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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경험하고 느끼며, 어쩌면 제품보다도 먼저 하우스의 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저마다의 개성과 방식으로 채운 패션 하우스의 매장.

키코 코스타디노브,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

© Studio Hahn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실험성은 브랜드가 시작한 도시,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에 그대로 드러난다. 프로젝트 기반엔 미국 출신 아티스트 라이언 트레카틴 Ryan Trecartin과 리지 피츠 Lizzie Fitch의 작품이 있다. 라이언 트레카틴은 리테일 공간을 퍼포먼스와 관람이 연결되는 능동적인 공간으로 탐구해온 작가로서, 앞서 브랜드의 도쿄와 로스앤젤레스 매장에서 함께 작업한 바 있다. 런던 스토어의 중심에는 라이언 트레카틴의 2016년 영상 설치 작품 <Stunt Tank>가 있다. 이를 통해 기능적인 공간을 설계하고자 한 이들은 건축사 디스 스튜디오 THISS Studio와의 협업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더했다. 폰툰 보트의 금속 난간을 뒤집어서 의류 레일로 사용하고, 보트 좌석을 피팅룸 의자로 활용한 창의력 또한 이 유쾌한 협업의 결과물이다. 바닥 카펫은 짙은 마룬 컬러로 바꿔 벽면까지 이어지도록 처리했으며, 벽을 파내어 선반을 만든 뒤 진열 기능을 통합했다. 바닥까지 내려오는 PVC 커튼을 통해 기둥을 가리고, 입구에서는 붉은색 터널 형태 공간을 지나 내부로 진입하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보트의 케이터링 선반은 마모륨 소재로 마감해 긴 디스플레이 테이블로 재사용한 방식 또한 돋보인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매장은 상황에 따라 행사, 컬렉션 프레젠테이션 등 이벤트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 Studio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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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io Hahn

매장은 디자인 스튜디오 바로 아래 위치해, 독립적인 상업 공간보다는 브랜드의 세계관을 물리적으로 구현한 복합적인 장소로서 기능한다. 디자이너와 매장 직원이 같은 동선과 공간을 공유하며, 서로의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환경을 형성하도록 의도한 것이다. 결국 이곳은 방문객이 탐색하고 머무르며 브랜드의 세계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자, 근무자 간의 자연스러운 접점이 형성되는 장소인 셈이다.

© Studio Hahn
© Studio Hahn

르메르, 우캉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 한남, 도쿄 에비수 스토어를 잇는 르메르의 세 번째 하우스 프로젝트가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열었다. 지난 1월 오픈한 우캉 플래그십 스토어는 1930년대 중국 건축가 동다유 Dong Dayou가 설계한 3층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상하이에서도 유서 깊은 쉬후이 구에 위치한다. 복원 작업을 거친 주택은 기존의 건축적 요소와 새롭게 적용한 디테일이 조화롭게 연결되어 있다. 스페인 양식을 차용한 파사드 뒤편으로는 중국 전통 건축의 감각과 유럽 현대주의 미학이 교차하는 실내 공간이 펼쳐진다. 상업 공간 특유의 과도한 연출 대신, 실제 생활 공간을 연상시키는 방의 구조를 따라 컬렉션을 경험하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 Shota Kono – Rino Qiu
© Shota Kono – Rino Qiu

가구와 오브제 또한 공간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현지 골동품 시장에서 수집한 가구들은 상하이 장인의 손을 거쳐 다시 제작되어, 바우하우스와 비엔나 분리파, 엔조 마리, 카를라 베노스타 등의 작품과 함께 곳곳에 배치되었다. 주방에는 도예가 리칭 Li Ching이 제작한 일상적인 세라믹 피스가 놓여 있는데, 이러한 구성은 중국 문화 유산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영감이 만나는 장면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음악과 책, 아트워크가 함께 배치된 공간은 관찰과 청음, 탐색의 경험을 유도한다. 사운드스케이프는 르메르의 아티스틱 디렉터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사라-린 트란, 그리고 사운드 스튜디오 후안뤼 Huanlü가 함께 큐레이션했으며, 사진 예술 단체 지아자즈 Jiazazhi와 함께 선별한 도서들은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머물며 둘러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 Shota Kono – Rino Qiu
© Shota Kono – Rino Q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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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

보디는 아시아 첫 오프라인 매장의 터전을 도쿄 요요기우에하라로 택했다. 조용한 주거 지역의 빈티지 맨션에 자리한 곳으로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오가는 동네 안에서 기능하는 ‘지역 상점’ 개념을 반영한 공간이다. 공간 디자인은 뉴욕의 스튜디오 그린 리버 프로젝트 GRPLLC에서 맡았다. 설계 과정은 일본에서 활동한 건축가 안토닌 레이몬드 Antonin Raymond의 작업을 참고해, 일본 전통 건축 방식을 존중하면서 서구의 건축 기술을 결합한 그의 접근을 반영했다.

© BODE
© BODE

가구와 장식, 오브제는 ‘케네디 리스토레이션 Kennedy Restoration’, 즉 과거의 흔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맥락을 구축하는 접근을 바탕으로 선별되었다. GRPLLC는 이 방식을 참고해 브랜드 역사를 새로운 시장의 맥락 안에서 해석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공간에 배치했다. 입구에는 맷 케니 Matt Kenny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집무실에 걸려 있던 그림을 재현한 작품을 두었다. 피팅룸에는 커트 비어스 Kurt Beers가 그린 이집트 풍경화와 함께 이란산 황동 화병이 자리한다. 대사관 로비를 연상시키는 울 카펫, 가나가와 히야마에서 조달한 재생 목재를 활용한 피팅룸 문 또한 이러한 맥락이 적용된 것이다. 매장 후면에는 고재 히노키로 만든 작은 목조 구조물과 전통 목공 방식으로 제작한 스툴을 함께 놓았다. 중앙엔 미국산 블랙 월넛으로 제작한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 1920년대 프랑스 도예가 에드몽 라슈날 Edmond Lachenal의 세라믹 화병이 배치되어 집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보디 도쿄 스토어에서는 남성과 여성 컬렉션 전반과 함께 빈티지와 앤티크 텍스타일로 제작한 원오프 피스, 미드센추리 국립공원 기념 베개 커버로 만든 쿠션 등 도쿄 매장을 위해 제작한 아이템도 선보인다.

© B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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