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 논픽션은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작은 쉼을 선물한다.
요즘 가장 핫한 국내 향수, 보디 케어 브랜드를 꼽자면 단연 논픽션이 아닐까? 논픽션은 유능한 젊은 작가들과 팀을 꾸려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친 스튜디오 콘크리트의 차혜영 디렉터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론칭한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다. “2019년도 초쯤, 스튜디오 콘크리트에서의 활동을 마무리 지었어요. 평소 향수와 보디 용품을 유난스러울 정도로 즐겨 쓰는 편인데, 수입 제품으로 가득한 욕실을 보며 일관된 정체성을 지닌 국내 브랜드는 왜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고품질의 원료로 구현한 섬세한 향은 물론 심미적 만족도를 높이는 패키지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움직이고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근 몇 년간 정말 바쁘게 살아온 것 같아요. 샤워할 때만이 휴대폰과 떨어져 있는 유일한 시간일 정도로요. 제게 목욕 시간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았고, 단순히 몸을 씻는 행위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나 자신한테 조금 더 집중해보고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자는 생각이 논픽션의 시작이었죠.” 차혜영 대표가 논픽션을 론칭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아늑한 크기의 쇼룸에 들어서자 중성적이면서도 세련된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논픽션은 세계적인 조향 회사인 피르메니히, 만, 심라이즈의 톱티어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4종의 향을 지닌 향수와 보디 워시, 보디 로션, 핸드 워시, 핸드 크림으로 구성된다. “향에 있어서는 정말 어떠한 것과도 타협하고 싶지 않았어요. 논픽션은 고급 향료를 사용해 자연스럽고 인위적이지 않은 향과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중성적인 매력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어요. 또 제가 세운 몇 가지 ‘하지 말아야 할’ 기준이 있었어요. 지나치게 미니멀하면 안 될 것과 질감이나 형태 등 사소한 부분에서도 불편함이 없어야 할 것이었죠. 패션 브랜드로 예를 들자면 자크뮤스처럼 디자인에서 위트와 따스함이 느껴졌으면 했어요.” 차혜영 대표가 강조했다.
쇼룸에서 역시 그녀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멋들어진 화려함은 아니었지만 이곳을 찾은 이들이 편하게 머무르면서 시향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관리에 취약하지만 카펫을 깔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통창을 통해 바닥에서 천장까지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높낮이가 다른 식물과 오브제를 배치한 아이디어는 포토그래퍼 마크 보스윅 Mark Borthwick의 브루클린 집에서 영감을 얻었다. 쇼룸 역시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더하기보다는 논픽션의 제품과 가구, 식물 정도로 타협한 것. 패션 비즈니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작가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창작 활동을 펼쳐내고, 지금은 내면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그녀가 이 다음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