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신혼부부의 보금자리를 찾았다. 직접 할 수 없는 공사만 외부에 맡기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고르고 계획해 꾸민 안주영, 안지연 부부의 첫 번째 집.
↑ 얼마전 꽃시장에 가서 사온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
신혼집치고는 넓은 평수예요. 큰 평수로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이 집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사시던 집이었어요. 결혼을 앞두고 집을 구하면서 외할머니가 사시던 집에서 살기로 결정했어요. 집은 161㎡인데 바닥에 폭이 넓은 회색 타일을 깔아서 더 넓어 보여요.
방이 총 4개인데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부부 침실과 옷 방, 서재 그리고 아직 정리하지 못한 방이 있어요.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 방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고민 중이에요. 결혼한 지 4개월 정도 됐는데 둘 다 너무 바빠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짐을 일단 이 방에 넣어두었어요.
↑ 우거진 나무가 보이는 1층. 에어컨부터 소파, 의자 등을 검은색과 회색으로 맞췄다.
집의 컨셉트가 확실한 것 같아요. 인테리어 업체에 의뢰를 했나요?
오랫동안 살아도 질리지 않게 여백이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공사는 직접 진행하기가 어렵잖아요. 바닥부터 벽, 옷장 맞춤 등 큰 공사만 업체에 따로 맡겼어요.
그럼 가구나 내부 스타일링은 부부가 함께 고르고 진행했나요?
결혼 전에 사용하던 것들도 있으며 가구는 모두 직접 골랐어요. 심플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가구를 주로 골랐는데 색깔도 너무 튀지 않는 것으로 선택했죠.
↑ 철제 격자 중문을 단 현관. 바닥에는 그래픽 액자와 추억이 담긴 사진 액자를 두었다.
집이 거의 무채색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무채색을 좋아해서 옷이랑 소품은 물론 집 안도 자연스럽게 회색이나 검정색으로 기본 공사를 했어요. 1층이라 빛이 덜 드는 편이어서 너무 어두울 것 같아 걱정이 되더라고요. 또 집 전체를 검정과 흰색으로만 가면 너무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가 될 것 같아서 바닥의 타일은 회색으로 골라 긴장감을 줄였어요. 핀터레스트나 셀프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외국 사이트 등을 참고했고요.
정확히 북유럽 스타일의 집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나요?
북유럽 브랜드의 가구나 소품이 있긴 하지만 저희 부부는 그냥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좋아해요. 그런 디자인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북유럽 브랜드가 섞일 수밖에 없었지요. 뉴욕에서 구입한 우리 부부의 이니셜 오브제, 친정엄마가 주신 세라믹 장식품 등 이야기가 있는 아이템을 모아보려고 해요.
↑ 1 부부 침실과 옷 방 사이. 천장에 포인트 조명을 달아 갤러리 같은 느낌을 준다. 2 거실에서 바라본 부엌. 선반을 달아서 좋아하는 소품으로 장식했다. 손님이 많이 오는 편이라 넓은 테이블을 식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집 안 곳곳에 향초가 참 많네요. 특별히 모으는 아이템인가요?
공간을 빛나게 하는 인테리어의 완성은 향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향초나 디퓨저를 좋아해요. 은은한 향기는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침실, 욕실, 부엌 등 각각의 장소나 날씨, 그날의 기분에 따라 여러 개의 향초를 섞어서 켜고 있어요.
아직 정리 중인 서재가 궁금하네요.
간단하게 집에서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볼 수 있는 작은 서재인데, 남편의 직업이 포토그래퍼라 책이 정말 많아요. 아직 일부만 꺼내서 정리했는데도 양이 상당하더라고요. 2개의 책장 중 하나는 책의 표지를 볼 수 있게 정리할 수 있는 제품이라 자주 보는 책을 수납하기 좋고 흰색 스트링 시스템은 다양한 디자인의 책을 깔끔하게 정리하기에 좋아요.
어떤 방식으로 가구나 소품을 구입하나요?
가구나 소품은 직접 보고 사는 걸 선호해서 온라인으로 주문하기보다는 시간을 내서라도 숍에 가서 찬찬히 살펴봐요.
↑ 뉴욕에서 산 부부의 이니셜 오브제와 친정엄마가 주신 세라믹 제품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부엌.
1층이라 좋은 점이 더 많은가요?
확실히 빛이 덜 들어서 조금 어둡다는 점은 단점이고요. 대신 오래된 아파트 단지라 나무가 우거져 내 집 앞마당처럼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구입하길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무엇인가요?
부엌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요. 집에 손님이 오면 보통 10명 정도 될 만큼 많이 오는 편인데 다 같이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이 있는 부엌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활용도가 높으면서도 거실이랑 연결되는 느낌의 검정색 테이블을 골랐죠. 의자는 디자인을 통일하지 않고 다양하게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서 컬러만 검정색으로 맞췄어요. 세트로 구입한 제품은 아니지만 다행히 잘 어울리더라고요. 조만간 디자인이 다른 의자 2개를 더 구입하려고 합니다.
↑ 흰색 스트링 시스템을 설치해 정리 중인 서재. 스트링 시스템으로 많은 책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지금 집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결혼한 지 4개월이 넘었는데 아직 방 하나가 비어 있어요. 이 방을 어떤 공간으로 꾸며야 할지 고민인데 둘 다 영화를 좋아하니 AV룸을 만들까 생각 중이에요. 또 북유럽 티크 소재의 사이드 보드랑 그릇장을 구입하고 싶어요. 나뭇결이 선명한 로즈우드로 만든 가구를 봤는데 정말 예쁘더라고요. 오래 쓰는 그릇이나 기념이 되는 소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거실 코너 장식장으로 구입하고 싶어요.
나에게 지금 집은 어떤 의미일까요?
휴식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
↑ 1,2 그래픽적인 무늬의 베드 스프레드를 얹은 침대. 침실 베란다 공간에도 식물을 두어 평온한 분위기다.
↑ 1 맞춤 제작한 옷장과 서랍장이 놓인 깔끔한 옷 방. 2 빈티지한 느낌이 좋아서 구입한 금테 두른 찻잔 세트.
↑ 1 욕실에는 좋아하는 코스메틱 브랜드인 이솝의 제품을 진열했다. 2 친구가 선물한 클래식한 프렌치 디자인의 접시.
↑ 1 천연 왁스와 퍼퓸 에센스가 아낌없이 담겨 있는 알로 캔들. 아끼는 핸드메이드 향초로 공병은 꽃병으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2 책의 표지를 볼 수 있게 설치한 서재의 책장. 3 신혼여행에서 산 자연스러운 디자인의 나무 도마.
에디터 신진수ㅣ포토그래퍼 이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