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끼니를 놓치거나, 아플 때, 부모님이 보고 싶을 때 떠오르는 ‘집밥’. 요즘 ‘집밥’이라는 화두가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왜 우리는 집 밖에서도 ‘집밥’을 찾게 되었는지, 또한 든든하고 따뜻한 ‘집밥’같은 한 상은 어디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 메종이 짚어보았다.
지금은 집밥 시대
요즘 한류 못지않은 집밥 열풍이 일고 있다. 집밥을 다루는 콘텐츠와 집밥을 테마로 한 음식점이 늘고 있다. 이때 집밥이란 달걀구이와 분홍색 소시지가 들어간 양은 도시락을 말함이 아니다. 소싯적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에 그치지 않고 엄마가 시장에서 직접 산 재료로 정성껏 그리고 건강하게 만든 집밥을 말한다. 요즘 사람들의 눈과 입 그리고 정서까지 충족시키는 집밥 열풍. 그 이유가 뭘까? 손맛 좋은 연예인들의 집밥을 소개하는 JTBC <집밥의 여왕>의 원정우 PD는 말한다. “인스턴트 대신 재료와 조리법 모두 정직한 집밥이 건강한 먹거리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집밥을 갈구하고 있어요. 저희의 기획 의도 또한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옆집, 윗집보다 더 친숙한 연예인의 집밥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요리법 등의 정보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서점에선 한때 낮은 비용으로 다양한 요리를 구현 가능한 요리책이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은 집밥과 관련된 책이 잘 팔린다. <한복려의 엄마의 집밥>, <만원으로 차리는 일주일 집밥>, <믿을 건 집밥뿐이다>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매일매일 짜지 않고 건강하게 만드는 집밥을 소개한 <윤혜신의 참 쉬운 저염밥상>의 저자 윤혜신은 말한다. “집밥 열풍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현대인이 식습관으로 인한 질환을 경험하면서부터입니다. 각종 성인병은 물론, 다음 세대인 아이의 아토피 등의 피부 질환으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했죠. 여기에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어디를 가든 음식점의 획일화된 맛에 질린 사람들이 할머니 혹은 엄마의 손맛이 담긴 옛 음식을 그리워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소박하지만 질리지 않았던 엄마의 집밥에 대한 향수가 생긴 거죠.”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밥을 먹자는 취지에서 생긴 소셜다이닝 ‘집밥’. 2013년 3월에 웹사이트를 정식으로 오픈한 이후 현재 약 3800개의 모임이 개설되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소셜다이닝 집밥의 박인 대표는 집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건강한 먹거리의 필요성 때문만은 아니라 말한다. “요즘 1인 가구의 급증과 현대인의 본질적인 외로움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어요. 식구끼리 오순도순 모여 밥을 먹듯 처음 만난 사람들이 따뜻한 밥을 나눠 먹는 교류와 소통으로 외로움을 채우고 있죠.” 채식, 로푸드, 로컬푸드 등 환경과 건강만을 생각한 식사법이 아닌 정서적인 외로움까지 충족시킬 수 있는 현대인의 식단, ‘집밥’. 오늘 점심, 잘 지은 집밥 한 그릇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면 어떨까? 정직하고 건강하게 요리하는 집밥 음식점을 소개한다.
다하부엌
셰프 유다혜와 푸드 에디터 출신의 매니저 성하정 이름에서 한 자씩 딴 다하부엌. 이 계절에 가장 먹고 싶은 밥상을 차려낸다. 메뉴는 다하밥상 단 한 가지. 고시히카리 쌀로 지은 밥에 3개월 주기로 바뀌는 요리와 반찬 총 10가지가 더해진다. 올여름 다하부엌의 여름 밥상은 상큼함이 포인트. 냉우동 샐러드, 칠리소스를 곁들인 춘권튀김, 생강 간장소스 미트볼 등에 청포묵 미역냉국과 가지볶음 등이 나온다. 가격 대비 놀랍도록 푸짐한 구성에 깔끔한 맛이 여름내 지친 심신을 깨우는 데 딱이다.
ADD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1954-5
TEL 070-7787-3155
MENU 다하밥상 성인 1만원, 어린이 5천원
K
엄마의 손맛에 아들의 젊은 감각이 더해진 모던 한식당, K. 매실청으로 단맛을 내고 조미료 대신 월계수 잎, 향신채 등을 사용하는 등 식재료 고유의 맛을 꾸미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정식을 주문하면 호박죽, 샐러드, 두부 탕수육, 모둠전, 불고기, 된장찌개 등이 푸짐하게 나오니 마치 엄마가 새벽부터 만든 잔칫상을 보는 듯하다. 고추장 돼지직화구이, 차돌박이 부추무침 등 단품도 있어 가정식을 안주 삼아 술자리를 갖기에도 좋다.
ADD 서울 성동구 금호동1가 1800
TEL 02-2291-2826
MENU 정식 ·고추장 돼지직화구이 1만6천원씩, 차돌박이 부추무침 1만7천원
춘삼월
3년째 매주 다른 상차림을 선보이고 있는 춘삼월. 오너 곽기환이 매일같이 재래시장을 다니면서 찾은 제철 재료만을 사용한다. 촬영한 기간에는 쇠고기 떡찜, 꽁치 깻잎튀김, 새우장, 오이 샐러드, 김치 콩나물국 등이 한 상 가득 나왔다. 모두 슴슴하면서 맵거나 짜지 않아 속이 편안하다. 특히 시골에 가서나 볼 수 있는 큰 가마솥에 고시히카리 쌀로 밥을 짓는데 밥알이 알알이 살아 있고 차져서 밥맛이 꿀맛이라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
ADD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8-14 2층
TEL 02-323-2125
MENU 이 주의 한 상차림 1만5천원, 오색나물 비빔밥 7천원
시금치
한식당 ‘용수산’, ‘루’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정진화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시금치. 메뉴는 매일 딱 2가지다. 하나는 가지, 애호박, 고사리 등의 갖은 채소가 듬뿍 올라간 비빔밥. 또 하나는 갈비찜, 떡갈비, 삼치구이 등 매일 달라지는 메인 요리에 밥과 국, 밑반찬을 곁들인 한 상차림이다. 그중 갈비찜만 보더라도 쇠고기를 찬물에 8~9시간 담가 핏물을 빼고 애벌로 삶아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린다한들 허투루 요리하지 않는다. 이렇게 만든 갈비찜은 야들야들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여서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ADD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2-11 2층
TEL 070-7697-2020
MENU 한 상차림 1만2천원, 비빔밥 1만원
`집밥이 생각나는 날 달려가는 나만의 식당과 메뉴`를 추천해주신 독자 3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해당 장소에서 집밥을 대접할 예정입니다. 행운의 주인공과 추천 장소가 궁금하다면 `밖에서 먹는 집밥 이야기 Part2`를 확인해보세요!
***
관련기사 `밖에서 먹는 집밥 이야기 (part2. 집밥을 대접합니다)` 보러가기 >>
에디터 이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