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5일까지 <메종>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집짓기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들었다.
독자들의 다양한 질문 가운데 더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 질문을 골라 전문가에게 보냈다. 그리고 건축 디자이너 7인이 가려운 곳을 쏙쏙 골라 긁어주듯 시원하고 친절한 대답을 보내왔다.
Q. 지방의 임야나 전답에 집을 지으려고 하는데,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나요?_남무발
조병수 땅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축가에게 의뢰해야 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한다면 원래의 지형을 덜 건드리는 것이 비용도 줄이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을 할 수 있는 기본이 될 것 같습니다!
Q. 벽돌, 목재, 석재 등 외장 마감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선호하는 외장 마감에 대해 알고 싶어요. _평창댁
조병수 재료 자체보다는 시공하는 방법에 있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재활용재 혹은 추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시공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네요.
Q. 설계를 할 때 좁은 면적이지만 최대한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나요? _레몬티
김종호 작지만 크게, 좁지만 넓어 보이게, 디자이너들에게는 항상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이것은 건축물의 형태에 따라 내부 공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단적으로 말하기에는 힘든 과제입니다. 요즘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우진 좁은 면적을 넓게 느끼게 한다는 것은 결국 심리적 공간을 확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스튜디오도 대지 120㎡에 5층으로 건축되어 한 개 층의 바닥 면적이 20평 남짓하지만 누구도 좁게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장 단순화되고 미니멀할수록 공간은 심리적으로 넓어지고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건축과 공간은 가벼울수록 순기능적으로 작용하며 사람과 삶의 기억으로 채워질 때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Q. 은퇴해서 제주도에 정착할 예정입니다. 제주도에 집짓기와 관련해 혼자서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답을 구하기 쉽지 않네요. 질문은 3가지입니다. 첫째, 제주도 기후에 적합한 건축의 종류를 알려주세요. 둘째, 섬에 집을 지을 경우 육지보다 얼마나 추가 비용이 드는지요. 셋째, 제주도는 지역 특성상 그린 지역에 속하는데 태양열을 집에 설치할 때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_박진현
이영조 1 제주도는 바다 쪽에 접한 낮고 해변을 낀 곳과 한라산에 가까운 산 지역의 지엽적인 기후 차가 크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만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집을 짓는 구조 방식과 재료의 선정은 기후적인 특성은 물론 대지의 경사나 토질, 대지 환경에 따라 종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존의 자연 지형을 잘 살리면서 기후적인 대처에 유연하며 습도나 단열에 유리한 목 구조나 조립식 주택을 고려해봄도 좋을 듯합니다.
2 제주도 특성상 자재 공급의 물류 및 공사 진행 시 추가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육지 공사비의 20~30% 추가 비용를 감안해서 예산을 짜는 게 좋습니다.
3 태양열 발전 시설에 대한 지원금 혜택이 있습니다. 참고로 올해 기준으로 설명하면 에너지관리공단에서 2백82만원, 제주에너지공사에서 2백만원 지원금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Q. 높은 천장과 넓은 창을 만들면서도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집을 짓기 위한 단열 방법이 궁금합니다. _안나짱
김종호 단열에는 외단열과 내단열이 있습니다. 제가 주택을 작업하는 경우, 2가지를 모두 시공하기를 추천합니다. 외부, 내부 모두 단열 방법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외부의 경우 마감재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단열재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유리는 단열재가 아니므로 크면 클수록 열 손실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최근 나온 로이 Low-E 유리는 열을 뺏기지 않는 특수 유리로, 이중 창호로 창문을 만들면 단열 및 소음 차단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집은 단열과도 관련이 있지만 실내 공기의 흐름을 고려하면 공기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시원한 집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땅을 잘못 구입하면 집을 못 짓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땅을 구입해야 안전할까요? _지니어스
이기옥 땅을 선택할 때 최우선으로 생각해봐야 할 기본적인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용도’입니다. 모든 땅은 위치와 성격에 따라 그 쓰임과 용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지적법상 필지마다 그 땅의 용도를 알 수 있는 특정한 지목이 정해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을 지을 때 지목이 ‘대’로 되어 있는 땅을 선택해야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관리 지역에 있는 전이나 답, 임야 등도 지목변경 허가를 통해 땅의 용도를 변경하여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도시 근교에 위치한 많은 전원주택은 이러한 절차를 거쳐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용도를 변경한 뒤 지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규모’입니다. 모든 땅은 건축법에 의해 건폐율, 용적률 등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규모의 한계가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땅을 선택할 때, 원하는 규모의 집을 짓는 것이 가능한지도 미리 확인해봐야 합니다. 그 외에 땅의 현황에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도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적도에 도로가 표기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지 관련 서류를 반드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평생 살 집을 짓는다고 생각하니, 유명 건축가에게 의뢰하고 싶습니다. 설계비나 상담료는 얼마나 지불해야 하나요. _시갈
조병수 별도의 시공 비용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예산에 집을 설계해달라고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종종 예산이 초과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건축가들은 당초 주어진 예산에 맞춘 설계가 가능합니다.
이우진 대부분의 건축가들은 이런 흥미진진한 미팅을 사랑합니다. 심지어는 첫 미팅 때 생각을 나누면서 잠시 했던 드로잉이 건축의 결과물이 되기도 합니다. 건축주가 건축가를 찾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랍니다. 건축가와 미팅을 한다고 해서 비용을 청구하지는 않습니다.
part 3 건축가에게 물어보세요! (2) 보러가기 >>
에디터 박명주·최고은ㅣ어시스턴트 송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