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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의 개막과 함께 서울은 한 해 중 가장 뜨거운 예술의 계절을 맞는다. 페어를 보기 위해 서울을 찾는다면 전시장 밖으로도 눈을 돌려볼 것. 지금 가장 흥미로운 장소와 그곳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올가을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리스트까지. 서울이 익숙한 사람에게도, 처음 찾은 여행자에게도 꽤 쓸모 있을 오감의 여정.

DINING

전통을 새롭게 풀어낸 한식부터 세계의 맛을 서울의 감각으로 선보이는 레스토랑까지. 지금 서울의 미식 풍경을 보여주는 레스토랑.

레스토랑 주은

가장 한국적인 한 상

주은의 시그니처 요리 전복 잡채와 탕평채.
옥 구조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주은의 다이닝 공간.

서울에서 제대로 된 한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박주은 셰프의 주은을 추천하고 싶다. 전국에서 찾은 제철 식재료와 직접 담근 장과 식초를 바탕으로, 지역 곳곳에서 배운 향토 음식 맛을 오늘의 코스로 풀어낸다. 버터나 치즈, 트러플 같은 해외 식재료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밥과 국, 여러 반찬을 함께 내는 한 상 차림을 고수하는 것도 주은만의 방식. 섬유 디자이너 장응복의 벽지와 국내 공예가들의 식기까지 더해져, 한 끼 먹는 동안 한국의 맛과 공예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2026 미쉐린 가이드에서 새롭게 1스타를 획득했다. INSTAGRAM @restaurant_jueun

보르고 한남

한남동에서 만나는 작은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을 연상시키는 따뜻하고 편안한 보르고 한남.
매년 가을 추석 시즌에 선보이는 스테파노 디 살보 셰프의 애플 파이.

이탈리아어로 ‘마을’을 뜻하는 이름처럼, 보르고 한남은 이탈리아 각지의 식문화를 한자리에서 풀어내는 레스토랑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과 부산, JW 메리어트 싱가포르, 이탈리아 일 펠리카노 등에서 총주방장을 지낸 스테파노 디 살보 셰프가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자신만의 이탈리아 요리로 선보인다. 그날 가장 좋은 생선으로 만드는 해산물 요리와 토마호크 밀라네제가 대표 메뉴. 식전주와 와인은 물론 식전빵에 카놀리, 봄볼리니, 젤라토, 초콜릿까지 직접 만드는 디저트에도 진심이다. 꼭 맛보기 바란다. 다가오는 가을, 매년 추석에 선보이는 애플 파이도 추천!  INSTAGRAM @borgo_hannam

 한국의 집

궁중음식과 고조리서에 뿌리를 둔 한식

밥과 국, 제철 반찬을 한 상에 차려내는 한국의 집의 반상.
한국 궁중음식의 대표 메뉴인 신선로.

서울에서 궁중음식을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한국의 집을 기억해둘 것. 1957년 영빈관으로 출발한 이곳은 최근 45년 만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한옥 본관과 별채, 정원은 물론 음식까지 새롭게 단장했다. 미쉐린 1스타 출신 조희숙 조리 고문과 국가무형유산 조선왕조궁중음식 이수자 김도섭 한식연구팀장을 중심으로 고조리서를 연구하고 전국의 제철 식재료를 찾아 전통의 맛을 오늘의 상차림으로 풀어낸다. 식사 후에는 궁중 다과 브랜드 고호재에서 차와 다과를 즐겨볼 것. 한옥과 정원, 궁중음식과 차까지 여행객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INSTAGRAM @koreahouse_official

CAFÉ & BAR

차와 디저트로 만나는 한국의 맛부터 서울의 밤을 대표하는 칵테일까지. 공간과 한잔 모두 기억에 남을 카페와 바.

이오이 서울

디자인으로 풀어낸 북촌의 맛

전통적인 목재 구조와 현대적인 가구가 어우러진 이오이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인테그가 설계한 곳이다.
호지차의 깊고 구수한 풍미를 담은 호지차 빙수.

북촌에서 조금 색다른 한국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오이로 향할 것. 지역과 계절에서 발견한 식재료를 차와 음료, 디저트에 담아 익숙한 맛을 지금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카페다. 기와 형태에서 착안한 휘낭시에를 비롯해 한국의 재료를 활용한 디저트와 차를 선보이며, 계절에 따라 재료와 조합도 달라진다. 공간 역시 전통적인 요소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북촌의 오래된 시간과 분위기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해석했다. 메뉴 하나만 맛보기보다는 차와 디저트, 공간과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천천히 즐겨보자. INSTAGRAM @eoeseoul

이오이는 한국의 옛것을 조금 더 지금의 우리답게 구현한 공간입니다. 북촌이라는 오래된 동네에서 한국의 재료와 차, 디저트 그리고 동시대적인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하나의 메뉴나 오브제보다, 차와 디저트를 즐기는 시간 속에서 공간 전체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천천히 경험해보세요.

인테그 조윤경 대표

티하우스 일지

차를 마시고 향을 듣는 시간

숯 위에 재를 덮고 간접적인 열로 은은하게 피어 오르는 향을 맡는 격화훈향법.

안국동에서 차와 향을 조금 더 깊이 경험하고 싶다면 티하우스를 추천한다. 동아시아의 차와 향 문화를 연구해온 정진단 대표가 이끄는 곳으로, 1층에서는 한국의 녹차와 황차를 비롯한 20여 종의 차를 직접 우려 마실 수 있다. 2층에는 빈티지 차와 다구가, 지하 인센스 아카이브에는 침향과 단향, 오래된 향로가 모여 있다. 향을 ‘맡는’ 대신 마음으로 ‘듣는다’는 ‘문향(聞香)’을 경험해보는 것도 이곳만의 묘미다. INSTAGRAM @teahouse.ilji

리진

답십리의 시간을 담은 작은 카페

답십리에서 고미술을 둘러본 뒤 잠시 쉬어가기 좋은 카페 리진.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둘러보다 커피 한잔이 생각난다면 리진을 찾아볼 것. 고미술상가 2동에 자리한 작은 카페로, 조선의 궁중 무희이자 프랑스를 경험한 여인 ‘리진’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한국의 전통 미학을 오늘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차와 커피, 계절을 담은 디저트와 다과, 공예와 오브제가 오래된 상가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매력.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문을 여니 방문 전 운영 시간을 확인할 것. INSTAGRAM @litsin2026

제스트 서울

서울에서 딱 한 잔만 마신다면

따뜻한 조명과 자연 소재로 차분하게 완성한 제스트의 바 공간.

칵테일을 좋아한다면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바. 제스트는 자투리 과일과 허브 등을 건조하고 발효해 새로운 재료로 되살리는 ‘제로 웨이스트’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파인 드링킹을 보여준다. 직접 만든 진과 토닉에 제철 과일을 더한 시그니처 ‘Z&T’를 비롯해 파인애플 껍질 와인과 바게트, 고르곤졸라를 활용한 ‘라스트 피스’까지 예상 밖의 재료를 조합하면서도 무엇보다 맛의 균형이 뛰어나다. ‘2026 Asia’s 50 Best Bars’에서 2년 연속 2위에 오른 곳이니, 예약이 가능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들러볼 것. INSTAGRAM @zest.seoul

옥수수의 풍미를 재해석한 칵테일 ‘콘 스타 마티니’.
상큼함이 느껴지는 ‘그린 포인트’.
크루아상을 가니시로 올려 위트를 더한 제스트의 시그너처 칵테일 ‘라스트 피스’.

에이스포클럽

오래된 다방에서 즐기는 마시는 공예

지지아키텍츠가 60년 된 옛 이화다방의 골조와 흔적을 살려 완성했다.
에이스포클럽과 한 공간에서 서로 다른 결로 운영되는 웨스트윙의 칵테일.

60년 된 옛 이화다방의 흔적을 품은 에이스포클럽은 오래된 서울과 지금의 칵테일 문화가 공존하는 바다. 2018년 문을 연 뒤 최근 8년 만에 지지아키텍츠와 함께 바를 중심으로 공간을 새롭게 손봤다. 세월의 흔적은 남기되 바텐더와 손님이 더욱 가까이 호흡할 수 있도록 레이아웃을 다듬은 것. 한국의 제철 재료와 동시대 작가의 작품과 기물을 접목해 완성하는 칵테일을 이들은 ‘마시는 공예품’이라 부른다. ‘새로운 것은 환영받고, 오래된 것은 사랑받는다’는 이곳 슬로건처럼 옛것과 새것이 자연스럽게 뒤섞인 서울의 밤을 경험할 수 있다. INSTAGRAM @acefourclub

칵테일 한 잔에도 유니크함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