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이 잠든 사이

북극 혹은 달빛처럼 경이로운 빛을 뿜어내는 조명이 몽롱하게 빛난다. 마치 아름다운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을 여행하는 꿈처럼.

오로라의 미광
다양한 색유리와 금속으로 만든 조명 ‘오로라’가 아름답게 빛난다. 페레올 바빈 Ferréol babin이 디자인한 것으로 무스타슈 Moustache 제품. 43×30×8cm, 개당 395유로.

물에 반사된 빛
한 쌍의 돔 조명 중 작은 것이 큰 유리 돔을 비추면 360도로 돌아가면서 흔들리는 물결을 벽에 비춘다. 입으로 부는 블로잉 기법으로 만든 유리 구와 황동으로 제작한 ‘리플 Ripple’은 포에틱 랩 Poetic Lab에서 디자인한 제품으로 봉 마르셰 bon marché에서 판매. 6013유로.

달 따러 가자
알루미늄판에 수작업한 종이로 달 표면의 모양을 낸 LED 조명 ‘루나 라이트 Luna Light’는 닉 로클리프 Nick Rawcliffe가 디자인한 것으로 로 스튜디오 Raw Studio 제품. 지름은 95cm, 47cm 2가지가 있으며 두께는 2.8cm. 445유로 부터.

빛나는 요정
은은한 빛을 내는 조명 ‘쿠르투아즈 Courtoise’는 오드리 벨린 Audrey Belin이 디자인했다. 크리스털 빈티지 유리병 안에 가득 들어있는 야광 구슬이 낮 동안 빛을 축적했다가 저녁이 되면 방출하는 것이 특징으로 메종니 Maisonnée에서 판매. 개당 60유로부터 165유로까지.

에디터 가엘 레이르 Gaël Reyre | 포토그래퍼 제롬 갈랑 Jéôme Gal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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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아트 페어

세계의 아트 페어

세계의 아트 페어

요즘 떠오르고 있는 미술 시장은 해마다 열리는 아트 페어로 그 규모와 인기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꼭 알아두어야 할 세계적인 바젤 아트페어를 소개한다.

↑ 2014 스위스 바젤의 아트페어 전경. 건물 외부에 실험적인 대형 작품을 설치한 ‘Unimited’ 전시가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산업이 그러하겠지만 문화, 예술은 특히나 봄과 가을이 성수기다.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한 달 걸러 하나씩 새로운 아트페어가 출몰하는 봄이 왔다. 3월만 해도 뉴욕에서는 ‘아모리 쇼’(3월 5~8일), 새로운 아트 스폿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에서는 ‘아트 두바이’(3월 18~21일)가 가까운 일본에서는 ‘아트페어 도쿄’(3월 20~22일)가 열릴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아트 페어는 바로 홍콩의 아트페어(3월 15~17일)다. 홍콩에서 자생적으로 출발한 아트 페어를 스위스의 바젤 아트 페어팀이 인수해 ‘아트바젤 홍콩’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바젤 아트 페어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아시아 최고의 아트 페어로 키워낸 것. 작년까지만 해도 5월에 열렸던 것을 올해는 3월로 당겨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바젤 아트 페어가 6월에 열리기 때문에 참여하는 메이저 갤러리의 일정을 고려하여 3월로 당긴 것이다. 한편 바젤 아트 페어팀은 홍콩 아트 페어를 인수하기 전 ‘아트바젤 마이애미’를 열어 성공시킨 바 있다. 다가오는 마이애미 아트 페어는 12월 3일부터 6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아트 페어를 볼 계획이 있다면 3월의 홍콩, 6월의 바젤, 12월의 마이애미를 주목해볼 만하다. ‘바젤’ 브랜드가 붙은 이 메이저 아트 페어의 특색이라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갤러리의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노리는 고객은 거실에 놓을 작품 하나를 고르는 개인 컬렉터에서부터 기업 혹은 국가의 컬렉션에 어울릴 작품을 노리는 거대 기관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보니 회화나 조각뿐만 아니라 난해한 대형 프로젝트나 설치 미술도 많다. 아예 바젤 아트페어는 ‘무제한 unlimited’ 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실험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 점차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의 구분이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 2014년 마이애미 아트페어. 셰임 리드 Cheim Read 갤러리 부스에서 관객들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 2015년 아트바젤 홍콩에 출품할 타케 니나가와 Take Ninagawa의 작품. 3 파리에 위치한 갤러리 패트릭 세귄 Patrick Seguin의 마이애미 아트 페어 전시.

명성 있는 아트 페어는 참여 갤러리를 엄격히 선별하다 보니 신진 갤러리는 좋은 기획과 작품을 보여줌에도 경력이 짧아 한정된 부스에 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에 젊은 갤러리들은 아트 페어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중소 규모의 대안적 아트 페어를 만들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관람객으로서는 메이저 아트 페어뿐만 아니라 신진 갤러리들의 아트페어도 볼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니 유서 깊은 대도시의 아트 페어에 갈 때에는 소규모의 아트 페어 정보도 챙겨서 함께 가보길 권한다. 아트 페어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그 도시의 주요 갤러리들은 방문객을 겨냥하여 특별 전시도 기획하니 함께 관람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 아트 페어에서 관심 있게 본 갤러리의 명함을 받아 찾아가보는 것도 좋다. 3월에 열리는 홍콩 아트 페어에 들렀다면, 갤러리들이 밀집해 있는 페더 빌딩을 비롯해 시내의 아트 스폿을 함께 들러볼 것. 바젤 아트 페어를 관람한다면 홀수 해를 기점으로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를 고려해볼 만하다.
올해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므로, 바젤에 갔다가 베니스에 들르는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6월의 바젤 아트 페어가 지나고 나면 9월부터 10월 사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런던의 프리즈, 파리의 피악 등 유럽의 아트 페어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메이저 아트 페어도 모두 봄과 가을로 편성되어 있다. 꼭 가볼 만한 아트 페어로는 상반기에 G-Seoul 아트 페어(4월 23~26일)를, 하반기에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9월)를 꼽을 만하다. 한국국제아트 페어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식 아트 페어로서 국내외 다수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라면, G-Seoul 아트 페어는 선별된 소수의 갤러리만 참여할 수 있고 전시장과 부스의 규모도 넓직하게 구성하여 프리미엄 아트 페어를 지향하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아트 페어에 갈 때에는 반드시 보조가방 하나를 가져가라. 가벼운 에코백이 좋겠다. 갤러리에서 배포하는 각종 브로셔나, 명함도 챙겨오고, 아트북을 세일하는 코너에서 책도 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람한다면 재미 또한 두 배가 되지 않을까.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 에디터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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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가구

영국식 가구

영국식 가구

9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명품 가구 브랜드 얼콜은 편안함과 기능, 아름다움을 모두 충족하는 가구를 만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1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얼콜의 오리지널 컬렉션. 2 ‘코센자 Cosenza’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 ‘네스트 오브 테이블 Nest of tables’로 꾸민 공간. 3,7 얼콜의 대표작인 윈저 의자는 식탁 의자, 안락의자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4 오리지널 라인 중 하나인 ‘스튜디오 코치 Studio couch’ 소파. 5 오크나무로 제작한 로마나 Romana 사이드보드. 6 2인용 의자 ‘러브시트’.

흔히 카페 의자로 알려진 ‘윈저 Windsor’ 의자. 17세기 영국 윈저 지방의 서민들이 사용하던 이 윈저 의자를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고안하고 널리 알린 ‘얼콜 Ercol’은 영국을 대표하는 가구 회사다. 얼콜의 창립자인 루시안 에롤라니 Lucian Erolani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1890년대에 런던으로 건너와 쇼디치 기술 학교 Shoreditch Technical Institute에서 가구 설계와 디자인, 이론을 수학한 후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보다 좋은 작업 환경에서 잘 제작된 가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1920년에 얼콜을 설립했다. 얼콜이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게 된 계기는 1944년, 영국의 무역 위원회로부터 10만 개의 의자를 납품해 달라는 제안을 받으면서부터다. 이때부터 새로운 기계를 들여와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의자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시기에 생산된 오리지널 라인 윈저 의자는 가늘고 긴 막대로 된 높은 등받이와 바깥쪽으로 뻗은 다리가 특징으로 목가적이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풍겨 세기를 뛰어넘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얼콜은 의자에만 그치지 않고 캐비닛, 콘솔, 식탁 등 가구군을 강화해 윈저 시리즈를 구성했고 1950년에는 2인용 의자 ‘러브시트 Loveseat’를 선보이는 등 다수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가구를 대량생산하면서도 좋은 품질을 고집하는 것만큼은 여전했다.
루시안은 좋은 가구를 만들려면 환경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믿었다. 무자비하게 벌목을 하는 등 원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당시 영국의 사회 풍토를 우려해 목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며 가구를 디자인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목재를 사용하지 않고 생태계를 손상시키지 않고자 목재 자원이 풍부한 북미와 유럽에서만 채집하는 등 원재료의 선택에서 부터 신중을 기했다. 환경에 대한 그의 남다른 신념은 얼콜의 또 다른 기업 철학으로 자리 잡아 가구의 제작뿐만 아니라 훗날 공장을 설계할 때에도 바탕이 되었다. 2002년 버킹엄셔 주의 프린스 리스버러 Prince Risborough에 1만4864㎡ 규모의 새로운 공장을 세웠는데, 폐목재를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 매스 보일러를 적용해 난방을 하거나 센서 조명등을 사용해 사람이 이동할 때만 켜지는 등 세심하게 신경 쓴 것이다.
얼콜은 단단한 나무 프레임으로 견고하게 만들어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자부했지만 소파의 경우 쿠션 커버와 시트가 망가졌다고 해서 쉽사리 버리는 현상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가구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업홀스터리 서비스를 도입, 얼콜 가구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얼콜은 장인 정신을 지키면서도 현재 삶의 방식을 반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했고 이는 다수의 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디자인과 기능, 품질의 모든 면에서 우수한 가구에만 수여하는 ‘디자인 길드 마크 Design Guild Mark’와 뛰어난 제조 과정을 거치는 회사에게 주는 ‘매뉴팩처링 길드 마크 Manufacturing Guild Mark’ 등을 연달아 수상하며 영국인이 신뢰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에디터 최고은 | 자료협조 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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