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기억 1

땅의 기억 1

땅의 기억 1

도시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자연을 새롭게 정의하는 젊은 조경가 세 팀과 이야기를 나눴다.

얼라이브어스
강한솔, 김태경 소장

김태경 소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꼽은 롯데 호텔 제주 특화 설계 곶자왈 정원.  © 김종오

© 김종오 

© 김종오

 얼라이브어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2017년 설립된 얼라이브어스 Aliveus는 건축, 조경, 도시재생, 문화기획에 기반한 디자이너 그룹으로, 평등한 소통과 유연한 관계를 통해 융합 디자인 Interdisciplinary Design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도시의 다양한 문맥에 더 나은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스튜디오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살아 있음의 생동적 이미지, 디자인적 예민함을 유지하는 태도, 디자인 그룹으로서의 공동체적 가치.

건축가와 조경 디자이너가 함께하는 디자인 사무소다. 두 분야를 함께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건축과 조경의 상보적 관계가 공간을 완성하는 데 필수적이라 믿는다. 동등한 관계에서의 소통과 긴밀한 협업이 이를 실현하는 핵심이라 판단했고, 신뢰할 수 있는 건축, 조경 파트너들과 함께하고 있다.

한화 리조트 경주 담톤. © 김종오

조경은 보통 건축 단계에서 마지막 작업으로 하는데, 다른 사무소와 달리 프로세스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조경 설계 과정이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건축과 조경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대지의 미학과 경험을 통합적으로 고민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 건물 배치, 외부 공간의 경험, 창을 통해 보이는 경관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프로젝트 완성도를 높인다. 조경 제안에 따라 건축 방식을 변경하기도 하며, 계획 단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업한다.

유려한 곡선형의 수영장 사이사이에 섬처럼 조성한 롯데 호텔 부산 야외 수영장 조경. © 김종오

조경 디자인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있다면? 디자인에 있어서는 두 소장이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김태경 소장은 직관과 감흥을 바탕으로 공간의 미감과 경험을 중시하며, 자아실현에 가까운 디자인을 선호한다. 반면, 강한솔 소장은 논리와 이유에 기반한 합리적 설계를 추구하며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낸다. 두 소장 모두가 높은 완성도를 목표로 하며, 각자의 차이를 보완해가며 협업하고 있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조경을 위해 고려하는 부분은?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해 다양한 경관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계절별 식물의 변화를 감성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특히 겨울 정원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겨울 경관을 그 자체로 서사화하기보다는, 겨울에도 덜 비어 보이도록 식물 수종 선택과 배치에 신경 쓰고 있다.

© 김종오

도심 속 산책로를 조성한 포스코 스퀘어 가든. © 김종오

정원, 더 나아가 자연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은 각자의 내면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다가오며, 호기심이나 위로로 느껴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며 긍정적인 정서를 전달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는 매력일 것이다. 또한 조경 설계 공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해지며, 다른 분야가 ‘낡아가는’ 것과 달리, 조경은 ‘익어가는’ 변화를 겪어 그 본래의 아름다움을 더욱 발현한다는 특장점을 갖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포스코 스퀘어 가든은 서울 테헤란로 한복판에 위치한 자연 산책 공간으로, 위치적 상징성뿐만 아니라 설계적 관점에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비정형의 구조물, 공간별로 다른 식재 연출, 도심 속 산책의 경험, 인접한 도시 시설과의 연계 등 여러 부분에서 고민하고 새로운 시도를 한 작업이다. 특히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발주처와 시공사의 적극적인 도움 덕분에 감사한 마음이 큰 작업이었다.

다음해 계획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가 있나? 내년이 얼라이브어스 9주년이다. 이를 기념하는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 9년간 만들어온 프로젝트, 가치관, 그리고 시간의 기억을 어떻게든 표현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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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est Feast 3

Harvest Feast 3

Harvest Feast 3

모든 것이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바야흐로 가을이 찾아왔다.
세 명의 플로리스트가 계절의 색감과 텍스처를 담아 연출한 작은 가을 정원.

석류를 활용한 긴 테이블 데코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 중 하나인 석류를 중심으로 오동나무, 수수 등을 이용하여 가을의 깊은 색감과 풍요로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석류가 무르익어 가면서 껍질이 마르고 시들어가는 모습은 인생의 유한함과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이홍경 비주얼 디렉터와 공동작업한 것.

야생 해바라기

해바라기로 감정적 변화나 내러티브를 표현한 작품이다. 해바라기는 빛을 따라가는 식물이라는 상징성 덕분에 긍정적인 감정이나 희망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빛을 잃었을 때는 상실감 혹은 고독을 표현하는 매력적인 꽃이다. 서로 다른 모양의 야생 해바라기를 겹겹이 쌓아올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어레인지먼트를 완성했다.

Texture of Season, 오크모스

오크모스는 전통적인 꽃꽂이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을 추구한다. 꽃을 이용한 예술적 표현에 중점을 두며 다양한 재료들을 혼합해 조각적이고 현대적인 미학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개념 미술의 경계를 허물며 예술적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54길 25 B02호
INSTAGRAM @oakmoss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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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실

스타일리스트

오크모스

어시스턴트

조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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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est Feast 2

Harvest Feast 2

Harvest Feast 2

모든 것이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바야흐로 가을이 찾아왔다.
세 명의 플로리스트가 계절의 색감과 텍스처를 담아 연출한 작은 가을 정원.

옥수수와 포도를 곁들인 가을 들꽃

작업실 주변의 들과 밭에서 직접 따온 재료들을 작은 고블렛 잔에 조심스레 꽂았다. 식용 가능한 열매와 이삭들, 벌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잎을 사용해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작은 잔 안에 표현했다. 몸짓이 커다란 케일잎과 옥수수를 중심으로 제비콩, 부추, 표고버섯, 포도, 포도잎, 씀바귀꽃, 공작초, 코스모스 등을 조화롭게 꽂아 완성했다.

떠 있는 잎과 열매

가을이 되면 식물은 자연스레 몸 안의 수분을 날린다. 겨울이 오기 전에 스스로 가벼워지기를 선택하는 것인데, 그 과정을 상상하며 자연스럽게 공중에 떠오르는 형태로 연출했다. 서리태콩 가지, 호박잎, 벼, 만가닥버섯, 도토리, 옥수수가 자유를 얻은 듯 공중에서 부유하고 있다.

Edible Garden, 무구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꽃 작업실 무구는 ‘자연에 순응하는 꽃’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단순한 장식을 넘어 계절 꽃으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을 즐기며 지속 가능한 플라워 디자인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작업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프로젝트에 플라스틱 플로럴 폼을 사용하지 않는 것 역시 무구의 이유 있는 고집이다.
ADD 경기도 파주시 돌곶이길 178-27 INSTAGRAM @mugu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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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스트

무구

어시스턴트

조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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