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프리즈 런던과 아트 바젤 파리. 아트 페어 안팎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한 한국 여성 현대 작가와 굵직한 전시들을 총망라했다.

© Haegue Yang, Hayward Gallery © Mark Blo
2022년,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아트 바젤이 파리 진출을 선언한 후로 매해 10월은 전 세계 컬렉터, 미술 애호가 및 관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로 올라섰다. 아트 페어 업계를 선도하며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규모의 행사를 경쟁적으로 펼쳐온 프리즈 런던과 아트 바젤이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개최되기 때문에, 이때는 아트 페어의 성과는 물론 미술 시장의 분위기를 점쳐보기에 더없이 적합한 시기로 여겨진다. 아트 바젤이 그랑 팔레 Grand Palais에서 있을 데뷔를 앞두고 ‘파리 플러스’ 대신 ‘아트 바젤 파리’라는 공식 행사 명칭을 선언한 올해는, 불안정한 경기 때문인지 유난히 더 많은 이들이 기대와 궁금증 반, 걱정과 긴장감 반으로 가을 시즌을 고대한 것으로 기억한다.
결과적으로 두 아트 페어는 활기찬 분위기와 긍정적인 세일즈를 기록하며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머징 Emerging 갤러리들이 참가하는 ‘포커스 Focus’ 섹션을 행사장 입구로 배치하며, 행사장 분위기와 관람객 동선에 신선함을 더한 프리즈는 안정적인 판매 성과로 런던 미술시장을 둘러싼 사람들의 걱정을 잠재웠다. 아트 바젤 파리에 참가한 몇몇 갤러리들은 행사 첫날 완판 기록을 내세우며 페어장의 열띤 분위기에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아트 페어의 흥망성쇠는 일반적으로 작품 세일즈에 좌우되곤 하지만, 런던과 파리가 유럽 아트 신의 대표주자들인 만큼 작품 판매를 넘어 올해 런던과 파리를 수놓은 현대미술의 단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프리즈는 매해 페어의 본고장인 런던에서 프리즈 런던과 프리즈 마스터스를 개최하며 20세기를 대표하는 근대미술부터 동시대성을 반영한 현대미술까지 폭넓게 소개해왔다. 동일 기간 개최되는 페어가 두 개인 만큼 참가 갤러리 수는 200개가 훌쩍 넘지만, 올해는 이러한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리젠트 파크 한가운데 펼쳐진 흰색 텐트 아래서 한국 여성 현대미술가들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런던 아트 씬을 빛낸 한국 여성 작가들
지난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런던을 뜨겁게 달군 프리즈 런던. 아트 페어 안팎에서 한국 여성 현대미술가들의 두드러진 활약이 빛났다.
헤이워드 갤러리, 양혜규

© Haegue Yang, Hayward Gallery © Mark Blower

© Haegue Yang, Hayward Gallery © Mark Blower

© Haegue Yang, Hayward Gallery © Mark Blower
페어장의 기세는 밖에서 먼저 드러났다. 런던 시내의 상업 갤러리부터 국공립 미술관까지 한국 여성 작가를 다루는 흔치 않은 광경이 실현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헤이워드 갤러리 Hayward Gallery에서 열린 양혜규의 개인전 <양혜규: 윤년>과 테이트 모던 Tate Modern의 터바인 홀 Turbine Hall을 장악한 이미래의 <현대 커미션: 이미래: Open Wound>전은 압도적인 관심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 한국 현대미술의 존재감을 선명히 각인시켰다. <양혜규: 윤년>은 작가와 오랜 기간 친분을 이어온 헤이워드 갤러리의 융 마 Yung Ma가 기획한 작가의 서베이 Survey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설치, 텍스트, 콜라주, 비디오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로 실현된 각양각색의 작업 120여 점을 총망라했다. 18년 만에 재해석된 <사동 30번지>(2006)에 이어 〈광원 조각〉, 〈소리 나는 조각〉, 〈중간 유형〉, 〈의상 동차〉, 〈황홀망〉, 블라인드 설치작 등 작가의 대표작부터 그동안 마주할 기회가 귀하던 작업까지 포함되었다. 전시장을 돌아보며 작가가 윤이상, 조피 토이버아르프 Sophie Taeuber-Arp, 게오르기 구르지예프 George Gurdjieff 같은 모더니즘의 선구자들, 혹은 오스카 슐레머 Oskar Schlemmer와 솔 르윗 Sol LeWitt 같은 예술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전시를 더욱 재미있게 관람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테이트 모던, 이미래

© Mire Lee © Tate(Larina Fernandes)

© Mire Lee © Tate(Oliver Crowling)
터바인 홀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호칭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전시한 최연소 작가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쥔 이미래는 ‘열린 상처 Open Wound’라는 의미의 전시 제목처럼 대형 설치와 개별 조각들을 과거 화력발전소로 쓰인 미술관 건물에 과감하고 섬세하게 엮어냈다. 올해 터바인 홀은 그녀의 손에 의해 기괴한 생태계로 변모했다. 사방에 걸린 천 조각들과 전시장 한쪽을 차지하는 터바인이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전시는 앞으로 약 6개월간 공중에 매달린 위압적인 터바인이 아주 천천히 돌아가며 끈적한 액체를 배출하면 그 액체의 일부가 그 아래 배치된 천 조각에 붙어 굳고, 그렇게 적셔진 새로운 천 조각이 기존의 것들과 함께 새로이 천장에 걸리는 방식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계속해서 재생산되지만 끝내 천장에 벗겨진 피부처럼 내걸리는 천 조각을 통해 인간과 기계에 의한 생산과 파멸의 과정을 드러내는 이번 전시는 경외감, 혐오감, 연민, 두려움, 사랑 같은 모순된 감정을 역설한다.
리만 머핀, 김윤신

© Kim Yun Shin, Lehmann Maupin and Kukje Gallery
리만 머핀 Lehmann Maupin은 프리즈 마스터스에서 큐레이터 시나 웨그스태프 Sheena Wagstaff가 기획한 ‘스튜디오 Studio’ 섹션을 통해 김윤신 솔로 부스를 공개했다. 반평생을 아르헨티나에서 지내며 ‘이방인’의 삶을 자처해오다, 올해 초 리만 머핀, 국제갤러리와 공동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하는 등 지칠 새 없이 활동해온 김윤신. 작가는 2025년 리만 머핀 런던에서 있을 개인전을 앞두고 이번 솔로 부스를 통해 다시 한 번 현지 컬렉터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회화와 조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의 다채롭고 자유분방한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 부스에는 최초 공개되는 회화와 함께 초기 조각품이 골고루 전시되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카를로스/이시카와, 이목하

© Moka Lee 2024, Jason Haam Gallery, Seoul; and Carlos/Ishikawa, London
뛰어난 동시대적 안목으로 이시 우드 Issy Wood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 Korakrit Arunanondchai 같은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온 런던 기반의 카를로스/이시카와Carlos/Ishikawa는 한쪽 벽을 이목하의 〈Ego Function Error 05〉(2024)에 내어주며 작가를 홍보했다. 최근 글로벌 아트 플랫폼인 아트시 Artsy가 선정한 ‘2025 아트시 뱅가드 Artsy Vanguard 2025’에 유일한 한국 작가로 선정되기도 한 이목하. 작가는 찰나에 포착된 익명의 청춘들의 모습을 행복과 불안, 진지함과 가벼움이 오묘하게 뒤섞인 이중적인 초상화로 풀어낸다. 국내에선 제이슨 함 갤러리가 작가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수년째 함께하고 있다.
갤러리 베이컨시, 선우

© Sun Woo, Gallery Vacancy © Mark Blower
중국 상하이에서 출범한 갤러리 베이컨시 Gallery Vacancy는 ‘포털 Portals’이라 이름을 붙인 선우 Sun Woo의 솔로 부스를 준비했다. 작가의 회화 두 점과 함께 브론즈, 나무 벽돌, 오브제를 사용한 설치작업을 나란히 전시해 물리적 현재와 유기된 과거를 상시적으로 오가는 풍경을 묘사한 현장은 실제로 일종의 신비로운 ‘포털’을 연상시켰다.
프란츠 카카, 로터스 강

© Lotus L. Kang, Franz Kaka, Toronto © GraySC
프리즈 런던 입구에 들어서자 ‘포커스’ 섹션에 참가한 두 개의 부스가 눈에 띄었다. 그중 하나가 프란츠 카카가 선보인 한국계 캐나다인 로터스 강 Lotus L. Kang의 솔로 부스였다. 지난 몇 년간 독일 쿤스트페어아인 뮌헨 Kunstverein Munich과 미국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을 포함한 유수의 기관에서 소개되며 가파른 속도로 주목받은 작가는 인간의 신체가 취하는 다양한 형태와 그것의 물질성을 주제로 삼은 작업을 제작한다. 부스 중앙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빛에 자연적으로 그을린 노출 필름이 철제 구조물에 걸려 불규칙적으로 늘어져 있었다. 작가가 ‘스킨 Skins’이라 칭하는 해당 작품군은 북적이는 페어장에서 고요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실린더, 이은실과 장순원

© 실린더(CYLINDER)

©실린더(CYLINDER)

© 실린더(CYLINDER)
No.9 코크 스트리트 Cork Street에서는 실린더 CYLINDER가 주최하는 이은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No.9 코크 스트리트는 프리즈가 2021년부터 운영해온 전시 및 행사 공간이다. 프리즈 런던이 개최되는 10월이면 페어와 이곳의 전시들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곤 한다. 과거에는 김진희, 박세윤, 서동욱, 이안리, 최윤희 등의 한국 작가들도 해당 공간을 통해 런던 관객을 만났다. 2020년 실린더를 설립하여 현재 관악과 용산을 거점으로 갤러리를 운영 중인 노두용 디렉터는 “프리즈 런던과 맞물리는 중요한 시기에 국내 위주로 활동해온 이은실의 작업을 해외에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섬세하고 치밀하게 금기된 욕망을 화면 위에 그려내는 작가의 작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실린더는 프리즈 런던 기간 동안 외부에서 진행되는 ‘마이너 어트랙션스 Minor Attractions’에서 소속 작가인 장순원의 작업을 출품하기도 했다. 대형 아트 페어와는 달리 오로지 45개의 신진 갤러리가 참가해 몇십 만원부터 몇천 만원대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 이 행사는 런던 중심가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인 맨드레이크 호텔 Mandrake Hotel에서 치렀다. 이번 행사의 유일한 한국 갤러리로 참여한 실린더는 중정에 위치한 벽돌 벽 위의 장순원의 회화 작업 두 점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타데우스 로팍, 정희민

© Heemin Chung, Thaddaeus Ropac gallery, London·Paris· Salzburg·Seoul © Eva Herzog
런던의 대표적 부촌인 메이페어 Mayfair 지역에 있는 대형 화랑 두 곳에서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했는데, 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무서운 성장세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5층 높이의 일라이 하우스 Ely House에 자리 잡은 타데우스 로팍 Thaddeaus Ropac은 정희민의 개인전 <UMBRA>를 개최하며 작가의 유럽 신고식을 치렀다. 1층에 위치한 이 전시는 작가의 신작 회화, 조각, 영상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전보다 무르익은 작가의 작품 세계와 독창적인 내러티브를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알민 레쉬, 유귀미

© Guimi You, Almine Rech © Melissa Castro Duarte

© Guimi You, Almine Rech © Melissa Castro Duarte
한편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알민 레쉬 Almine Rech는 유귀미의 개인전 <Unwind>의 일환으로 작가의 신작을 선보이고 있었다. 동양화와 서양화를 아우르는 회화 기법과 부드럽고 풍성한 색감으로 관람객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유귀미의 작업이 국내외로 주목받아온 만큼, 그 실물을 보고자 오프닝에 들른 사람들로 전시장이 붐볐다.
아트 바젤 파리 하이라이트

© Art Basel
지난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그랑 팔레에서 열린 아트 바젤 파리. 굵직한 미술관 전시와 다채로운 갤러리 전시들이 파리의 예술 현장을 장식했다.
팔레 드 도쿄, 미리암 미힌두

© Aurélien Mole © ADAGP, Paris, 2024

© Aurélien Mole © ADAGP, Paris, 2024
프리즈 런던 기간이 지난 뒤 그 다음 주가 도래하자 파리 역시 미술 애호가들을 반길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과 갤러리를 보유하고 있는 파리는 런던에 질세라 미술사적 중요성을 시사하는 기획 전시부터 유명 작가의 중대 개인전까지 선보이며, 풍성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꾸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팔레 드 도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전시 중 마음을 울린 전시는 가봉 출신의 다학제적 작가 미리암 미힌두 Myriam Mihindou의 개인전 <Praesentia>였다. 전시는 작가가 20년 넘게 구축해온 작품 세계를 조각, 설치, 드로잉, 영상 등의 시각언어로 펼쳐 보이며, 미술이 지닌 영적 치유의 힘과 그것의 정치적, 사회적 역할을 암시한다. 미술을 통해 회복의 경험을 선사하려는 미힌두는 이번 전시에서 그 치유의 매개체로 작용하는 구리, 흙, 솜, 티백 같은 재료를 사용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따뜻하게 매만진다. 미힌두의 작업은 12월 1일까지 이어지는 제15회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만날 수 있다.
퐁피두 센터, 초현실주의

©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Photograph Katherine Du Tiel © Adagp, Paris, 20

© Vincent Everarts Photographie © Adagp, Paris, 2024

© The Philadelphia Museum of Art, Dist. RMN-Grand Palais / image Philadelphia Museum of Art © Adagp, Paris, 2024

© FEMSA Collection © Adagp, Paris, 2024
퐁피두 센터는 앙드레 브르통 André Breton의 <초현실주의 선언>(1924) 출간 100주년을 기념하여 회화와 조각 500여 점을 모은 초대형 전시를 개최했다. 초현실주의 역사를 14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상세히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í, 르네 마그리트 René Magritte, 막스 에른스트 Max Ernst, 호안 미로 Joan Miró뿐만 아니라 레오노라 캐링턴 Leonora Carrington, 이텔 콜쿠혼 Ithell Colquhoun 같은 여성 초현실주의자들의 작업도 조명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또한 전시는 100년 전 브르통이 작성한 실제 선언문을 작품과 함께 선보이며 프랑스 국민은 물론 파리를 방문한 이들 모두에게 초현실주의를 회고할 기회를 제공했다.
가고시안 르 브루제, 제임스 터렐

© James Turrell, Gagosian © Thomas Lannes

© James Turrell, Gagosian © Thomas Lannes

© James Turrell, Gagosian © Thomas Lannes
대형 기관 전시만큼 인상 깊었던 전시는 바로 파리 외곽에 위치한 가고시안 르 브루제 Gagosian Le Bourget에서 개최된 제임스 터렐 James Turrell의 개인전 <At One>이다. 1960년대부터 줄곧 ‘빛’을 주재료로 사용하며 인간의 시지각 체계를 탐구해온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은 파리 중심가에서 갤러리까지 차로 가는 데 소요되는 40여 분의 시간이 무색하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한다. 이번 전시는 초월적이고 명상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대형 신작 설치작업 〈Ganzfeld〉와 〈All Clear〉를 포함해 총 35여 점의 작업을 소개한다. 평소 터렐의 작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가 ‘평생 작업’으로 삼은 로덴 분화구 Roden Crater 프로젝트 아카이브 자료도 놓치지 말고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부르스 드 코메르스, 아르테 포베라

Exhibition view « Arte Povera », Bourse de Commerce – Pinault Collection, Paris, 2024.©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Niney et Marca Architectes, agence Pierre-Antoine Gatier.
Photo : Nicolas Brasseur / Pinault Collection.

Gilberto Zorio, Macchia (Stain), 1968Melted rubber, ropes, variable dimensions
Pinault Collection
Exhibition view of ‘’Arte Povera’’, Bourse de Commerce – Pinault Collection, Paris, 2024.
©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Niney et Marca Architectes, agence Pierre-Antoine Gatier.
© Adagp, Paris, 2024
Photo: Nicolas Brasseur / Pinault Collection.

Michelangelo Pistoletto, Venere degli stracci, 1967
Reproduction of Venus in cement covered with mica and rags, 150 × 280 × 100 cm (installation).
Lent by the Fondazione per l’Arte Moderna e Contemporanea CRT.
Exhibition view of ‘’Arte Povera’’, Bourse de Commerce – Pinault Collection, Paris, 2024.
©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Niney et Marca Architectes, agence Pierre-Antoine Gatier.Photo: Nicolas Brasseur / Pinault Collection.
부르스 드 코메르스 Bourse de Commerce는 이웃 나라 이탈리아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르테 포베라 Arte Povera를 간판 전시로 내세웠다. ‘가난한 미술’이라는 의미의 아르테 포베라는 1960년대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피어난 미술운동으로, 소비주의와 상업주의에 대항하고자 일상적이고 ‘빈약한’ 재료를 이용한 작업을 포괄한다. 이번 전시는 알리기에로 보에티 Alighiero Boetti, 야니스 쿠넬리스 Jannis Kounellis, 마리오 메르츠 Mario Merz, 피노 파스칼리 Pino Pascali,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Michelangelo Pistoletto를 포함한 아르테 포베라 대표 작가 13인의 작업을 나란히 소개하며, 현대미술사 가운데 이탈리아의 대체 불가한 영향력을 피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