

의자 ‘볼드’는 무스타슈. 조명 ‘어스 Earth’는 세락스 Serax. 양모 카펫은 메종 비뇌 Maison Bineau. 암체어 ‘크루아제트 Croisette’는 오노레 데코라시옹 Honore Decotation.

아치 수납장을 포함하는 침대 헤드보드는 스튜디오 아지뮈 디자인. 침구는 아오미 Haomy. 조명 ‘무어 Moor’는 리자 알레그라 Lisa Allegra 디자인, 치아라 콜롬비니 Chiara Colombini. 벽지는 페이퍼민트 PaperMint. 안쪽에 있는 의자 ‘볼드’는 무스타슈. 벽등 ‘인더 선 In the sun’은DCW 에디션 DCW editions.

각자의 세면대가 있는 욕실. “티에리 세면대는 핑크색이에요.” 자비에가 말했다. 세면대와 거울 ‘카티니 Catini’는 세라미카시엘로 Ceramica Cielo. XXL 크기의 꽃 화분은 스튜디오 아지뮈 주문 제작. 바나나 잎이 그려진 벽 타일 ‘무사 Musa’는 41제로42 41zero42. 벽등 ‘미이라 Miira’는 누라 Nuura.

센강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라스. 암체어는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벽등 ‘셜록 Sherlock’은 로제르 프라디에 Roger Prad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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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디디에 델마 Didier Delmas

STYLIST

비르지니 뤼시-뒤보스크 Virginie Lucy-Dubos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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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품은 건축

시간을 품은 건축

시간을 품은 건축

비엔나 분리파의 세련된 감각, 바우하우스의 구조적 균형, 그리고 일본 전통 건축의 미학이
녹아든 라 빌라 N 하우스. 건축가의 손길을 다시 한 번 거쳐 태어난 이 역사적인 건물은 건축적 실험과 감각이 결합되어 있다.

카트자 파거가 디자인한 블랙 가죽 소파와 에나멜 세라믹 테이블이 거실의 중심을 잡는다. 빅터 규디의 브론즈 조각, 벽면에 걸린 직물 작품, 조형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알루미늄 스툴이 조화롭게 자리한다.

건축과 자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라 빌라 N의 외관. 대형 창과 프렌치 도어를 통해 실내외 경계가 허물어지며, 정원과 건축이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진다.

빛과 자연을 품은 서재. 카트자 파거가 디자인한 오쿠메 원목과 벨벳 소재의 암체어가 편안한 균형을 이룬다.

20년간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경력을 쌓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카트자 파거.

부드러운 곡선이 돋보이는 석고 마감의 나선형 계단과 바닥의 헤링본 패턴 오크 마감이 따뜻한 감성을 더한다.

울창한 수목과 희귀종이 자라는 면적 1700㎡의 프라이빗한 정원 속,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건축물이 숨쉬고 있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와 로버트 말렛-스티븐스 Robert Mallet-Stevens의 가까운 동료 피에르 바르브 Pierre Barbe가 설계한 이 타운하우스는 20세기 초 프랑스 건축의 우아함을 간직하고 있다. 한때 점묘파 화가 자크 마르탱 페리에르 Jac Martin-Ferrières가 거주하며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은 이곳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집이 품고 있던 건축적 유산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했다. 2021년, 프랑스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온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카트자 파거 Katja Pargger는 이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맡았다. “과거의 건축적 정수를 유지하면서, 오늘날의 감각과 자연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싶었어요.” 그녀는 본래 건축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실내와 실외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를 확장했다. 그렇게 이곳은 라 빌라 La Villa N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복원 과정의 핵심은 건축이 본래 지닌 우아한 구조를 되살리는 것이었다. 대리석 조각으로 마감된 외벽은 원형을 유지한 채 현대적 감각을 더했으며, 내부는 19세기 말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아르누보 운동의 한 갈래인 비엔나 분리파 Viennese Secession와 오스트리아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 Josef Hoffmann의 영향이 반영된 공간으로 재구성되었다. 특히 빛과 형태가 조화롭게 교차하는 인테리어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공존하며,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시간이 축적된 듯한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라빌라 N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설계에 있다. 길게 뻗은 창문이 정원과 실내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며, 루돌프 쉰들러 Rudolf Schindler의 캘리포니아 건축과 일본 전통 가옥에서 볼 수 있는 엔가와(툇마루) 개념에서 영감을 받은 테라스는 경계를 허물며 공간 속으로 자연을 스며들게 한다. “이곳에서는 실내와 실외가 분리되지 않아요. 건축이 곧 정원이 되고, 정원이 건축의 일부가 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건축가 카트자 파거가 말한다.

공간 곳곳에 예사롭지 않은 소재와 형태를 지닌 오브제들이 가득한 라 빌라 N.

목재의 따뜻한 질감과 미니멀한 조형미가 인상적인 하이 백 블랙 래커 가구가 대조를 이루는 서재.

부드러운 자연 소재가 돋보이는 욕실. 맞춤 제작한 라임스톤 욕조, 문어 모자이크 타일 바닥, 유약 처리된 테라코타 화병이 놓여 있다.

블랙 가죽 베드 커버와 기하학적 패턴의 블랭킷이 멋스러운 대조를 이룬다. 침대 발치에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가죽으로 제작된 벤치가 놓여 있다.

라 빌라 N의 가장 과감한 변화 중 하나는 예전의 아틀리에를 대신해 실내 수영장이 자리한 것이다. 절제된 디자인의 이 공간은 커다란 수직 창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여름이면 마치 야외에서 수영을 즐기는 듯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이곳에서 건축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는 공간을 채우는 가구와 예술 작품이다. 카트자 파거가 직접 디자인한 검은 가죽 소파가 거실 한가운데 중심을 잡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요제프 호프만의 의자와 알도 로시 Aldo Rossi의 암체어가 클래식과 모던이 균형을 이루는 장면을 연출한다. 공간 곳곳에는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이 배치되어,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건축과 자연이 소통하는 방식의 일부로 기능한다. 소재의 활용 역시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나는 소재를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것을 좋아해요. 돌, 석회, 나무, 유리, 금속 등. 이 모든 재료들이 최대한 본연의 질감을 간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그녀는 바우하우스 철학을 기반으로 목재, 가죽, 스테인리스 스틸, 래커, 석회 등 천연 소재의 가공을 최소화한 형태로 배치했다. 성당 천장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거실은 일본식 오크 패널로 마감되어 공간에 부드러운 온기를 더하며, 계단은 한 조각의 금속으로 제작된 후 석고로 마감되어 조각 작품처럼 부드럽게 공간을 감싸고 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하루의 흐름에 따라 공간을 가로지르며,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기록한다. 차분한 색감과 절제된 형태 속에서 자연과 건축이 교감하고, 재료의 질감이 손끝에서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라 빌라 N이 추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인 것. “건축은 수학적인 질서 속에서도 의외성이 있어야 해요. 기본이 탄탄할수록, 예상치 못한 요소를 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마련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고 감각을 일깨우는 경험이 되는 곳이기 바랐어요.” 라 빌라 N은 과거와 현재, 건축과 자연, 구조와 감성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서, 감성을 자극하는 하나의 건축적 작품으로 존재한다.

공간 곳곳에 예사롭지 않은 소재와 형태를 지닌 오브제들이 가득한 라 빌라 N.

목재의 따뜻한 질감과 미니멀한 조형미가 인상적인 하이 백 블랙 래커 가구가 대조를 이루는 서재.

부드러운 자연 소재가 돋보이는 욕실. 맞춤 제작한 라임스톤 욕조, 문어 모자이크 타일 바닥, 유약 처리된 테라코타 화병이 놓여 있다.

블랙 가죽 베드 커버와 기하학적 패턴의 블랭킷이 멋스러운 대조를 이룬다. 침대 발치에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가죽으로 제작된 벤치가 놓여 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클레망 베시에르 Clement Vayssie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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