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떠오르고 있는 미술 시장은 해마다 열리는 아트 페어로 그 규모와 인기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꼭 알아두어야 할 세계적인 바젤 아트페어를 소개한다.

↑ 2014 스위스 바젤의 아트페어 전경. 건물 외부에 실험적인 대형 작품을 설치한 ‘Unimited’ 전시가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산업이 그러하겠지만 문화, 예술은 특히나 봄과 가을이 성수기다.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한 달 걸러 하나씩 새로운 아트페어가 출몰하는 봄이 왔다. 3월만 해도 뉴욕에서는 ‘아모리 쇼’(3월 5~8일), 새로운 아트 스폿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에서는 ‘아트 두바이’(3월 18~21일)가 가까운 일본에서는 ‘아트페어 도쿄’(3월 20~22일)가 열릴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아트 페어는 바로 홍콩의 아트페어(3월 15~17일)다. 홍콩에서 자생적으로 출발한 아트 페어를 스위스의 바젤 아트 페어팀이 인수해 ‘아트바젤 홍콩’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바젤 아트 페어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아시아 최고의 아트 페어로 키워낸 것. 작년까지만 해도 5월에 열렸던 것을 올해는 3월로 당겨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바젤 아트 페어가 6월에 열리기 때문에 참여하는 메이저 갤러리의 일정을 고려하여 3월로 당긴 것이다. 한편 바젤 아트 페어팀은 홍콩 아트 페어를 인수하기 전 ‘아트바젤 마이애미’를 열어 성공시킨 바 있다. 다가오는 마이애미 아트 페어는 12월 3일부터 6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아트 페어를 볼 계획이 있다면 3월의 홍콩, 6월의 바젤, 12월의 마이애미를 주목해볼 만하다. ‘바젤’ 브랜드가 붙은 이 메이저 아트 페어의 특색이라면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갤러리의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노리는 고객은 거실에 놓을 작품 하나를 고르는 개인 컬렉터에서부터 기업 혹은 국가의 컬렉션에 어울릴 작품을 노리는 거대 기관에 이르기까지 방대하다 보니 회화나 조각뿐만 아니라 난해한 대형 프로젝트나 설치 미술도 많다. 아예 바젤 아트페어는 ‘무제한 unlimited’ 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실험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 점차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의 구분이 무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 2014년 마이애미 아트페어. 셰임 리드 Cheim Read 갤러리 부스에서 관객들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 2015년 아트바젤 홍콩에 출품할 타케 니나가와 Take Ninagawa의 작품. 3 파리에 위치한 갤러리 패트릭 세귄 Patrick Seguin의 마이애미 아트 페어 전시.
명성 있는 아트 페어는 참여 갤러리를 엄격히 선별하다 보니 신진 갤러리는 좋은 기획과 작품을 보여줌에도 경력이 짧아 한정된 부스에 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에 젊은 갤러리들은 아트 페어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중소 규모의 대안적 아트 페어를 만들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관람객으로서는 메이저 아트 페어뿐만 아니라 신진 갤러리들의 아트페어도 볼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니 유서 깊은 대도시의 아트 페어에 갈 때에는 소규모의 아트 페어 정보도 챙겨서 함께 가보길 권한다. 아트 페어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그 도시의 주요 갤러리들은 방문객을 겨냥하여 특별 전시도 기획하니 함께 관람해보는 것도 의미 있다. 아트 페어에서 관심 있게 본 갤러리의 명함을 받아 찾아가보는 것도 좋다. 3월에 열리는 홍콩 아트 페어에 들렀다면, 갤러리들이 밀집해 있는 페더 빌딩을 비롯해 시내의 아트 스폿을 함께 들러볼 것. 바젤 아트 페어를 관람한다면 홀수 해를 기점으로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를 고려해볼 만하다.
올해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므로, 바젤에 갔다가 베니스에 들르는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6월의 바젤 아트 페어가 지나고 나면 9월부터 10월 사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런던의 프리즈, 파리의 피악 등 유럽의 아트 페어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메이저 아트 페어도 모두 봄과 가을로 편성되어 있다. 꼭 가볼 만한 아트 페어로는 상반기에 G-Seoul 아트 페어(4월 23~26일)를, 하반기에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9월)를 꼽을 만하다. 한국국제아트 페어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식 아트 페어로서 국내외 다수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라면, G-Seoul 아트 페어는 선별된 소수의 갤러리만 참여할 수 있고 전시장과 부스의 규모도 넓직하게 구성하여 프리미엄 아트 페어를 지향하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아트 페어에 갈 때에는 반드시 보조가방 하나를 가져가라. 가벼운 에코백이 좋겠다. 갤러리에서 배포하는 각종 브로셔나, 명함도 챙겨오고, 아트북을 세일하는 코너에서 책도 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람한다면 재미 또한 두 배가 되지 않을까.
글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 에디터 신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