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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간다

//함께 살아간다

함께 살아간다

2014년 7월 29일

자유분방한 딸의 집과 부모님의 한국적인 집이 위아래로 머무는 곳. 건물 전체를 내 집처럼 생각할 수 있도록 세입자를 배려한 넉넉한 마음이 엿보이는 조은사랑채를 찾았다.

↑ 묵직하고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동숭동 조은사랑채. 두껍고 무거운 문이 내부를 더욱 아늑하게 만든다. 조은사랑채는 딸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

↑ 큐레이터인 딸의 방. 창가에 모듈형 소파를 두어 배치가 자유롭다. 쿠션은 직접 천을 떼서 만든 것.

↑ 나무 패널을 켜켜이 쌓아 벽처럼 만든 작업실 쪽 화장실. 문을 닫으면 옷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종로구와 성북구를 가르는 낙산의 풍경과 복닥거리는 도시의 대조적인 이미지가 공존하는 대학로. 여러 번 이곳을 지나다녔지만 주택가가 있을 줄은 몰랐다. 바로 뒤에 낙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아래로는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는 동숭동 언덕에 위치한 조은사랑채를 만났을 때 생경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조은사랑채는 총 4개 층의 다세대주택이다. 공동주택으로 불리길 원하는 이곳은 밖에서 보면 한 가족이 사는 집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건축주인 가족은 3층과 4층에 살고 있고, 나머지 층은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게 총 8가구가 보금자리를 꾸린 하얀 집이다.
2010년 파리에서 열렸던 이상 탄생 100주년 전시에서 큐레이터와 작가의 관계로 연을 맺은 건축주와 건축가 박창현 소장은 뜻이 잘 맞았기에 이런 건물 즉, 건물 전체를 내 집처럼 생각할 수 있는 주택을 지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건물이라 하면 건물 전체를 내 집처럼 생각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30년 정도 이 자리에 있던 단독주택에서 살았어요. 집이 낡아서 이왕 다시 짓는 김에 우리 가족도 살고 다른 가족도 임대 형태로 들어와 살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렸죠. 에이라운드 박창현 소장님과 공동주택에 관한 뜻이 맞았어요. 몇 년 계약하고 살다가 나가버리는 일반적인 다세대주택과는 조금 다른 접근이었죠.” 삭막한 빌라 입구와는 다르게 이곳은 육중한 회전 출입문이 안과 밖을 자연스럽게 분리해주어 안쪽 공간이 더욱 아늑하다. 천장에서 빛이 들어오고 해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건물 내부의 느낌이 달라지는 내부 공간도 인상적이었다. 현관문 앞의 공간을 자신들이 좋아하는 식물이나 자전거 등으로 소박하게 꾸밀 수 있다는 점 역시 그랬다.

↑ 자유로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딸의 작업실 공간. 철제 책장에 꽂혀 있는 책과 CD가 멋스럽다. 디자인 의자로 포인트를 준 공간.

1 주황색 바체어가 놓인 딸의 주방 공간. 주방 옆쪽은 좌식형 거실이 있다. 2 딸의 집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식 욕실. 작은 테라스에 식물을 옹기종기 디스플레이해 이색적인 욕실 공간이 됐다.

프라이빗 룸 Private Room으로 표시된 3층과 4층은 큐레이터인 딸과 부모님이 사는 공간이다. 딸의 공간은 현관문에 섰을 때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다. 오른쪽은 작업 공간으로, ㄴ자로 낸 창문에는 낙산이 그림처럼 걸려 있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널찍한 테이블과 벤치, CD와 책이 빼곡히 꽂힌 철제 책장을 놓았고, 모듈형으로 이리저리 맞추면서 사용할 수 있는 소파 위는 동대문에서 원단을 떼어다가 만든 쿠션과 방석으로 장식했다. 운치가 있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작업 공간이다. 반대편은 온전히 생활을 위한 공간이다. 작은 주방과 좌식 코너, 그리고 이 집의 백미인 욕실이 있다. 작업 공간 쪽과 주거 공간의 욕실 모두 독특하다. 작업 공간 쪽 욕실은 나무를 켜켜이 쌓아 벽을 만들어 문을 닫아두면 옷장이나 또 다른 방으로 착각할 법하고, 주거 공간 쪽 욕실은 데크를 깔고 하얀색 욕조를 두어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는 건식 욕실로 완성했다. 데크에는 크고 작은 식물 화분을 둬 욕실이라기보단 예쁜 파우더룸처럼 보인다. 건물 입구의 문고리처럼 욕실 문고리도 가죽 마감인 이유가 궁금했다. “보이는 대로의 느낌이 있어요. 철은 차가운 느낌, 가죽은 따뜻한 느낌처럼요. 만졌을 때 느껴지는 촉각에 더 신경을 쓰고 싶었어요.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손에서 느껴지는 촉감이요. 손에 닿는 가죽 문고리의 느낌이 집에 대한 인상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처럼 조은사랑채는 디테일 하나까지도 내가 사는 집이라는 느낌을 준다.

1 어머니가 취미로 만드는 한국 전통 목가구와 즐겨 켜시는 가야금. 2 한식 스타일로 꾸민 부모님의 침실.

↑ 좌식 생활을 즐기는 가족이지만 주방만큼은 서구식 가구를 두었다. 실내에도 식물이 빠지지 않는다.

↑ 부모님 집의 현관문을 열면 집 가운데에 놓인 중정이 보인다. 사계절 내내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3층의 부모님 집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현관문을 열면 유리로 마감한 작은 중정을 통해 보이는 낙산의 풍경에 먼저 감탄하게 된다. 가야금을 켜고, 한국 전통 목가구를 취미로 배우고 있는 어머니의 취향을 반영한 듯 부모님 집은 한국적인 요소를 반영했다. 특히 부부 침실은 한식 바닥과 천장, 창호지를 바른 격자문 등 모던하고 자유로운 스타일인 딸의 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침실 앞에는 작은 소파를 두어 응접 공간을 만들었고, 좌식 생활을 즐기는 부모님을 위해 거실에는 가구를 두지 않았다. 대신 부엌 쪽 식탁과 주방 가구 등은 요리를 하기에 편리한 서구식이다. 집 안의 중심인 중정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어머니가 직접 만든 작은 가구들의 그림자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집. 이전의 단독주택에 비해 내부 면적이 좁아져서 수납 문제 때문에 조금 버거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부모님도 새로운 집에 점점 적응을 하고 계신다고. 중정에는 직사각형 작은 연못을 만들어 수생식물도 기르는 재미도 있다. 함께 사는 이들을 배려한 공동주택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집이 되었다. 획일적인 다세대주택의 모습에서 벗어나 내 집이라는 생각이 드는 공동주택을 꿈꿨던 건축가와 이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건물주의 만남은 이처럼 성공적이었다.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박상국│ 설계 및 시공 에이라운드 www.aroundarchit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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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고친 집

2014년 7월 28일

버려진 가구와 소품, 폐목재 등에 약간의 솜씨를 더해 쓸모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조영진 씨.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남부럽지 않게 집을 꾸밀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의 집을 <메종>이 찾아갔다.

거실 “거실이 작고 주방과 바로 붙어 있어서 식탁을 놓을 자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소파 크기에 맞춰 식탁을 겸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었어요. 철제 프레임에 키엔호에서 구입한 타일을 사용했습니다.”
서재 “피아노 연주자인 아내의 연습실이자 서재로 쓰는 방입니다. 고급 자재이지만 값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문비나무로 가벽을 붙이고 폐목재, MDF로 책장을 만들었는데 자연적으로 습도 조절을 해주기 때문에 늘 쾌적하죠.” CCM 가수인 조영진 씨는 분당에 있는 복층 오피스텔에서 아내와 함께 둘이 살다가 곧 태어날 첫 아이를 위해 용인 처인구에 위치한 작은 빌라로 이사를 했다. 전문가 수준의 목공 실력을 갖춘 그는 66㎡ 의 아담한 공간을 알차게 활용하기 위해 나섰다. 아직 충분히 쓸 만한데도 버려진 가구와 나무, 유리를 재활용해 부엌장을 만들고 방 사이즈에 알맞게 옷장과 책장 등을 짜 넣었다. 또 MDF 합판과 라왕 각재, 망입 유리로 방문을 만들어 아늑한 분위기로 꾸몄다. 실내에는 발림성이 좋은 친환경 페인트 ‘던 에드워드’ 제품을 사용했는데 낡은 벽지 위에는 벨벳광, 나무 몰딩에는 무광 페인트를 칠해 같은 흰색이어도 각 재료가 가진 질감을 살렸다. “처음부터 뚝딱 만들어낼 수는 없죠. 생각처럼 안 될 때도 많았지만 집에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직접 만들어서 채워 나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어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방 “밥솥 등 주방 가전과 소품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수납장을 만들었습니다. 이사 오기 전 사람이 놓고 간 아일랜드 바 위에 장을 짜 맞춰 올렸어요. 부엌을 가리기 위한 파티션 역할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안방. 왼쪽 “침대 프레임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서 원목을 선택하고 자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간단한 구조로 제작했어요. 헤드보드는 을지로에서 스펀지와 합판, 패브릭을 구입해서 만들었고 비용은 5만원 정도 들었습니다.”안방. 오른쪽 “아내와 아기를 위한 수유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안락한 암체어를 놓았습니다. 천장에는 고래 인형이 있는 조명을 달았고 한쪽 벽에는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으로 꾸몄어요.”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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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Minimalism

2014년 7월 23일

피로를 유발하는 삶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 요즘의 미니멀리즘은 기능에 충실했던 과거로, 특히 원초적인 시대로 회귀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공예적인 무드를 가미한 미니멀리즘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Crafted Minimalism
형태는 단순하고 간결하되 표면의 질감이나 디테일에서 공예적인 뉘앙스를 띠는 것이 최근 미니멀리즘의 특징이다. 지극히 산업적인 재료인 시멘트를 작가주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결과는 마치 선비가 먹을 갈아 화선지 위에 수묵화를 그린 듯 담백한 스타일로 나타난다.

8년 동안 자연 건조시킨 붉은 자작나무로 형태를 만들고 일부를 태워 초승달 같은 무늬를 낸 박홍구 작가의 그릇은 정소영의 식기장에서 판매. 시멘트로 만든 스툴 위에 상감 기법을 적용해 수묵화 느낌을 연출한 김정섭 작가의 이머전스 스툴은 지익스비션에서 판매. 자작나무 가지 모양의 티포트와 컵은 모두 폴아브릴에서 판매.

From Earth
대지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고향을 그리워하는 현대인에게는 더없이 애틋한 키워드이다. 대지에서 채집한 흙은 자연 소재가 각광받는 요즘 더욱 선호하는 원재료이기도 하다. 자연 소재로 만든 가장 미니멀하고 현대적인 형태.

찬넬 맨 위 선반에 놓인 저그는 전통 옹기의 색에서 영감을 얻은 최정유 작가의 작품으로 옹기토와 백토, 2가지 흙의 배합 비율에 따라 식기류의 색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총 6가지 경우의 수가 있으며 각 선반에 놓인 접시와 크고 작은 볼, 컵 역시 최정유 작가의 작품. 찬넬 두 번째 선반에 놓은 간결한 디자인의 컵과 세 번째 선반의 화이트 저그, 그 아래 선반에 있는 에그 홀더와 접시, 에스프레소잔은 모두 피트 하인 이크의 디자인으로 크로프트에서 판매. 인디언 핑크 컬러의 비슬리 수납장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찬넬 맨 아래 선반에 놓은 굽이 있는 그릇과 잔은 모두 폴아브릴에서 판매. 블랙 찬넬 선반은 몬드리안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어 스타일리스트가 제작.

Layers of Time
우리 눈에 보여지는 결과물이 비록 단순하다 할지라도 모양새로 그 가치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이면에 가려진 제작 과정과 시간을 탐구해볼 필요가 있다. 옻칠과 칠보 기법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드는 작품이라면 간결한 형태와 상관 없이 공예적이라 할 수 있다.

옻칠로 마감한 상판의 깊고 절제된 색감이 돋보이는 원형과 타원 형태 사이드 테이블은 허명욱 작가의 작품으로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판매. 그 외 옻칠을 여러 번 반복해 특유의 불투명하고 차분한 색감을 띠는 트레이와 납작한 접시, 스쿱, 볼 모두 허명욱 작가의 작품. 크림 컬러의 테이블 하단에 놓은 납작한 회색 그릇은 모두 무겐 인터내셔널에서 판매. 그릇 위에 올린 볼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블랙 테이블 하단에 놓은 민트와 네이비, 적동, 그레이 컬러의 납작한 접시는 금속 판재에 칠보와 법랑 기법으로 색을 입힌 것으로 나머지 다른 면은 사물을 반사하는 금속의 성질을 살린 김윤진 작가의 작품이다. 엘스토어에서 판매. 청록색 테이블 위 모던한 볼은 무겐 인터내셔널에서 판매. 손잡이 부분만 페인팅한 나무 소재 티스푼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Match Play
인위적인 소재가 주는 차가움, 자연 소재에서 오는 따뜻함. 각기 다른 톤과 인상을 지닌 소재를 결합시켜 생경하고 색다른 조화를 만들어내는 미니멀리즘의 변주.

러프한 코르크와 매끈한 플라스틱 소재의 대비가 디자인에 위트를 더해주는 크리스탈리아 사의 스툴은 인노바드에서 판매. 적동과 장미목, 화이트 분체 도장한 알루미늄과 아크릴, 실버 알루미늄과 깊은 컬러의 코르크, 황동과 현무암의 대비가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스툴 시리즈는 서정화 작가의 작품. 삼각형 모양의 블랙 모빌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Primitive Ways
표면의 질감에 집중한 빗살무늬 패턴과 더불어 원시적인 뉘앙스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호하는 것이 바로 멀티컬러의 프린지를 사용하거나 위빙 기법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그 결과물은 장인의 테크닉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겸비한 디자인으로 나타난다.

정면에 놓인 블랙 라운지 체어 ‘카바레 Cabaret’는 철제 프레임에 굵고 견고한 패브릭을 엮어 만든 케네스 코본푸 제품으로 인다디자인에서 판매. 원통형 프레임에 갈색의 천연 직물로 감싸 만든 푸프는 B&B이탈리아 제품으로 인피니에서 판매. 블랙 컬러의 가죽끈을 위빙 기법으로 엮어 만든 벤치 시리즈와 실내용 가죽 신발은 헨리 베글린에서 판매. 블랙 빗살무늬가 강인한 느낌을 주는 티포트와 납작 접시, 볼, 컵과 받침은 모두 에이티디자인에서 판매. 심플한 원통형에 그레이 컬러가 모던한 느낌을 주는 디퓨저는 모두 이가진 작가의 작품으로 갤러리 LVS에서 판매. 블랙 벤치 위의 아트 팝업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Back to the Past
평온했던 과거, 그것도 원시 시대로의 회귀를 희망하는 무드가 미니멀리즘과 결합해 나타난다. 최초의 공예였던 빗살무늬 토기에서 영감을 얻은 패턴들.

거푸집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블랙 페이퍼 펄프 소재의 베이스는 더패브에서 판매. 불규칙적이고 자연스러운 빗살무늬 패턴의 분청 합은 정재호 작가의 작품으로 정소영의 식기장에서 판매. 빗살무늬 토기를 연상시키는 윤상혁 작가의 도자 볼은 엘스토어에서 판매. 베이지와 블랙의 페이퍼 펄프 소재 베이스는 더패브에서 판매. 표면의 거친 디테일이 금빛 모래 물결을 연상시키는 윤상혁 작가의 도자 볼은 엘스토어에서 판매.

프리랜스 에디터 정수윤(아날로그 포스트)ㅣ포토그래퍼 임태준ㅣ스타일리스트 민송이·민들레(세븐도어즈)ㅣ어시스턴트 공효선·추경주

By | 7월 23rd, 2014|INTERIOR|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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