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통해 희망을 그리는 박종필 작가

꽃을 통해 희망을 그리는 박종필 작가

꽃을 통해 희망을 그리는 박종필 작가

꽃을 통해 희망을 그리는 박종필 작가가 말하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박종필 작가의 개인전 <Between, the Fresh-m>의 전시 전경

이번 전시명이 <Between, the Fresh-m>인데 ‘m’이라는 알파벳이 추가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모닝 morning의 앞 글자 ‘m’입니다. 이번 작업에는 기존 작업보다 더 희망적인 아침 풍경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작업할 때면 새벽 꽃시장에 가서 구매한 꽃들을 작업실에 배치해보는데, 햇빛이 가장 좋고 밝은 시간이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예요. 그 따뜻한 햇빛이 꽃에 비칠 때 모습을 담아 그려봤습니다.

이전 작업에선 케이크와 캔디로 메시지를 전달해왔고, 2010년부터는 꽃을 통해 양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계시죠. 케이크와 캔디 작업을 할 때에도 이중적인 것과 다의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당시 작품들을 보면 약간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있죠. 붉은 시럽은 미각을 자극하면서도 피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캔디나 케이크 토핑 속 과일을 보면 인간의 얼굴이 그려져 있거든요. 계속해서 다의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조금 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소재가 필요한 시점에 꽃이라는 소재를 찾아 지금까지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캔디와 케이크, 꽃처럼 일상 요소들을 작업 소재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주 사소하고 흔해 빠진 것을 좋아하거든요. 때로는 사소한 것이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곤 하는데, 사실은 그런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늘 옆에 있고 아무렇게나 대하는 가족이 가장 소중한 것처럼요. 가장 좋아하는 건 날치예요. 날치는 먹이사슬 최하위에 있는 물고기인데도 날잖아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죠. 거기서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저는 그런 것에서 매력을 느껴요.

, 2024, Oil on canvs, 91×116.8cm.

박종필 작가.

작가님의 꽃 작품 속엔 생화와 조화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없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림 그릴 때 가장 바탕이 되는 건 중용의 사상입니다. 화엄경의 핵심 사상인 유심조는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는 이야기를 해요. 대상을 바라볼 때 어떤 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 대상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시중에서 파는 조화를 봐도 생화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똑같아요. 조화라고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고, 생화가 시든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어요. 이런 것처럼 우리는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고 제대로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그림 속엔 조화와 생화가 같이 있고, 무엇은 가짜고 무엇은 진짜라는 답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것은 구분하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문제예요. 굳이 구분한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는 것이고요. 마치 한 사람 안에 좋은 면과 나쁜 면이 혼재되어 있듯이 모든 것엔 양면성이 있지만, 그 생화와 조화를 구분하는 게 무의미한 것처럼 우리는 그것을 꼭 구분 짓지 않아도 될 거예요.

이번 전시에는 나비, 의자 등 다른 사물이 처음으로 꽃과 함께 등장했는데요. 예전 작업에는 정물화 느낌이 있었다면, 이제는 이야기가 있는 풍경화처럼 느껴지기를 바랐어요. 빛도 중요하지만, 그 작품 안에 들어 있는 메시지가 조금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는 작가로서의 욕심이 반영된 거죠. 이제는 제가 생각하는 휴식이나 유심조, 오아시스, 이상향 같은 것을 양념처럼 뿌리는 재미를 주는 작품을 하고자 합니다. 의자로는 휴식을, 나비로는 희망찬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고요. 자세히보면 나비도 진짜 나비와 가짜 나비가 있을 거예요.

빛과 나비, 그리고 화사한 꽃들을 통해 계속해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차피 삶이라는 것은 살아야 되는 거잖아요. 이왕 살 거면 좋은 방향으로 살자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중용에서 비관으로 가는 게 아니라, 긍정으로 가는 거죠.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그림 그리는 행위에는 고통이 따르고 힘들지만, 이 고통이 지난 뒤 그림이 완성됐을 때 다른 사람들은 내 그림을 보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좋겠다는 거죠. 고통을 보면 아프지만 그 너머의 꿈을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아지는 것처럼, 작가는 그런 작업을 해야 합니다. 내가 꽃이 될 수도 있고, 인생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제가 희망을 말하는 이유입니다.

박종필 작가의 개인전 <Between, the Fresh-m>의 전시 전경

작품을 만드는 것은 면밀하게 내면을 살펴보는 수행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술은 수행이에요. 피카소처럼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태어난 작가나 앤디워홀처럼 머리가 좋은 작가, 번뜩이는 디지털 아트를 하는 작가 등 예술가 중엔 여러 부류가 있지만, 저는 그런 부류는 아니에요. 저는 그저 예술을 하나의 승화, 그러니까 하나의 수행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작가가 갖고 있는 생각은 사실 모든 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기도 해요. 예술가의 역할은 이런 생각을 수행자적 관점을 통해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거겠죠. 예를 들어 한 작품에 꽃 열 송이가 있다면, 그 열 송이 다 힘들게 그리는 거예요. 그래야만 그 작품이 예술이라는 범주 안에 조금이라도 발을 걸쳐놓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박종필 작가의 개인전 <Between, the Fresh-m>의 전시. 전시는 3월 13일까지 이태원동에 위치한 박여숙화랑에서 진행된다.

꽃을 통해서 인간을 표현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인간의 이상향은 무엇인가요? 현재죠. 우리가 이상향이에요. 제 꽃 그림에는 예쁜 순간을 담은 것처럼, 지금이 그 예쁜 순간이에요. 한 인간 안에는 모든 게 들어있잖아요. 이렇게 웃고 있지만 내 안에는 나쁜 것도 있고, 화날 때도 있고, 슬플때도 있고 너무 즐거울 때도 있고요. 사실은 슬플 때나 아플 때가 훨씬 많을거예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대화하는 것처럼, 밖으로 우리를 보여줄 때 우리는 웃고 있잖아요. 울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지는 않죠. 그러니 바로 지금 이순간이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해야 돼요. 누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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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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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의 영화적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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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saintlaurentproductions.ys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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