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nda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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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의 코끼리, 지구를 지켜줘, 산들바람의 편안함, 어머니의 마음으로

양혜규의 코끼리
설치 미술 작업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향해 화두를 던지는 설치 작가 양혜규가 대규모 개인전 <코끼리를 쏘다 象 코끼리를 생각하다>를 연다. 양혜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코끼리라는 은유적인 매개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 관계를 모색하고자 했으며 10여 년간의 대표작과 새로운 작품 등 총 3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짚풀을 소재로 토템을 형상화한 작품 ‘중간 모형’은 그녀의 가장 최근 작품으로 고유한 민속 문화를 회복시키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5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 양혜규의 작품 세계를 두루 살펴볼수 있는 기회로 국내 팬들에게 희소식이 될 듯하다. 5월 10일까지.
문의 삼성미술관 리움 02-2014-6901
어시스턴트 에디터 송유진

지구를 지켜줘
아름다운 수정 조각 같은 이 물건의 정체는 비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진 디자인 그룹 ‘영 스텔라 오브젝트 Young Stella object’의 제품으로 남극의 빙하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해 ‘빙하 비누’라 이름 붙였다. 글리세린을 사용해 만든 핸드메이드 비누이며, 사용할수록 형태가 점차 녹으면서 환경 파괴로 인해 사라져가는 남극 빙하의 모습을 재현한다. 색상은 하늘색과 검정 2가지가 있으며 크기가 다른 3개의 비누가 한 세트로 구성된다. 또 수익금의 1%는 환경보호를 단체에 기부된다고 하니 예쁜 데다 착하기까지 하다.
문의 보에 02-517-6326
에디터 최고은

산들바람의 편안함
한눈에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소파 ‘브리즈’는 디자이너 마테오 눈지아티가 2014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제품이다. 소파를 구성하는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하고 등받이와 좌석, 다리 부분을 안정적인 비례로 디자인했다. 특히 날씬한 다리와 부드럽게 떨어지는 팔걸이가 아름다운 제품으로 각 부분의 폴리우레탄 폼 시트의 두께가 달라서 앉거나 기대어도 편안하다. 산들바람처럼 기분 좋은 편안함을 선사할 브리즈 소파는 몰테니앤씨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의 몰테니 02-543-5093
에디터 신진수

어머니의 마음으로
몰에서 덴마크 가구 브랜드 메이터 Mater를 공식 론칭한다. 라틴어로 ‘어머니’를 뜻하는 메이터는 2006년에 설립된 브랜드로 공예가와의 협업으로 지속가능한 재료를 사용한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기특한 브랜드다. 몰에서 첫선을 보이는 제품은 원목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보울 스툴과 테이블’. 수명이 다한 망고나무로 제작한 보울 테이블은 재활용한 스틸 소재를 사용했고 상판을 따로 분리해서 쟁반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보울 스툴은 바 스툴과 일반 스툴로 만나볼 수 있으며 유기적인 곡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하이 스툴에 사용된 나무는 합법적으로 벌목한 목재이자 조림 사업에 기여하는 목재에 부여하는 FSC 인증을 받은 소재다.
문의 몰 02-543-0164
에디터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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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텍과 만난 부룰렉 형제, `Material` 전, 마드모아젤, 잔느 랑방

아르텍과 만난 부룰렉 형제
부룰렉 형제가 이딸라, 크바드랏에 이어 핀란드의 대표적인 브랜드 아르텍과 만났다. 장식을 배제하고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부룰렉 형제는 핀란드어로 아치를 뜻하는 ‘카리 Kaari’ 컬렉션을 선보였다. 카리는 철과 나무 소재로 만든 선반 시스템, 책상 등으로 구성됐다. 부룰렉 형제는 철과 나무가 서로 의지하는 디자인을 생각했다. 단단한 상판을 나무 다리가 지탱하고 이 나무 다리를 구부러진 철제 다리가 다시 받치는 것처럼 말이다. 아르텍의 전통적인 스타일과 부룰렉의 현대적인 감성이 만난 카리는 2015 스톨홀름 페어에서 첫선을 보였다.
문의 www.bouroullec.com
에디터 신진수

`Material`전
한남동에 위치한 갤러리 지익스비션에서 3월25일까지 <머터리얼 The Material>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 데이즈 두바이를 비롯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국내 디자이너 황형신과 런던과 서울에서 활동하는 이정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황형신과 이정인은 그동안 재료에 대한 실험정신을 보여준 디자이너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산업 재료나 포장 재료를 이용한 가구를 실용적인 가구나 조명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번 전시에서 각각 폴리프로필렌을 적층해 만든 가구 시리즈 ‘레이어드’와 제스모나이트를 이용한 ‘프로즌’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여 재료에 대한 그들의 고민과 도전을 보여줄 예정이다.
문의 지익스비션 070-4800-4921
에디터 신진수

마드모아젤, 잔느 랑방
코코 샤넬의 생애는 영화나 전시 등으로 다양하게 재조명되곤 했지만 그 시대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던 또 다른 마드모아젤, 잔느 랑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랑방의 설립자인 잔느 랑방(1867~1946). 그녀를 기리는 최초의 회고전이 오는 3월 8일부터 23일까지 파리의 패션 박물관인 팔레 갈리에라 Palais Galliera에서 열린다. 잔느 랑방은 1885년 모자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1889년 ‘랑방 모드’를 오픈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늘 남보다 앞서 생각하고 새로운 길을 열었다. 1909년 아동복 라인을 론칭하고 1920년 초반 신부복, 란제리, 퍼, 인테리어 장식품과 스포츠 라인을 선보였으며 1926년 남성복을 론칭했다. 동시대의 디자이너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그녀만의 특징은 여행기, 이국적인 옷감, 예술 서적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옷감, 패턴, 컬러를 개발함으로써 패션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위대한 쿠튀리에, 잔느 랑방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팔레 갈리에라 사이트를 참조할 것.
문의 www.palaisgalliera.paris.fr
에디터 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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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응원

예술적인 응원

예술적인 응원

컬렉터가 되기 위해 대단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취향을 점검하는 것을 시작으로 누구나 컬렉터의 세계에 발을 담글 수 있다.

↑ 고명근의 ‘Lake-4.1’. 240×89×18cm. films. plastic. 2012.

드라마 <미생>의 성공 뒤에는 진짜 회사와 똑같은 세트를 만들기 위해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감독의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면 감독이 인테리어 담당에게 “이 책상은 여사원의 자리니까 더 꾸며주세요”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책상만 보고도 자리 주인의 성별, 취향부터 나아가 성격까지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회사라는 낯선 공간, 나라는 개인을 낮추고 조직의 일원으로 흡수되어야 하는 자리에 조금이라도 익숙하고 좋아하는 물건, 내게 힘을 줄 수 있는 물건들을 가져다 놓음으로써 정신적 위안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화분이 놓인 책상, 아무것도 없는 허전한 책상이나 뒤죽박죽 어질러진 이들의 책상조차도 그 사람에게는 형제 같은 존재로서 동지애의 기운을 건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에는 토템적 정령이 자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5년이 청양의 해라고 파란색 양 인형과 캐릭터가 곳곳에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장식적 효과는 물론이요, 시기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 복을 불러오려는 바람이다.

1 김환기의 ‘15-vi-65’. 캔퍼스에 유채. 1965. 2 이브 클라인의 ‘ANT 82’. 청색 시대의 인체측정학, Anthropometrie de l’epoque bleue,(ANT 82), 1960,156.5×282.5cm. 3 제프 쿤스의 ‘벌룬 도그 Balloon Dog’.

청양의 해를 맞이하니 푸른색으로 자신의 공간을 완성한 두 명의 남자 컬렉터가 떠오른다. 한 분은 원래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했다. 시작은 파란색 갓이 멋들어진 커다란 조명 옆에 파란색이 군데군데 들어간 조각을 놓은 것이었다. 벽에 파란색 작품이 있으면 잘 어우러질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푸른 하늘을 모티프로 한 작가 고명근의 작품을 놓아 컬렉션을 발전시켰다. 우연히 발견한 이브 클라인의 파란색 테이블은 거실을 푸른 물결로 완성시킨 화룡점정이 되었다. 다른 한 분은 특별한 취향 없이 작품을 모았는데 유독 파란색이 많았다고 한다. 피카소의 푸른색 판화, 앤디 워홀의 슈퍼맨 판화, 이브 클라인의 파란색 조각 등 늘 1등을 달렸지만 고단하기도 했던 컬렉터의 삶과 닮은 작가와 작품이 많았다. 그는 주로 혼자 쓰는 서재를 ‘Blue Room’이라 명명하고 파란색 작품을 모았다.
본래 파란색은 고귀함을 상징하는 색이다. 닿을 수 없을 만큼 높은 하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넓은 바다가 푸른색이고 옛날에는 파란색을 낼 수 있는 청금석을 구하기가 어려워 파란색 물감은 유독 비쌌다. 두 분의 컬렉션에 공통으로 들어간 이브 클라인은 파란색에 집착한 대표적인 작가다. 그는 파란색에 정신성이 깃들여 있다고 믿고 직접 파란색 물감을 만들어 자신의 이름으로 특허까지 냈다. 국내 작가 중에서는 파란색 하면 단연 김환기가 대표적이다. 이브 클라인은 니스, 김환기는 전남 신안 출신으로 고향의 바닷가 풍경으로부터 파란색을 가져왔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또 파란색은 언제부터인가 남자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은 색이기도 한데, 두 명의 컬렉터 모두 파란색을 좋아한 데에는 그들이 남성이라는 점도 크게 기인했을 것이다. 파란색으로 가득 찬 공간은 위의 두 명의 컬렉터에게 만족감과 편안함을, 나아가 자신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이끌어주는 행복의 근원지인 셈이다.
굳이 그림이나 조각이 아니어도 괜찮다. 책상 위의 작은 소품, 새해의 계획을 적어보는 다이어리, 늘 마시는 커피잔 등 작은 것부터 예술적인 것들로 바꾸어보기를 추천한다. 소소하게는 좋아하는 색깔이라는 주제로 시작해도 좋다. 획일화된 세계에서 자신의 개성과 타고난 본성을 수호하려면 기발한 아이디어와 유머가 넘치는 작은 병정들의 응원이 필요할 테니 말이다.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 에디터 신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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