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의 오랜 저택을 복원해 문을 연 클라세 아줄의 ‘카사 드 로스 레옹스’. 미식과 지역 장인의 공예품, 브랜드의 정체성인 세라믹이 어우러진 이곳에서는 브랜드가 쌓아온 세계를 한 공간 안에서 경험할 수 있다.

데킬라를 이야기하는 방식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증류 기술의 발전사를 다룰 수도 있고, 아가베라는 식물이 멕시코의 토양과 기후 속에서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설명하는 데서 시작할 수도 있다. 혹은 데킬라와 메즈칼을 구분하는 생산 방식과 지역적 전통을 이야기하며 서두를 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모든 서사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 장인정신과 창의성이다. 멕시코의 증류 문화는 단순한 주류 산업이라기보다 토양과 시간, 그리고 사람의 손이 함께 축적해온 문화적 기술에 가깝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프리미엄 데킬라 하우스 클라세 아줄이 멕시코시티 폴랑코에 선보인 카사 드로스 레옹스 Casa de Los Leones는 바로 장인정신을 ‘집’이라는 형태에서 구현한 공간이다. 병 속에 담긴 술의 세계를 물리적 환경으로 확장한 이 저택은 건축, 공예, 예술, 호스피탈리티가 교차하는 하나의 문화적 무대처럼 기능한다.


폴랑코의 역사적 저택을 복원해 완성된 이 프로젝트는 멕시코시티 건축 스튜디오 세 쿠비카 아르키텍토스 C Cúbica Arquitectos가 맡았다. 설계는 건물이 지닌 고유한 구조와 장식을 보존하면서 현대적 개입을 절제된 방식으로 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리석 바닥부터 맞춤형 가구에 이르기까지 공간 대부분의 요소가 멕시코의 지역 장인에 의해 제작되었는데, 이는 소재에 대한 브랜드의 철학을 디테일로 드러낸다. 특히 라운지의 대형 맞춤 소파는 클라세 아줄 디캔터의 패턴을 재해석해 제작된 작품으로서 상징성을 더했다.


공간을 관통하는 재료는 세라믹이다. 이 재료는 클라세 아줄이 모든 디캔터를 수작업으로 제작할 때 사용하는 재료이자 멕시코 공예 전통의 핵심인 물질이기도 하다. 로비에 들어서면 세라믹 격자로 구성된 터널이 등장하며 방문객을 브랜드의 세계로 안내한다. 브랜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엔쿠엔트로스 Encuentros’의 첫 번째 한정판을 함께 작업한 아마도르 몬테스 Amador Montes의 작품 또한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공간 깊숙이 들어갈수록 멕시코 디자이너와 장인들의 협업이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펼쳐진다. 세라믹과 크롬, 재활용 섬유, PET 소재 조명 등 서로 다른 재료가 라운지와 바 전반에 걸쳐 사용되어, 가구와 조명 등 장식적 요소를 보는 재미도 있다.


카사 드 로스 레옹스 중심에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테이스팅 프로그램 ‘테이스트 오브 타임’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다섯 가지 데킬라와 셰프의 페어링을 통해 아가베 재배부터 숙성과 병입에 이르는 시간을 경험하는 여정이 펼쳐진다. 이어지는 클라세 아줄 컬렉터 커뮤니티를 위한 전용 공간 ‘컬렉터스 라운지’가 브랜드의 가장 희귀한 아카이브 및 한정판 에디션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라면, 칵테일 바에서의 여정은 식사가 끝난 뒤에도 대화를 즐기는 멕시코 특유의 식후 문화 ‘소브레메사 Sobremesa’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부티크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공간이다. 클라세 아줄의 대표 라인업부터 한정판 제품에 이르는 폭넓은 컬렉션을 선보이는 이곳의 모든 제품은 공간과 어우러지는 하나의 오브제처럼 전시되어 있다. 병 하나하나가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장면인 셈이다.


아가베가 자라는 토양부터 오랜 숙성 과정, 그리고 디캔터를 만드는 장인의 손길까지. 클라세 아줄 제품에는 이 모든 시간이 축적되어 있다. 결국 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이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기술과 장인정신이다. 카사 드 로스 레옹스는 오랫동안 클라세 아줄이 강조해온 이런 가치를 건축과 공예, 환대의 방식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폴랑코의 이 저택은 그 세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천천히 이곳만의 이야기를 쌓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