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시작해 런던, 파리, 뉴욕까지, 올가을 미술계의 시선이 다시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국 작가를 재조명하는 굵직한 전시부터 세계 주요 아트페어와 비엔날레까지, 하반기 주목해야 할 미술계의 주요 흐름을 짚었다.

매년 9월 초, 키아프 &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의 개막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미술 전시회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아트의 계절이 다가왔다. 올해 키아프 서울에는 18개국 1백75개 갤러리가, 프리즈 서울에는 30개국 1백25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9월 2일부터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되며, 통합 입장권으로 두 행사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갤러리와 미술관을 야간 개장하며 도시의 밤을 밝히는 청담, 삼청, 한남, 을지 등의 ‘나이트’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개최될 예정이다. 해외의 주요 미술 관계자 및 컬렉터들이 대거 방한하는 시기인 만큼 국내 미술관도 하이라이트 전시를 일제히 선보인다. 올해는 해외 유명 작가 전시회보다 한국 작가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단연 두드러진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 미술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 소개할 한국 작가들을 발굴하려는 흐름과 맞물린 반가운 트렌드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2025년 테이트 모던 회고전과 2024년 프리즈 특별전(서세옥, 서도호, 서을호 부자 공동전)을 통해 안팎으로 널리 알려진 서도호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이어 올해의 작가상, 크리스틴 선 킴, 이대원(덕수궁관) 등도 동시에 진행될 것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유영국 개인전과 남서울 분관에서 열리는 재미작가 조숙진, 리움 미술관의 구정아, 롯데뮤지엄의 이강소, 뮤지엄 산의 이배 전시도 기대를 모은다. 상업 갤러리들 역시 K아트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견 및 거장의 라인업을 배치했다. 국제갤러리 박서보, PKM갤러리 유영국, 갤러리현대 김보희, 학고재갤러리 강요배 등이 그것이다. 작고 작가를 기리는 새로운 공간도 개관한다. 박서보 작가의 생전 주거 공간이자 작업실이 있던 연희동 ‘기지’ 바로 옆에 ‘박서보 미술관’을 개관하며 베트남 작가 흐엉 도딘과의 2인전을 선보인다. 마포구에는 윤형근 작가가 생존에 거주했던 주택을 개조한 ‘윤형근의 집’이 올가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해외 작가 전시로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의 솔 르윗 및 한국 도예가와 협업한 흑자 작품을 선보이는 글렌 라이곤 특별전, 푸투라 서울의 에스 데블린, 프리즈하우스 서울의 다나베 치쿤사이 4세, 세화미술관의 게오르그 바젤리츠 회고전 등이 이어질 것이다. 한편 광주, 부산, 경기도자, 창원조각, 제주 등 각 지역의 비엔날레도 동시에 펼쳐져 글로벌 무드를 더할 것 같다.


해외 미술계도 가을은 풍성한 시즌임에 틀림없다. 48개국 3백여 갤러리가 참여하는 프리즈 런던(10월 14~18일), 41개국 2백여 갤러리가 참여하는 아트바젤 파리(10월 23~25일)이 일주일 간격으로 열리면서, 런던과 파리로 이어지는 유럽 그랜드투어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파리 룩셈부르크 미술관에서는 이 시기를 겨냥해,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히로인으로 떠오른 레오노라 캐링턴의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 캐링턴은 초현실주의 붐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최근 미술시장에서 약 3백억원대의 고가에 거래되는 작가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뉴욕에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크레이스너 & 폴록 부부의 회고 전시가(10월 4일~2027년 1월 31일) 열릴 계획이다. 최근 몇 년간 추상표현주의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데, 특히 이번 전시는 저평가되었던 여성 및 마이너 작가들을 재평가하는 미술사의 흐름에 정점을 찍는 기획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서는 BTS의 리더 RM의 개인 컬렉션, 특히 한국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 2백여 점이 미술관 소장품과 함께 소개되는 전시 <RM x SFMOMA: 너와 나 사이>가 열릴 계획인데, 해외 주요 명작들과 함께 소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은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 미술의 깊이를 알릴 무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