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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경험은 언제나 사방에서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것은 전시의 오프닝과 클로징, 혹은 패션 브랜드 론칭 같은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 결혼과 장례, 생일과 제사 같은 인륜지대사의 순간에도 늘 중심에 있다. 식경험은 모임의 성격을 완성하고 훗날 그 자리를 특별히 기억하게 만드는 방식이기도 하다. 눈으로 보고, 입 안에 넣고, 온몸으로 퍼지는 감각으로 공간의 분위기까지 디자인하는 케이터링 작업자들을 소개한다.

마하키친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떻게 소개하나? 마하(Maja)는 스페인어로 ‘친절한, 사람 좋은’ 이라는 뜻의 여성 형용사다. 마하 언니(신소영)와 동생(신성하)이 스페인 바스크 요리에서 받은 영감으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곁의 농부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식탁을 차리고 있다. 남양주 화도읍 마석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하며, 식문화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농부의 도시락’이라는 이름으로 제로 웨이스트, 자연 식물식 지향 케이터링을 제공한다. 2024년부터는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식생활 실천을 고민하는 마하기후미식연구소를 설립하여, <봉금의뜰 레시피>를 출판했고, 이웃들과 ‘기후미식연구회’를 만들어 땅을 살리고 우리를 살리는 작은 움직임을 싹틔우고 있다.

두물머리 러쉬 갤러리 오픈 케이터링
양평 농부의 건강한 재료들을 풍성히 담은 가을 추수 한상이 콘셉트. 두물머리 러쉬 오픈을 축하하는 마을 사람들을 대접하는 동네 잔치 음식이 떠오르도록 작업했다.

가을 추수 한상이라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농부의 밭은 영감이 천지다. 가을이면 봉금의 뜰 김현숙 농부 님의 밭에 늙은 호박이 풍성한 자태를 뽐낸다. 요리에 사용하는 재료 대부분이 농부들의 밭에서 오기 때문에 센터피스까지 농부의 재료로 하고 싶었다. 농부들의 밭 주변의 산에서 채집한 밤송이며 풀과 꽃가지들도 함께 올려 밭 그대로를 손님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농부의 도시락
밭에서 뿌리와 잎, 열매를 맛보며 느낀 생명력을 나누고 싶어서 만드는 제철 재료 도시락. 코로나 기간 동안 마르쉐에서 현장 음식 판매가 금지되었고, 포장음식을 위한 일회용기가 너무 많이 버려지는게 안타까워 다회용기에 담은 도시락을 고안했다. ‘도시인을 위한 새참’이다. 지인의 결혼식이나 고립 청소년들을 위해 준비하기도 했다.
경기문화재단 예술인 워크숍 케이터링
마하키친은 2025년 팔레스타인 아트센터의 셰프 레시던시에 참여했다.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담은 예루살렘 시장에서 사온 장미꽃과 장미 에센스를 더해 만든 바스크 치즈 케익을 디저트로 준비했다. 워크숍 참여자들이 케이크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팔레스타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마하키친의 케이터링 또는 도시락 작업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나? 제일 먼저 농부에게 지금 어떤 재료들이 가장 밭에서 생명력을 내뿜고 있는지 물어본다. 그 후 재료를 가지러 밭에 가서 다양한 생명들을 관찰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아직 많이 어렵지만 밭의 풍경과 공기가 테이블에 담기도록 연출해서, 먹는 사람이 직접 밭에 가지 않아도 그 감상을 몸과 마음에 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음식을 통해 농부와 자연과 연결되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은 지금 우리 모두가 건강하고 평안하게 사는 데에 꼭 필요한 일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음식을 먹는 대상으로만 보기보다는, 음식과 음식을 먹는 존재인 우리와의 관계를 드러내는 작업을 원한다. 재료 뒤의 풍성한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사람들에게 맛있고 좋은 것들을 대접하고 싶은 어느 클라이언트 분들이라도 환영한다.

메종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 더 있다면? 마하키친의 동생이 조금 더 다가가기 쉬운 동네 기반 도시락 서비스 ‘한그릇 숲’을 런칭했다. 배달이 어려운 곳은 단체 주문도 가능하니 많은 관심 가져주길.  @onebowl_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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