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을수록 고소한 것

씹을수록 고소한 것

씹을수록 고소한 것

돼지 부산물과 콩으로 만든 노예들의 음식 페이조아다와 커다란 꼬챙이에 꿴 고기들을 쉴 새 없이 서빙하는 레스토랑까지. 육식파라면 더욱 환상적일 브라질에서의 미각 체험을 소개한다.

“탁PD는 종교가 뭐야?” 식당에 들어온 지 어느덧 30분이 되어가는데, 게다가 테이블 사이사이로 육즙이 줄줄 흐르는 고깃덩어리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입까지 도달한 고깃점 하나가 없었다. 이곳은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의 한 식당. 여기서 제과 공장을 경영해 큰 성공을 거둔 교민 가족을 취재하러 온 길이다. 촬영을 거의 다 마쳐갈 즈음,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고 도착한 곳은 휑하니 넓은 식당. 중앙에 샐러드 바가 있는 것으로 보아서 뷔페가 더해진 피자집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인 것 같았다. 이곳이 브라질식 숯불구이집인 ‘호디시우’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조금 더 지나서였다. 주방 문이 열리자 웨이터 다섯 명이 저마다 1m 남짓한 꼬챙이에 꿴 고기를 들고 일렬종대로 걸어 나온다. 아직 불기운이 가시지 않아 표면에서 ‘치익’ 하는 소리를 내며 끓고 있는 고기는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남미 중앙부의 습지대는 소를 키우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넉넉히 내리는 비를 맞고 광활한 들판을 가득 채운 풀은 소 떼를 위한 최고의 식량이 된다. “이곳에선 소에게 사료를 먹이는 게 오히려 돈이 더 많이 들어요. 벌판에 먹이가 널렸는데 일부러 곡물을 먹여 키울 이유가 없죠.” 브라질의 판타나우 습지대를 마음껏 돌아다니는 소 떼를 보며 가이드가 했던 말이다. 그래서 남미산 쇠고기는 살을 찌우기 위해 곡물 사료를 먹여 키운 우리나라의 한우나 일본의 와규처럼 마블링이 치밀하지 않다. 하지만 살코기 맛으로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더 농밀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브라질식으로 ‘슈하스코’라고 부르는 이 숯불구이는 정말 최고다! 양념이라고는 천일염만 조금 사용했을 뿐인데 고기가 가지고 있는 0.01g의 아미노산마저 모두 다 맛으로 바꿔놓은 것 같은 감동을 준다. 정확한 불 조절과 굽기 시간 그리고 꼬치 회전의 정밀함이 빚은 결과가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고기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는데도 나는 먹을 수가 없었다.

호디시우에서 음식을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기와 샐러드는 입장료만 내면 무제한이다. 자리에 앉아 허공에 떠다니는 고기들을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부위가 지나갈 때 한 손을 들어 신호하면 된다. 웨이터는 즉각 손을 든 손님 앞으로 와서 원하는 만큼의 고기를 썰어주고 가는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고기가 있으면 웨이터가 손님들에게 먼저 권하기도 한다. 요는 손님이 먼저 먹을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는 것인데 거기에 내 곤란함의 씨앗이 있었다. 앞에 앉은 제과 공장 사모님의 종교적 열정과 그에 따른 질문 및 권유 공세에 나는 번번이 웨이터를 부를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명절 때 취업이나 결혼에 관한 토픽만큼이나 가족 간 불화를 일으키는 단골손님인 종교 문제가 이역만리 남미 땅까지 와서 고기 섭식을 방해할 줄이야! 더 얄미운 것은, 여자는 남자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식당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이 아주머니는 불신자의 불경스러움을 질타하는 동시에 본인이 몸담은 종교의 우수성을 선전하고, 그러면서도 맛있는 안심 부위를 들고 지나가는 웨이터를 멈춰 세워 고기를 받아내는 일련의 과정을 물 흐르듯이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쇠고기 안심, 등심, 닭 가슴살과 날개가 돌아다니는 것을 곁눈으로만 지켜보다가 아주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모르셀라’라고 부르는 돼지피 순대와 닭 염통 따위를 접시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물론 그것들은 아주머니가 다시 자리로 돌아오기 전에 내 입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천국의 맛이었다!). 그래도 마지막엔 오븐에 통째로 구운 돼지 반 마리분의 갈빗살이 카트를 타고 등장해 아쉬움을 달래주었지만.

브라질의 소울 푸드, 페이조아다
제대로 브라질 음식을 맛보고 싶은 열망은 이내 브라질 방문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제대로 된 슈하스코를 맛보기 위해선 아직도 많은 난관이 남아 있었다. 2008년, <세계테마기행> 촬영차 브라질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았을 땐 브라질 화폐 헤알화의 환율이 상종가를 달리고 있을 무렵이었다. 4년 전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치솟은 환율 때문에 브라질에서 촬영을 이어가기 위해선 무척이나 궁핍한 생활을 감내해야 했던 것이다. 슈하스코는커녕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이어가던 중, 어느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브라질 사람들의 소울 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페이조아다’와 마주쳤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눈이 갔는데 그럼에도 먹으면 속이 든든하고 활동하는 데 충분한 열량을 공급 받는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페이조아다는 농장에서 일하는 흑인 노예들을 위해 탄생한 음식이다. 저렴한 재료로 최고의 에너지를 끌어내기 위해 페이종이라는 검은콩을 밤새 물에 불린 것이 주재료다. 여기에 돼지의 귀와 코, 족발과 꼬리를 넣어 푹 익힌 뒤 맛을 내기 위해 마늘과 월계수 잎을 첨가해 한소끔 더 끓인다. 백인 농장주들이 돼지의 살코기를 가져간 뒤 남은 부산물을 가지고 만든 음식이었다.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는 요즈음엔 쇠고기나 소시지를 함께 넣어 더 풍부한 맛을 내는 집들도 있다. 여기에 오렌지 한 조각을 곁들이면 영양과 맛에서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페이조아다의 맛은 심플하면서도 묵직하다. 노동하는 자를 말없이 격려하는 따뜻함이 담겨 있다. ‘피멘타 카제이라’라고 하는 브라질식 핫소스를 몇 방울 떨어뜨리면 더 훌륭하다. 그래서인지 힘겨운 촬영이 계속된 몇 주 동안, 나는 페이조아다에 흠뻑 빠져버리고 말았다. 한국에 돌아와서까지 그 맛을 잊지 못해 집에서 만들어 먹을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거칠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슈하스코
결국 브라질에서 슈하스코를 다시 만난 건 리우데자네이루를 떠난 지 한참 지나 볼리비아와의 국경에 자리 잡고 있는 코룸바라는 도시를 방문했을 때였다.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다. 판타나우 대평원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지역의 중심 도시인 ‘캄푸 그란지’로 모여들었다. 23시간에 걸친 버스 여행 끝에 이곳에 도착했을 때 피곤에 절어 눈도 잘 떠지지 않는 나에게 열심히 호객행위를 해대던 어딘지 좀 허술해 보이는 청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르셀로. 우기엔 강이 되어버리는 도로 위에 낚싯대를 드리워 고기를 잡는 것 이외엔 살아갈 방법이 없는 고향 마을 코룸바를 떠난 그는 캄푸 그란지에서 터미널에 도착하는 여행객들을 여행사로 끌어들이는 호객꾼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 친구를 따라 변두리로 들어가면 뭔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나는 판타나우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그가 적어준 전화번호 하나에 의지해 코룸바까지 가고야 말았다. 손바닥만 한 바퀴벌레가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그곳에서 목격한 것은 브라질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조금 더 적나라한 속살이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 일하면서도 착실히 돈을 모아 어머니가 운영하는 구멍가게에 냉장고를 선물하는, 어떤 면에선 우리보다 좀 더 극단적이고 어떤 점은 비슷한 삶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흘간의 취재를 마치고 코룸바를 떠나기 전날 밤 마르셀로는 나를 자기 집 뒷마당에서 벌어지는 슈하스코 파티에 초대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어요.” 마르셀로가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며 말했다. “브라질에서 슈하스코 파티에 초대 받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기를 굽고 있는 사람과 친구가 되는 거예요. 그래야 가장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어요.” 그날, 고기 집게를 잡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아버지였다. “이분이 제 아버지시고 이쪽은 아버지의 여자친구 그리고 이쪽이 저희 어머니고 이분은 어머니의 남자친구분이세요.”

어머니의 남자친구는 다른 건 몰라도 슈하스코 파티의 행동 원칙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고기를 굽는 마르셀로 아버지 옆에 딱 붙어서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받으며 잘 익은 고깃점을 연신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는 고기 굽는 거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힌다니까요.” 마르셀로를 가운데 두고 영어와 포르투갈어가 뒤섞인 농담을 주고받으며 끈기 있게 기다린 끝에 나는 불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제법 커다란 고기 한 점을 접시에 받아 들었다. 고기의 맛은 코룸바 사람들의 삶처럼 질기면서도 거칠었다. 그리고 마르셀로 가족의 복잡한 가족사처럼 뭔가 간단하게 표현할 수 없는 맛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씹으면 씹을수록 짭조름하고 고소한 육즙이 배어나온다는 거였다. 그들의 미래가 이러하리라고 단정짓는 건 신파겠지만 그날 밤의 분위기는 신파에 퍽 어울렸다. 신파면 좀 어때. 고기도 아직 많이 남았고 사람들은 이제 막 달아오르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탁재형(다큐멘터리 PD) | 에디터 이경현 | 일러스트레이터 김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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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을수록 고소한 것

Milky Way

Milky Way

칼슘, 칼륨, 단백질 등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한 우유는 메인 요리는 물론 각종 소스, 디저트, 제빵까지 두루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 매일 만나는 평범한 우유를 이용한 요리로 봄 식탁을 차렸다.

↑ 와인 딸기를 담은 하얀색 테두리 볼은 TWL에서 판매. 바구니 모양의 도자 접시는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레몬 요거트 밀크 소스를 담은 용기는 한국도자기에서 판매.

↑ 모네 소스를 담은 볼과 새우 스큐어를 담은 연녹색 접시는 TWL에서 판매. 레몬을 담은 바구니는 메종드실비에서 판매. 계절 야채를 담은 파란색 무늬의 접시는 비브플랫 스토어에서 판매. 아보카도 소스를 담은 잔은 에밀앙리 제품으로 선우실업에서 판매. 파란색 손잡이의 커트러리는 무겐인터내셔널에서 판매.

↑ 파란색 병과 올리브를 담은 은 소재 종지는 메종드실비에서 판매. 작은 세모 무늬가 모던한 볼과 빨간색 손잡이의 커트러리는 칸트에서 판매. 빵을 담은 사각 접시는 에밀앙리 제품으로 선우실업에서 판매.

와인 딸기와 레몬 요거트 밀크 소스
재료 홈메이드 요거트(우유 500ml, 마시는 요거트(사과 맛) 150ml), 딸기(작은 것) 200g, 레드 와인 2컵, 설탕 100g, 오렌지 껍질 1/2개분, 통계피(10cm) 1토막, 정향 1/2작은술, 레몬 요거트 밀크 소스(홈메이드 요거트 1컵, 우유 1/4컵, 레몬즙 조금), 민트 잎 조금.
1 우유는 전자레인지에 40℃로 데운다.
2 소독한 저장 용기에 1의 우유와 마시는 요거트를 넣고 플라스틱 수저로 잘 섞는다. 뚜껑을 덮어 하룻밤 동안 실온(24~25℃)에 두어 홈메이드 요거트를 만든다.
3 딸기는 젖은 행주로 살살 닦는다.
4 레드 와인에 설탕을 녹인 다음 오렌지 껍질, 정향, 통계피를 넣고 약한 불에서 20분 동안 졸인다.
5 4를 볼에 담고 뜨거운 상태에서 3의 딸기를 넣은 다음 랩을 씌워 상온에 둔다. 식으면 냉장고에 넣어 보관한다.
6 2의 홈메이드 요거트 1컵과 우유 1/4컵을 섞은 다음 레몬즙을 넣어 레몬 요거트 밀크 소스를 만든다.
7 볼에 5의 딸기와 레드 와인 시럽을 담고 6의 레몬 요거트 밀크 소스를 뿌린다. 민트 잎으로 장식한다.

에스프레소 초콜릿 젤리
재료 물 500ml, 인스턴트커피 3큰술, 설탕 1/2컵, 젤라틴 7장, 다크 초콜릿 120g, 우유 · 생크림 100ml씩, 토핑(생크림 100ml, 블루베리 · 민트 잎 조금씩).
1 물을 뜨겁게 데워 커피와 설탕을 녹인다.
2 찬물에 젤라틴 4장을 불려 1에 넣고 섞은 다음 한 김 식힌다.
3 작은 투명 용기에 2를 나눠 붓고 냉장고에 2시간 동안 넣어둔다.
4 다크 초콜릿은 중탕으로 녹이고 생크림과 우유를 잘 섞어 데운다. 젤라틴 3장은 찬물에 불린다.
5 중탕한 초콜릿에 데운 우유와 생크림을 3번에 나눠 넣으며 거품기로 잘 섞는다.
6 5에 찬물에 불린 젤라틴을 넣어 섞고 체에 한 번 걸러 식힌다.
7 3을 꺼내 6을 붓고 냉장고에 넣어 굳힌다.
8 토핑용 생크림을 거품기로 단단하게 올린 다음 먹기 직전에 숟가락으로 적당량을 떠서 7 위에 올린다. 블루베리와 민트 잎으로 장식한다.

모네 소스를 곁들인 계절 야채
재료 아스파라거스 6대, 감자 1개, 콜리플라워 50g, 베이컨 4장, 달걀 2개, 치커리 조금, 모네 소스(버터 · 밀가루 20g씩, 우유 350ml, 달걀노른자 1개, 그뤼에르 치즈 50g,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아스파라거스는 돌기와 질긴 섬유질을 제거해서 끓는 물에 데친 다음 10cm
길이로 썬다.
2 감자와 달걀은 삶는다. 콜리플라워는 한입 크기로 잘라 끓는 물에 데친다.
3 달군 팬에 베이컨을 구운 다음 종이타월에 올려 기름을 빼고 한입 크기로 썬다.
4 달군 팬에 버터와 밀가루를 볶다가 데운 우유를 넣고 거품기로 잘 섞는다.
5 4에 그뤼에르 치즈를 넣고 거품기로 잘 섞는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6 5를 불에서 내린 다음 달걀노른자를 섞어 모네 소스를 완성한다.
7 접시에 치커리, 감자, 달걀을 한입 크기로 썰어 담는다. 아스파라거스와 콜리플라워를 보기 좋게 올린다.
8 7에 따뜻한 모네 소스를 뿌린다.

아보카도 크림소스의 새우 스큐어
재료 새우(중하) 15마리, 레몬그라스 15줄기, 요거트 2큰술, 다진 코리앤더 · 다진 파슬리 1작은술씩, 화이트 와인 1큰술, 소금 · 후춧가루 · 식용유 조금씩, 라이스페이퍼 6장, 아보카도 크림소스(아보카도 1개, 우유 1/4컵, 생크림 2큰술, 레몬즙 · 소금 · 흰 후춧가루 조금씩).
1 새우는 머리를 떼고 내장을 제거한다.
2 레몬그라스는 껍질을 벗기고 대만 남긴다.
3 새우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꼬치에 꿰어 작은 구멍을 낸 다음 뺀다.
4 새우의 꼬치 구멍에 2의 레몬그라스 대를 꽂는다.
5 4의 새우에 요거트, 다진 코리앤더, 다진 파슬리, 화이트 와인,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살살 버무려 잠시 재운다.
6 라이스페이퍼를 가위로 사방 5cm의 정사각 모양으로 자른다.
7 라이스페이퍼를 뜨거운 물에 담가 부드러워지면 5의 새우를 놓고 만다.
8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7을 노릇하게 굽는다.
9 믹서에 아보카도와 우유를 넣고 곱게 간 다음 생크림, 레몬즙을 넣어 섞는다. 소금과 흰 후춧가루로 간해 아보카도 크림소스를 완성한다.
10 새우에 아보카도 크림소스를 곁들인다.

대구 감자 브랑다드
재료 대구살 200g, 우유 200ml, 물 50ml,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감자 2개, 마늘 2쪽, 양파 1개, 올리브유 · 타임 · 월계수 잎 조금씩, 농도 조절용 소스(우유 · 생크림 50ml씩), 버터 · 우유 조금씩, 빵가루 1/2컵, 그라나파다노 치즈 · 바게트 적당량씩.
1 냄비에 대구살, 우유 200ml, 물,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대구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 다음 대구를 건진다.
2 감자는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금물에 삶는다. 감자가 익으면 뜨거운 상태에서 으깬다.
3 양파와 마늘은 얇게 썬다.
4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양파와 마늘, 타임, 월계수 잎을 넣고 볶는다. 양파와 마늘이 익으면 타임과 월계수 잎을 건진다.
5 농도 조절용 소스의 우유와 생크림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6 볼에 1의 대구살, 2의 감자, 4의 양파와 마늘을 넣고 5를 부어 농도를 맞춰가며 섞는다. 빵에 스프레드처럼 발라 먹을 때는 되직하게 만들고 스테이크에 곁들일 땐 소스의 양을 늘려 부드럽게 만든다.
7 그라탱 용기에 버터를 바르고 6을 담는다.
8 빵가루를 우유 조금에 적셔 7에 올리고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갈아서 얹는다.
9 8을 200℃로 예열한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 대구 감자 브랑다드를 완성한다.
10 대구 감자 브랑다드에 바게트를 곁들인다.

에디터 송정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요리 박선영 | 어시스턴트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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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을수록 고소한 것

쌀밥엔 카레

쌀밥엔 카레

하얀 쌀밥에 어울리는 네 가지의 카레 품평기.

1위 – 우리밀의 꼬꼬 카레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닭 가슴살과 국내산 채소가 들어간 ‘꼬꼬카레’는 우리밀 제품으로 올가에서 판매. 300g, 3천6백원.
문소진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순수하고 깔끔한 맛이다. 또 건더기가 듬뿍 들어가 만족스럽다.
안진하 국내산 채소를 사용하고 합성착향료는 무첨가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닭고기, 당근, 감자 등의 건더기가 으스러지지 않고 큼직한 모양째 들어 있다.
유영주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아주 좋다. 적당한 크기로 썬 건더기의 씹는 맛도 좋다. 끓는 물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되니 너무 편리하다.
이주희 순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꿀을 조금 넣었더니 아이가 맛있게 먹었다. 연한 닭고기 살이 꽤 많이 들어 있어 만족스럽다.

2위 – S&B의 골든 커리 순한 맛
카레 가루를 비롯한 고수, 회향, 계피 등이 함유된 고형 카레로 필요한 만큼 쪼개 넣고 요리할 수 있는 ‘골든커리 순한 맛’은 S&B 제품으로 롯데마트에서 판매. 240g, 5천5백원.
문소진 풍부하고 진한 일본 정통의 카레 맛이 가장 만족스럽다. 건더기를 따로 준비해야 되지만 1인당 1조각씩 총 12조각이 들어 있어 싱글족이라면 두고두고 먹기에 좋을 듯.
안진하 건더기를 따로 준비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지만 당근과 감자만 넣고 끓여도 제법 진한 카레의 풍미가 난다.
유영주 익숙한 일본식 카레 맛이 난다. 어떤 건더기를 넣느냐에 따라 다양한 카레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주희 카레 맛이 제일 진한 대신 염분이 높다. 건더기를 따로 준비해야 되고 일본어와 영어로만 된 설명서 또한 불편하다.

3위 – MCC의 고메식당 비프카레 약간 매운맛
깊은 맛의 숙성 카레 분말과 한 시간 이상 볶은 양파가 들어간 ‘고베식당 비프카레 약간 매운맛’은 MCC 제품으로 롯데마트에서 판매. 160g, 2천1백50원.
문소진 고소하면서 담백한 고기 맛이 단번에 느껴진다. 알싸한 맛이 어우러져 개운한 느낌도 든다. 끓는 물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되니 입맛 없을 때 간단하게 즐기기 좋다.
안진하 1인분 치고는 양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밥 한 공기만 비벼 먹으면 짜다. 곱게 다진 듯한 당근이 들어 있어 당근을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듯.
유영주 풍부하고 고소한 고기 맛이 좋다. 단, 건더기를 너무 잘게 썰어 씹히는 맛이 덜하다.
이주희 끓는 물에 봉지째 데우면 되니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카레라기보다는 하이라이스가 연상되는 진한 맛이다.

4위 – 청정원의 카레여왕 로열스파이스 옐로크리미
펜넬, 코리앤더, 로즈마리 등 다양한 천연 향신료로 인도식 정통 커리의 풍미를 더한
‘카레여왕 로열스파이스 옐로크리미’는 청정원 제품으로 이마트에서 판매. 76g, 5천5백원.
문소진 충분히 저어주지 않으면 쉽게 뭉친다. 설명서대로 물과 함께 우유를 넣었더니 농도가 너무 묽어지고 밍밍해졌다.
안진하 향신료가 들어간 스파이시 분말, 부드러운 맛을 주는 코코넛앤피넛크리미 등이 들어 있어 취향껏 즐길 수 있다. 단, 건더기를 따로 준비해야 된다.
유영주 인도식 커리가 연상되는 이국적인 향이 난다. 건더기를 따로 준비해야 하고 총 3가지 가루를 설명서대로 넣고 볶자니 다소 번거롭다.
이주희 스파이스 분말, 카레 가루, 코코넛앤피넛크리미까지 3개가 들어 있어 취향껏 가감할 수 있다. 조리법이 다소 어렵지만 카레 특유의 맛이 연해서 아이와 함께 먹기에 좋다.

에디터 이경현 | 포토그래퍼 이향아 | 어시스턴트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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