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막걸리를 담그려고 옹기를 하나 샀다.
그간 취재차 옹기를 볼 일은 왕왕 있었으나, 직접 돈을 내고 구매한 것은 처음이라 유달리 애착이 갔다. 겉면을 쓰다듬으니 까끌하면서도 차가운 질감이 손바닥에 그대로 전해졌다. 그간 발효와 숙성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한식 문화에서 옹기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숨구멍이 있는 옹기에 통기성과 정화 능력이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쉽사리 쓸 수 있는 그릇은 아니었는데, 최근 광주요에서 이 옹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단지 시리즈’는 밥과 국뿐 아니라 파스타도 담을 수 있는, 한식과 양식에 두루 활용 가능한 생활 식기다. 옹기의 까끌한 질감과 유약을 바른 부분의 매끄러운 질감을 두루 표현해냈다. 전통이 시간의 흐름에 맞게 발전할 때, 그 가치는 진정 빛을 발한다고 본다. 4월 2일부터 광주요 매장과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판매한다고 하니, 볕도 쬘 겸 그릇 쇼핑을 좀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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