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을 그리다

따스한 온기를 그리는 윤형택 작가

따스한 온기를 그리는 윤형택 작가

 

윤형택 작가가 그리는 단순한 인물에는 인간에 대한 따스함이 녹아 있다. 알면 알수록,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그의 작품 속 문을 두드렸다.

 

사랑과 고독, 생명과 죽음, 희로애락, 인간의 내면이 담긴 한 점의 예술 작품은 우리의 고단한 삶에 위로를 건넨다. 알랭드 보통과 미술사가 존 암스트롱이 나눈 대화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책에서 그들은 예술의 목적은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에 대해 예술사적 지식으로 접근하기보다 감상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영감을 주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작품 하단에 놓인 제목과 연도로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닌 그 작품을 바라보았을 때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안온한 충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다.

윤형택 작가의 작품은 어떠한 설명도 필요 없이 입가에 온화한 미소를 번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날렵한코와 이어지는 입, 눈을 이루는 선의 미묘한 차이로 다양한 인물의 표정을 만들어낸다. 누군가의 초상화이기에는 주변 사람이 떠오르는 친숙함이 느껴지고, 작은 소파에 세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림은 괜히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했던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감상을 낳는다. 윤형택 작가를 만나기 위해 찾은 파주의 작업실도 그의 그림처럼 따스한 온기가 가득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책상 위로는 연필 몇 자루와 공책이 놓여 있었다.

 

팬 드로잉과 스케치를 진행하는 큰 책상에 앉아 있는 윤형택 작가가 활짝 웃고 있다.

 

“저는 낙서를 좋아해요. 제 그림도 낙서에서 시작됩니다. 스케치를 정하지 않고 캔버스에 바로 그림을 그려요. 때문에 자세히 보면 그림에 덧칠한 흔적이 보일 거예요. 지우고, 지우고 또 지우고…. 어릴 적부터 글보다는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저에게 오래 기억 되더라고요. 과거 공책에 그린 낙서들을 보면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 당시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떠오르더라고요. 수업 시간 선생님과 앞자리 앉은 친구들 인상을 포착해 그렸어요. 인물의 찰나를 스케치하는 것이 흥미롭더라고요. 저의 작업이 인물 위주인 것도 그 때문이죠. 감정을 대입하는 것이 가장 쉽기도 하고요.” 윤형택 작가의 설명을 들으니 그의 그림에 숨어있는 디테일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캔버스 위로 차곡차곡 쌓인 그의 흔적이 완성된 그림은 단순했던 첫인상과 달리 깊이감이 느껴진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처럼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곳곳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윤형택 작가의 작품속 인물이 주로 옆 모습을 하고있는 이유도 그 중하나다.

“옆모습은 대화의 위치성이나 서로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요. 버스에서 제일 끝 다섯 자리를 앉을때 맨 오른쪽과 왼쪽 그리고 중간이 채워지고, 마지막에 어쩔 수 없이 그 사이 자리가 채워지는 경우를 보세요. ‘옆’이라는 것은 신뢰성, 편안함과 연관이 있어요. 낯선 이,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이 옆자리에 앉으면 불편한것 처럼요. 그만큼 옆자리가 주는 신뢰와 친근감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옆이란. 의미는 폰드니스 Fondness라고 생각해요. 굳건히 다져진, 견고한 ‘좋아함’을 표현하고 싶은데, 이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더라고요. 영국에서는 폰드니스가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을 애정한다는 따뜻한 단어로 사용된다고 해요. 제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것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윤형택 작가가 설명했다. 그의 작품이 고상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아도 쉽게 와닿는 이유가 이지점에 있었다.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더라도 오직 그림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감상은 윤형택 작가만이 가진 차별점이다. 이는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WGNB에서 공간 기획 스토리텔러로 일을 겸하고 있는 그만의특별한 경험과도 연관이 있다. 

 

윤형택 작가는 자리를 바꿔가며 작업하는 습관이 있다. 작업실에는 큰 책상과 작은 책상, 이젤 앞과 벽에 기대어 있는 캔버스 등 작업할 수 있는 다양한 자리가 있다.

 

“사실 처음 작품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공간에 필요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어요. 작품의 도착지는 갤러리가 아닌 누군가의 집이에요. 고대 동굴 생활로 거슬러 올라가면 불 주위로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시대가 변하면서 벽난로 그리고 TV 앞으로 모였죠. 그리고 현재는 스마트폰이라는 각자의 매체가 생기면서 뿔뿔이 흩어져 있어요. 모였을 때 생기던 온기가 현재는 없어졌어요. 그래서 따뜻함을 대치하고,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 그림이라고 생각했고, 그림에 따뜻함을 담고 싶었어요. 이는 그림을 그리면서 정립된 것이기도 해요. 그림을 통해 과거의 시대를 알 수 있듯, 저의 그림을 통해 지금 이 시대가 미래에 이야기 되는 것을 담아내려고 해요. 최근에는 집 안의 가구와 조명이 작품처럼 보이고 싶어하잖아요. 그래서 그림이 하나 걸려도 가구와 조명 모두가 잘 어우러져야 해요. 하나의 팀처럼요. 그 때문에 상업적인 관점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관점으로 생각했을 때 주거 트렌드에 영향을 받은 컬러나 무드를 고려해요. 따뜻함과 더불어 집이라는 공간에 걸릴 것을 생각해 인물의 묘사도 단순화했고요. 아내와 주변 인물 그리고 저를 그리는 경우가 많지만 누구나 가까운 이들을 떠올릴 수 있게 최대한의 묘사를 절제했어요. 즉 그림을 통해 일대일 소통, 직접 소통되고 싶었기 때문이죠.” 

 

‘노란옷 여인’, Acrylic on Canvas, 200×160cm, 2022.

 

보편적인 그림이 되었으면 한다는 그의 바람은 이미 이러한 긴 글보다는 그림을 통해 직역되고 있다. 만화책과 잡지, TV와 같은 매체가 익숙한 85년생 윤형택 작가는 매체와 자신이 만나 일으키는 작용이 작업 활동에 있어 영감이 된다고 말한다. 덕분에 그림을 그릴수록 작품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고. 그는 앞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과 정과 스토리, 다양한화두를 던질 수 있는 도록 개념의 책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8월 19일부터 프린트 베이커리에서 열릴 그의 두 번째 개인전에서 그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껴보길 바란다. 우리네 일상에 파고들어 따스한 감성을 자극하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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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환(A&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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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오브제가 된 거울 디자인

감각적인 오브제가 된 거울 디자인

 

단조로운 공간에 특별함을 더하는 거울 아이템.

 

원형 거울의 가장자리를 손으로 잡고 있는 듯 연출한 셀피는 예술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모그 제품으로 카인드스페이스에서 판매. 2백60만원.

 

크고 우아한 대리석과 얇은 두께의 거울이 대비되는 독특한 디자인의 아이코닉 스탠딩 거울은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어디서나 존재감을 드러낸다. 라 샹스 제품으로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가격 문의.

 

셀레티와 토일렛페이퍼의 만남으로 탄생한 미러우드 프레임 립스틱 거울은 독특하고 재치 있는 일러스트로 공간에 활력을 더한다. 라이프앤스타일에서 판매. 1백10만원.

테이블에 올려두고 오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아우라 거울은 광택 처리한 단단한 평면과 부드러운 곡선이 다채로운 반사광을 만들어낸다. 뉴웍스 제품으로 짐블랑에서 판매. 10만4천원.

 

회색 도시에 대한 도전으로 파격적인 핑크로 디자인한 울트라프라골라 거울은 긴 웨이브 머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조명을 켜면 핑크 LED가 발광한다. 폴트로노바 제품으로 카인드스페이스에서 판매. 1천5백70만원.

 

1950년대 모로코의 향수와 사우디아라비아 메디나 지방의 기하학적인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모로코 시리즈 거울은 서로 다른 문화를 반영한 유니크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메종다다 제품으로 세그먼트에서 판매. 5백88만원.

 

설희경 작가가 디자인한 테크니컬러 플로우 거울은 스틸 프레임 안을 색색의 레진으로 채워 ‘중첩과 뒤엉킴’을 표현한 작품이다. 챕터원에서 판매. 2백50만원.

 

선인장 형태의 큰 거울과 숲속의 이끼를 표현한 작은 선인장 오브제의 조합으로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보날도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 3백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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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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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의 재발견

저메인 갤러처의 재해석 디자인

저메인 갤러처의 재해석 디자인

 

가구 딜러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저메인 갤러처 Jermaine Gallacher는 최근 런던에서 떠오르는 스타 디자이너다. 빈티지 마켓에서 수집해온 소품과 고가구를 변형시키고, 금속을 더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갤러처는 매치스패션에서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이노베이터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선정되며, 이를 위한 첫 컬렉션을 출시했다.

 

 

캔들 스틱 홀더와 드링크 테이블, 북엔드 등 지그재그라는 기하학적 선형을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지그재그는 태초부터 존재했던, 가장 오래된 기호 중 하나일 거예요. 제가 지그재그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아주 선사 시대 같거든요. 영원히 되풀이되고 있어요. 아르데코부터 지금까지도요. 저는 그 조잡함과 날카로움을 정말 사랑하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도 아주 좋아합니다.” 갤러처는 동굴벽화부터 이슬람, 비잔틴, 노르만, 로마네스크 건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지그재그가 고유하지 않다고 한다. 틀에 박히지 않은 색다른 관점을 가진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WEB www.matchesfash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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