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개발에는 세밀한 손 작업만한 것이 없다. 엄마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공작 놀이로 우리 아이의 손끝 감각은 물론 감성까지 길러주자.
↑ 종이 왕관을 쓰고 환하게 웃고 있는 서이. 엄마와 함께 만든 종이 리스를 방문에 걸어두었다.
즐거운 종이 공작 시간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던 박설연 씨는 5살 서이와 2살 도이, 두 아들의 엄마다. 손재주를 발휘해 취미로 스크랩북킹 Scrapbooking(단추, 실 등 다양한 재료를 종이 공예와 접목해 자신만의 앨범을 만드는 공예)을 하다가 첫째 서이가 18개월 되었을 때부터 함께 종이 장난감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 솜씨 덕에 홈 파티와 선물 포장, 종이 공작 노하우를 망라한 <엄마 공작실>을 출간하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만들기를 하면 감각을 길러주는 데도 좋아요. 무엇보다 아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게 되고 또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손놀림이 서툴러 색칠을 하거나 가위질을 할 때 모양이 일정하지 않지만 아이가 나름대로 애써서 만든 것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그녀의 교육 철학.
아이가 다루기 어려운 글루건 등의 재료로 마무리 지을 때만 도와주고 그 외에는 아이가 마음껏 그리고 오리고 붙일 수 있도록 해준다. “왕관, 저금통, 꽃, 토끼 모두 서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장난감을 사지 않고 집에서 만들어서 쓰죠.” 그녀가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단색의 얇은 색종이 대신 스크랩북킹을 위해 따로 출시되는 예쁜 패턴 종이다. 다양한 모양과 컬러가 있고 앞뒤 패턴이 다른 이 종이는 두께가 도톰해서 완성했을 때 형태도 잘 잡히고 더욱 멋스러운 종이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
위 서이는 엄마와 만들기를 할 때 제일 즐겁다.
아래 스코링 보드 등 종이 공예용 공구를 활용하면 접는 선을 손쉽게 낼 수 있어 완성했을 때 더욱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 HOW TO
재료
패턴 색종이, 두꺼운 종이(또는 택배 상자용 골판지), 가위, 스코링 보드, 글루건, 공작용 눈, 데코용 색실
*패턴 색종이는 스크랩북킹 재료를 판매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숍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만드는 순서
1 냄비 뚜껑이나 그릇 등을 활용해 두꺼운 종이에 대고 그린 다음 자른다.
2 리스 모양을 만들기 위해 안쪽에 구멍을 뚫는다. 칼로 십자를 낸 후 1/4씩 나눠서 칼질하면 깔끔하게 구멍을 낼 수 있다.
3 패턴 색종이는 4×20cm 정도로 자른 후 스코링 보드를 이용해 0.5mm 간격으로 자국을 낸다. 그다음 종이를 지그재그로 접는다.
4 종이 양쪽 끝을 글루건으로 붙인 다음 세워놓은 상태에서 손가락으로 납작하게 눌러준다.
5 패턴 색종이를 지름 2cm의 원형으로 자르고 누른 종이 위에 글루건으로 붙여 종이 꽃을 만든다.
6 리스 모양으로 자른 두꺼운 종이 위에 종이 꽃을 하나씩 붙여가며 장식한다. 종이 꽃을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 겹쳐 붙이면 더욱 풍성한 리스를 만들 수 있다.
7 남은 패턴 색종이를 활용해 새 장식을 만든 후 데코용 색실을 붙인다. 벽에 걸 수 있도록 실을 길게 늘어뜨린다.
8 새 장식에 눈을 붙여 완성한 다음 벽에 단다.
박설연 작가의 소식은 ‘설연: 메이킹 다이어리’ 블로그 (www.raonhilzo.blog.me)에서 접할 수 있으며, 라온힐조 온라인숍 (www.raonhilzo.kr)에서 유아용 미술 패키지와 종이로 만드는 파티 소품을 구입할 수 있다.
↑ 이성아 작가는 자신이 만든 인형과 수집한 물건들로 선반을 가득 채웠다.
감성을 키워주는 인형 만들기
수제 인형 브랜드 ‘귀여운 생활’을 운영하는 이성아 씨는 9살 난 아들 지효와 함께 종종 인형을 만든다. 지효가 처음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때는 2년 전. 7살의 어린 나이에 처음 바느질을 했을 때는 인형이라기보다는 손장난에 가까웠지만 작년에 갑자기 실력이 늘더니 어느새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처음에는 재료 선택부터 만드는 방법까지 제가 알려주는 대로만 했어요. 그런데 점점 자기 취향을 찾아가더라고요. 요즘은 ‘나는 이걸 만들고 싶어. 이게 좋아’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바느질을 시작하기 전에는 전형적인 남자아이처럼 로봇이나 자동차를 좋아했다. 지금도 물론 좋아하지만 바느질에 취미를 붙이고 나서는 색감을 고르는 눈이나 표현력이 훨씬 섬세해졌다. 자신이 직접 만든 인형에 애착을 갖고 이름을 지어주기 시작하더니 식물 등 주변 사물에도 이름을 붙여주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지효를 보면서 바느질이 아이들에게 정말 좋다는 것을 느꼈어요. 방학 때는 지효 또래 친구들과 함께 인형 만들기 수업을 하는데 그냥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훨씬 흥미를 느끼더라고요.” 아직 세밀한 손 작업이 서툴기 때문에 삐뚤빼뚤하고 제멋대로지만 그런 인형들이 볼수록 더 예뻐 보인다는 이성아 작가. 직접 아이들을 가르쳐보니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본 아이들은 물건이 얼마나 소중한지 직접 느끼기 때문에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몇 시간 동안 차분하게 앉아서 바느질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집중력도 향상되니 그야말로 놀면서 배우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엄마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는 지효.
– 패브릭에 자수를 놓아 만든 뱃지.
– 직접 토끼의 얼굴을 수놓고 있는 지효는 나날이 바느질 솜씨가 늘고 있다.
– 귀여운 생활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동물 인형들. 이성아 작가는 새 인형을 구상할 때마다 그 인형에게 어울리는 새로운 천과 실을 찾아서 만든다.
▼ HOW TO
재료 원단, 자수용 색실, 나일론 실, 귀마개 장식, 폼폼 볼, 수성펜(또는 기화성펜) 방울 솜, 솜 넣는 가위, 시침핀
만드는 순서
1 토끼 모양의 도안을 준비한 다음 원단에 대고 수성펜으로 본을 그린다. 앞면과 뒷면이 필요하므로 천을 2장 오린다.
2 얼굴 겉면에 수성펜으로 눈, 코, 입 자리를 그린 다음 색실로 수를 놓는다. 원단의 겉면끼리 마주 대고 0.5cm 간격으로 시접을 준다.
3 마주 댄 겉면을 시침핀으로 고정한 뒤 방울솜을 집어 넣을 창구멍을 남겨두고 박음질한다. 시접을 꺾었을 때 모양이 평평할 수 있도록 겨드랑이와 귀 부분에 가위집(시접을 받은 선 직전까지 가위로 자르는 것)을 낸 후 바느질을 한다.
4 뒤집어서 귀와 얼굴의 경계선을 수성펜으로 그린 후 박음질한다.
5 모양을 살려가며 구석구석 방울솜을 넣고 창구멍을 막는다.
6 엉덩이에 폼폼 볼을 이용해 꼬리를 달아준다.
7 얼굴에 손뜨개로 만든 귀마개 장식을 고정시키고 리본을 묶어준 다음 핑크색 블러셔로 볼터치를 해주면 완성.
이성아 작가의 소식은 귀여운 생활 블로그(www.blog.naver.com/marybonbon)에서 접할 수 있으며 귀여운 생활 홈페이지(www.cutelife.co.kr)에서 인형을 구입할 수 있다.
에디터 최고은 l 포토그래퍼 허동욱 · 박상국 l 일러스트레이터 최시은
출처 〈MAISON〉 2014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