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 부시크래프트, 오토랜딩, 해먹캠핑, 반려견과의 캠핑까지 스타일과 취향은 제각각이지만 도심과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모험을 즐기는 4인의 캠퍼를 만났다.
가장 자연스럽고 최소한의 부시크래프트
이름, 인스타 아이디 최진범 @lamacamper
직업 환경업계 종사자
캠핑 시작 연도 2014년
캠핑 스타일 부시크래프트, 오버랜딩
캠핑에 빠지게 된 계기 회사 생활을 하며 사람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주말에는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었다. 자연 속에서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힐링하는 시간은 중독성이 강하다.
만족도 최강의 캠핑 아이템 3가지 아무도 없는 노지에서의 조용한 캠핑을 즐기는데 오프로드도 걱정없이 다닐 수 있는 지프 랭글러. 퍼포먼스도 상당히 좋으며, 터프한 시승감도 매우 만족스럽다. 또 루프랙 데크 작업을 해서 차량 루프에서의 생활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불멍을 굉장히 좋아해서 다양한 화로대와 화목난로를 보유하고 있는데 와일드와일드웨스트 브랜드의 헌터 스토브를 가장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겨울날 난방과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화목난로에 가장 잘 어울리는 텐트는 티피텐트. 사용해본 것 중 스웨덴 브랜드의 텐티피가 디테일과 디자인, 편의성 등 밸런스가 가장 좋은 쉘터인 것 같다. 가격이 조금 사악하지만 쉘터 그 이상의 무언가를 주는 제품이다.
추천할 만한 캠핑 요리 무수분 토마토 비프 스튜! 재료만 준비되면 무쇠 냄비에 재료를 한가득 붓고 약 불에 끓이기만 하면 돼서 너무 간편하고 맛있다. 재료는 소고기 부채살, 토마토, 파프리카, 양파, 월계수 잎, 소금, 후추, 감자면 충분하다.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던 캠핑 장소 제주도만 한 곳이 없는 것 같다. 해외보다 더 해외 같은 이국적인 풍경, 바다와 숲이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제주의 편백나무, 삼나무 숲, 현무암이 주는 이국적인 풍경 속의 캠핑은 꿈같았다.
나의 캠핑 특징 최대한 자연 속에 파묻혀 지내는 것. 최소한의 장비만 가지고 다니기에 텐트 없이 비박을 하는 일도 잦다. 부시크래프트 활동도 즐기고 있고 그런 행동에서 잡념이 사라지고 성취감을 느껴 캠핑에 몰입하게 된다. 남들과 똑 같은 장비와 세팅보다는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어 특히 마음에 든다.
부시크래프트란 부시크래프트는 아웃도어에서 최소한의 장비로 잠자리, 주방 등 생활 공간을 만드는 활동이다. 가스토치나 라이터 없이 불을 붙이고 죽은 나무를 이용해 테이블, 체어, 포트걸이 등을 만들어 사용한다. 정답과 끝이 없으며,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부시크래프트의 매력이다. 다른 장르보다 진입 장벽이 높지만,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 입문자를 위해 ‘부시크래프트 비주얼’이라는 부시크래프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루프랙 텐트도 하던데 자연과 최대한 맞닿기 위해 오버랜딩 캠핑도 즐긴다. 노지에 가면 주변 환경이나 날씨에 따라 땅 위에서 캠핑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차량을 주차할 곳만 있다면 루프랙에 텐트를 올리고 캠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드라이브 하다 좋은 스폿이 있으면 올라가서 커피를 내리면 나만의 카페가 된다.
바위 사이에서 자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제주도로 캠핑 갔을 때였는데 눈보라가 심했다. 바람에 텐트 폴대가 꺾일 정도여서 캠핑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바위틈 사이에 들어가 바람을 피해 캠핑을 즐겼는데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도전해보고 싶은 캠핑 장소 주로 하는 캠핑 스타일이 부시크래프트와 오버랜딩이다 보니,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 호주나 북미의 대자연에 머무르는 것이 일생의 로망이다. 오프로드를 달리고, 카누잉을 하며 목적지 없이 여행하다 마음에 드는 곳에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싶다.
나에게 캠핑이란 제2의 인생이 되었다. 캠핑 덕분에 건강도 좋아지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고 부가적인 수입까지 가져다주니 행복하다. 언제까지 지속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 10년은 지속하지 않을까.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백패킹
이름 오진곤 @jin_oh___
직업 코너트립 브랜드 제작자
캠핑 시작 연도 2012년
캠핑 스타일 백패킹, 브롬핑(자전거 캠핑), 차박
캠핑에 빠지게 된 계기 어렸을 때를 제외하면 2012년 4월 지금의 아내와 제주도 자전거 캠핑을 시작하면서 브롬핑에 빠져들게 됐다.
만족도 최강의 캠핑 아이템 3가지 1. MSR 리액터(동계 캠핑) 2. 소토 스토브 3. 코너 트립의 사코슈 백
추천할 만한 캠핑 요리 캠핑을 가도 간단히 해먹는 편인데, 뜨거운 물에 누룽지와 된장 블럭을 넣고 푹 끓여 먹으면 피로가 풀리는 것처럼 시원하고 참 맛있다.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던 캠핑 장소 가는 곳은 언제나 다 좋지만 한 곳을 뽑는다면 남해 주작덕룡 종주를 갔을 때다. 한 시간을 걸어도 1km밖에 못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암릉 지형이 많지만 멋진 남해 바닷가가 보인다.
초보자를 위한 텐트, 쿠커, 침낭 추천 지인들이 물어보면 저렴한 것보다는 좋은 것을 구매하라고 한다. 텐트는 너무 무겁지 않게 2.5kg 이하의 텐트(몽벨의 스텔라릿지, 니모 아톰2), 쿠커는 스노우피크 야엔쿠커, 침낭은 계절에 맞게 구비해야겠지만 파티존 동계 1100g, 간절기 800g, 하계 400g을 추천한다.
도전해보고 싶은 캠핑 장소 아내와 아이슬란드에 가서 차를 빌려 여행을 다니며 캠핑하고 싶다.
나의 캠핑 특징 멀티로 많이 다니는 것 같다. 대중교통에 브롬톤을 싣고 다닐 때도 있고, 자동차에 미니멀하게 다니거나 간단한 짐만 꾸려 차박할 때도 있고, 배낭으로 백패킹을 다닐 때도 있다.
평소 캠핑 장비 보관법 대부분의 캠퍼처럼 캐비닛에 같은 카테고리끼리 보관한다. 10년 정도 캠핑하다 보니 있는데 또 사게 되는 물품이 은근히 많았다. 그래서 자주 사용하는 거 빼고는 거의 다 처분했고 덕분에 공간이 많이 줄어서 좋다.
백패킹을 좋아하는 이유 백패킹은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하듯 돌아다닐 수 있어 좋아한다. 백패킹을 막 시작했을 때 친구가 서핑에 빠져서 서핑숍을 오픈했는데 여러 번 가서 서핑을 하며 깨달았다. 특정 지역에 가서 하는 취미는 나와 맞지 않다는 걸.
백패킹의 짐을 줄이는 노하우 짐을 넣다 보면 정말 불필요한 걸 챙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정말 사용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혹은 물품 리스트와 무게를 적어놓고 체크하면서 넣으면 짐이 줄어든다. 줄지 않는 것은 물의 양!
백패킹 입문자를 위한 조언 무게를 줄여볼 것. 그럼 좀 더 가벼워진 만큼 주변을 둘러볼 시간이 주어진다. 무거우면 정말 땅만 보고 올라가거나 걷는 분들을 은근 많이 본다.
백패킹의 필수품 쓰레기 파우치. 백패킹을 다니다 보면 야영을 하고 음식을 먹게 되는데, 최대한 그 자리에 머문 흔적을 잘 치우고 주위의 쓰레기도 함께 줍는다.
나에게 캠핑이란 ‘나오길 잘했어!’ 나는 집 밖을 나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다. 짐을 다 꾸려놓고도 가지 말까 되묻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갈 곳의 중간쯤 혹은 초입을 걷다 보면 이 좋은 걸 망설였단 말이야! 또 되묻는다.
남다른 편안함, 해먹캠핑
이름 최신엽 @choisin_b
직업 아웃도어 브랜드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
캠핑 시작 연도 2011년
캠핑 스타일 해먹캠핑, 백패킹, 오토캠핑, 와일드캠핑
캠핑에 빠지게 된 계기 마음이 복잡한 시기에 머리를 비우기 위해 떠난 숲, 바다, 강가에서 쉬다 돌아올 때의 아쉬움이 자볼까 하는 마음으로 확대됐다.
만족도 최강의 캠핑 아이템 3가지 1. 루엣비든 켄트햇쳇 2. 루엣비든 와일드 해먹 세트 3. 텐트마크 서커스TC 티피텐트
추천할 만한 캠핑 요리 마트에서 닭다리살만 파는데 두툼한 그대로 숯불에 천천히 구어 겉만 바삭하게 구운 식빵 사이에 청상추, 양파, 케첩, 치즈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던 캠핑 장소 춘천에서 한 시간 정도를 더 들어가면 있는 잣나무가 아름다운 호숫가. 해먹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밤새 내린 눈이 언 호수 위를 덮고 있었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초보자를 위한 텐트, 쿠커, 침낭 추천 텐트는 MSR, 몽벨 브랜드의 1인에서 2인 사이즈를 추천하고 쿠커는 MSR 티타늄 쿠커 종류나 스탠리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추천한다. 하계 침낭은 크게 문제 없지만 동계 침낭은 초보자인 걸 떠나 어느 정도 가격을 지불해서 고사양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동계용으로는 몽벨이나 발란드레, 국내 브랜드로는 베이스 침낭을 추천한다.
도전해보고 싶은 캠핑 장소 미국 서부 바닷가를 따라 쭉 내려오는 캠핑 트립을 하고 싶다. 나무가 보이면 해먹캠핑을, 나무가 없으면 텐트를 치면서 자유롭게 구체적인 코스를 잡지 않는 로드 트립+캠핑 트립을 그려본다.
나의 캠핑 특징 싫증을 잘 느끼는 편이라 백패킹, 비박, 오토캠핑 등 골고루 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해먹캠핑이다.
평소 캠핑 장비 보관법 짐을 줄인다고 해도 사계절을 다니다 보면 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집 안에 캠핑 관련 물건을 잘 두지 않는 편이라 처음부터 창고나 캠핑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외부 공간이 있는 집을 구한다. 습기에 취약한 침낭 등만 실내 팬트리에 보관한다.
나의 캠핑 변천사 첫 캠핑은 텐트로, 그다음은 해먹으로, 그다음에는 텐트랑 해먹 둘 다 없이 바닥에서 자는 비박으로, 이후 오토캠핑으로 변하면서 각각의 캠핑 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만 남겨두어 지금은 가고자 하는 장소에 맞춰 캠핑 스타일을 골라 즐기고 있다.
해먹캠핑을 소개한다면 나무 사이에 걸고 쉴 수 있는 해먹을 그물이 아닌 가볍고 질긴 나일론으로 제작해 캠핑용으로 만들었다. 그 해먹을 걸고 보온 장비를 하나씩 결합해 봄부터 겨울까지 바닥의 습기나 땅의 각도를 걱정하지 않고 해먹에 누워 즐길 수 있다.
해먹이 차박이나 텐트에 비해 더 편안한가 누워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해먹의 편안함을 느끼면 다시는 바닥에서 자지 못할 수도 있다. 나를 안락하게 감싸주고 등이 배길 걱정 없는 게 가장 좋은 점이다.
해먹 종류도 다양한가 해먹의 종류는 하나지만 여름엔 모기장을 씌우고 겨울엔 모기장을 벗겨내고 해먹삭이란 커버를 씌운다. 여름엔 해먹만 치고 자고 겨울엔 등을 따뜻하게 해주는 해먹 퀼트를 결합해주고 침낭을 덮는 형태로 동계를 보낼 수 있다. 모두 쉽게 결합하고 분리할 수 있다.
꼭 들고 가는 캠핑 용품 해먹, 도끼, 나이프, 타프. 겨울엔 도끼 나이프로 주변 나뭇가지를 쪼개고 잘라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여름엔 뜨거운 햇빛 때문에 타프가 필수다. 그 타프로 텐트 대신 쉘터를 만들 수도 있다.
카누잉 캠핑도 흥미롭다 계절이 맞아준다면 카누를 타고 들어가서 작은 섬이나 노지에서 텐트캠핑을 하고 온다. 사람이 없는 노지에서 캠핑하고 새벽 물안개 위에서 카누잉을 하며 돌아오는 기분은 최고다.
나에게 캠핑이란 캠핑은 그냥 작은 모험이다. 매일 똑같을 수 있는 생활에서 계속 자극을 주는 그런 나만의 마이크로어드벤처.
반려동물과의 반려캠핑
이름 신진주 @jinjoo.s
직업 트래블 에디터
캠핑 시작 연도 2018년
캠핑 스타일 백패킹, 오토캠핑
캠핑에 빠지게 된 계기 캠핑에 빠지려면 첫 추억이 좋아야 한다. 완벽한 가을날에 좋은 사람들과 캠핑할 기회가 있었고, 용기를 얻었다. 백패킹을 즐기는 친구에게 조언을 얻어 장비를 차근차근 구하고 따라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캠핑을 다녔다. 퇴근하고 산에서 백패킹하고, 아침 일찍 하산해 출근하는 하드코어 시기를 거쳤고, 지금은 미니멀한 오토캠핑을 다닌다. 화식이 가능하고 안전하며 허리가 안 아프다.
만족도 최강의 캠핑 아이템 3가지 가장 중요한 텐트와 침낭 외에 개인적으로 늘 챙기는 건 블랙 다이아몬드 헤드랜턴과 헬리녹스 체어 그리고 똥삽. 모두 미니멀한 크기에 무게가 가볍고, 필수다. 백패킹을 하면 용변을 잘 처리해야 하는데, 땅에 깊숙이 묻는 게 중요하다. 캠핑용 다용도 삽이 많이 나와 있고, 나의 경우 저렴한 모종삽으로 충분하다. 여름에는 모기향 거치대와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꼭 챙긴다. 그럼에도 모기 공격은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한다.
추천할 만한 캠핑 요리 오토캠핑에서는 바비큐 요리가 가장 간단하고 만족도가 크다. 보통 두툼한 삼겹살구이로 시작해 모든 채소를 굽는 식인데, 바닷가인 경우 지역 시장에서 생선을 구해 소금구이를 해먹는다. 버너가 있을 때에는 팬에 삼겹살, 미나리를 듬뿍 넣고 볶아 먹는 걸 좋아한다. 남은 재료는 다음 날 아침 메뉴인 김치찌개 혹은 라면에 다 넣으면 된다. 고기가 당기지 않을 때에는 라끌레트를 추천한다. 라끌레트 전용 치즈가 은근한 불에서 적당하게 녹으면 청양고추, 고수, 묵은지를 올려 돌돌 말아 먹는다. 청주, 피트 위스키와 잘 어울린다.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던 캠핑 장소 반려견 쿠루와 함께한 캠핑은 모두 좋았지만, 전남 신안 소악도 해변에서 치른 난장이 떠오른다. 아마 쿠루는 그때부터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지독한 폭우로 텐트에 물이 새기 시작했는데,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물이 들어왔다. 빗물이 새는 부분을 온몸으로 밤새 막아야 했다. 더욱이 새벽까지 이어진 천둥소리가 너무 크고 가까워 서로 꼭 껴안고 공포를 견뎌냈다. 내 침낭 안으로 몸을 비비며 들어온 쿠루의 애처로운 눈을 보며 계속 말해주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지켜줄게.’
도전해보고 싶은 캠핑 장소 스위스 아펜첼주의 에벤알프 산악 지역을 여행한 적있다. 사람들은 고대인이 살았던 빌트키르힐리 동굴과 알프슈타인 거벽 사이를 하이킹하고 보석처럼 아름다운 알프스 호수에서 수영하며 캠핑을 즐겼다. 그들 옆에 행복한 표정의 네 발 달린 친구가 함께 있고 말이다. 반려견을 켄넬에 넣지 않고 함께 케이블카를 타는 모습도 무척 부러웠다. 쿠루가 올해 다섯 살이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스위스 알프스를 함께 걷고 싶다. 뭐, 함께라면 어디든 상관없지만.
반려견과의 캠핑 매력 견주라면 공감할 것이다. 산과 바다에서 자연을 만끽하는 반려견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 얼마나 죄책감이 드는지. 일상에서는 반려견 동반 카페나 강아지 운동장, 공원 산책이 전부이고, 그것도 온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 캠핑하는 동안에는 서로 충실한 시간을 나누며, 특별한 추억이 쌓인다. 반려견은 자연에서 마음껏 뛰고, 킁킁거리고, 숨 쉬고, 짖는 가장 순수한 기쁨을 누릴 수 있고, 견주는 그 기쁨을 함께 공유하며 다정한 관계를 쌓아 나간다. 특히 한 텐트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잠이 들 때 비로소 진짜 가족이 되는 기분이다.
반면에 반려견과 함께하는 캠핑의 어려운점 최소 이틀 이상의 사료와 간식, 침낭, 리드줄과 하네스, 여름에는 해충 방지 옷과 쿨링 재킷, 한겨울에는 발바닥 패드를 보호하는 부츠와 보온 재킷이 필수다. 중대형견은 배낭이 달린 하네스를 착용해 스스로 짐을 챙기기도 한다. 오토캠핑 사이트 간격이 가까우면 반려견이 예민해지기도 한다. 쿠루는 사회성이 부족한 편인데, 캠핑을 갈 때마다 집을 지키느라 난리다. 다른 강아지나 캠퍼가 지나가면 우렁차게 짖어대는 탓에 늘 주의를 줘야 한다. 백패킹을 할 땐 그런 본능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이방인이나 야생동물이 텐트 주변을 기웃거리면 쿠루가 얌전히 있지 않을 것.
반려견을 위한 캠핑 용품 땅에서 습한 냉기가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매트는 늘 챙기는 편이다. 쿠루도 맨땅은 싫은지 폭신한 매트를 깔아주면 그곳에만 앉아 있는다. 텐트 피칭을 하거나 다른 일에 몰두할 때 매트를 깔아주면 강아지도 매트 위에서 고유한 휴식 시간을 보낸다. 리드줄을 고정할 수 있는 반려견 고정 앵커도 실용적이다. 요리하는 동안이나, 다른 캠프 사이트를 돌아다니지 못하게 할 때 리드줄을 묶을 기둥이 마땅히 없을 때는 고정 앵커를 땅에 박아 사용한다.
올해 만약 반려견과 캠핑을 떠난다면 개인적으로 울릉도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독특한 생태와 지형을 지니고, 신비로운 미지의 이야기를 품은 특별한 곳이라 생각한다. 나리분지를 베이스캠프로 두고 해안일주로와 성인봉, 신령숲 원시림 등 섬의 구석구석을 쿠루와 함께 탐험하고 싶다. 우리는 멋진 팀이 될 것이다.
반려견 동반 캠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 조금 더러워야 행복하다. 반려견이 흙과 물에서 뒹굴고, 풀씨를 잔뜩 매달고 오더라도 함께 조금 더러워질 필요가 있다. 또 사이트 내에만 있지 말고 캠핑장 주변의 자연을 십분 끌어들여 산책과 계곡 수영 등 반려견이 좋아하는 활동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지원군이 되어주자.
나에게 캠핑이란 직접 도구를 만지고, 평범한 음식을 나누고, 서로를 바라보는 ‘진짜’ 기쁨을 경험하고 내 곁에 있는 이들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공간은 노력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늘 그리워하는 우리의 본 모습일지 모르겠고. 캠핑은 그것을 가장 쉽게 패키지로 제공한다. 캠핑 장비를 챙기는 순간부터 쿠루는 흥분의 회오리 꼬리춤을 춘다. 언제나 동물은 인간보다 먼저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