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있는 수많은 아이템 중에서도 유독 정이 가고 사연이 있는 물건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꾸준히 모으고 있는 컬렉션 아이템은 그 사람의 취향과 안목을 반영하기도 한다.

켈리타앤컴퍼니 최성희 대표의 페이보릿 아이템
다양한 종류의 실 실은 패키지 디자인을 하거나 책 작업, 태그를 만들 때 두루 사용하는 재료다. 그래서 모은다기보다는 실이 돌돌 감겨 있는 모양새가 맘에 들어 하나 둘씩 모으게 됐다. 명품 에르메스 실부터 이름없는 곳에서 산 실까지 하나하나 가진 색과 텍스처가 다르다. 어떤 아이템에 끌리는 가장 큰 이유가, 그것이 가진 텍스처 때문임을 최근에야 알았다. 실은 미세한 텍스처가 모두 다른 섬세한 아이템이다. 또 저마다 가진 실패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할머니의 다락방처럼 포근함을 주는 실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빈티지 가드닝 도구 가드닝은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켈리타앤컴퍼니는 단독주택이기 때문에 마당을 활용해 1년 내내 채소도 심고 꽃도 심는다. 그래서 가드닝 도구에 관심이 많은데 최신 제품보다는 출장이나 여행 갔을 때 그 나라의 시골에서 발견한 빈티지한 도구를 구입하는 편이다.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 아니어도 시골의 작은 공방이나 시장에서 산 도구들에 정감이 간다. 작은 삽, 갈고랑이, 삼지창 등은 거의 매일 사용하는 가드닝 도구다. 너무 매끈하고 모던한 디자인의 도구보다는 시간이 지나 손때가 묻어도 멋스러운 빈티지 도구를 좋아한다.

연필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갖기 전부터 연필을 좋아했다. 붓이나 펜도 사용하지만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연필은 계속해서 모으게 되는 물건이다. 최근 중국산 연필이 많아지면서 사용할 때 좋지 않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연필을 많이 보았다. 그럴 때마다 연필 한 자루에 담긴 진정성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리라 Lyra, 그라니트 Granit, 포레스트초이스 Forestchoice, 게코소 Gekkoso 등 여러 브랜드의 연필을 모았는데 고를 때 사용감이나 디자인을 중시하는 편이다. 여러 자루를 구입해 둥근 틴케이스나 병에 꽂아두어도 멋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