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올 한 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거나 관통할 키워드 31개를 뽑았다.
07 오늘도 홈 쿠킹
올리브TV의 <오늘은 뭐 먹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 TVN의 <삼시세끼>의 인기 열풍의 핵심에는 음식이 있다. 집밥, 맛집 투어, 먹방의 열풍에 이어 사람들이 직접 요리하고 나눠 먹는 열풍이 올해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올리브TV <오늘은 뭐 먹지?>의 석정호 담당 PD는 홈 쿠킹 열풍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방송을 보고 따라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해요. 하지만 과거처럼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재료를 다듬고, 냄비에 담아 조리하고, 접시에 예쁘게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무언가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소설을 탈고하고 예술 작품을 완성했을 때처럼 희열을 느낀다고 할까요.”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는 지인과 모여 나눠 먹을 때 즐거움이 두 배가 된다. 과거 거실에 주어졌던 엔터테이닝의 기능을 주방이 대신하면서 주방 인테리어도 ‘소통’을 컨셉트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홈 쿠킹 열풍에 발맞춰 주방 용품 역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칼질에 취약한 남자들을 위한 휘슬러의 야채 다지기인 ‘파인 컷’, 타파웨어의 ‘터보 차퍼’, 과일, 건어물, 견과류까지 모두 손쉽게 갈 수 있는 요리 도우미 필립스의 핸드 블렌더, 쿠진아트의 쿡 블렌더 등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이 앞으로도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에디터 송정림 | 포토그래퍼 박상국
08 영역을 넘어선 협업
↑ ⓒ푸조 자동차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스쿠터 브랜드 베스파에서는 로티미 솔로라와 케이트 미클라츠와 손잡고 베스파의 복고풍 디자인과 고유의 색감을 살린 디지털카메라를 선보였다. 프랑스의 자동차 브랜드 푸조가 120년의 자동차 디자인을 바탕으로 출범한 ‘푸조 디자인 랩’에서 선보인 첫 번째 작품은 ‘피아노 플레옐’과의 협업이었다. 피아니스트의 연주 모습을 다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설계하여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혁신적인 피아노를 만들었다. 두 번째로 선보인 ‘오닉스 소파’는 볼빅 화산의 바위와 탄소섬유를 주 소재로 매끈하게 디자인한 착석 부분과 화산 바위의 질감을 조화시켜 독특한 미감의 의자를 디자인했다. 이처럼 영역을 넘어선 다양한 협업은 브랜드 간의 시너지는 물론이고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오는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에디터 박명주 | 어시스턴트 에디터 김수지
09 착한 소재
이번 시즌 세계적인 트렌드 정보회사 까린과 스타일러스, LG트렌드연구소에서 공통적으로 제안한 소재 트렌드는 ‘착한 소재’다. 과연 착한 소재의 기준은 뭘까? 최대한 가공하지 않은 원초적인 자연스러움을 바탕으로 오래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멋을 지닌 재료라는 것. 이를 대표하는 소재로 대리석을 꼽을 수 있는데 긴 불황에 새롭고 신선한 디자인보다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디자인에서 해답을 얻으려는 브랜드들의 고심이 엿보인다. 특히 에로 사리넨의 대리석 상판 테이블과 사이드 테이블을 응용한 가구들이 명품 가구 브랜드에서도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소품 역시 깔끔하게 대리석으로만 이루어진 아이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현무암 소재도 주목받고 있다. 거친 표면 속에 숨겨진 나무의 단면을 그대로 살린 아이템이 계속 유행할 전망이며 표면을 처리하지 않은 거친 나무토막의 질감 역시 소재의 매력을 살리는 요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무암 화분 버솔트와 기다란 대리석 수묵화 화병, 토성 모양의 화기는 모두 김현주 스튜디오 제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대리석으로 만든 작은 꽃병은 짐블랑에서 판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스타일리스트 강정선 | 어시스턴트 조은정 · 김수지
10 사물과의 대화
↑ 구글에서 인수한 네스트랩스의 온도 조절 장치 써모스탯. ⓒ nest.
↑ 앱으로 제어가 가능한 필립스의 휴 조명. ⓒ nest.
1 외부에서 제어할 수 있는 나비엔 콘덴싱 스마트톡. 2 써모스탯.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몇 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발을 담그고 있다. ‘사물인터넷 IoT, Internet of things’은 말 그대로 사물과 인터넷이 연결돼 이를 제어할 수 있으며 사람의 개입 없이도 사물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원격으로 집 안의 사물을 통제하는 수준이 가장 보편적이다. 밖에서도 HD급의 고화질로 집의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홈 CCTV인 LG유플러스의 맘카가 바로 이런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제품. 경동나비엔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업계 최초로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제품 나비엔 콘덴싱 스마트톡을 출시했다. 외부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보일러 온도 조절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귀가 전 원하는 온도를 미리 설정할 수 있고 깜박하고 보일러를 끄지 않았더라도 외부에서 바로 보일러를 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반복 난방, 예약 난방, 온수 온도 조절도 가능해 번거롭게 보일러 앞까지 가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올해 초 구글에서 실내 온도 조절 장치 전문 회사인 네스트랩스를 인수했다는 뉴스는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다. 사물인터넷의 대중화를 준비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 셈이다.
네스트랩스의 써모스탯 Thermostat은 보일러 장치로 보이지만 사용자가 좋아하는 실내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공간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혹은 외부 온도를 고려해 스스로 온도 조절을 하는 장치다. 필립스의 휴 Hue 조명 역시 귀가 시간에 맞춰 조명을 자동으로 점등하거나 외출과 동시에 소등을 하는 등 자체적으로 조명을 관리하는 제품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1600만 가지의 조명 색깔을 구현할 수 있으며 해외에서도 원제어가 가능한 지그비 Zigbee 통신망을 사용해 장기 출장에도 원하는 시간에 조명을 켤 수 있다. “필립스 휴 조명이 다른 조명과 다른 점은 상황 판단을 한다는 점이에요. SNS 채널뿐만 아니라 날씨, 주가 정보, 스포츠 채널 앱 등과 연계해 자동으로 조명을 조절하는데, 예를 들어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면 조명이 파란색으로 점등되는 식이죠”라며 필립스 조명사업 부문 이대우 부장은 조명 시장에서 사물인터넷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처럼 앞으로 사물인터넷은 실내 사물을 외부에서 조절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물 스스로 환경과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움직이도록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 샤워기 앞에 서면 미리 설정해둔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이 나오거나 집에 들어서면 원하는 조도와 온도로 환경이 세팅되는 등 상상 속의 집이 실현될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
에디터 신진수
11 진화하는 안티에이징
안티에이징은 피부에만 해당되는 단어가 아니다. 하얗고 탱탱한 피부는 이미 동안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았고 올해에는 더 나아가 탄력 있는 모발과 매끈한 손과 같이 보다 세심한 안티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여성 탈모 환자가 많아지면서 모발의 노화를 막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올해에는 가늘어진 모발과 건조한 두피를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모발의 성장을 돕는 진정한 안티에이징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 홍보 관계자의 말처럼 탈모, 두피 전용 제품의 연이은 출시로 헤어 안티에이징 시장은 올해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말, 겔랑과 엘리자베스아덴 등의 럭셔리 브랜드에서 목과 데콜테 전용 제품을 선보인 바 있고 아베다에서는 안티에이징 효과를 더해 손을 집중 관리해주는 ‘핸드 릴리프 나이트 리뉴얼 세럼’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신체 부위를 겨냥한 안티에이징 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피부에만 국한됐던 안티에이징의 범주가 손과 발, 모발에까지 이어지며 올 한 해에도 끝없는 진화를 거듭할 예정이다.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몰튼 브라운 ‘펩-리치 립 부스터’ 3.5ml, 2만6천원. 멜비타 ‘허니 넥타 밤’ 8g, 2만원.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 ‘세리옥실 띠커 화이트 세럼’ 90ml, 6만원대. 록시땅 ‘시어 버터 네일 & 큐티클 너리싱 오일’ 7.5ml, 2만5천원. 엘리자베스아덴 ‘프리베이지® 안티에이징 넥 앤 데콜테 펌 앤 리페어 크림’ 50ml, 15만원. 아베다 ‘핸드 릴리프 나이트 리뉴얼 세럼’ 30ml, 4만2천원.
에디터 김주혜 | 포토그래퍼 김우진 | 어시스턴트 김민정
12 푸드가 선사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즐거움, 해외 푸드 마켓 열풍
1 막스앤스펜서 푸드. 2 13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펙.
2011년 미국의 딘앤델루카와 2012년 영국의 웨이트로즈가 국내에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14년 10월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이탈리아의 펙 Peck이, 12월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 영국의 막스앤스펜서 푸드가 오픈하며 국내에서 새로운 푸드 유통 전쟁을 선포했다. 해외 푸드 마켓은 각 브랜드별 철학과 컨셉트에 맞춰 세계 각지에서 공수해온 프리미엄 식재료를 구비한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파스타, 파스타 소스, 올리브유, 초콜릿 등을 판매한다. 신세계 푸드에서 웨이트로즈를 담당하고 있는 박재원 대리는 “많은 사람들이 글로벌 푸드에 익숙해지고, 직접 요리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요구가 강해진 것 같아요. 지금껏 보지 못했던 브랜드의 푸드 아이템을 찾다 보니 다양한 컨셉트로 무장한 해외 푸드 마켓이 국내에 연이어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탈리아 본토에서 공수해온 최상급 살라미를 비롯한 각종 이탈리아 식재료를 구비하고 있는 펙, 오묘한 맛의 젤리가 인기 아이템인 막스앤스펜서 푸드 등 음식이 선사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즐거움과 다양한 체험을 제공한다. 딘앤델루카와 펙은 카페 및 레스토랑 공간도 함께 마련하고 있어 쇼핑한 제품을 현장에서 바로 먹거나 딘앤델루카의 지중해 음식, 펙의 이탈리아 정통 음식 등 각각의 요리를 맛볼 수도 있다. 음식이 선사하는 다양한 즐거움을 마다할 자가 있을까.
에디터 송정림 | 포토그래퍼 안종환(가방 사진)
13 자연 그대로의 날음식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식사법으로 땅에서 자란 영양을 그대로 섭취하는 자연식이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자연식 해독밥상>의 저자 황미선은 말한다. “현대인의 질병을 초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식입니다. 되도록이면 덜 조리하고, 덜 가공하여 천연 그대로의 순수한 밥상을 섭취해야 합니다.” 이에 다양한 자연식이 인기를 끌지만 그중에서도 가열하지 않아 식재료 고유의 에너지와 생명력을 가진 로푸드가 차세대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로푸드 전문가 이은혜는 말한다. “고온에서 조리해 효소가 없어진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의 효소를 과도하게 쓰면서 노화가 촉진됩니다. 반면 자연 그대로의 천연 효소가 살아 있는 로푸드는 노화를 막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죠.” 열을 사용하는 대신 빻거나 압착, 건조를 거쳐 자연 그대로의 영양을 오롯이 섭취하는 로푸드. 건조기를 사용하거나 따뜻하게 데워서 먹기도 하지만 효소가 살 수 있는 46℃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진다.
곱게 간 검은깨에 참깨유, 레몬즙 등을 섞은 참깨 페이스트와 민트 잎을 곁들인 로푸드식 샐러드. 나무 플레이트와 양념통은 네추럴기프트에서 판매.
에디터 이경현 | 포토그래퍼 허동욱 | 요리 이은혜
기획·진행 <메종>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