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사람들

경리단길 사람들

경리단길 사람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적했던 경리단길이 문화의 용광로로 변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음식과 문화를 사랑하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젊은 오너들이 있다. 경리단길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리단길 사람들 이야기.

아이스크림 한 개를 사먹기 위해 조그만 가게 앞에 길게 줄지어 있는 사람들, 간판조차 없는 레스토랑, 늦은 밤 불나방처럼 사람들이 모여들면 따뜻한 불빛이 쏟아지는 작은 카페. 영어와 스페인어, 아랍어 등 시도 때도 없이 귓전을 때리는 외국어. 경리단길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있는 풍경들이다. 지하철 녹사평역 부근의 국군재정관리재단부터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이르는 회나무로까지를 일컫는 경리단길. 이곳에는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태국, 아랍 등 여러 나라를 넘나드는 다국적 먹거리와 레코드 가게, 핸드메이드 양초 숍, 빈티지 소품 숍 등 다양한 쇼핑거리가 있다. 또 뭐든 고쳐주는 만물상, 언뜻 보면 패션 숍 같은 외관의 미용실, 칵테일을 파는 꽃집, 등 틀에 박힌 숍을 거부하는 흥미로운 숍들도 거리 곳곳에 포진해 있다.

최근 경리단길은 중심 거리인 회나무로를 벗어나 보다 안쪽으로 세력을 넓혔다. 사람들을 흡인하는 매력적인 숍과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룻밤’이라는, 목적이 분명해 보이는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홍대, 고목이 되어버린 지 오래인 압구정, 고고함을 유지하다가 유적지처럼 멀어진 청담동, 대기업의 진출로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없어진 가로수길.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하철역에서 조금 멀어도 나를 위해 기다려준 것 같은 작고 소박한 가게들이 하나 둘씩 자리 잡은 경리단길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치 초창기의 가로수길을 보는 듯하다. 다른 점이라면 경리단길의 인기 중심에는 경리단길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 전부터 장사를 해왔던 터줏대감부터 개성으로 똘똘 뭉친 신진 오너들까지.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더욱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 둥지를 트는 사람들은 서로 간의 왕래가 잦다는 것. 가령 한 카페의 오너가 다른 숍에 가서 줄을 서가며 커피를 사 먹고,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입이 심심하면 추러스 가게에 가서 달달한 추러스를 하나 사서 들고 온다. 다시 말해 서로를 경쟁 상대로 백안시하기는커녕 이웃사촌처럼 지낸다. 세 달 전, 경리단길에 스패니시 레스토랑을 오픈한 김정민 대표가 들려주는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지나가다 우리 집 음식 맛이 궁금하다며 불쑥 들르는 레스토랑 오너가 있는가 하면, 차 한잔을 권하는 이들도 있었어요. 덕분에 제가 경리단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발적으로 서로 간의 문턱을 낮춰서일까. 경리단길의 오너들은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재미있는 기획을 도모하여 작은 공연을 개최하거나 벼룩시장을 여는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이어간다. 경리단길 일대에 몇몇 소문난 맛집을 운영하고 있는 장진우 대표는 이곳에서 주목받고 있는 오너 중 한 명. “많은 사람들이 경리단길을 찾아오는 이유는 새로운 소통을 위한 것이 아닐까요? 음식을 먹고, 소품을 구입하는 것은 그 음식과 소품을 판매하는 숍과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소통을 원하는 마음은 레스토랑과 숍의 오너들도 똑같아요. 서로를 존중하면서 나누고, 같이 재미있는 일들을 꾸미고 싶어하죠. 저희들이 먼저 소통의 즐거움을 알게 되다 보니, 많은 분들도 동참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도 중요하고 매력적인 숍도 중요하다. 하지만 나란히 앉아 있어도 각자의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요즘 세태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작은 소통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곳. 거기에 맛있는 음식과 여유와 매력이 넘치는 사람들이 있는 이곳 경리단길은 오늘도 수많은 발걸음을 견인한다.



오랫동안 이태원에 거주했던 허나예지 대표가 오픈한 작은 빵집. 기교가 드러난 화려한 빵보다는 소박하고 정겨운 가정식 빵을 판매한다. 유기농 밀가루와 질 좋은 재료를 듬뿍 넣고 정직하게 만들어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날짜가 하루 지난 빵이나 살짝 흠이 있는 빵은 반값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니 참고할 것. 대표 메뉴는 유기농 밀가루와 과일, 견과류가 조화를 이루는 과일 견과류 스틱(2천원).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340-2 TEL 02-796-2028



냉정해 보이지만 그 자체가 매력적인 타이거 에스프레소는 커피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조명경 대표가 오픈한 커피 전문숍. 에스프레소 추출 후 생기는 크레마 모양을 타이거 스키니라고 부르는 것에서 이름을 지었다. 이곳에서는 신선한 최고급의 원두를 사용, 기분 좋은 산미와 풍부한 향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커피의 균일한 맛을 내기 위해 원두의 양을 정확하게 계량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써 만든다. 대표 메뉴는 에스프레소(4천원). 아메리카노(4천5백원). 카페라테(5천원).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325-3 TEL 02-6095-0304



압구정에서 카레 전문점을 운영했던 김연재 대표가 오랫동안 살던 동네 경리단길에 오픈한 테이크아웃 전문 카레집. 인도식, 일본식 카레가 아닌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만든 한국식 카레집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카레를 기본으로 쇠고기와 닭 육수를 따로 진하게 끓여 넣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건강한 카레를 만든다. 맛있는 식사와 함께 주인이 직접 꾸민 인테리어를 구경하고 이채로운 소품 또한 구매할 수 있다. 대표 메뉴는 토닉 치킨 커리(7천원), 토닉 비프 커리(8천원).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25-11 TEL 02-790-0238



경리단길의 핫 플레이스 서울살롱, 까올리포차나, 경성스테이크, 방범포차의 대표들과 모델 도상우가 합심해 열게 된 서울 핑퐁펍. 미국의 복고풍 메트로 분위기를 컨셉트로 자유롭게 탁구를 치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스포츠 펍이다. 핫 플레이스인 만큼 모델들과 젊은 층의 사람들이 주로 찾으며 감자칩과 핫도그 같은 가벼운 미국식 안주를 먹을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여러 명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양의 칵테일 블루핑과 체리퐁(각 1만5천원).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705 TEL 010-5353-5988



크래프트 맥주를 소매로 판매하는 전문점. 에일 맥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맥주를 취급한다. 취향에 따라 맥주를 추천해줘 입맛에 맞는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자유분방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하나의 문화처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라구니타스 브랜드의 맥주는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희귀 아이템. 대표 취급 맥주는 라구니타스 시리즈 페일 에일, 리틀섬킨, 센서드, IPA 등(7천원대).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706 1층 TEL 02-797-6425



100% 수제 타르트와 건강 빵을 만드는 공장형 카페 디저트 숍. 한남동에 있는 두부 전문 레스토랑 교토푸의 대표가 편하게 타르트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곳이다. 모든 디저트는 최상의 재료를 사용해 깨끗하고 공정하게 만든다. 특히 유제품을 넣지 않고 두유 원액과 바닐라 엑스트라로 맛을 낸 비건 소프트아이스크림과 동물성 유지가 들어가지 않은 브라우니는 이곳의 인기 메뉴다. 대표 메뉴는 다크초코 타르트(6천원). 비건 브라우니 아이스크림(4천5백원).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11-18 TEL 02-3785-1480



오너 셰프 김정민이 운영하는,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스페인 레스토랑. 3여 년간 스페인 유학 시절 배운 정통 스페인 요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오징어 먹물과 돼지고기가 조화를 이루는 오징어 먹물 파에야와 바르셀로나 정통 마늘 소스를 곁들인 부드러운 스페인식 오믈렛인 토르티야는 이곳의 인기 메뉴다. 요리와 함께 스페인 품종 와인과 맥주를 곁들여 먹으면 일품. 대표 메뉴는 오징어 먹물 파에야(3만2천원), 토르티야(1만3천원).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25-30 TEL 02-6205-9302



장진우 식당, 그랑 블루, 프랭크 등 경리단길 일대에서 여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장진우 대표가 가장 최근에 오픈한 곳. 조선 근대사 관련 책을 읽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다는 이곳은 마치 개회기의 서양식당을 방문하는 듯한 묘한 매력이 흐른다. 구운 채끝, 안심, 립아이, 함박 스테이크 등 스테이크를 선택하면, 밥과 국, 김치, 4~5첩 반찬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대표 메뉴는 스테이크(3만~6만원대), 런치 메뉴인 생선구이 정식(1만5천원), 떡갈비 정식(2만원).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60-101 2층
TEL 070-8150-9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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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송정림 l 어시스턴트 에디터 박지숙 l 포토그래퍼 신국범
출처 〈MAISON〉 201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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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길의 이야기꾼, 장진우

보석길의 이야기꾼, 장진우

보석길의 이야기꾼, 장진우

경리단길, 회나무길 또는 장진우길이라고 불리는 요즘 뜨거운 이 길의 명칭이, 보석 같이 빛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길이라는 뜻의 ‘보석길’로 새롭게 정해졌다. <메종>이 만난 ‘경리단길 사람들’ 중 이 길의 골목대장! 장진우 대표와의 수다를 살짝 공개한다.

오키나와 출장에서 막 돌아온 장진우 대표를 만나기 전, 음식을 키워드로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한 골목에 벌써 여러 곳을 소유한 그는 어떤 사람일까 무척 궁금했다.

이 골목을 ‘장진우길’이라고 부르더라.
아무래도 이 골목에 운영중인 가게가 여러 개여서 그런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있던 사람들이 이 길에 다 모이게 되었다. 원석에서 갈고 다듬어진 보석 같은 사람들이 모여 골목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이 길의 명칭이 새롭게 ‘보석길’이라 만장일치로 정해졌다.

가게들의 컨셉이 명확하고 특이하다.
나는 창의적이라기보다 흡수력이 좋은 편이다. ‘경성 스테이크’는 정약용 선생님이 천주교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추수감사절에 초대받아 스테이크를 처음 마주했다면 이런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방범포차, 문오리, 그랑블루 등도 다양한 레퍼런스를 접한 후 이런 이야기들이 덧붙어져 만들어졌다.

다른 이에게 ‘보석길’의 장점에 대해 소개한다면?
서울에 이런 골목이 많이 사라지고 있어 사람들이 찾게 되는 게 아닐까? 날 좋은 때 ‘보석길’의 ‘테라스’는 유럽의 어느 골목 부럽지 않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의 가게를 소개해주고 안부를 묻는 분위기도 좋다. 오늘도 아래의 다른 가게에서 커피를 마시고 올라왔다. 나의 일과가 대부분 그러하다.

다음 계획에 대해 묻고 싶다.
플리마켓을 열어 그 수익금으로 골목에 쓰레기통을 디자인하여 설치할 계획이다. 골목에 가게들이 많이 생겨 더러워졌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골목의 문화와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수익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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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이아름   포토그래퍼 | 신국범   영상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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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를 위한 도서관

지구별 여행자를 위한 도서관

지구별 여행자를 위한 도서관

현대카드에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청담동에 오픈했다. 여행 관련 서적 1만4700여 권이 벽부터 천장까지 꽂혀 있는, 호기심 가득한 동굴로 떠난 여행.

↑ 1층부터 2층 천장까지 책장으로 꽉 차 있는 모습. 트래블 북 컬렉션은 테마별로 전문성을 갖춘 4명의 큐레이터가 선정한 서적들로 가득하다.

↑ 1층 지도 룸에는 세계 각국의 지도를 선반에 비치했다.

“드르르륵 탁탁탁!” 아날로그 사운드의 수동식 비행 안내판이 공항에 들어선 듯 강렬한 인상을 주는 트래블 라이브러리의 입구. 벽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역동적인 서가의 구조와 천장을 마감한 독특한 나무 패널 구조 그리고 속도감 있게 디자인한 동선은 여행자의 모험 정신을 일깨워줄 만큼 신선하다. 인테리어와 디자인을 맡은 이는 일본의 디자인 스튜디오 원더 월 Wander Wall의 카타야마 마사미치 Katayama Masamichi로 프랑스 파리의 편집숍 콜레트, 뉴욕 소호의 유니클로 매장을 디자인하며 주목받았다. 그는 이곳을 ‘호기심의 보고 Stock of Curiosity’ 라는 컨셉트로 신비한 라이브러리 동굴에 들어온 것처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 도서관 곳곳에는 디자인 가구를 경험해볼 수 있는 즐거움도 뒤따른다.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원목 테이블 옆으로 클라시콘의 벨 사이드 테이블을 배치했다.

“여행 라이브러리는 지금껏 존재한 적 없는 색다른 프로젝트였습니다. 여행의 계기가 되고 추억을 나누기도 하는 서가와 카페, 북 바 Book Bar가 모든 사람이 모이는 장소가 되기를 기대하며 디자인 작업을 했습니다. 이곳에 오는 것 자체가 진짜 여행을 떠나는 듯한 호기심 가득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심플한 공간이 아닌 몹시 복잡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곳저곳을 지나가는 행위 자체가 흥미롭고 모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요.”

↑ 2층 서가는 동굴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공간의 컨셉트가 잘 드러나는 곳이다.

2층으로 구성된 건물은 라이브러리라는 컨셉트에 맞게 거대한 책장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1층 입구에 있는 북 바에는 재미있는 장치가 있는데, 화면이 넘어가면서 시간이 바뀌는 플랩식 안내판이 바로 그것. 실제 비행기 출발 시간을 실시간으로 받아 디스플레이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서가로 둘러싸인 카페에는 조명을 상판에 매입한 커다란 테이블을 배치해 여행에 대한 수다를 떨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테이블에 배치한 의자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민족, 시대를 반영한 다양한 디자인 체어로 구성된 것이 특징. 프리츠 한센의 차이나 체어를 비롯해 빅토리아 여왕 시절의 화려하고 풍요로운 문화를 보여주는 빅토리아 체어와 미국 셰이커 교도들의 기능주의적 가치관을 느낄 수 있는 셰이커 체어들의 믹스매치를 통해 또 다른 디자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바깥쪽에는 돌을 쌓아 만든 벽이 인상적인 테라스형 카페도 만들었다. 입구에서 카페로 향하는 중간에 자리한 지도 룸 Find Room에는 세계 각국의 지도가 선반에 놓여 있다. 천장에는 수많은 비행기들이 하늘을 날고 있고, 양옆으로는 거울을 통해 반사된 무한대의 확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1층 카페에 있는 테이블에는 다양한 민족의 문화와 시대가 반영된 의자들을 배치했다.
아래 편안한 아웃도어 가구를 갖춘 테라스

리듬감 있게 디자인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중층과 공간 곳곳에는 런던, 파리, 도쿄, 뉴욕 등 전 세계 250여 개의 플리마켓에서 공수해온 항공 관측용 쌍안경이나 액자, 목각 소품 등 클래식 오브제들도 만날 수 있다. 2층은 트래블 라이브러리의 디자인 컨셉트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공간. 나무 패널로 만든 동굴모양의 천장이 인상적인 공간 곳곳에는 와그너 체어와 윈저 체어, 지엘드 조명 등 디자인 체어와 조명들을 실제로 사용해볼 수 있는 즐거움도 뒤따른다. 이외에 구글 어스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는 플레이 룸과 여행 계획을 짤 수 있는 플래닝 룸 등 여행자를 위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다.

위 왼쪽 지도 룸 천장에 설치한 수많은 비행기.
위 오른쪽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본 모습.
아래 왼쪽 입구에 만든 아날로그 플랩식 안내판.
아래 오른쪽 구글 어스 시스템을 대형 화면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플레이 룸.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현대카드 소지자면 누구나 방문 가능하다.

총 1만4700여 권의 방대한 도서 컬렉션의 분류는 마치 위도와 경도처럼 ‘테마’와 ‘지역’의 두 축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테마별로 전문성을 갖춘 4명의 큐레이터가 선정한 아트 앤 아키텍처, 어드벤처, 트래블, 포토그래피 등 13개의 테마와 전 세계 196개국을 망라한 지역별 분류로 나뉜 책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여행 루트를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서적을 열람하는 도서관의 개념을 넘어 세계 각국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해볼 수 있는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지구별 여행자를 위한 신세계로 충분하다.

에디터 박명주│포토그래퍼 박재형
출처 〈MAISON〉 201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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