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가 비싸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그만! 가격은 낮추고 퀄리티는 높인 세 곳의 오마카세를 다녀왔다.
스시야에서 느끼는 불향, 스시호센

참치 등살(아카미)

깨간장에 절인 광어

부추와 생강을 다져 올린 청어

즉석에서 화로에 구워주는 장어
광화문 맛집 중에서도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스시호센에 다녀왔다. 런치 가격은 6만원으로, 가격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스시야 중 합리적인 가격대와 구성을 자랑한다. 1시간 동안 15개 코스가 진행되며, 제철 재료에 맞춰 메뉴 구성은 조금씩 바뀐다. 먼저, 단호박 퓨레를 올린 차완무시로 시작했다. 부드러운 단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그다음은 제철 생선회 두어 점이 나오고, 아귀 간을 올린 김부각이 나왔다. 바삭한 부각의 식감과 아귀 간의 풍미가 어우러진 훌륭한 스타터였다. 스시류로는 시마아지(줄무늬 전갱이), 깨간장에 절인 광어, 우니와 관자, 참치 등살과 뱃살, 청어, 삼치, 잿방어 등이 나온다. 특히 참치 뱃살은 아부리로 내와 불향이 가득했고, 소금을 살짝 올려 감칠맛을 더해 맛있다. 담백한 기름기와 쫄깃한 식감이 어우러진 청어도 일품이다. 부추와 생강을 곱게 갈아 페스토처럼 만들어 올린 것이 특징이다. 스시 중간에는 입맛을 리프레시할 수 있도록 아귀살로 만든 가라아게가 등장한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가득했다. 하이라이트는 화로에 구운 아나고. 바다장어를 카운터에서 바로 구워내는데 퍼포먼스는 물론 그윽한 불향이 완벽했다. 또 횟감을 모아 큼지막하게 낸 후토마끼와 카스텔라 같은 교꾸도 든든하게 마무리하는데 좋았다. 후식으로는 말차와 팥앙금을 올린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제공된다. 앙코르 스시도 가능하니 오마카세 입문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가게 입구가 다소 어둡고 찾기 어렵다는 것. 빌딩 외부에서 바로 연결되는 입구가 있으니 참고하자. INSTAGRAM @hosen_seo EDITOR 원하영
가성비 스시의 미학, 스시소라 그린

안키모를 곁들인 광어 사시미

메로구이

대삼치 사시미

잿방어 캄파치
스시 오마카세가 이제는 더 이상 최고급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가성비 좋은 스시 오마카세를 찾는 20~30대들이 많아지면서, 미들급 스시도 인기다. 스시코우지가 운영하는 스시소라 그린 잠실점은 그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다. 점심에 3만5000원, 저녁에 7만원이라는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퀄리티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 아쉽게도 점심 예약 실패로 7만원인 저녁시간을 예약했다. 첫 요리는 차완무시. 참송이버섯과 밤 소스를 곁들인 따뜻한 달걀찜이 입안을 포근하게 감싸며 시작됐다. 이어 나온 광어 사시미는 아귀 간(안키모)을 곁들여 먹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녹진한 아귀 간의 고소함이 광어의 신선함을 배가시켰다. 이후 살짝 익혀 나온 삼치에는 겨자 소스가 더해져 독특한 풍미를 자아냈다. 다진 참치와 단무지를 김에 싸서 먹는 토로타쿠는 씹을수록 김과 참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바지락 육수로 맛을 낸 스이모노 국물로 입을 정리한 뒤, 본격적인 스시 코스가 시작됐다. 참돔과 한치 스시를 시작으로 이어 나온 연어 뱃살은 부드러움의 정점을 찍었다. 모찌가 들어간 미소 장국도 기억에 남는다. 방앗간에 직접 주문한 모찌란다. 이어 간장에 절인 참치 속살 스시, 그리고 참치 뱃살인 주토로는 그야말로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베스트는 잿방어 캄파치. 살짝 훈연된 듯한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마지막 앙코르 스시로 당연 잿방어를 외쳤다. 이후 전갱이, 성게를 얹은 단새우 우니, 후토마끼까지 이어진 스시의 향연은 입안 가득 행복감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가츠오부시 베이스의 우동과 달걀 요리, 그리고 우유푸딩에 라즈베리를 얹은 디저트로 마무리했다. 전반적으로 스시소라 그린 잠실점은 가격 대비 훌륭한 식사 경험을 제공했으며, 가성비 오마카세의 진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제 ‘가볍게 오마카세나 먹으러 갈까?’ 하는 날이 오는 걸까. TEL 02-424-5500 EDITOR 원지은
을지로 가심비 오마카세, 스시 소우카이

참치 초밥

한치 초밥

고등어 초밥
가성비 넘치는 오마카세로 소문이 자자한 서울 을지로의 초밥 맛집 스시 소우카이. 2022년 증산역에서 을지로로 이전하면서 프라이빗하고 쾌적한 분위기가 더해졌다. 청어알을 얹은 상큼한 오키나와 해초 샐러드로 설레는 런치 코스를 시작했다. 이곳의 큰 특징은 무쇠 가마솥에 지은 따뜻한 밥과 3년 숙성 된 적초가 버무러진 샤리다. 도미나 광어 같은 흰살생선 살을 올리면 불그스름한 쌀이 대비를 이룬 색상이 눈길을 끈다. 가성비의 끝인 런치 코스임에도 적초로 간을 맞춘 새콤한 밥과 그 위에 보란 듯이 올라간 도톰한 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스시마다 세심하게 달리 나오는 간장은 주인장이 손으로 직접 발라 내온다. 여름 끝물에 만난 살 오른 잿방어는 기름지고 담백했다. 입에 넣자마자 고소함이 진하게 차오르니 올여름이 가기 전에 못 먹으면 아쉬울 뻔했다. 해산물의 신선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새벽에 통영에서 막 올라온 전갱이는 싱싱함이 넘쳐 난다. 퀄리티 좋은 참치 속살과 참다랑어 뱃살을 올린 스시는 적초로 간을 맞춘 샤리와 더없이 잘 어울린다. 바다의 푸아그라로 불리는 귀한 아귀 간을 올린 안키모도 런치 코스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고소함이 돋보이는 감칠맛에 여운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앙코르 스시로 한 점 더 받아 먹으니 만족감이 배가됐다. 지루하지 않도록 새우 고로케 같은 튀김류와 쫄깃한 사누끼 온면으로 중간에 입가심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일본식 회덮밥인 지라시스시를 재해석한 메뉴도 독특했다. 연어알과 단무지, 흰살생선이 김말이 형태로 돌돌 말려져 나왔다. 양껏 준비된 재료와 알찬 구성의 식사는 달걀을 빵처럼 구운 카스텔라와 마카다미아 아이스크림 디저트로 마무리. 살짝 배도 부르고 혼자 먹기에 딱 적당한 양이다. 겨울에는 메뉴가 조금 바뀐다고 하니 새 계절의 스시 소우카이를 기다려봐야겠다. 런치 오마카세 6만원, 디너 오마카세 12만원. INSTAGRAM @sushi_soukai EDITOR 박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