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Wonderland

달콤하고 특별한 디저트 맛집 추천 여섯

달콤하고 특별한 디저트 맛집 추천 여섯

 

2월을 한층 달콤하게 만들어줄 디저트숍으로 당신을 안내한다.

 

여행의 달콤한 기억, 카페 몬지

 

 

베니스 산마르코 광장의 어느 카페에서 마신 따뜻한 카푸치노 한잔, 토리노 뒷골목의 은 쟁반에 나오는 오렌지 주스, 두터운 유리잔에 담긴 진한 핫초콜릿…. 먼 나라 여행지에서 경험한 달콤한 디저트의 맛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은 채 꿈같이 기억된다. 그 소소한 순간을 다시금 서울에서 만끽할 수 있는 디저트 카페가 문을 열었다. 잠자고 있던 우리의 기억을 되살린 주인공은 바로 카페 몬지다. 진한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외관에서부터 대리석 타일과 빈티지 가구, 매장 중심을 지키는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머신 그리고 은 쟁반과 커틀러리 등 디테일 하나까지 이탈리아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마리토쪼 초콜릿, 풍부하게 채운 크림 속에 반지나 보석을 숨겨 프로포즈하던 이탈리아 전통에서 유래된 정통 디저트 메뉴. / 몬지 티라미수, 마스카폰네의 진한 풍미와 커피향이 어우러진 기본 티라미수. / 봄볼리니, 동그랗게 만든 반죽을 튀긴 이탈리아식 정통 도넛.

 

카페 몬지의 메뉴는 제노바 출신의 셰프 스테파노 디 살보의 총괄 아래 구성되었다. 대표 메뉴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빙수인데, 부드럽게 갈린 우유 빙수에 갓 내린 티라미수 크림, 아몬드 크림, 계절 과일 등을 올려 만든 이탤리언 셔벗 그라니타다. 특히 빙수에 갑옷을 입힌 듯 토치된 머랭을 덮은 머랭가타는 이색적인 맛과 독특한 비주얼로 인증샷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이외에도 한입에 베어 물기 어려울 만큼 크림을 가득 채운 이탈리아 정통 마리토쪼와 동그랗게 만든 반죽을 튀긴 도넛 형태의 봄볼리니가 인기. 입안 가득 기분 좋게 퍼지는 달콤함과 함께 그리운 여행지에서의 추억에 젖어드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ADD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429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5층
INSTAGRAM @caffe_mongi

 

 

과일보다 더 진짜 같은, 파티세리 후르츠

성수동에서 유명한 디저트 가게 파티세리 후르츠는 이름처럼 과일을 주제로 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인다. 주문하는 곳에서 샘플로 보여주는 디저트 메뉴는 실제 과일처럼 보이는데, 여기가 과일 가게인가 착각할 정도다. 프랑스 파인 다이닝 디저트 메뉴로도 한때 유행했던 사실주의 디저트는 트롱프뢰유라는 눈속임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형태만 과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정교하다.

 

실제 과일처럼 생긴 파티세리 후르츠의 디저트 메뉴. 가운데 있는 복숭아가 가장 인기다. 협업하는 프로젝트나 제철 과일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변한다. 오른쪽 골든 사과 무스는 진한 캐러멜 무스와 상큼하고 청량한 사과 꿀리 안에 골든 사과를 넣은 디저트로 1월 29일까지 롯데월드몰 2층 넥스트뮤지엄에서 판매 중이며 전시의 일환으로 NFT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공부와 일을 하다 돌아온 오너 임하선 셰프는 실제 과일을 디저트 안에 넣어 만드는데 겉부분은 화이트 초콜릿인 발로나 이보아르를 사용해 형태를 잡고 과육과 요거트, 바닐라, 캐러멜 등의 가나슈를 섞어 과일 안을 채운다. 말랑말랑할 거라는 기대는 과일을 톡 깨는 순간 사라진다. 가나슈와 함께 진득하게 흘러나오는 과육과 겉부분의 발로나 이보아르를 함께 스푼으로 떠먹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달콤한 음료보다는 진한 커피와 잘 어울렸다. 가장 인기가 좋은 과일은 복숭아다. 분홍빛 색감과 동그란 형태가 예뻐서 사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그 외에도 레몬, 배, 감, 청귤, 사과 등 계절이나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메뉴가 달라진다. 파티세리 후르츠의 과일 디저트는 혼자 먹기 아까운 이들을 위해 5가지 과일을 박스에 담아주는 세트 메뉴도 있으니 독특한 과일 디저트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선물용을 추천한다.

ADD 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5길 37-1 1층
INSTAGRAM @patisserie.fruits

 

 

육즙을 가득 머금은 한국식 미트파이, 뚜르띠에르

한동안 성수동을 뜨겁게 달군 미트파이집 뚜르띠에르. 프랑스어로 파이를 굽는 틀을 뜻하는 이곳은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버터 가득한 느끼한 맛의 미국식 파이와는 전혀 다르다. 담양에서 공수해온 떡갈비 레시피를 그대로 가져와 달임 간장과 100% 한우 통고기를 직접 손질하고 갈아 만든 한국식 파이인 것.

 

 

물이나 계란, 전분 없이 오로지 미트에 파이지를 감싸고 단맛을 내는 글레이즈를 올려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단일 메뉴 하나로 승부하는 오래된 맛집처럼 뚜르띠에르 역시 미트파이 한 가지 메뉴만 판매한다. 소스처럼 찍어 먹을 수 있는 마롱쨈은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단짠의 밸런스가 적절해 개인적으로는 디저트보다 안주에 가깝다는 생각.

 

 

커피와 콜라도 좋지만 위스키 한잔과 맛보기를 추천한다. 뚜르띠에르 매장은 성수동의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것으로 개성 강한 파이의 맛만큼이나 독특한 인테리어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의 작은 가게를 모티프로 빈티지한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기 때문. 특히 도서관 책장을 연상시키는 한쪽 벽면은 한때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군 포토 스폿.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그릇과 포스터는 타투이스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것이다. 성수동의 작은 골목에서는 뚜르띠에르의 진한 미트파이 굽는 냄새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ADD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2길 30
INSTAGRAM @tourtiere.seoul

 

 

작은 잔에 마시는 이탈리아, 투또톤토

도톰한 잔의 손잡이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잡고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다른 커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아메리카노를 마시자니 배가 부를 때, 짧은 시간에 입안을 개운하게 해줄 디저트로도 손색없다.

 

 

건대 입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투또톤토는 오픈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에스프레소 바이지만 많은 커피 애호가가 추천하는 곳이다. 기본 에스프레소 메뉴를 비롯해 이탈리아 현지 맛을 재현한 정통 에스프레소와 투또톤토의 바리스타가 재해석한 투또톤토의 시그니처 에스프레소 메뉴가 준비돼 있는데,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디저트 베이커리도 만든다는 것이다. 보통 에스프레소 바는 서서 마시고 가는 스탠딩 바 형태나 규모를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로스팅과 베이킹 시설을 갖춘 투또톤토는 매장의 규모가 꽤 넓다. 엄선한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서 만드는 에스프레소 맛은 신선하고 깔끔했다. 마냥 쓴맛만 나는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은은한 산미와 고소함을 모두 느낄 수 있어 처음 에스프레소를 접하는 이들도 입문하기에 무리가 없다.

 

 

기본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셨다면 달콤한 크림과 크런치가 올라간 에스프레소 만돌라 너티나 자몽의 쌉싸름한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에스프레소 로마노 자몽을 한 잔 더 마셔봐도 좋겠다. 투또톤토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 소스페소도 흥미롭다. 소스페소는 이탈리아의 독특한 문화로 누군가를 위해 에스프레소 한 잔값을 미리 지불해서 카드로 걸어두면 당사자가 왔을 때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는 제도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 학생, 예술가 등 카드마다 커피를 마셨으면 하는 이들에 대한 설명이 있어 보는 재미도 있다. 작은 잔으로 이탈리아를 느끼고 싶을 때 문득 투또톤토의 에스프레소 맛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ADD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125 1층
INSTAGRAM @tuttotonto

 

 

추로스로 떠나는 여행, 미뉴트 빠삐용

노티드 도넛, 다운타우너, 클랩피자 등 F&B계의 팬덤을 형성하는 GFFG에서 또 다른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름하야 미뉴트 빠삐용 Minute Papillon. 프랑스어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를 뜻하는 가게 이름과 같이 12월 오픈과 동시에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카멜커피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이곳의 대표 메뉴는 추로스. 극장과 놀이동산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맛봤을 평범한 간식이 도산공원의 한 카페를 대표하는 메뉴로 승격한 것이다. 티켓 박스를 연상시키는 카운터와 벨벳 소재의 버건디 컬러 의자 등 프랑스 옛 극장에서 착안한 빈티지 인테리어와 각종 소품도 이곳의 추로스를 한층 특별하게 만든다.

 

 

미리 튀겨두는 일반 추로스와 달리 주문하는 즉시 만들기 시작하는 미뉴트 빠삐용. 자체 개발한 특별 배합으로 반죽을 만들어 더욱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시나몬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추로스를 한입 베어 물면 고소한 반죽과 달콤한 흑설탕이 손을 잡고 왈츠를 춘다. 여기에 커다란 컵에 나오는 시그니처 딥 초코나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화이트 크림과 스위트 칠리 요거트, 땅콩 초코 바나나 등 수제 디핑 소스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이외에도 추로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핫 칠리 다크초콜릿이나 초코 아마레또, 시나몬 밀크 웨이크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료도 준비되어 있으니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ADD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51길 37
INSTAGRAM @minute.papillon.official

 

 

세상의 모든 카라멜, 카라멜리에오

예쁜 나무 상자에 담긴 콘디토리 오븐의 까눌레와 마들렌을 선물 받으면 성공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픈 당시 예약제로만 판매해 구하기 쉽지 않은 그 디저트 말이다. 다양한 구움과자의 세계를 차츰 알아갈 무렵, 라퀴진을 함께 운영하는 이소영 대표의 기획력이 또 한번 빛을 발했다. 한남동에 문을 연 카라멜리에오는 세상의 모든 카라멜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오픈한 디저트숍이다. 프랑스어로 카라멜을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카라멜리에Caramelier’에 동그란 창을 연상시키는 ‘O’를 더해 다양한 카라멜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따뜻한 우드 톤의 카운터 뒤로 드리워진 벨벳 커튼을 젖히면 8석의 아늑한 바가 모습을 드러낸다. 모든 좌석은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이는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 손님들을 위해 마련한 방안일터. 세상의 모든 카라멜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만큼이나 카라멜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크게 시그니처 디저트와 디저트, 카라멜로 구분하며, 특히 시그니처 디저트는 카라멜리에오가 앞으로 보여줄 방향성을 느낄 수 있는 메뉴로 구성했다. 그중에서도 화이트 초코 코팅을 한 머랭쿠키와 브랜디 크림, 직접 만든 카라멜 아이스크림, 고메 버터 카라멜 등을 층층이 쌓아 만든 카라멜 밤 파르페는 뛰어난 완성도와 맛, 비주얼로 꼭 먹어봐야 하는 메뉴. 8가지가 넘는 디저트 중에서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고민된다면 오늘의 디저트 3종을 즐길 수 있는 디저트 플레이트를 추천한다. 감각적인 패키지로 선물하기 좋은 카라멜 샌드쿠키와 고메 버터 카라멜도 놓치지 마시길.

 

생 카라멜 플랑 타르트, 솔티드 카라멜과 바닐라빈이 들어간 플랑에 카라멜을 부어 먹는 타르트. 카라멜 슈, 카라멜 코팅으로 바삭한 슈에 녹진한 바닐라 커스터드 크림을 채운 메뉴. 애플 카라멜 갈레트, 카라멜 커드와 사과조림이 조화로운 갈레트.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54길 74 2층
INSTAGRAM @caramelier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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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지로 골목 맛집

힙한 을지로에서 경험하는 미식 여행 셋

힙한 을지로에서 경험하는 미식 여행 셋

 

 

골목골목 숨어 있는 맛집 찾는 재미가 쏠쏠한 을지로.
저마다 개성 강한 매력으로 무장한 을지로 맛집에 다녀왔다.

 

깐깐하게 잘하네, 을지깐깐

 


을지로가 지닌 낡고 오래됐지만 빈티지한 감성과 푸근함이 잘 어울리는 음식점을 찾았다. 베트남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을지깐깐이다. 평일에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갔는데도 이미 오픈 30분 전부터 입구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착석하는 데까지 45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호명해서 들어가면 바로 문을 닫는데, 그래서 내부가 더욱 궁금해졌다. 을찌깐깐이 위치한 오래된 건물에는 인쇄소 등이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순서가 돼서 자리에 앉자마자 게살국수와 공심채 볶음밥, 모닝글로리 고기볶음, 짜조를 주문했다. 빈티지 가구들로 채운 인테리어와 그릇, 메뉴판 디자인까지도 현지의 느낌을 물씬 풍겨 순간 여행을 온 것 같았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게살국수다. 돼지뼈와 해산물을 넣고 긴 시간 우려낸 육수에 면과 게살 토핑이 올라간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내겐 꽤 매운 메뉴였고 쪽파의 알싸함까지 더해져 계속 재채기가 나왔지만 자꾸만 손이 갔다. 가장 먼저 나온 모닝글로리 고기볶음도 적당한 기름기와 불 향이 더해져 반찬처럼 즐기기에 좋았다. 시원한 베트남 맥주를 한잔하고 싶었으나 일정이 있어서 망고스틴 주스를 시켰는데, 웬걸! 생각보다 맛있는 조합이었다. 매운 것에 취약한 이들이라면 꼭 함께 주문해볼 것. 을지깐깐의 대표 술안주 메뉴라는 고추뼈찜은 오랜 시간 삶은 돼지뼈와 느억맘 소스의 어울림이 일품이라고 하니 술 한잔할 수 있을 때 다시 간다면 꼭 주문해보고 싶다.

INSTAGRAM @eulji_canhcanh

 

 

을지로로 떠나는 일본 여행, 로바타카미

 

 

작은 소품 하나까지 로컬 현지를 빼다박아놓은 식당에 약간의 편견이 있다. 맛보다는 분위기에 취하게 만들려는 심보처럼 보인달까. 외관부터 어느 일본 길거리를 재현해놓은 로바타카미도 조금의 경계심을 가지고 방문했다. 주말의 을지로는 역시나 사람들이 많았다.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찬찬히 외관을 살펴보았다. 로바타카미의 간판 위에는 일본어로 작게 로바다야끼라는 글자가 써 있는데, 숯불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라는 뜻. 사시미류나 튀김류도 있었지만 구이 위주의 메뉴를 주문한 이유다. 모둠 꼬치를 시킬지, 단품 메뉴를 시킬지 고심 끝에 구이로 한정하되 바다와 육지를 고루 공략하는 방향을 택했다.

 

 

상큼한 유자사와로 입안을 정리하자 갑오징어구이가 나왔다. 숯불에 구운 갑오징어를 버터에 살짝 볶아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차례로 나온 닭날개 소금구이는 근래 맛본 닭 요리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메뉴. 날개 안쪽 뼈를 발라내 먹기도 편한 데다 짭쪼롬하면서도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육질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곁들임 채소로 주문한 옥수수구이와 토마토구이는 은은한 숯불 향에 달짝지근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만족스러웠다. 식사의 끝은 역시나 탄수화물. 고등어를 구워 올린 덮밥 사바동과 야끼소바를 추가로 주문했다. 앙증맞은 크기의 고등어구이와 생강초절임을 올린 사바동도 좋았지만 의외로 큰 기대가 없었던 야끼소바의 약진이 돋보였다. 통통한 새우와 큼지막한 돼지고기, 아삭한 양배추, 꼬들꼬들한 면에 소스가 간간하게 스며든 정석 같은 맛이었달까. 식사 중반부터 갖고 있던 경계심이 스르르 풀려버렸던 을지로의 로바타카미. 다음을 기대해도 좋겠다.

INSTAGRAM @robatakami

 

 

을지로 심야 식당, 콘부

 

최근 들어 일본 여행에 대한 갈망이 더욱 강하게 샘솟고 있다. 당장에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은 곳은 바로 을지로의 작은 심야 식당 콘부. 인스타그램 속 10석 남짓한 아주 작은 공간에서 먹음직스러운 안주와 사케를 즐기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부러워 한달음에 달려갔다. 마치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안겨주는 콘부의 대표 메뉴는 오뎅 모리와세와 다시마와 조개 육수로 끓인 봉골레 소유라멘이다. 추가로 참깨와 고수를 듬뿍 올린 연두부 요리인 후와후와 토리도후를 곁들임 메뉴로 주문했다.

 

다소 낯선 이름의 모리와세는 14가지 이상의 재료로 구성된 모둠 요리로 일본식 오뎅과 야채, 스지, 소시지, 닭 날개 등 다양한 재료를 담아낸 메뉴이다. 사실 여러 가지 재료를 맛볼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특별함은 없었지만, 달큰한 무 육수를 베이스로 끓여내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꼭 연겨자를 찍어 먹을 것! 라멘과 봉골레 조합이라는 생소한 구성으로 오뎅보다도 기대가 컸던 소유라멘. 차슈와 계란, 조개, 닭, 죽순 등 알차게 구성된 내용물은 물론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빈속을 든든하게 채워줬다. 특히 큼지막하게 썬 챠슈가 독보적인 비주얼을 자랑해 인증샷을 남기기 좋았다. 이외에도 얼큰한 해장라멘과 감칠맛 폭발하는 마제소바도 인기. 이곳의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기나긴 웨이팅이다. 기본 2~3시간의 웨이팅을 감수해야 하는 콘부는 꼭 원격 줄서기 앱, 테이블링을 통해 미리 예약해둘 것을 강력 추천한다. 추위와 맞서 싸우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INSTAGRAM @konbu_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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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福 내려온다

복 들어오는 설날 요리 레시피

복 들어오는 설날 요리 레시피

 

온 가족이 모여 두루 평안하기를 기원하며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설날.
복 하나하나 입에 담는 마음으로 준비한 새해맞이 음식 네 가지.

 

– 복을 담다 –

한국인에게 새해 복을 가득 담은 음식을 꼽으라 하면 단연 떡국이다. 예부터 떡국의 긴 가래떡은 장수를, 원기둥 모양은 엽전과 비슷해 풍요를, 하얀색은 밝고 번영하는 새해를 상징한다. 옛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는 떡국. 자극적이지 않은 맛에 전통적인 방법인 달걀과 고기로 고명을 올린 떡국 한 그릇 후루룩 먹으면 보약 한 첩을 먹은 것처럼 든든해진다.

하얀색에 푸른빛이 감도는 도자 볼과 접시, 다기, 컵, 호롱은 모두 윤상현 작가의 작품으로 조은숙 갤러리에서
판매.

떡국
떡국떡 400g, 소고기 100g, 사골 육수 500g, 물 1컵, 달걀 1개, 카놀라유 조금, 소금 약간

1 떡국떡은 흐르는 물에 씻어둔다.
2 소고기는 끓는 물에 삶아 도톰하게 편으로 썬다.
3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한 뒤 젓가락으로 풀어 각각 체에 내린다.
4 카놀라유를 두른 팬에 3의 달걀을 각각 얇게 부친 뒤 4cm 길이로 채 썰어 고명을 준비한다.
5 냄비에 2와 사골 육수를 함께 넣고 끓이다 끓어오르면 떡국떡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6 떡이 다 익어 떠오르면 면기에 담고 채 썬 소고기와 달걀 지단을 곱게 올린다.

 

 

– 복을 빚는다 –

풍성한 복이 깃들기를 바라는 새해 아침에는 복주머니처럼 빚은 만두가 제격이다. 만두를 빚은 모습이 마치 석류 열매가 약간 벌어져 있는 듯하고 속이 보이는 것이 마치 석류 같다 해서 붙인 석류 만두(석류탕)는 임금의 수라상에 자주 올랐던 음식으로 16세기에 편찬된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도 소개될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다양한 소 재료를 하나로 모으고 이를 얇은 만두피에 새지 않도록 빚는 과정. 만두 하나하나에는 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속이 보이게 가운데를 벌려야 복이 들어간다고 전해지며 잣과 석류알을 박아 넣는 것이 특징이다.

한지의 질감을 살린 굽접시, 머그, 소스 그릇 모두 박성극 작가의 작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석류만두(석류탕)

소고기 80g, 돼지고기 · 두부 · 대파 50g씩, 숙주 100g, 미나리 30g, 만두피 적당량, 소금 · 석류알 · 잣 약간씩
만두소 양념 : 국간장 · 다진 마늘1작은술씩, 다진 파 1큰술, 소금 · 후춧가루 · 참기름 약간씩

소고기 육수 : 소고기 사태 30g, 국간장 2작은술, 소금 1/3작은술, 대파 1/2대, 마늘 2쪽, 생강 5g, 물 4컵

1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곱게 다져 준비한다.
2 두부는 칼등으로 곱게 으깬 다음 면포에 싸서 물기를 제거한다.
3 미나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송송 썬 다음 물기를 제거한다.
4 숙주는 꼬리와 머리를 떼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제거한 후 다진다.
6 준비한 재료를 모두 섞어 만두소 양념을 한다.
7 만두피 가운데에 둥글게 굴린 만두소를 올리고 가로로 반 접어 하나로 모은 후 주머니 모양으로 주름을 잡아 오무린 부분을 한 번 더 꾹 눌러 만두를 빚는다.
8 찜기의 물이 끓으면 만두를 찜기에 넣고 5분 정도 찐다.
9 준비한 소고기 육수는 소금 간해서 끓인다.
10 찜기에서 찐 만두를 그릇에 예쁘게 담고 소고기 육수를 부어 낸다.
11 석류알과 잣을 고명으로 올린다.

 

 

– 복을 채우다 –

반가운 인연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국수 가락처럼 오래오래 건강한 삶을 만끽하기를 기원하는 잔치국수는 어떨까. 국수에 곁들인 유부주머니에도 한가득 복을 담은 의미가 더해진다. 당면과 채소, 고기를 유부 속에 듬뿍 채워 넣고 미나리로 매듭을 묶은 유부주머니를 호호 불어 한입 베어 물면 소가 터져나오면서 입안 가득 달착지근한 맛에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모던한 도자 저그는 이선철 작가의 공기세라믹, 따끈한 국물 요리와 잘 어울리고 흙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그대로 살린 볼과 접시는 모두 hkaceramic 하경아 작가의 작품.

유부주머니 잔치국수

소면 200g, 당근 · 애호박(4cm) 1토막씩, 표고버섯 2개
육수 : 국물멸치 12마리, 다시마 1장, 물 6컵, 가쓰오부시 1/2컵, 간장 1큰술, 미림 1큰술, 설탕 1/2큰술
유부주머니 : 유부 4개, 데친 미나리 적당량
유부 소 : 당면 100g, 다진 대파(10cm) 1대분, 다진 당근(5cm) 1토막분, 간장 1/2큰술, 설탕 1/2작은술, 참기름 조금

1 당근과 애호박은 4cm 길이로 채 썰어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담가 식히고 물기를 제거한다.
2 표고버섯은 밑동을 제거하고 채 썰어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서 식힌다.
3 냄비에 가쓰오부시를 뺀 육수 재료를 모두 넣어 끓이다 끓어오르면 가쓰오부시를 넣고 불을 끈 후 체에 내려 육수를 준비한다.
4 유부는 윗부분만 자른 후 끓는 물에 데치고 식혀 물기를 꼭 짠다. 윗부분을 벌려 소가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5 유부 소 당면은 물에 불려 나머지 재료와 섞은 다음 4의유부에 넣고 데친 미나리로 묶어 주머니 형태를 만든다.
6 소면은 끓는 물에 넣어 물이 끓어 오르면 찬물을 두 번 부어 삶는다. 찬물에 헹궈 쫄깃한 면발을 만들어 면기에 담는다.
7 3의 육수에 유부주머니를 넣고 팔팔 끓인다.
8 소면 위에 유부주머니와 고명을 올리고 육수를 붓는다.

 

 

– 복을 펼치다 –

새해에는 초록 보자기같이 감싸는 넉넉한 마음과 더러운 진흙 가운데서도 올곧게 자라는 연잎의 청초함을 닮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잎을 펼치며 은은한 향을 음미해본다. 예부터 도미는 행운과 복을 가져다주는 생선으로 임금님의 수라상에 빠지지 않는 메뉴였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고 살이 단단해 소화가 잘되며 탱글탱글 육즙 가득한 도미의 깊은 풍미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좋다. 토막을 치거나 통째로 찌는데 특히 찐 도미 위에 올린 오색 고명과 연잎의 조화는 마치 아가들의 색동저고리같이 화려함이 돋보인다.

작은 원들이 모자이크처럼 연결된 라운드 플레이트는 이스트스모크 제품으로 챕터원에서 판매.

연잎 도미찜

연잎 1장, 도미 1마리, 마늘 3쪽, 생강(3cm) 1톨, 청주 3큰술, 달걀 1개, 대파 잎 · 흰 대(10cm) 1대씩, 홍고추 1개, 표고버섯 2개, 소금 · 후춧가루 약간씩, 간장 5큰술, 맛술 4큰술, 설탕1/2작은술

1 손질한 도미는 청주, 소금, 후춧가루 뿌려 냉장고에 30분간 재운다.
2 연잎 가운데에 손질한 도미를 올리고 편으로 썬 마늘과 생강채를 올린 후 연잎으로 싼다.
3 찜기에 올려 15분간 찐다.
4 기름을 두른 팬에 달걀을 흰자와 노른자로 분리해 얇게 부친 후 4cm 길이로 채 썰어 지단을 준비한다. 대파는 잎 부분과 흰 대를 나눠 3cm 길이로 채 썰어 얼음물에 담근다. 홍고추도 채 썰어 얼음물에 담근다.
5 표고버섯은 밑동을 제거하고 채 썰어 기름을 두른 팬에 볶아 식힌다.
6 간장, 맛술, 설탕을 함께 끓여 식힌다.
7 다 찐 도미 위에 양념 4를 올리고 대파, 홍고추, 표고버섯, 달걀 지단을 풍성하게 올린다.

CREDIT

포토그래퍼

이현실

푸드

김윤정(그린테이블)

스타일리스트

김소희(그린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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