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TREND REPORT 1

2025 TREND REPORT 1

2025 TREND REPORT 1

2025년, 우리는 팬데믹과 경기 침체 그리고 환경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일상을 편리하게 바꾸고, 지속 가능성과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점진적이지만, 세심히 살펴보면 삶의 작은 부분까지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종>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2025년을 이끌 트렌드를 예측해봤다.

융코리아가 상상한 스마트홈의 이미지

 스토리텔러가 되는 아트 퍼니처

정글을 모티브 삼은 갈레드 엘 메이스의 작품으로 연출한 닐루파 데포 전시 전경. © Mattiaiotti

가구와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생활 공간은 점차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담아내는 갤러리로 변모하고 있다. 아트 퍼니처는 기능적 요소를 넘어, 공간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스토리텔러로 자리 잡고 있다. 크리스 울스턴의 날고나 Nalgona 체어나 크리스토프 델쿠르의 OWE 소파처럼, 작품 하나 하나가 예술적이면서도 기능성을 겸비하며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이러한 변화는 맥시멀리즘의 부활과 함께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형식을 탈피해 평범한 물건과 고급 예술품을 조화롭게 배치하거나, 텍스타일과 패턴, 색상을 레이어링해 공간을 독창적이며 다층적으로 꾸미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작품의 스토리와 창작 과정,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며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술과 함께하는 삶은 기능성과 미학을 결합해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트렌드로, 개인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닐루파 갤러리를 대표하는 오픈 에디션의 시리즈.© Filippo Pincolini

“평범한 물건과 고급 예술품을 조화롭게 배치하며 공간에 개성과 깊이를 더하는 자유로운 접근이 두드러진다. 특히, 중고 매장에서 구매한 장식품과 고급 예술품을 함께 배치하는 방식으로 전통적 형식을 탈피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쉽게 말해, 격식을 덜어내는 인테리어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더 퓨처 퍼펙트 매니징 디렉터 로라 영 Laura Young

© Filippo Pincolini

“닐루파 갤러리는 예술 가구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조각적 요소로서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공간을 개인화하려는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예술 가구는 미학과 실용성을 결합해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만든다. 특히 전통적 장인정신과 첨단 기술을 융합한 작품을 선정하여 단순한 주거 공간을 큐레이션된 경험의 갤러리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공간과 더욱 깊은 감정적 연결을 형성하며, 현대적인 삶에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닐루파 갤러리 파운더 니나 야샤르 Nina Yashar

뿌리 깊은 나무에서 자라난 나뭇가지를 연상케 하는 오모스 테이블 Omos Table. © Filippo Pincolini

더 퓨처 퍼펙트에서 선보인 제인 양 데엔 Jane Yang D’Haene의 도자기. © Jane Yang D’Haene/ The Future Perfect

여러 개의 손이 엉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암체어는 크리스 울스턴. © Chris Wolston/ The Future Perfect

아파트를 넘어선 미래 도시 설계

초고층 규모로 전 세대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든 스카이 커뮤니티.

현대건설이 신반포 2차 재건축사업으로 제안한 ‘이에이치 신반포 르블랑’ 조감도.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뜨겁다. 아파트의 재건축과 재개발은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주거 공간을 짓는 것을 넘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창출하며 현대적인 주거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건설사들은 입주민에게 품격 있는 생활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과 환경적 책임을 고려한 설계를 통해 도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건설이 신반포 2차 재건축사업으로 제안한 ‘디에이치 신반포 르블랑’은 최고 48층 규모로, 전 세대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으며, 광폭 테라스와 스카이 커뮤니티 같은 럭셔리 어메니티를 통해 주거의 품격을 끌어올렸다. GS건설의 ‘자이홈’은 입주자 사전 방문부터 생활 관리까지 아우르며, 커뮤니티 시설 예약과 차량 주차 안내 등 입주민 편의를 강화하는 스마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정부가 발표한 ‘친환경 건축 기준 강화 정책’도 건설사들의 설계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정책은 2025년부터 신축 아파트에 태양광 패널이나 지열 시스템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며,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이끌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러한 설계 기준을 반영하며 아파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와 커뮤니티의 미래 설계 또한 구체화되고 있다.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은 국회대로 상부공원과 안양천을 잇는 광역 녹지축을 조성해 지역 주민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통합적 계획을 선보이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로운 주거 공간을 짓는 것을 넘어 입주민과 지역 사회의 생활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설계, 입주민의 편의를 고려한 스마트 시스템,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녹지 확장은 현대적인 재건축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제철과 협업해 탄소 저감형 자재를 활용하고, 현대자동차 연구개발 과정에서 수거된 폐플라스틱으로 ‘에이치 웨이브 벤치’를 조경에 도입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최초로 프리츠커 상을 받은 2포잠박 2Portzamparc과 협업해 설계한 ‘디에이치 신반포 르블랑’은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한 대담한 스카이라인 디자인을 적용해 입주민들이 파노라마 뷰를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지역의 자연적 특성을 강조한 순환 산책로나 수변 공간 등을 조성해 좀 더 여유롭고 품격 있는 주거 환경을 제안한다.” 현대건설 홍보실

유연하게 변하는 트랜스포밍 가구

주방 팬트리나 행거 등 범용적 사용이 가능한 포그 캐비닛. 바이빅테이블 디자인으로 레어로우.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파비 벤치. 문승지 디자인으로 레어로우.

글로벌 트렌드 연구소 WGSN이 발표한 ‘2025 홈 라이프스타일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 소비자들은 더욱 유연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가구를 선호한다. 이런 흐름은 열린 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분리된 구조를 선호하는 트렌드와도 연결된다. 또한 WGSN은 하이브리드 근무제로 인해 주거와 사무 겸용으로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이중 기능 가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구는 부드러운 색상, 자연 소재, 그리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통해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듈형 가구는 현대인의 다변적인 생활 패턴에 맞춰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좁은 도심형 주거 공간에서도 거실, 서재, 혹은 휴식 공간으로 자유롭게 변신하도록 설계된 가구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다. 레어로우는 철재와 목재, 패브릭 등 서로 다른 소재를 결합해 기능성과 미적 완성도를 모두 충족시키며, 철재의 내구성과 재활용 가능성을 활용해 친환경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한다.” 레어로우 마케팅팀 매니저 조은별

주방 벽면을 가득 채워 빌트인 가구로 만든 USM의 스토리지.

“USM은 가구의 수명과 모듈성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모든 제품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 제작되며, 분해와 재조립이 가능해 낭비를 최소화한다. USM은 1969년 이후 판매된 가구의 약 75%가 여전히 사용 중인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순환경제 실현을 목표로 C2C(Cradle-to-Cradle) 인증을 획득하며, 지속 가능성과 품질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는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가구로, 환경과 디자인의 조화를 추구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USM 아시아 세일즈 디렉터 준 발타사르 Jun Balthasar

 

협업하는, 공예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의 일환으로 염장 조대용과 협업해 제작한 대발.

현대 명품 브랜드들은 단순한 제품 제작을 넘어, 전통 공예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펜디의 ‘핸드 인 핸드’ 프로젝트는 지역 장인의 손길을 담아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제품에 전통 기술과 예술적 감각을 융합한다. 특히 한국의 매듭 장인 김은영과 진행한 협업으로 탄생한 바게트 백은 전통적인 매듭 기법과 자연 염색을 활용하여 현대적 디자인과 조화를 이뤘다. 반면 샤넬과 재단법인 예올의 ‘샤넬×예올’ 프로젝트는 공예가들의 지속 가능한 전통 공예를 지원하며,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한국 공예의 가치를 조명한다. 또 로에베 재단에서는 매년 공예상을 통해 전 세계 공예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전통 공예를 미래 세대와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WGSN의 2025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이제 공예는 사회적 연결과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로 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과 감성적인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를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브랜드와 공예가의 협업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창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은영 매듭장과 협업한 팬디 바게트 ‘핸드 인 핸드’.   

“발베니의 메이커스 캠페인은 한국의 전통 공예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예술성을 결합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선보인다. 옻칠 잔과 같은 작품은 자연 친화적인 소재와 공정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전달하며, 한국 공예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발베니는 이러한 협업을 통해 단순히 제품을 넘어 ‘장인정신’이라는 철학적 가치를 소비자와 공유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예계와 브랜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요리 문화와의 융합 등 새로운 영역으로 장인정신의 범위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발베니 앰버서더 김미정

AI와 자동차, 새로운 상호작용의 시대

벤츠의 MBUX 가상 어시스턴트.

폭스바겐의 IDA 음성 어시스턴트.

자동차와 AI 기술의 결합은 운전자와 차량 간 상호작용을 더욱 원활하고 개인화된 방향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단순한 주행 보조를 넘어 운전자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반응하는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MBUX 가상 어시스턴트는 이러한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음성과 시각적 피드백을 결합한 인간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MBUX는 운전자의 선호도를 학습하고, 맞춤형 제안을 통해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CES 2024에서 공개된 폭스바겐의 IDA 음성 어시스턴트는 세렌스 챗 Pro를 통해 향상된 음성 제어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자는 ‘헬로, IDA’ 명령어로 음성 어시스턴트를 활성화해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온도 조절 등을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 외에도 ‘2025 트렌드 코리아’에서 소개된 페이스테크 역시 이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다. 페이스테크는 기계에 표정을 입히고 사람의 얼굴과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로, 인간 중심적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와의 연결을 강화한다. 결국 AI와 자동차의 결합은 기능적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삶과 감정에 더욱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MBUX 가상 어시스턴트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운전자와 차량 간 상호작용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사용자 행동과  선호도를 학습해 맞춤형 제안을 제공하며,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시각적 피드백을 통해 운전자의 요구를 예측하고 공감하는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일정에 맞춰 전화를 걸거나, 차량 내 앰비언트 조명과 사운드 시스템을 활용해 선호하는 마사지 프로그램과 조명, 음악을 조합해 하루를 마무리하는 등 일상적인 순간을 더욱 편리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유니티 Unity 게임 엔진 기반의 고해상도 3D 그래픽을 통해, 운전자와 소통하는 ‘인간형 인터페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가 운전자의 삶에 깊이 스며드는 혁신적 기술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 & 브랜드 홍보 매니저 김지현

고급화된 입맛과 진화하는 스페셜티 커피

2024년 10월 한국에 상륙한 푸글렌 커피.

‘커피 산업의 3세대’라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성장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그랜드뷰 리서치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약 10.4%로 예상했다. 시장이 성장한 만큼 소비자들의 입맛 또한 고급화되어 고품질의 맛을 제공하는 업체들의 존재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4년 한국에 상륙한 푸글렌 서울이 오픈과 동시에 호평받을 수 있었던 것 또한 일본 매장에서 교육을 거치고, 푸글렌 오슬로 로스터리에서 공수한 신선한 원두를 사용해 현지의 높은 퀄리티를 유지한 덕이다. 그뿐만 아니라 오슬로와 도쿄 매장에서 헤드 바리스타들이 서울 매장으로 직접 파견을 오는 등, 현지 맛을 똑같이 표현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2007년 부산 온천장의 작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시작한 모모스 커피가 빠르게 변화하는 커피 시장에서 꾸준히 영역을 넓힐 수 있던 이유도 전 세계 커피 농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구매한 원두를 사용하는 엄격한 영업 방식과, 한국인 최초로 2019년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주연 바리스타의 날카로운 감각 덕에 가능했다. 좋은 품질의 원두를 사용하는 스페셜티 커피마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과 소비자 취향에 맞춰 계속해서 발전해가고 있다.

“2025년 커피 산업을 예상하는 핵심 키워드는 로컬과 품질 기반의 성장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부산 출신 세계 바리스타 대회 파이널리스트 임정환 바리스타의 에어리 커피는 세계 최고가 파나마 핀카 데보라 커피 원두를 기반으로 선보인 음료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 사직동의 노프로그램은 전통적인 동서 커피를 기반으로 스페셜티 커피 품질의 색다른 창작 메뉴로 다양한 바리스타들에게 격찬을 받았다. 이 외에도 제주 기반의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은 한국 최초로 뉴욕의 전문 파티스리와의 협업으로 현지 쇼케이스를 진행하는 등 로컬 기반 업체들의 성장이 한국과 전 세계의 커피 산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커피 칼럼니스트 심재범

자연으로 확장된 삶

바이오에탄올 연로를 사용해 실내외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에코스마트 파이어.

아웃도어 라이프는 캠핑이나 단순 야외 활동을 넘어,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야외 공간을 단순히 휴식처가 아닌 삶의 또 다른 연장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WGSN에 따르면, 야외 공간은 요리, 목욕,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다기능적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태양광 조명, 화덕, 바이오에탄올 난로, 방수 스피커 같은 혁신적 제품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아웃도어 주방과 욕실 같은 고급화된 공간 디자인이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한다. 2024년 밀라노 가구 박람회의 에우로쿠치나에서는 폴리폼이 첫 번째 아웃도어 주방 ‘랜드’를 선보이며 아웃도어 주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주방은 날씨 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알루미늄과 스틸 소재로 제작되어 전기 없이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아란쿠치네는 아웃도어 주방을 통해 자연과의 유기적 연결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며, 야외에서의 요리와 사교의 가치를 한층 높였다. 이 외에도 에코스마트파이어 같은 브랜드는 이 트렌드의 중심에서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제공하며 아웃도어 라이프에 품격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 속에서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궂은 날씨의 변화에도 끄떡없는 폴리폼의 아웃도어 주방 컬렉션 랜드.

“불은 사람을 모으는 힘이 있다. 아웃도어 라이프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불은 난로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열린 마음으로 자연 속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요소다. 에코스마트파이어는 바이오에탄올 연료를 사용해 탄소 중립을 실현하며, 안전성과 편리함을 겸비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맨해튼50 Manhattan50 같은 테이블형 난로는 외부 공간에서 간단한 식사나 와인을 즐기는 데 적합하며, 스틱스 Stix는 캠프파이어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공간에 독창적 분위기를 더한다. 에코스마트파이어는 디자인과 안전성을 중시하며, 럭셔리 아웃도어 라이프를 추구하는 고객에게 따뜻함과 치유의 시너지를 제공한다.” 에코스마트 파이어 메르크말 코리아 PR팀 김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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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의 부활

노트르담 대성당의 부활

노트르담 대성당의 부활

화마의 상처를 씻고 5년 만에 재개관한 노트르담 대성당. 프랑스 디자이너 기욤 바르데의 손끝에서 탄생한 제단과 세례반은 고요히 시간을 초월하며 성당에 숨결을 더한다. 그리고 그 찬란한 이야기는 갤러리 크레오에서도 이어진다.

©Julio Piatti-Notre Dame de Paris

2019년 4월, 세기의 아이콘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염에 휩싸이던 충격적인 그날, 기욤 바르데 Guillaume Bardet는 갤러리 크레오 Galerie kreo에서 자신의 전시를 설치하며 또 다른 창조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노트르담 대성당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고, 그 중심에는 바르데가 제작한 전례용 물품들이 있다. 청동, 은, 금으로 만들어진 제단과 세례반, 성배는 종교적 도구를 넘어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품고 있으며, 성당의 재개장과 함께 빛을 발한다. “청동은 시간을 멈춘다”는 바르데의 말처럼,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재료 속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어 시대를 초월하는 상징적 힘을 보여준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장은 단순히 복원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며, 성당 내부에 놓인 바르데의 제단과 세례반은 신성함과 현대적 미학을 결합한 걸작으로 자리 잡고 있다.

© Yannick Boschat_Dioceèse de Paris

© Hoarau Liam-Diocèse de Paris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와 세계의 심장 같은 존재다. 바르데의 손길은 이러한 노트르담의 부활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고, 그의 작품은 성당 내부에서 고요한 빛을 발하며 현대적 재료와 전통적 정신이 어우러진 예술적 조화를 보여준다. 동시에, 그의 창조적 여정은 갤러리 크레오에서 열리는 새로운 전시를 통해 이어진다. 작품 18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청동이라는 고대 재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파리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이번에 재개장한 노트르담 대성당에 꼭 들르기를 권한다. 성당 내부에 자리 잡은 바르데의 작품들이 만들어낸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이후 갤러리 크레오로 발길을 옮겨 그의 또 다른 작품들을 통해 바르데의 디자인 철학을 더욱 꼼꼼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노트르담 대성당과 갤러리 크레오는 서로 다른 맥락에서 바르데의 세계를 만나는 완벽한 여정이 될 것이다.

©Alexandra de Cossette Courtesy Galerie kreo

© Alexandra de Cossette Courtesy Galerie kreo

WEB www.galeriekre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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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크레오 Galerie Kr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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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가 준비하는 파리의 미래

퐁피두가 준비하는 파리의 미래

퐁피두가 준비하는 파리의 미래

파리의 심장, 퐁피두 미술관이 반세기 만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돌입한다. 혁신적 디자인과 복합문화센터로서의 상징성을 이어가며,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문화 허브로 거듭날 준비를 시작했다.

페로탕 갤러리의 기증 작품. Jean-Marie Appriou, Mitosis (Laminaria Bulbosa), 2024. © Claire Dorn © Jean-Marie Appriou / ADAGP, Paris 2024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현재 퐁피두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초현실주의 전시 전경. © Hervé Véronèse

퐁피두 미술관의 탄생은 충격 그 자체였다. 1977년 2월 2일 문을 연 이곳은 미술관도, 도서관도, 음악당도 아닌 그 모두를 혼합한 세계 최초의 복합문화센터였기 때문이다. 1969년 프랑스 정부는 전통 클래식 문화가 아닌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를 수용하며, 파리를 뉴욕 못지않은 국제적인 현대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기로 한다. 그런 결심을 한 후 관련 기관 설립을 위해 1971년 건축 설계 경기를 통해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의 디자인을 선정했다. 부지의 절반은 과감하게 대중을 위한 쉼터로 제공하고, 나머지 반은 건물을 짓는 계획이었다. 그로 인해 부족해진 공간의 문제는 보통 건물 내부에 숨겨져 있어야 할 기능적인 부분, 심지어 엘리베이터조차 건물 밖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해결했다. 파란색(공기), 노란색(전기), 초록색(물), 빨간색(보행 통로)의 화려한 색은 각 파이프의 기능을 나타내는 동시에 건축물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이곳의 혁신성은 여전하지만, 건물의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한 시기가 다가왔다. 이에 프랑스 문화부는 2025년 여름부터 2030년까지 약 5년 동안, 대규모 보수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리노베이션은 렌조 피아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공모전에서 우승한 프랑스의 스튜디오 모로 쿠스노키 아키첵츠 Moreau Kusnoki Architectes가 주도하고, 멕시코 스튜디오 프리다 에스코베도 스튜디오 Frida Escobedo Studio가 참여하며, 프랑스 회사 AIA 라이프 디자이너스 Life Designers가 엔지니어링을 맡는다. 리노베이션은 기존 건축물의 특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방문객의 상호작용 장려를 지향한다. 가령 테라스 공간을 추가하고, 7층 옥상을 대중에게 개방해 파리의 전망을 감상하게 할 계획이다. 모든 가구는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조립, 분해 형식으로 구성된다. 총 예산은 2억6200만 유로(약 4000억원), 이 중 1억8600만 유로(약 2800억원)는 프랑스 정부가 전액 조달한다. 5년간의 공사 기간에는 광장 지하 공간을 활용해서 영화관과 전시 공간을 구성하여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또한 루브르, 그랑 팔레, 팔레 드 도쿄 등 파리 시내의 주요 미술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전시 공간을 공유할 것이다. 프랑스의 메츠, 스페인의 말라가, 중국의 상하이, 그리고 2025년에는 서울, 브뤼셀, 나아가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로벌 도시에 분점을 확장할 것이다.

퐁피두 미술관의 아고라와 포럼 전경. © Moreau Kusunoki en association avec Frida Escobedo

한편 지난가을 파리아트위크 시즌에는 페로탕 갤러리가 전속 작가 17명의 작품 23점을 퐁피두 미술관에 기증했다. 바나나를 벽에 붙인 작품이 최근 경매를 통해 80억원에 재판매되어 화제를 모은 마우리치오 카텔란 외 소피 칼, JR, 타카시 무라카미 등의 유명 작가에서부터, 이번에 처음으로 퐁피두 미술관에 작품이 컬렉션되는 작가에 이르기까지 총 가치는 약 600만 유로(90억원)에 달한다. 기증 작품의 선정에는 퐁피두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참여했다. 이로써 미술관은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앞둔 자금난 속에서도 유수의 작품을 소장할 수 있게 되었고, 작가와 갤러리는 그들의 활동을 널리 알릴 기회를 얻은 셈이다. 지난여름 파리 올림픽 개막식 행사에서도 드러난 바이지만, 문화를 통해 도시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려는 정신은 그야말로 다른 어느 도시도 따를 수 없을 정도다.

CREDIT

에디터

WRITER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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