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RVING FRESH FOOD

여름의 끝, 한 병에 담는 과일과 채소

여름의 끝, 한 병에 담는 과일과 채소

 

여름 내내 과일과 채소의 풍요로움을 오래도록 두고두고 기억하며 먹을 수 있는 홈메이드 저장 병 네 가지.
재료 본연의 색과 향, 시간의 맛, 아껴 먹는 마음을 한 병에 고스란히 담았다. 가을이 스며들며 시나브로 익어간다. 

 

 

+SALT
Morocan Preserved Lemons 

초가을 9월의 색은 은행잎의 밝고 화사함을 닮은 레몬색이아닐까. 레몬을 몇 개 절인 것만 봐도 가을을  지내는 마음이 사뭇 여유로워진다. 레몬을 소금에 푹 절여 저장성을 높인 레몬절임은 모로코나 중동 지역에서 즐겨 먹는 장아찌다. 김치도 집집마다 노하우가 다르듯 만드는 방법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소금, 물, 레몬의 기본 레시피를 바탕으로 레몬 끓인 물을 첨가하기도 하고, 설탕을 넣어 소금의 짠맛을 순화시키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절임액의 농도가 진해지며 레몬 껍질도 쫀득해지고 맛과 향이 깊어진다. 절인 레몬을 잘게 다져 한 두 조각 입에 넣으면 레몬의 향과 짠맛, 신맛이 어우러지며 요리 맛을 돋운다. 고기, 생선 요리에 잘 어울리며 볶음, 나물무침 등 소금이 필요한 요리라면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 5~6개월 정도면 숙성이 되어 젤리화하며, 냉장고에서 1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벽에 걸린 빈티지 국자는 빈트지캐슬. 손잡이가 달린 에나멜 / 시즐링 팬은 키스마이하우스. 블루 저그는 빈티지빈땅 제품.

 

유기농 레몬 1kg(8~9개 정도), 소금 300g
1 유리병은 끓는 물에 열탕 소독하고 레몬은 베이킹소다물에 담가 깨끗이 닦는다.
2 레몬의 과육이 살짝 보이는 정도로 윗 면을 잘라낸 뒤 끝을 남기고 십자로 길게 자른다.
3 가운데 속에 소금을 채워 병에 담고 윗부분을 소금으로 덮는다.
4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5 소금이 다 녹을 때까지 매일 위아래로 흔들어준다. 소금이 다 녹으면 실온에 두거나 냉장 보관해도 좋다. 

 

 

+SUGAR
Canning Peach 

여름 딱 한철만 맛볼 수 있는 아쉬움 때문일까. 유난히 사랑받는 여름의 대표 과일 복숭아. 복숭아 병조림을 담그며 어린 시절 먹었던 달콤한 복숭아 통조림을 추억해보자. 설탕을 이용한 당장법은 과일이나 채소 등을 장기 보존하는 목적으로 만든 저장식으로, 방부와 산화 방지 효과가 뛰어나다. 달지 않은 복숭아 또는 약간 단단한 품종을 모아 병조림을 만드는데, 바닐라빈을 넣으면 묵직한 풍미가 가미되어 맛이 한결 고급스러워진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요거트나 팬케이크, 와플 위에 올리면 별도의 장식이나 시럽 없이도 정말 맛있다.

 

 

복숭아(중간 크기) 5개, 설탕 400g(2컵), 물 3~4컵, 레몬즙 2큰술, 바닐라빈 1개
1 유리병은 끓는 물에 열탕 소독한다.
2 복숭아는 껍질째 깨끗이 씻고 껍질을 벗겨 웨지 모양으로 도톰하게 썬 후 레몬즙 1큰술을 버무려 놓는다.
3 바닐라빈은 길게 반으로 갈라 칼등으로 씨를 긁어낸다.
4 냄비에 물을 붓고 복숭아 껍질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 끓으면 중불로 줄여 5분간 더 끓인 후 껍질을 건진다.
5 4에 설탕과 바닐라빈 껍질, 씨를 넣고 중 불에 끓인다.
6 설탕이 녹으면 복숭아를 넣고 한 소금 끓인 후 중약 불로 줄이고 나머지 레몬즙 1큰술을 넣는다. 10분 정도 과육이 투명해질 때까지 끓여 완성한다.
7 한김식혀 열탕 소독한 유리병에 담고 식으면 냉장 보관한다.

 

 

+SPICE
Mango Chutney 

처트니는 과일이나 채소에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인도 소스로, 잼과 비슷한 듯하지만 향신료를 넣고 가볍게 졸여 씹는 맛이 특징이다. 망고 처트니는 달콤한 망고와 독특한 향신료의 향이 잘 어우러져 새콤, 달콤, 매콤 특유의 음식 맛을 돋운다. 인도에서는 1년 이상 묵혀 두고 먹기도 한다고. 바게트 또는 난 위에올려 먹거나 샐러드나 카나페로 만들어도 좋다.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등을 곁들이면 최고의 가을 요리가 된다.

 

 

애플망고 과육 400g, 양파(중간 크기) 1/2개, 크랜베리 40g, 설탕 90g, 화이트 와인 비니거 95g, 마늘 1쪽, 생강 15g, 큐민 시드· 머스터드 시드 1작은술씩, 레드페퍼 10개, 소금 1/2작은술
1 유리병은 끓는 물에 열탕 소독한다.
2 팬에 화이트 와인 비니거와 설탕을 넣고 약 불에서설탕이녹을 때까지 살짝 끓인다.
3 애플망고는 껍질을 벗기고 과육을 1cm의 주사위 모양으로 자르고, 양파는 0.5cm의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 마늘과 생강은 얇게 편으로 썬다.
4 다진 애플망고, 양파, 마늘, 생강, 향신료를 2에 넣고 중약 불로 뭉근하게 끓인다.
5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며 끓이다 걸쭉한 농도가 되면 열탕 소독한 병에 담는다. 

 

 +VINEGAR
Pickled Veggies 

욕심껏 사온 각종 야채가 하룻밤 사이에 시들시들해지는 걸 경험해본 적 있다면? 피클을 담그면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식품에 식초나 젖산을 첨가하여 pH 4.0~4.5 상태로 만들어 저장성을 높이는 산절임은 식초 자체가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채소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무향의 양조식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무나 오이, 당근처럼 단단한 채소는 뜨거운 초절임물을 부으면 숙성 후 훨씬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두릅, 고추처럼 열에 약한 채소는 끓여 한김 식힌 초절임물을 넣어야 설익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다양한 빛깔과 모양의 유리병은 선반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미식 이상의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빈티지 화이트 저울과 빨간색이 포인트인 에나멜 소스팬은 키스마이하우스 제품.

 

미니 당근 20개, 방울토마토 40개, 래디시 15개, 여름 두릅 1팩, 미니 오이 10개, 고추 20개, 할라피뇨 10개
피클액
월계수잎2~3장,물2컵,식초1컵,설탕1컵,소금1큰술, 피클링스파이스 · 드라이바질 적당량씩
향신료
딜 2줄기, 바질 6장, 팔각향 1~2개, 타임 3줄, 마늘 2쪽, 베트남고추 10개 등 기호에 맞게 준비 

 

미니당근피클
1 미니당근은잎을떼고깨끗이씻어감자필러를이용해껍질을 벗긴후열탕소독한병에담는다.
2 피클액을 끓여 1에 붓는다.
3 기호에 따라 팔각향이나 글로브를 넣는다. 

 

토마토 피클
1 토마토는깨끗이씻어꼭지를뗀후반대부분에십자로칼집을 낸다.
2 끓는물에10초간데쳐껍질을벗기고열탕소독한병에담는다.
피클액은끓여서식힌다음2에붓는다.
4 기호에 따라 바질을 넣는다.

 

래디시·여름두릅·미니오이·고추·할라피뇨피클
1 각각의 채소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2 각각 열탕 소독한 병에 담고 피클액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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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예린(로그라피)

FOOD

김윤정(그린테이블)

STYLING

김소희(그린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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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디저트

성수동 누데이크의 이색 디저트

성수동 누데이크의 이색 디저트

 

젠틀몬스터에서 오픈한 누데이크 Nudake는 색다른 디저트로 업계에 신선함을 안겨줬다. 최근 오픈한 성수동 매장은 조각품과 둥근 원형의 큰 테이블 그리고 그 위에 마치 신선의 제물처럼 전시한 디저트 등이 어우러져 ‘역시 누데이크!’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었다.

 

 

좋은 기회가 있어서 오프닝날에 방문할 수 있었는데, 누데이크 성수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3가지 버거 케이크를 미니 사이즈로 맛볼 수 있었다. 어니언피클 버거케이크, 피크 버거케이크, 콘 라멘 버거케이크로 이름만 보고는 당최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이색적인 맛에 반했다. 무엇보다 오프닝날 공연으로 드래그 아티스트로 유명한 ‘모어’의 공연이 있었는데, 성을 떠나 인간의 몸이 그토록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누데이크다운 오프닝 공연이었다. 오픈 후 웨이팅이 길다고 하지만 패셔너블한 공간과 감각적인 디저트가 궁금하다면 한번 들러봐도 좋겠다.

TEL 070-4128-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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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면!

서울 면 요리 맛집 3

서울 면 요리 맛집 3

한 그릇으로 뚝딱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간편한 면 요리가 당긴다. 직접 제면해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이 살아 있는 서울 면 요리 맛집을 소개한다.

 

이런 평양냉면도 있습니다, 우주옥

 

평양냉면을 몹시 좋아하는 사람으로 가장 기본적인 냉면이 가장 맛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 하지만 조금 색다른 평양냉면을 먹고 싶을 때 평양냉면 마니아들이 찾아간다는 연남동 우주옥을 방문했다. 점심은 월요일에만 운영하는데 40그릇 소진 시 주문이 끝난다. 걸어가기 힘들 만큼 폭우가 내렸기 때문에 오후 1시에 도착했음에도 주문이 가능했다. 맑은 국물 베이스인 ‘청’과 간장 베이스인 ‘진’ 중에 청을 주문했고, 날씨 때문에 기름진 것이 당겨 녹두전을 주문했다. 우주옥은 소 우와 술 주자를 쓴다. 기본적으로 점심이 아닐 때는 주류 주문이 필수다. 주문한 녹두전은 두꺼웠는데 젓가락으로 조각을 내자 돼지고기 덩어리들이 보였다. 일반적인 녹두전에 비해 고기가 엄청 많았고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도수 높은 술과는 잘 어울릴 듯. 개인적으로는 녹두 비율이 높은 전을 좋아해서 다음에 또 시킬 것 같지는 않다. 전을 반쯤 먹었을 때 나온 청냉면은 얇게 저민 분홍빛 샤퀴테리 속에 면을 품고 있었다. 국물부터 한 수저 먹어보니 한번에 그 맛을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오묘했다. 물처럼 맑지만 은은한 육 향이 퍼지면서 자꾸 맛을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적당히 찰기 있는 면과 고명으로 얹은 고기를 번갈아가며 먹었다. 술과 잘 어울릴 것 같고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에도 해장으로 제격일 것 같다. 언젠가 저녁 시간대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그때는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어복쟁반을 술과 함께 즐기고 싶다.
INSTAGRAM @woojoo.ok

 

돼지고기가 아주 많이 들어간 녹두전

 

 

생면 파스타의 성지, 에그앤플라워

 

해방촌 꼭대기 골목에 꽁꽁 숨어 있는 이곳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달걀 Egg과 밀가루 Flour를 이용해 직접 만드는 생면 파스타 전문점이다. 제면하는 공간이 입구에서 제일 먼저 반기며, 내부는 탁 트인 통창으로 남산타워가 보이는 근사한 뷰를 자랑한다. 서래마을 터줏대감 도우룸의 총괄 셰프던 윤대현 셰프와 그의 아내 김희은 셰프가 이끄는 애그앤플라워는 2022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어 이미 전문 미식가에게 인정받은 곳이다. 애그앤플라워의 시그니처 메뉴인 홍새우 먹물 카펠리니는 비스크 소스와 먹물 카펠리니의 면이 대비되며 비주얼만으로도 먹음직스러웠다. 진한 새우 비스크 소스가 생면 깊숙이 스며들어 녹진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트러플 포르치니&버섯 딸리아뗄레는 버섯 향이 가득한 꾸덕한 소스와 넓적한 면이 특징. 씹으면 씹을수록 올라오는 버섯과 생면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루며 느끼함보다는 담백함이 입안을 지배한다. 이 집의 생면은 쫄깃한 식감과 담백함 그리고 신선한 맛이 소스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며 그 맛을 배가시키는 듯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는 테라스에 앉아 남산 뷰를 바라보며 와인과 생면 파스타를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그리고 번외로 바질 페스토 계절 조개찜도 곁들는데, 감칠맛으로 입맛에 생기를 돌게 하더라. 추천!
INSTAGRAM @eggnflour.soul

 

 

 

 

 

바질 페스토 계절 조개찜

 

제주도 청년이 빚은 말차 우동면, 오제제

말차 자루 우동

 

한눈에 봐도 쫄깃함이 느껴지는 두꺼운 초록색 면에 사로잡혀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개인적으로 쫄깃한 식감을 매우 좋아해서 면발이 살아 있는 수타 우동을 즐겨 먹는 편인데, 그간 본 적 없는 초록색 면발이 눈길을 끌었다. 건널 제, 이루다 제의 의미를 담은 오제제는 제주도에서 바다 건너온 두 청년이 꿈을 가지고 서울에서 펼쳐낸 곳으로 우동과 소바 그리고 돈카츠를 주력으로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자루우동은 음식점 내부에 있는 제면실에서 제주 말차 가루를 사용해 직접 제면한 것으로 숙성시킨 쯔유에 두세 가닥씩 찍어 먹는 방식이다. 갈아낸 무와 고추냉이를 쯔유에 적당히 풀어 면발을 푹 담가 먹으니 달달 짭짤한 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끊임없이 흡입했다. 그리고 자루우동과 완벽한 궁합을 자랑하는 안심 카츠. 제주도에서 선별한 돼지만을 사용해 숙성한 것으로, 겉은 바삭하고 안은 한없이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안심의 담백함을 극대화해 느끼고 싶다면 돈카츠 소스보다는 트러플 소금에 와사비만 올려 먹는 것을 추천한다. 오제제는 서울역점, 광화문점, 명동점 총 세 지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실 광화문점을 먼저 방문했지만 재료 소진으로 실패하고, 서울역점 역시 긴 웨이팅을 견뎌내야만 맛볼 수 있을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별도의 예약은 받지 않고 현장에서 테이블링을 통한 원격 줄서기만 가능하니 참고하고 방문을 계획하는 것이 좋겠다. 또 곧 강남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고.
INSTAGRAM @ojeje.seoul

 

안심 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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