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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북쪽 산마루에서 시작해 하루 약 25km씩 남쪽으로 내려온다. 설악산 자락의 고성에서 출발해 홍천의 숲을 지나고, 지리산 아래 하동의 차밭과 신라 왕릉이 반기는 경주의 모퉁이를 거쳐 덕유산 품 안의 무주까지. 고요한 명상과 깊은 쉼을 선사할 스테이 다섯 곳을 소개한다.

경주, 깃티
'깃티'는 '귀퉁이'를 뜻하는 경상도 말이다. 진평왕릉을 마주한 조용한 모퉁이 땅에 본채와 별채 두 채를 놓고, 그 사이에 정원을 두었다. 길다란 본채는 길 쪽으로 드러내고 지붕을 대문처럼 늘여, 한옥의 문간채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썼다. 나무 박공지붕의 본채와 콘크리트 평지붕의 별채가 대비를 이루고, 정원의 자쿠지에서 보문 들녘의 가을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다.
주소 경북 경주시 보문마을길 103
설계 스테이 아키텍츠(홍정희·고정석)

무주, 무곡
무주 무곡리의 시냇길을 따라 들어가면, 갈대밭 사이로 난 길로 여러 채의 건물이 이어진다. 객실마다 프라이빗 수영장과 자쿠지를 두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리셉션 건물 3층의 티룸 '소요새'에 오르면 차 한잔과 함께 덕유산 자락의 계절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원심곡길 34-40
건축·브랜딩 100a어소시에이츠(박민하·안광일)

고성, 서로재
'아침 이슬을 맞는 집'이라는 이름처럼 이른 아침의 빛과 바람을 들이도록 지은 스테이다. 원래 땅에 있던 소나무와 느릅나무를 그대로 두고, 그 사이에 건물을 앉혔다. 노출 콘크리트 표면을 쪼아 거칠고 따뜻한 질감을 냈고, 그 위로 솔 그림자가 드리운다. 빛이 스미는 좁은 복도를 지나 닿는 7개 객실은 저마다 작은 정원과 설악산 풍경을 품고 있고, 정원 한편의 다실에서는 차 한잔과 함께 계절을 맞는다.
주소 강원 고성군 죽왕면 봉수대길 118
설계 카인드 건축사사무소(김우상·이대규)

하동, 벽·선·들
지리산 쌍계사 계곡 가까이, 오래 방치됐던 경사진 차밭이 고향으로 돌아온 자녀 세대의 손에서 스테이로 다시 태어났다. 건물을 지하와 지상 1층으로 낮게 짓고 일부를 땅에 묻어, 차밭의 지형이 먼저 보이도록 했다. 이름은 차밭 석축을 옮겨 쌓은 '벽', 공간을 잇는 '선', 그 사이에 펼쳐진 바깥 공간 '들'에서 따왔다. 화개 계곡이 물드는 늦가을, 차밭 너머로 지리산의 단풍이 내려앉는다.
주소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633
설계 온건축사사무소

홍천, 포레스트 에지
이름처럼 숲이 끝나고 들이 시작되는 경계에 자리한 스테이다. 홍천의 산자락이 붉게 물드는 계절, 숲의 가장자리에서 가을이 깊어지는 속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
주소 강원도 홍천군 남면 남노일로 1123
설계 중원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