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디저트숍이 속속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프랑스 크루아상부터 뉴욕의 치즈 케이크, 싱가포르의 애프터눈 티 세트까지
나날이 화려해지는 한국의
디저트 시장을 소개한다.
↑ TWG Tea의 티 셀렉션.
한국의 디저트 시장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의 굵직한 디저트숍이 나날이 입점하고 있는 것. <뉴욕 타임스> <자갓 서베이> <미슐랭 가이드>에서 인정을 받은 막강한 이력의 디저트숍이다. 현재 서울은 물론 인천, 부산까지 전국구로 매장을 늘리고 있는 레이디 엠 Lady M. 2003년 뉴욕에 문을 연 이후 레스토랑 가이드북인 <자갓 서베이>에 3년 연속 정상을 지킨 곳이다. 대표 메뉴는 크레이프 케이크. 얇게 구운 크레이프와 우유 크림을 번갈아 20겹이나 쌓은 케이크다. 지난 3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 주니어스 치즈 케이크 Junior`s Cheesecake도 빠질 수 없다. 뉴욕 3대 치즈 케이크라 불리는 이곳은 버락 오바마와 클린턴 등 유명인들이 즐겨 먹는 케이크로 유명하다. 기계 대신 손으로 반죽해 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 더욱이 뉴욕에서 만든 제품을 항공편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뉴욕에서 즐기는 65년 경력의 치즈 케이크 그대로 한국에서 느낄 수 있다.
1 TWG Tea의 마카롱. 2 서래마을의 곤트란 쉐리에 내부와 크루아상.
대중적인 미국식 디저트숍과 달리 고급스러운 부티크를 표방하는 프랑스의 디저트 브랜드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7월, 한국에 첫선을 보인 컨템포러리 프렌치 디저트 브랜드인 피에르 에르메 Pierre Hermé. 미국 <보그>에서 ‘페이스트리계의 피카소’라 명명하고 프랑스 최고 기능 훈장인 레종도뇌르를 받은 피에르 에르메가 이끄는 브랜드다. 프랑스 정통 레시피에 근간해 최고급 재료로 만든 디저트를 선보이는데 대표 메뉴는 바로 마카롱. 타히티, 멕시코, 마다가스카르 등 세 곳의 최상급 바닐라를 혼합해 만든 바닐라 맛의 마카롱만 보더라도 그 내공을 짐작할 수 있다.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 역시 프랑스 알자스에서 만들어 급속 냉각한 후 비행기로 들여오고 있다. 수제 초콜릿, 잼, 캐러멜, 누가 역시 마찬가지. 프랑스 페이스트리의 대가가 피에르 에르메라면 차세대 라이징 스타 브랜드도 입점했다. 지난 8월, 서래마을에 문을 연 곤트란 쉐리에 블랑제 Gontran Cherrier Boulanger. 21세의 어린 나이부터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고 베이킹 책을 출판, TV 출연 등으로 요즘 프랑스에서 가장 촉망받는 셰프다. 최고급 품질의 식품에만 주어지는 프랑스 라벨루즈 인증을 획득한 밀가루를 쓰고 노르망디산 최고급 버터와 인위적인 이스트가 아닌 천연 발효종을 쓰는 것이 특징. 이렇게 만든 메뉴 중 대표적인 크루아상은 매일 문을 여는 동시에 동이 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 베이커리의 정통성을 추구하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도 있다. “도쿄에서 선보인 된장빵과 같이 한국에서는 절인 깻잎을 넣은 캄파뉴, 여수산 밤을 넣은 단팥빵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곤트란 쉐리에 마케팅팀 김영훈의 설명이다.
1 피에르 에르메의 론칭 기념 시식회. 2 핫삐돌체의 롤 케이크.
일본 디저트의 열풍도 무시할 수 없다. 폭발적인 인기를 끈 몽슈슈 도지마롤에 이어 지난 6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처음 단독 숍을 연 핫삐돌체 8b Dolce. 오사카를 대표하는 롤 케이크 전문점이다. “현재 세계 디저트 시장은 엄선한 천연 재료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핫삐돌체 역시 100% 북해도산 최고급 생크림, 프랑스산 고급 치즈, 교토산 말차 등을 사용합니다. 합성첨가물이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핫삐돌체 코리아 마케팅팀 김윤기의 말이다. 디저트 시장의 세계화는 베이커리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차 브랜드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 브랜드 TWG Tea가 그것. 도쿄, 런던, 홍콩에 이어 29번째로 청담동에 문을 연 TWG Tea 살롱&부티크. 세계 유명 차 생산지에서 최고급 찻잎을 공수, 독자적인 블렌딩을 거친 차와 이러한 차를 우려내 만든 마카롱부터 파스타, 최고급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인다.
이렇게 하나 둘씩 세계 유명 디저트 브랜드가 앞다투어 한국에 입점하는 이유는 뭘까. 피에르 에르메의 아시아 총괄대표인 리샤 르듀는 말한다. “한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입는 것만큼이나 먹는 것, 경험하는 것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미식 문화를 포함한 한국의 식음료 시장도 크게 변하고 있죠. 패션, 주얼리뿐만 아니라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고메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피에르 에르메가 한국에 진출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뉴욕, 일본, 프랑스, 싱가포르 여행에서 입안을 즐겁게 해주었던 그 순간을 한국에서도 재회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에디터 이경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