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팟을 주제로 한 로얄코펜하겐의 <테일러드 헤리티지> 전시가 서울에서 처음 공개됐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재스퍼 토론 닐슨이 이야기하는 노르딕 디자인과 동아시아의 차 문화 이야기.

이번 전시는 ‘티 팟’을 중심으로 한다. 수많은 테이블웨어 중에서 왜 티 팟을 선택했나? 차가 지닌 문화적 무게감 때문에 티 팟을 전시의 중심에 두었다. 차는 명상에서 출발해 오늘날에는 사람과 사물, 생각을 잇는 하나의 의식으로 자리 잡았고, 티 팟은 그 대화와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전시에서 티 팟은 로얄코펜하겐의 상징적인 패턴과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를 함께 담아내며,
노르딕의 단순함과 동아시아 차 문화의 사색적 전통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로얄코펜하겐은 오랜 아카이브를 가진 브랜드다. 이번 컬렉션 역시 그 유산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점을 중점에 뒀나? 로얄코펜하겐은 250년에 걸친 특별한 아카이브를 지닌 브랜드이고, 우리는 그 기록을 늘 깊이 존중하며 새로운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동시에 아카이브는 보존의 대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로얄코펜하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정의하게 하는 자산이기도 하다. 테일러드 헤리티지 컬렉션에서는 1890년대 후반의 상징적인 풀 레이스 형태를 유지하되 새로운 색을 더해, 역사적 디자인에 현대적 생명을 불어넣고자 했다.

개인의 이니셜이나 엠블럼을 더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 커스터마이징은 로얄코펜하겐에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브랜드의 시작부터 귀족 가문을 위한 맞춤형 연회 서비스를 제작해왔고, 그 안에는 모노그램과 가문의 문장이 자연스럽게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 유산에서 영감을 받아, 개인적이고 특별한 감각을 오늘의 맥락으로 옮기고자 했다. 그 결과 테일러드 헤리티지는 제품, 색상, 이름, 모노그램까지 선택할 수 있는 보다 개인적인 컬렉션으로 발전했다.
전시의 첫 출발을 서울로 선택한 점이 궁금하다. 로얄코펜하겐이 바라보는 한국의 차 문화 혹은 다이닝 신은 어떠한가? 서울은 전통과 진보적인 디자인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도시이기에, 전시 첫 장소로 적합했다. 물건을 기능적이면서도 상징적이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감수성이 이곳에는 분명히 있다고 느꼈다. 한국의 차 문화와 서울의 다이닝 신 역시 큰 영감을 주었다. 차를 준비하고 나누는 방식에는 의식과 그릇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고, 동시에 서울의 식문화는 형태와 경험을 끊임없이 새롭게 실험한다. 서울은 이번 전시가 탐구하는 유산과 혁신의 대화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도시다.

로얄코펜하겐이 생각하는 장인 정신의 현대적 의미는 무엇인가? 장인들과 긴밀히 일하며 그 안에 축적된 깊은 지식과 창의성을 매일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다.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시대일수록 손으로 만든 것의 가치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로얄코펜하겐의 도자기는 여전히 숙련된 페인터들이 손으로 직접 그리고 있으며, 테일러드 헤리티지 같은 컬렉션 역시 형태 주조부터 조각, 핸드 페인팅, 여러 차례의 소성까지 많은 장인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이런 과정 자체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장인정신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오는 6월,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3daysofdesign’에서는 무엇을 보여줄 계획인가? 3daysofdesign에서도 테일러드 헤리티지와 비슷한 방식으로, 아카이브를 다시 들여다보며 역사적인 작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프로젝트를 선보일 것이다. 이번에는 지난 50년 동안 우리에게 큰 영감을 준 한 예술가와의 협업을 다시 조명하며, 그 후손과 긴밀히 협업해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하고 있다. 코펜하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로얄코펜하겐의 작업장과 장인들, 그리고 그 덴마크 예술가의 작품이 함께하는 전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