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자이너 강은수 씨는 자사만의 미적 감각을 발휘해 오밀조밀하게 집 안을 꾸몄다. 단정한 흰색 바탕에 원목 가구와 컬러감 있는 소품으로 활력을 더한 그녀의 신혼집을 <메종>이 찾아갔다.
결혼 생활 10개월 차인 강은수 씨는 응암동 아파트에 첫 집을 얻었다. 5년의 연애 기간을 거치며 그간 서로에게 잘 맞춰왔기에 집을 꾸미거나 물건을 구입할 때도 마찰이랄 것이 없었다. 이는 그래픽 디자이너인 아내의 안목을 전적으로 믿고 맡긴 남편 덕분이기도 하다. 79㎡의 아담한 신혼집은 차분한 블랙&화이트를 기본으로 하고, 장식장과 식탁 등을 자연스러운 원목 가구로 선택해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가구는 각각 따로 구입했지만 비슷한 컬러의 원목으로 통일하여 한 공간에 모아놓아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신경 썼다. 또 부부는 플레이모빌이나 피규어 등 아기자기한 장난감이나 소품을 모으는 취미를 공유하고 있는데, 집 안 곳곳을 수집한 물건으로 장식해 재미와 개성을 더했다. 또 ‘향기 나는 사람이 되자’는 좌우명을 가진 그녀는 공간에도 향이 배어나오는 것을 좋아해 머무는 자리에 늘 향초를 켠다. 풀이나 나무에서 얻은 자연 향을 좋아하는 프랑스 향초 브랜드 매드 에 렌(Mad et Len) 제품은 숲에 온 듯한 안락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가장 선호한다.
▲ 깔끔하고 단정한 주방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이 주방을 늘 깔끔하게 정리한다. 나무 소재의 식탁은 저렴하게 구입했는데 확장 가능해서 손님이 왔을 때 길게 펴고 파티하기에 좋다. 또 천장에 달아놓은 루이스 폴센의 PH50 램프는 꼭 소장하고 싶었던 아이템이라 큰맘 먹고 구입했다.
▲ 남편을 위한 캠핑방
나와 남편 모두 좋아하는 이 방은 캠핑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특별히 꾸몄다. 남편과 술 한잔하면서 대화를 나누거나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부피가 큰 장비는 창고에 두었고 분위기만 낼 수 있도록 예쁜 소품으로만 꾸몄다.
▲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방
외출할 때가 아니면 주로 이 방에서 작업을 한다. 가장 아끼는 물건과 수집하는 아이템으로 사방을 가득 채워서 늘 이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했다. 책이나 소품이 알록달록하기 때문에 책상, 책장, 선반 등의 가구는 흰색으로 통일했다.
▲ 오롯한 휴식을 위한 안방
안방은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방 크기가 아담해 침대 하나만으로도 공간이 꽉 차기도 하지만, 너저분한 것이 싫어서 헹어와 사이드 테이블 외에 다른 가구는 놓지 않았다. 헹어에는 자주 입는 옷이나 스카프 등을 걸어놓았고 사이드 테이블에는 디퓨저와 향수를 올려놓았는데 그날 기분에 따라 향을 선택한다.
▲ 절제미가 돋보이는 거실
벽지와 커튼, 마루는 물론 에어컨, 티테이블, 이지 체어까지 모두 흰색을 중심으로 하되 커다란 부피를 차지하는 소파는 회색으로 선택해 전체 분위기를 차분하게 했다. 바닥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는 러그는 그래픽적인 패턴이 돋보이기 때문에 색감을 절제했고 쿠션과 인형은 컬러감 있는 것으로 선택해 포인트를 주었다.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조용기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