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즐거운 스피커 셋, 한옥에서 만난 이국적인 세라믹, 강철로 만든 심장
– 베오랩 17 – 베오랩 19 – 베오랩 18
귀가 즐거운 스피커 셋
올해로 90주년을 맞이한 뱅앤올룹슨(B&O)에서 끊김 없이 깨끗한 무선 음향을 전달하는 3가지 스피커를 출시했다.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고음질의 사운드를 전달하는 와이사(Wisa)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다. 19개의 나뭇조각을 180도로 둘러가며 연결한 ‘베오랩18’은 음이 수평으로 분사돼 멀리 있어 위치에 관계없이 원음 그대로의 음을 즐길 수 있다. 보다 산뜻한 느낌의 ‘베오랩17’은 알루미늄 캐비닛으로 제작된 스피커로 책상 위나 바닥, 천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 크기는 작지만 폭발적인 사운드가 강점인 제품. 마지막으로 제트기 엔진을 닮은 ‘베오랩19’는 무선 우퍼 스피커로 탁월한 입체감을 전달한다. 3가지 스피커 모두 음량이 갑자기 커지더라도 자동으로 저음 출력을 줄여 청취자에게 편안한 사운드를 전달한다.
문의 뱅앤올룹슨 압구정점 02-218-1380 에디터 신진수
한옥에서 만난 이국적인 세라믹
정갈한 계동의 한옥 능소헌의 창호 너머로 이국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한옥 한 켠에 직접 제작한 세라믹을 판매하는 ‘태오홈’을 오픈한 것. 그는 방콕 여행 중 태국과 중국의 문화가 융합된 씨노타이 도자기에 매료되었고 그것을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재해석했다.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조명과 화병, 식기 제품들은 동 소재로 두른 테두리와 해골, 리본, 그물, 태슬 등 상징적이고 기하학적인 청색 패턴이 특징이다. 앞으로 세라믹 스툴과 와인 홀더 등 새로운 디자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또다시 이국적인 곳으로 여행을 떠날 그의 여정이 기대된다.
문의 02-3672-2302 어시스턴트 에디터 이현재ㅣ포토그래퍼 김대형
강철로 만든 심장
엔지니어링을 매개로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을 선보이는 정원석 작가. 그가 윤현상재 스페이스B-E에서 개인전 <시간의 흐름에 관하여>를 열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찾아가봤다.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에서는 몇 번째 전시인가?
한국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윤현상재와는 예전에 공동 작업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는데 여기서 내 첫 개인전을 열게 되어서 영광이다.
이번 전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큰 주제가 시간인데 해가 뜨고 지는 것이나 물이 흐르는 속도처럼 일반 상식을 벗어난 새로운 시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구에 금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모터로 움직임을 준 것이 메인 작품이다. 진짜 새의 움직임보다 날갯짓이 매우 느린데 이 작품을 계속 보고 있으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묘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관람객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영국에서 같은 주제로 전시를 했을 때는 연필깎이 작품이 더 인기가 많았다. 이 연필깎이는 한 달에 한 자루씩 깎도록 설계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형체가 분쇄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 하게 되니 놀랐다고 하더라.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가 잘 전달된 거 같다.
관객과 소통하는 작업에 관심이 많았나?
한국에서는 로봇 공학을 전공하고 석사까지 마쳤는데 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무작정 영국으로 갔다.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에 들어가서 디자인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던 거다. 기존에 했던 내 전공을 살리는 것이 무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전자 공학이나 기계가 결합된 작품을 꾸준히 만들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예술가 중 스스로가 어디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3가지 다 해당하는 거 같다. 나는 디자인와 아트웍의 중간 선상에 있는 작품을 하려고 하는데 그걸 풀기 위한 솔루션으로 엔지니어링을 선택한 거다. 예전에는 만드는 사람이 존재했지 디자이너와 아티스트, 엔지니어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랬듯이 앞으로는 세 영역이 점차 통합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 역시 그렇게 작업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보여줄 계획인가?
반짝하고 잠깐 눈길을 끄는 것이 아니라 내 작품이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먼 훗날 누군가 수리를 위해 속을 열어봤는데 속까지 아름답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김대형
출처 〈MAISON〉 2014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