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을 한층 달콤하게 만들어줄 디저트숍으로 당신을 안내한다.
여행의 달콤한 기억, 카페 몬지
베니스 산마르코 광장의 어느 카페에서 마신 따뜻한 카푸치노 한잔, 토리노 뒷골목의 은 쟁반에 나오는 오렌지 주스, 두터운 유리잔에 담긴 진한 핫초콜릿…. 먼 나라 여행지에서 경험한 달콤한 디저트의 맛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은 채 꿈같이 기억된다. 그 소소한 순간을 다시금 서울에서 만끽할 수 있는 디저트 카페가 문을 열었다. 잠자고 있던 우리의 기억을 되살린 주인공은 바로 카페 몬지다. 진한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외관에서부터 대리석 타일과 빈티지 가구, 매장 중심을 지키는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머신 그리고 은 쟁반과 커틀러리 등 디테일 하나까지 이탈리아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카페 몬지의 메뉴는 제노바 출신의 셰프 스테파노 디 살보의 총괄 아래 구성되었다. 대표 메뉴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빙수인데, 부드럽게 갈린 우유 빙수에 갓 내린 티라미수 크림, 아몬드 크림, 계절 과일 등을 올려 만든 이탤리언 셔벗 그라니타다. 특히 빙수에 갑옷을 입힌 듯 토치된 머랭을 덮은 머랭가타는 이색적인 맛과 독특한 비주얼로 인증샷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외에도 한입에 베어 물기 어려울 만큼 크림을 가득 채운 이탈리아 정통 마리토쪼와 동그랗게 만든 반죽을 튀긴 도넛 형태의 봄볼리니가 인기. 입안 가득 기분 좋게 퍼지는 달콤함과 함께 그리운 여행지에서의 추억에 젖어드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ADD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429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5층
INSTAGRAM @caffe_mongi
과일보다 더 진짜 같은, 파티세리 후르츠
성수동에서 유명한 디저트 가게 파티세리 후르츠는 이름처럼 과일을 주제로 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인다. 주문하는 곳에서 샘플로 보여주는 디저트 메뉴는 실제 과일처럼 보이는데, 여기가 과일 가게인가 착각할 정도다. 프랑스 파인 다이닝 디저트 메뉴로도 한때 유행했던 사실주의 디저트는 트롱프뢰유라는 눈속임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형태만 과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정교하다.
프랑스에서 공부와 일을 하다 돌아온 오너 임하선 셰프는 실제 과일을 디저트 안에 넣어 만드는데 겉부분은 화이트 초콜릿인 발로나 이보아르를 사용해 형태를 잡고 과육과 요거트, 바닐라, 캐러멜 등의 가나슈를 섞어 과일 안을 채운다. 말랑말랑할 거라는 기대는 과일을 톡 깨는 순간 사라진다. 가나슈와 함께 진득하게 흘러나오는 과육과 겉부분의 발로나 이보아르를 함께 스푼으로 떠먹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달콤한 음료보다는 진한 커피와 잘 어울렸다. 가장 인기가 좋은 과일은 복숭아다. 분홍빛 색감과 동그란 형태가 예뻐서 사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그 외에도 레몬, 배, 감, 청귤, 사과 등 계절이나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메뉴가 달라진다. 파티세리 후르츠의 과일 디저트는 혼자 먹기 아까운 이들을 위해 5가지 과일을 박스에 담아주는 세트 메뉴도 있으니 독특한 과일 디저트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선물용을 추천한다.
ADD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5길 37-1 1층
INSTAGRAM @patisserie.fruits
육즙을 가득 머금은 한국식 미트파이, 뚜르띠에르
한동안 성수동을 뜨겁게 달군 미트파이집 뚜르띠에르. 프랑스어로 파이를 굽는 틀을 뜻하는 이곳은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버터 가득한 느끼한 맛의 미국식 파이와는 전혀 다르다. 담양에서 공수해온 떡갈비 레시피를 그대로 가져와 달임 간장과 100% 한우 통고기를 직접 손질하고 갈아 만든 한국식 파이인 것.
물이나 계란, 전분 없이 오로지 미트에 파이지를 감싸고 단맛을 내는 글레이즈를 올려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단일 메뉴 하나로 승부하는 오래된 맛집처럼 뚜르띠에르 역시 미트파이 한 가지 메뉴만 판매한다. 소스처럼 찍어 먹을 수 있는 마롱쨈은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단짠의 밸런스가 적절해 개인적으로는 디저트보다 안주에 가깝다는 생각.
커피와 콜라도 좋지만 위스키 한잔과 맛보기를 추천한다. 뚜르띠에르 매장은 성수동의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것으로 개성 강한 파이의 맛만큼이나 독특한 인테리어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의 작은 가게를 모티프로 빈티지한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기 때문. 특히 도서관 책장을 연상시키는 한쪽 벽면은 한때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군 포토 스폿.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그릇과 포스터는 타투이스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것이다. 성수동의 작은 골목에서는 뚜르띠에르의 진한 미트파이 굽는 냄새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ADD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길 30
INSTAGRAM @tourtiere.seoul
작은 잔에 마시는 이탈리아, 투또톤토
도톰한 잔의 손잡이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고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다른 커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아메리카노를 마시자니 배가 부를 때, 짧은 시간에 입안을 개운하게 해줄 디저트로도 손색없다.
건대 입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투또톤토는 오픈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에스프레소 바이지만 많은 커피 애호가가 추천하는 곳이다. 기본 에스프레소 메뉴를 비롯해 이탈리아 현지 맛을 재현한 정통 에스프레소와 투또톤토의 바리스타가 재해석한 투또톤토의 시그니처 에스프레소 메뉴가 준비돼 있는데,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디저트 베이커리도 만든다는 것이다. 보통 에스프레소 바는 서서 마시고 가는 스탠딩 바 형태나 규모를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로스팅과 베이킹 시설을 갖춘 투또톤토는 매장의 규모가 꽤 넓다. 엄선한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서 만드는 에스프레소 맛은 신선하고 깔끔했다. 마냥 쓴맛만 나는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은은한 산미와 고소함을 모두 느낄 수 있어 처음 에스프레소를 접하는 이들도 입문하기에 무리가 없다.
기본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셨다면 달콤한 크림과 크런치가 올라간 에스프레소 만돌라 너티나 자몽의 쌉싸름한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로마노 자몽을 한 잔 더 마셔봐도 좋겠다. 투또톤토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 소스페소도 흥미롭다. 소스페소는 이탈리아의 독특한 문화로 누군가를 위해 에스프레소 한 잔값을 미리 지불해서 카드로 걸어두면 당사자가 왔을 때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는 제도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 학생, 예술가 등 카드마다 커피를 마셨으면 하는 이들에 대한 설명이 있어 보는 재미도 있다. 작은 잔으로 이탈리아를 느끼고 싶을 때 문득 투또톤토의 에스프레소 맛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ADD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125 1층
INSTAGRAM @tuttotonto
추로스로 떠나는 여행, 미뉴트 빠삐용
노티드 도넛, 다운타우너, 클랩피자 등 F&B계의 팬덤을 형성하는 GFFG에서 또 다른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름하야 미뉴트 빠삐용 Minute Papillon. 프랑스어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를 뜻하는 가게 이름과 같이 12월 오픈과 동시에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카멜커피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이곳의 대표 메뉴는 추로스. 극장과 놀이동산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맛봤을 평범한 간식이 도산공원의 한 카페를 대표하는 메뉴로 승격한 것이다. 티켓 박스를 연상시키는 카운터와 벨벳 소재의 버건디 컬러 의자 등 프랑스 옛 극장에서 착안한 빈티지 인테리어와 각종 소품도 이곳의 추로스를 한층 특별하게 만든다.
미리 튀겨두는 일반 추로스와 달리 주문하는 즉시 만들기 시작하는 미뉴트 빠삐용. 자체 개발한 특별 배합으로 반죽을 만들어 더욱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시나몬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추로스를 한입 베어 물면 고소한 반죽과 달콤한 흑설탕이 손을 잡고 왈츠를 춘다. 여기에 커다란 컵에 나오는 시그니처 딥 초코나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화이트 크림과 스위트 칠리 요거트, 땅콩 초코 바나나 등 수제 디핑 소스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이외에도 추로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핫 칠리 다크초콜릿이나 초코 아마레또, 시나몬 밀크 웨이크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으니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ADD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51길 37
INSTAGRAM @minute.papillon.official
세상의 모든 카라멜, 카라멜리에오
예쁜 나무 상자에 담긴 콘디토리 오븐의 까눌레와 마들렌을 선물 받으면 성공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픈 당시 예약제로만 판매해 구하기 쉽지 않은 그 디저트 말이다. 다양한 구움과자의 세계를 차츰 알아갈 무렵, 라퀴진을 함께 운영하는 이소영 대표의 기획력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한남동에 문을 연 카라멜리에오는 세상의 모든 카라멜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오픈한 디저트숍이다. 프랑스어로 카라멜을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카라멜리에Caramelier’에 동그란 창을 연상시키는 ‘O’를 더해 다양한 카라멜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따뜻한 우드 톤의 카운터 뒤로 드리워진 벨벳 커튼을 젖히면 8석의 아늑한 바가 모습을 드러낸다. 모든 좌석은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이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 손님들을 위해 마련한 방안일터. 세상의 모든 카라멜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만큼이나 카라멜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크게 시그니처 디저트와 디저트, 카라멜로 구분하며, 특히 시그니처 디저트는 카라멜리에오가 앞으로 보여줄 방향성을 느낄 수 있는 메뉴로 구성했다. 그중에서도 화이트 초코 코팅을 한 머랭쿠키와 브랜디 크림, 직접 만든 카라멜 아이스크림, 고메 버터 카라멜 등을 층층이 쌓아 만든 카라멜 밤 파르페는 뛰어난 완성도와 맛, 비주얼로 꼭 먹어봐야 하는 메뉴. 8가지가 넘는 디저트 중에서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고민된다면 오늘의 디저트 3종을 즐길 수 있는 디저트 플레이트를 추천한다. 감각적인 패키지로 선물하기 좋은 카라멜 샌드쿠키와 고메 버터 카라멜도 놓치지 마시길.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길 74 2층
INSTAGRAM @caramelier_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