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한 스튜디오 분위기지만 북유럽 스타일 제품과 과거의 추억을 담고 있는 소품들로 내부를 오붓하게 채워가고 있는 세 식구의 집을 찾았다.
↑ 식탁 옆에 가벽을 세워 자연스럽게 공간이 분리되도록 했다. 중간 부분을 뚫고 유리를 끼워 시원해 보인다.
↑ 1인용 의자와 2인용 소파를 함께 둬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집이 참 환하고 깔끔한 인상이에요. 그런 스타일을 원했나요?
서은미 지인 집을 방문했는데 깔끔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사하면서 공사할 계획이 있었던 터라 지인으로부터 인테리어 업체인 달앤스타일을 소개받았어요. 한 달여 기간 동안 공사를 마치고 입주한 지 5개월 정도 됐어요.기본 색깔은 모노톤이지만 아기 방은 유독 화사하네요.
서은미 19개월 된 지오 방에 색깔을 가장 많이 사용했어요. 벽도 노란색 벽지를 바르고 아기 장난감, 갈런드, 액자 등으로 데커레이션을 했어요. 아기가 크면서도 사용할 방이라 작은 책장부터 책상 등도 두었죠. 아이 용품이 컬러가 밝아서 그런지 방이 더욱 화사해 보여요. 서재 공간의 책장이 독특한데요?
달앤스타일 요즘 파이프를 활용한 디자인이 눈에 많이 띄어요. 카페 같은 상공간에서 쉽게 활용하기 좋지만 집 안에 적용했을 때는 조금 과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서재 벽에만 적용했죠. 파이프를 연결해 책장을 만들고, 아래에는 수납장도 짜서 넣었어요. 남편분에겐 미팅룸이기도 해서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널찍한 책상도 두었죠. 부엌은 구조 변경을 한 건가요?
달앤스타일 원래 살던 분이 다용도실 쪽을 확장해서 부엌이 구분 없이 하나로 이어져 있어요. 대신 다용도실과 맞닿은 창문이 있던 벽을 그냥 벽으로 만들었죠. 세탁기는 안쪽 공간에 딱 맞게 넣고요. 구조상 일반적으로 식탁이 놓이는 곳에 가로로 긴 수납장을 두었고, 벽에는 스트링 선반을 달았어요. 공간의 구분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가벽을 세워 식탁 공간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아늑하게 만들었죠. 식탁 쪽 가벽이 꽉 막혔으면 답답했을 것 같은데 중간 부분이 뚫려서 시원해 보이네요.
달앤스타일 일부러 중간 부분을 뚫어서 유리를 끼웠어요. 식탁 의자에 앉으면 가벽 유리를 통해 보이는 모습이 액자 속 그림 같기도 하고, 좁은 부엌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도 않아 일석이조예요.
서은미 제가 가장 사고 싶었던 구비의 ‘세미’ 조명을 작은 것으로 두 개 달았어요. 특히 파란색은 이제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얼른 구입했죠.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에요. 서재에는 RC카, 주방에는 커피 관련 용품들이 많네요. 카메라도 보이고요. 모으는 아이템인가요?
서은미 일부러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은 건 아니에요. 남편이 워낙 빈티지 RC카에 관심이 많아서 한두 개씩 모으고 있고요. 커피와 카메라도 좋아하는 분야라서 관련된 아이템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요. 디자인이 멋스런 아이템들이라 선반 위를 장식하기에도 좋아요. 거실 공간이 유독 여유로워 보이는데요,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나요?
서은미 푹신한 가죽 소파가 놓여 있는 거실이 많지만 의자 형태의 가리모쿠 K 소파를 샀어요. 1인용 이지 체어도 함께 구입해서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배치하기에 좋아요. 천장을 비롯한 집 전체를 감쌌던 진한 나무색 몰딩은 공사하면서 전부 흰색으로 칠하고 리폼을 했어요. 천장에는 빔 프로젝트만 달아서 공간이 넓어 보여요. 소품은 부부가 함께 의논해서 구입하는 편인가요?
서은미 저도 남편도 디자인 쪽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소품 보는 걸 좋아해요. 보통은 남편들이 소품이나 가구 사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저희 집은 남편이 나서서 구입한 경우도 많거든요. 거실의 소파부터 러그, 조명, 액자 등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뜻이 맞아서 구입한 것들이에요. 하나씩 구입해서 집 안을 채워가는 재미가 있어요. 공사 전 가장 고려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달앤스타일 아무래도 아기가 있다 보니 수납을 가장 고민하더라고요. 집 안 곳곳에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주방 쪽 벽과 서재 책장 아래에는 수납장을 짜서 넣었고, TV도 흰색 수납장 안으로 넣었죠. 위와 아래, 옆을 모두 수납공간으로 만들어서 잡동사니를 넣기에 좋고, 문을 닫으면 흰색 벽처럼 보여서 깔끔해요. 현관 쪽 공간이 널찍한 점도 생활하기에 편할 것 같아요.
서은미 아파트 구조상 현관 부분이 넓어요. 보통 신발을 벗고 들어오면 바로 거실이 보이기 마련인데 안쪽으로 들어오기까지 공간에 여유가 있는 편이에요. 특히 아기 유모차를 접고 펼 때나 신발을 신길 때 편하답니다. 슬라이딩 형태의 문을 달아서 현관에서 안쪽이 보이지 않도록 가릴 수도 있어요.
1 인더스트리얼 분위기의 서재. 미팅룸으로도 활용하기 때문에 넓은 테이블을 두었다. 2 19개월 된 아기 지오의 방. 좀 더 커서도 사용할 수 있는 책장과 책상 등으로 방을 꾸몄다. 집 안에서 가장 화사한 공간.
↑ 침대 양 옆으로 옷장이 설치돼 있는 독특한 구조의 부부 침실. 침대는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침대 색깔에 맞게 옷장을 리폼했다.
↑ 현관에서 신발을 벗은 뒤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여유있는 공간이 있다. 아기를 데리고 외출할 때 편리하다.
1 회의실 한 코너에 있는 펜던트 조명. 책장처럼 파이프를 연결해 만들었다. 2 TV를 벽에 걸지 않고 수납장을 짜서 그 안에 올려두었다. 수납장에 손잡이를 달지 않아서 겉에서 보면 흰 벽처럼 깔끔해 보인다. 3 스웨덴의 전통 인형인 톰테보드 Tomtebod. 스웨덴에서 사는 동생이 보내준 것으로 긴 수염이 난 요정이다. 가족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역할을 한다고.
1 아내가 연애 시절 남편에게 선물한 디자인 책. 참고할 만한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여두었다. 2 남편이 유난히 아끼는 RC카. 샌드 스커처 제품으로 종종 공원이나 야외에서 무선 조종을 즐긴다.
1 파이프를 연결한 듯한 재미있는 디자인의 책장. 인더스트리얼 분위기의 서재 겸 회의실에 잘 어울린다. 2 어릴 때부터 사용하던 매킨토시. 지금도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예전에 쓴 일기 등을 보관한다고.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임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