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시스템 랩 김찬중 소장의 즐거운 식물원
지난 4월, 업무차 싱가포르에 방문했다가 ‘가든스 바이 더 베이 Gardens by the bay’ 식물원을 둘러보게 되었다. 보통 식물원이라고 하면 학술적인 분위기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식물을 관찰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식물을 아래에서 내려보고 올려다보거나 가까이에서 만질 수 있게 산책로를 낸 것이다. 때문에 식물을 바라보는 시점이 굉장히 입체적이고 다양했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식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살면서 나무를 전지전능한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자연이 지닌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집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고 흥미로움을 넘어 경외감까지 들었다. 야외에 설치된 나무 모양 탑 ‘슈퍼트리’는 이끼가 타고 자라는 조형물로, 밤이 되면 빛과 음악이 흘러나와 마치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나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부터 중장년, 노인층까지 이곳을 찾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즐겁게 관람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식물과 인간이 서로 교감하기 위한 연결 고리로서 과학과 건축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에디터 최고은 │ 사진제공 싱가포르 관광청 │ 일러스트레이터 김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