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l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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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치아 우르퀴올라가 모로소를 위해 디자인한 세도나 침대는 그랜드 캐니언 인근 도시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조형적인 볼륨감과 포근한 감촉이 특징이다. 라일락, 오렌지, 그린이 섞인 패턴은 세도나의 자연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며 하루의 피로를 잊고 온전한 쉼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그저 휴식을 위한 가구의 존재를 넘어, 침실을 하나의 예술 전시 공간처럼 여겨질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WEB moroso.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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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시간 여행

나주 시간 여행

나주 시간 여행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나리 소장과 함께 떠난 전라도 나주 탐방기.

안채는 궁중 목수가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고, 일자형이다. 기와 지붕에 와송이 많아서 더욱 아름다웠다.

부엌을 만든 외벽의 비율과 구성은 몬드리안 같은 미를 느끼게 해준다.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두 시간이 채 안 되어 도착한 나주. 전라도 여행을 할 때 몇 번이고 지나친 곳이지만, 이번에는 남파고택과 남평주조장을 보기 위해 작정하고 찾았다. 태어난 곳은 경상도이지만, 처음 전라도 땅을 밟은 22세 이후로 내 힐링 스폿은 대부분 이곳에 있었다. 보길도를 답사하러 갔다가 전라도의 자연과 분위기에 매료되었고, 그래서 어쩌면 전생에 전라도 사람이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후로 전라도 여행 시 알 수 없는 이끌림이 느껴졌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된 것은 남파고택에서 묵은 하룻밤이었다. 몇날 며칠 설레며 기다린 일정이었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나주 곳곳을 안내해줄 남평주조장의 윤태석 대표를 만나서 그의 고향 마을을 둘러본 후, 다음에는 남평마을회관에서 재워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았다. 그렇게 나주는 내게 더욱 가까운 도시가 되었다. 나주는 험한 산이 거의 없다. 대신 낮은 구릉과 반짝이는 강, 그리고 기름진 평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이런 지형 때문인지, 도시 자체가 한없이 평온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나는 자연환경이 사람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데, 나주 풍경을 보면 그 말이 더욱 와닿는다. 남파고택 박경중 원장은 “한때 전주와 함께 전라도를 대표하는 도시였고, 조선 시대에는 나주 관아가 위치한 행정 중심지이기도 했다. 나주평야 덕분에 풍요로운 곳이었지만, 1차 산업이 중심이던 시대가 지나고 나서 산업적으로 다소 침체된 것이 안타깝다”고 하셨다. 한전 본사가 이전하면서 혁신도시가 조성되었지만, 구도심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 보였다. 고려 시대부터 ‘천 년의 도시’로 불렸던 나주가 이제는 곰탕으로만 유명해진 것이 아쉬웠다. 이번에 탐방하고 온 곳들이 잘 지켜져 그 아름다움이 알려지고, 일제 시대 잔재 건물인 나주경찰소, 나주극장도 아픔의 잔재이지만 잘 해석되어서 MZ 세대들도 찾는 깊어진 나주를 기대해본다.

부엌의 벽은 장작의 그을음에 자연스럽게 그을러져서 세상에 없는 아름다운 검정 벽이 되어 있었다.

근대 100년 전후의 생활양식을 알려주는 남파고택의 유물들.

대대로 내려오는 나주에서 보는 리얼 나주반.

유명한 남파고택 음식의 근본이 되는 씨간장과 장이 있는 뒷마당의 장독대.

나주 도심에 위치한 남파고택
남파고택은 1884년 조선 후기 남파 박재규가 지어서 본채, 사랑채, 별채로 증축이 되었다는 전라남도 최대 규모의 고택이다. 일제 시대 항일운동과 나주 사회운동, 그리고 근대 교육의 산실이었던 역사적인 곳이다. 여러 이야기가 담긴남파고택은 현재까지 종손과 종부가 거주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켜야 할 유산인 곳이다. 남파고택 바깥 사랑채에서 묵던 날 고택을 관리하는 박경중 원장이 녹차를 우려주면서 담백하게 들려주신 집안 얘기, 나주 얘기를 잊을 수가 없다.남파고택의 대표 음식으로는 반동치미, 소고기로 만든 음식, 녹두누룩으로 만든 술이 유명하다고 한다. 고택의 반상을 나중에 꼭 경험하고 싶다 .

현재의 남평주조장.

일제 시대부터 지나온 시절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주조장 내부.

윤태석 대표와 남평주조장의 마스코트 반려견 ‘마대’.

실제 술을 보관했던 항아리들.

남평주조장
1932년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주조장으로서 오랜 세월 나주의 농업과 함께 성장해왔으며, 지역민들에게 친숙한 막걸리를 제조해왔다. 주조장 주인이 일본인에서 한국인으로 여러 번 바뀌었으나 현재는 10년 전 이곳을 매입한, 여러 곳에서 박물관장을 지내오신 윤태석 대표가 이곳을 지키고 있다. 2032년 박물관으로 완공해서 이곳에서 나온 수많은 근대 유물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할 것이라 한다. 나주 남평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대표적인 건물이 될 곳으로 기대된다. 드들강의 이름을 딴 드들이술도 서울에서 곧 마셔보게 되길.

전수 교육관 전경.

샛골나이와 쪽 염색.

염색장 정관채 전수교육관
정관채 염색장은 한국의 전통 천연염색 기술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곳인데, 특히 나주에서 유명한 천연염색 명인 정관채 선생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정관채 선생은 오랜 시간 쪽, 홍화, 감물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활용해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연구하고 전파해왔다. 자연 염색에 필요한 쪽과 잿물 등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데, 그 자부심과 의지가 대단했다. 이 염색장은 작업장뿐 아니라 염색 체험과 전시를 통해 전통 염색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공간이다.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염색된 작품들이 역사와 시간이 스며든 예술품처럼 느껴진다. 이번엔 시간이 짧아서 염색 체험은 하지 못하고 설명만 듣고 왔는데, 다음에는 체험을 통해 천연염색을 좀 더 느껴보고 싶었다.

안성현 시인의 노래비가 있는 드들강.

전라남도 산림연구원의 나주 메타세콰이어 길.

폐역이 된 남평역.

도래 마을의 한옥.

나주의 자연과 역사가 깃든 장소
나주의 도래마을은 5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마을로, 고즈넉한 한옥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특히 조선 시대 명문가였던 좌합 송씨 가문의 집성촌으로 유명하며, 지금도 옛 가옥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드들강은 영산강의 지류로, 여름이면 물놀이 명소로 사랑받고, 강 주변에는 다양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길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며, 특히 가을이면 붉고 노란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남평역은 과거 남평 지역의 철도 교통 중심지였던 곳으로, 현재는 운행이 중단된 폐역이지만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감성적인 공간으로 변모해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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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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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es of Curation

Stores of Curation

Stores of Curation

일상의 삶에 취향과 감각을 더해줄, 큐레이션이 빛나는 편집숍 4곳.

매장의 한쪽 가벽에는 파란색을 칠한 뒤 수집품 중 하나인 망와 모양의 삼각형 거치문을 검은색 색한지로 붙였다.

오너 김지은이 차곡차곡 모아온 고가구와 소품들.

오래된 것으로부터 오는 즐거움, 고복희
수집한 고가구와 빈티지 가구를 모으기 위한 곳으로 쓰이던 오너 김지은의 개인적인 공간이 고가구 큐레이션 편집숍으로 문을 열었다. 때론 매장명 ‘고복희’를 오너의 이름으로 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길상무늬를 넣은 옛 장식에 자주 쓰인 ‘복(福)’ 자, ‘희(囍)’ 자에 ‘옛 고(古)’를 더해, ‘오래된 것으로부터 즐거움과 기쁨이 함께한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오래되고 귀한 것보다는 심플한 디자인과 독특한 감성을 선호하는 고복희에서는 19~20세기의 빈티지 가구를 주로 선보인다. 조선 후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변화를 겪게 되는 한국 고가구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에, 동서양의 기물들이 서로 섞이면서 분출하는 묘한 긴장감은 고복희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ADD 서울시 동대문구 고미술로 21(소품상점), 서울시 동대문구 고미술로 100(아뜰리에) INSTAGRAM @gobokii_kr

파운드 오브젝트의 내부.

쇼룸 공간 중앙에 위치한 LED 스크린은 파운드 오브젝트의 아이덴티티로, 함께 공간을 채워나가는 사람들의 메시지와 시각적 콘텐츠를 전한다.

오하시 테루아키가 디자인한 한정판 스툴.

1985년 디자이너 쿠라마타 시로가 디자인한 ‘Sing Sing Sing’ 의자.

파운드 오브젝트의 오브제들.

이규원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메인 선반은 모듈식으로 제작되어 전시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형태와 배치를 바꿀 수 있다.

발견된 오브제, 파운드 오브젝트
수십 년 이름 없이 작업해온 장인들의 작품부터 직접 리프로덕션한 아르노글래스 제품, 신진 디자이너의 창작물에 이르기까지. 파운드 오브젝트의 대표 이규원은 과거 해외 패션 바이어로 일하고, 빈티지 편집숍 ‘웨이브렛’을 운영하던 경험을 확장해 이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발굴해 소개하고 있다. S/S 2018 루이비통 패션쇼를 위해 디자이너 오하시 테루아키 Ohashi Teruaki가 한정판으로 제작한 스툴도 그 중 하나. 매장의 이름은 ‘파운드 Found’가 가진 ‘찾다’라는 의미뿐 아니라, 마르셸 뒤샹의 ‘발견된 오브제 Found Object’라는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 제품을 찾아내고 재발견하는 과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한남동에 위치한 이곳은 전시와 요가 클래스 등 지속적인 오프라인 활동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고객이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하고 확장해나가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북 같은 공간을 지향한다.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54길 5, 4층 INSTAGRAM @foundobject_official

컬렉트 와이와이의 내부.

일본 다도에서 사용하는 차선과 차사쿠 도구로 추정되는 오브제.

조선시대의 향상 위에 진열한 공예품들.

일본 고가구에 배치된 김동백 작가의 자기들.

고세토야키 도편.

역사를 머금은 아름다움, 컬렉트와이와이
공예 플랫폼 오브젝티파이, 아트 전시 프로젝트 프로젝티파이와 함께 운영되는 컬렉트와이와이 Collect yy는 지난 1월, 공예와 아트를 사랑하는 한 개인의 작은 컬렉션에서 시작되었다. 오래된 것은 단순히 시간이 흘러 낡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손길과 시간을 머금어 더욱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고 믿는 박지예 대표는 일본을 오가며 공예와 골동품, 가구 등 시간의 흔적이 깃든 물건들을 모아왔다. 매장 내부엔 에도 시대 접시의 도편들을 비롯한 역사 깊은 물건은 물론, 조선 시대 향상(香床)이나 일본 고가구에 배치된 한국 작가의 공예품 또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예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함께 경험하고, 시대를 거쳐 변화하는 공예의 흐름과 멋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바라는 박지예 대표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ADD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맛로 3-4 2층 INSTAGRAM @collect_yy

놀의 가구도 판매한다.

다양한 오브제가 진열된 파스닙스의 내부 공간.

내면의 일상을 위한 공간, 파스닙스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북촌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파스닙스. 이름의 어원이 되는 ‘파스닙 Parsnip’은 로마 시대부터 식용, 약용으로 사용되어온 뿌리채소다. 하루하루를 구성하는 작은 시간이 꾸준히 모여 한 사람을 이루는 근간이 되듯이, 개인을 이루는 라이프스타일의 근간에 집중하기 위해 가져온 이름이다. 폴트로나 프라우, 제르바소니, 놀의 가구부터 박진선 공예가, 최동욱 가구 디자이너의 작품, 그리고 폭 넓은 기프트 셀렉션까지. 델픽이 전개하는 파스닙스의 컬렉션은 어느 한 테마에 국한되지 않고, 뿌리 깊은 나무처럼 폭 넓게 잔가지를 뻗치고 있다. MD 박은비는 ‘내면의 일상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숍’이라는 지향점에 걸맞은 품목과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며, 다양한 경로로 제품을 공수해오고 있다. ADD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4-3 1층 INSTAGRAM @parsnips_offi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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