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올 한 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거나 관통할 키워드 31개를 뽑았다.
01 Super High-Gloss
지난해 윤기와 광택을 덜어낸 황동, 구리 소재가 주목받았다면 올해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빛나는 제품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지난 2014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눈이 부시게 반짝였던 카르텔의 금을 주제로 한 아이템을 비롯해 독일의 풀포는 오묘한 광택에 오팔색을 섞어 미래적인 느낌의 오브제를 선보였다. 특히 가구 디자인에서는 스타일과 소재의 상반된 조화로 초현실적인 디자인으로 변형된 것이 특징.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줄리언 메이어가 만든 패러럭스 테이블을 그 예로 꼽을 수 있다. 가구와 소품뿐 아니라 텍스타일도 슈퍼 광택이 주목받는 추세다. 세계적인 텍스타일 브랜드 ‘크리에이션 바우만’에서는 금사를 엮은 구김이 있는 원단을 비롯해 물고기의 비늘을 단 것 같은 화려한 느낌의 원단을 선보이는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브랜드들이 주목한 슈퍼 광택 제품들은 올해 활황기를 예고하고 있다.
물고기 비늘처럼 생긴 금색 원단은 크리에이션 바우만의 에타 원단으로 유앤어스에서 판매.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흰색 펜던트 조명은 와츠. 기하학적인 모양의 미스틱 촛대는 가이아&지노 제품. 회색 스툴 ‘머트리얼 컨테이너’는 서정화 작가의 작품. 사이버틱한 색감의 볼은 안&엔젤 제품, 은색 스툴은 하이만 에디션 제품으로 모두 보에에서 판매. 바닥에 있는 원단은 모두 스위스 더 싸인 제품. 열기구 패턴의 포르나세티 벽지는 칼앤선 제품으로 다브에서 판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스타일리스트 강정선 | 어시스턴트 조은정 · 김수지
02 패셔너블한 삶
1 버버리 뷰티박스. 2 구찌 코스메틱.
↑ H&M 홈
1 어그 홈. 2 톰포드 뷰티.
패션 브랜드가 다양한 삶의 영역으로 발을 뻗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갤러리아백화점에 첫 부티크를 연 톰포드 뷰티는 출점하자마자 화장품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엔 남성 스킨케어 제품도 선보일 예정. 2013년 뷰티 사업을 인수하고 2014년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버버리는 지난 2014년 12월 18일 서울 코엑스몰에 대형 컨셉트 스토어인 버버리 뷰티박스를 열며 화장품과 향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그는 2014년 F/W 시즌부터 양모 소재의 인테리어 소품과 라운지웨어, 실내용 슬리퍼 등으로 구성된 홈 컬렉션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H&M은 지난 2014년 10월 30일, 자라는 지난 2014년 11월 27일에 각각 홈 라인을 국내에 론칭했다. 2014년 하반기에 이토록 많은 브랜드가 론칭했으니 2015년에는 그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듯. 게다가 지난해 말 북미 시장에 론칭한 구찌 코스메틱까지 올 하반기에 국내에 선보인다고 하니 볼거리 풍성한 한 해가 되겠다.
에디터 최영은
03 식사가 되는 주스
↑ 신선한 채소와 과일, 견과류를 착즙해 독소 배출 겸 식사 대용으로 좋은 주스는 아이민주스와 저스트주스에서 판매.
네덜란드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앞으로 식사를 대신할 주스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하루 세끼를 챙기는 삼시 세끼족이 감소하고 간편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식사 대용식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 또 현대인들의 바쁜 생활로 인해 먹을 수 있는 제품과 마실 수 있는 제품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스타일러스의 발표 또한 식사 대용 주스에 힘을 싣는다. 영양과 포만감을 갖춘 식사 대용 주스는 채소와 과일을 생으로 먹을 때의 제한적인 섭취량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고 독소 배출을 위한 디톡스 효과도 함께 볼 수 있다. 착즙 주스 전문기업 아이민주스의 대표 김용환의 말이다. “현재 뉴욕에서는 과일과 채소의 영양분 파괴를 최소화한 콜드 프레스 공법으로 착즙한 주스바가 인기입니다. 또 일정 기간 동안 밥을 먹지 않고 물과 주스만 마시는 클렌즈 프로그램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요.” 최근, 국내에서도 단백질이 풍부한 치아 시드와 견과류, 뿌리채소 등을 넣은 주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렇듯 바쁜 현대인에게 컵밥, 냉동밥 등의 인스턴트 간단식이 아닌 영양과 포만감이 높은 식사용 주스가 끼니를 대신할 날이 머지않았다.
에디터 이경현 | 포토그래퍼 허동욱
04 꿈꾸는 색, 데이 드림
세계적으로 경기 불황과 환경 재해로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할지 모르는 불안한 세상. 현대인들은 이런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도피하고자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색상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의 트렌드 정보회사 까린에서는 올봄과 초여름까지 유행할 색상으로 ‘데이 드림’을 제안했다. 일상의 순간순간을 좀 더 낭만적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이 컬러는 여명이 밝아올때 어렴풋이 빛나는 오렌지빛 분홍색에서 고요하고 안정적인 느낌의 회색, 민트, 옐로 등 파스텔 톤이 주를 이룬다. 전반적으로 얇은 막이 덮인 듯 미묘한 파스텔 색상을 제안하고 있어 공간을 따뜻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다.
회색 원목 J104 의자는 헤이 제품으로 100Home에서 판매. 노란색 상판의 사이드 테이블은 노바모빌리 제품. 콘크리트 질감으로 만든 집 모양 B30° 램프는 챕터원에서 판매. 하늘색 상판의 원형 사이드 테이블은 노바모빌리에서 판매. 검은색 후추 그라인더는 디자이너이미지에서 판매. 바퀴가 달려 있는 블록 테이블 트롤리는 노만코펜하겐 제품. 100Home에서 판매. 핑크색 너드 체어는 무토 제품으로 라꼴렉뜨에서 판매. 비대칭 다리가 특징인 커피 테이블과 하얀색 드롭 사이드 테이블은 챕터원에서 판매. 노란색 상판의 원형 테이블은 헤이 제품으로 덴스크에서 판매. 회색 모직 커버로 감싼 그라데시카 620 의자는 빌리아니 제품으로 라꼴렉뜨에서 판매. 벽에 건 코트랙은 구비 제품으로 100Home에서 판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스타일리스트 강정선 | 어시스턴트 조은정 · 김수지
05 평면과 입체의 변주
↑ 김영나의 테이블 에이
↑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의 텍스트-이미지 변환 장치 미술이 비평과 감상의 대상으로 인식되어온 것과 달리 기능적인 측면을 우선시해온 디자인계는 기존의 틀을 해체하고 예술과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구, 시각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물성을 실험하는 데 있어 각자의 분야에서만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매체나 물성의 특성을 결합하거나 병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2차원과 3차원이 혼재된 새로운 감각의 디자인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픽디자이너 김영나는 ‘테이블 에이 Table A’ 연작을 통해 A3, A4 등 표준화된 종이 규격을 적용한 가구 디자인을 통해 평면적이면서도 도드라진 부조와 같은 미감을 전달했다. 최근 <프린팅 스튜디오 쇼> 전시에서 선보인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의 ‘텍스트-이미지 변환 장치’는 인쇄물을 만드는 과정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3차원의 공간을 설치하고 이미지가 구현되는 프로세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업을 보여줬다. 디자이너의 작업실이자 인쇄소 그리고 결과물을 모두 담고 있는 이 작품은 평면적 이미지로만 소통해왔던 시각디자이너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관람객들에게 참여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가구 디자이너 박보미는 ‘애프터이미지 Afterimage’ 시리즈로 선의 반복적 결합을 통한 조형 작업을 보여줬다. 깨진 픽셀 혹은 평면화된 디지털 이미지의 입체화 과정을 포착한 듯한 형상으로 색다른 이미지의 오브제-가구를 제안하고자 했다. 이 밖에도 ‘본 체어 Bone Chair’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의 가구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 Joris Laarman은 최근 <비츠 앤 크래프트 Bits and Craft>전에서 3D 프린터와 디지털 제작 digital fabrication을 활용한 새로운 디자인을 발표했다. 팬톤 체어에 새로운 패턴과 그래픽적 요소를 더해 하나의 조형물로 재탄생시킨 그의 작품은 심미적인 대상으로서의 가구에 주목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가구는 디자이너들에게 표현의 도구로 다양하게 해석되며 신기술을 적용한 예술적 오브제로서 자리할 것이다. 글 이현주(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에디터 최고은 06 어떤 색을 고를까
선명한 립 컬러에 대한 관심은 올해에도 식을 줄 모른다. “물광, 꿀광 그리고 작년의 은광 메이크업까지 피부의 광채 표현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시즌에는 완벽하게 정돈된 베이스 메이크업이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티 없이 깨끗한 피부에 입술만 강조한 원 포인트 메이크업이 여전히 유행하면서 생동감 있는 핫한 립 컬러가 트렌드를 이어갈 것입니다.” 바비 브라운의 노용남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조언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증명하듯 올 상반기 장 폴 고티에, 버버리 프로섬 등의 런웨이 백스테이지는 시선을 사로잡는 핫 핑크, 쨍한 오렌지, 채도 높은 붉은색으로 입술을 물들인 모델들로 가득했다. 반면 올해에는 네일이 화사한 봄 내음을 머금을 예정. 반디 네일의 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주를 이뤘던 어둡고 정제된 색상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면서 올해부터는 경쾌한 파스텔 컬러가 트렌드로 떠오를 예정이다. 특히 F/W 시즌으로 갈수록 올리브색, 진한 베이지색 등 따뜻하고 서정적인 파스텔 컬러가 손톱을 물들일 것으로 보인다. 에디터 김주혜 | 포토그래퍼 김우진
기획·진행 <메종>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