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3)

멋진 신세계(3)

멋진 신세계(3)

가족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디자인 게스트하우스와 컬러와 패턴으로 무장한 색다른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감각적으로 구성한 부티크 호텔까지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영감을 충전하는 잠자리
휴식과 함께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어 줄 것 같은, 스타일과 편의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부티크 호텔이 서초동에 들어섰다. 소설 호텔. 당신의 인생에 소설 같은 하룻밤을 선사해줄 것 같지 않은가.

↑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율동감 있는 패턴으로 마감한 트리플 시네마 펜트하우스. 여러 명의 투숙객이 계단에 앉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은 지금 디자인 호텔 붐이다.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부티크 호텔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호텔을 꼽으라면 단연 ‘소설’이다. 건축주이자 시공을 맡은 빗살무늬 건축의 서영우 대표와 건축과 설계를 담당한 건축 집단 MA의 유병안 대표, 일구구공 도시건축 사무소의 윤근주, 황정환 소장이 인테리어를 맡아 유럽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세련된 감성과 디자인에 충실한 호텔을 완성했기 때문. 업계에서 손꼽히는 쟁쟁한 이들의 의기투합이 만들어낸 공간은 서영우 대표의 바람처럼 외국인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 여느 부티크 호텔과 달리 로맨틱한 분위기 대신 남성적인 분위기를 내세운 호텔은 지하 3층, 지상 13층 높이의 건물에 12가지 테마로 총 52개의 객실로 이루어져 있다. 때론 스위트하게, 때론 낡은 듯 스타일리시하게, 때론 어둡고 서늘한 누아르적인 스타일을 즐길 수 있어 어떤 방을 고르느냐에 따라 휴식의 스타일도 달라진다. 때문에 내 집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보다는 신비로운 곳에서 색다른 휴식을 만끽하고픈 이들에게 추천한다.

1 천장을 아치형으로 디자인한 붉은색 벽돌 방에서는 오래된 와인 창고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2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의 안티보디 체어 위로 폴 헤닝센의 PH4/3 조명을 연출한 객실. 3 손을 씻을 수 있는 개수대를 갖춘 작은 탕비실을 수납장 안에 매입했다.

↑ 플 시네마 펜트하우스 옥상에 마련한 자쿠지 욕조.

최상 층에 자리하고 있는 2개의 펜트하우스는 이곳의 화룡정점. 객실 내 실내 수영장과 적삼목 통나무로 만든 건식 사우나를 갖춘 객실과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트리플 시네마룸에서는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야외에는 자쿠지를 갖추고 있어 색다른 파티도 즐길 수 있다. 일반 객실은 스위트 24개, 디럭스 26개로 나뉘는데, 특히 스위트 객실의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주변보다 침대를 낮춘 디자인의 다운 스위트부터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일루전 스위트, 유럽 고성의 수도원 같은 돔 스위트, 거울로 둘러싸인 미러 스위트는 객실 투어만으로도 호사로운 마음이 들 정도. 주목할 점은 객실을 꾸민 디자인 가구와 소품이다. 한스 베그너의 에그 체어부터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의 안티보디 체어와 피요르드 체어, 폴 헤닝센의 펜던트 조명 PH5와 PH4/3을 비롯해 파리에서 공수해온 앤티크 소품들로 공간을 단장해 오리지널 가구와 소품을 즐길 수 있다.

1 지하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와 공연이 펼쳐진다. 2 테이블 위를 장식한 마른 꽃들.

모든 객실에 바람과 햇볕이 가득한 테라스가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 침실에는 에이스 침대의 파워 스프링 베드와 주변으로는 제네바와 아마하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췄다. 욕실에는 소설 호텔이 천연 성분으로 조향한 배스 용품과 디퓨저, 화장품과 천연 염색으로 가공한 배스 가운과 손 누비 슬리퍼, 일본의 아이디어코 튜블러의 휴지통까지 일상적인 소품에서도 좋은 디자인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하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는 식음료 서비스 외에도 국내외 젊은 아티스트들의 전시와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라 디자인과 문화를 동시에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듯하다.

↑ 실내 수영장 밖으로 적삼목 통나무로 만든 건식 사우나가 자리한 펜트하우스. 호텔 안에서도 테마파크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신국범 | 문의 www.snowho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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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2)

멋진 신세계(2)

멋진 신세계(2)

가족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디자인 게스트하우스와 컬러와 패턴으로 무장한 색다른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감각적으로 구성한 부티크 호텔까지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가족의 마음으로
자신의 집 바로 앞에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한 김영우, 임은경 씨 부부. 투숙객을 가족처럼 아끼고 돌보자는 마음으로 오픈한 게스트하우스 예포 YE4를 만났다.

↑ 예포의 제일 위층인 3층. 벽에는 아내가 직접 가죽으로 만든 거울을 달았다. 공사를 해서 천고를 높였고 박공지붕 모양은 그대로 살렸다.

연희동 어느 작은 골목에 들어서니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꼭 닮은 집 두 채를 만날 수 있었다. 한 집은 부부인 김영우, 임은경 씨의 자택이고 다른 집은 최근 부부가 오픈한 게스트하우스 예포 YE4다. 붉은 벽돌로 예쁘게 쌓아올린 건물의 입구는 반지하로 이어져 아늑한 느낌을 준다. 예포라는 이름에 분명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우리 부부에겐 아이 네 명이 있어요. 아이들 이름이 전부 ‘예’ 자 돌림이라 ‘예포’ 라는 이름을 짓게 됐죠. 언젠가 아이들에게 이 게스트하우스를 남겨주고 싶은데 그럴 때 자신들의 이름이 있는 곳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아빠, 엄마의 마음이 담긴 예포는 이제 막 운영을 시작한 따끈따끈한 게스트하우스다. 사실 이 건물은 아빠인 김영우 씨가 아주 어릴 때부터 얼마 전까지 살았던 주택이었다. 바로 앞에 새집을 짓게 되자 추억이 담긴 이 집을 팔 수 없었기에 게스트하우스로 꾸며보자 결심했다. 언젠가 부티크 호텔을 운영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에 예행연습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김영우 씨네 가족은 한 달 정도씩 긴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어린아이들과 노모를 모시고 호텔에서 장기 투숙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주로 유럽의 아파트를 장기 렌트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때 느꼈던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보완해서 예포를 오픈하게 됐다.

1 반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아늑해 보이는 예포. 2 예포의 중심은 나선형 계단이다. 금색을 좋아하는 남편의 의견에 따라 은은한 금빛의 페인트로 칠을 했다. 3 2층의 공용 거실. 북유럽 스타일의 소파와 의자, 테이블을 구성해 깔끔한 분위기다.

“어느 도시든 그곳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는 호텔보다는 아파트가 더 좋았어요. 마치 집처럼 편안하게 머물면서 여행하는 기분도 낼 수 있는 깔끔한 게스트하우스를 꿈꿨던 거죠.” 그래서 예포는 적당히 포근하고, 적당히 멋스럽다. 객실은 총 9개, 묵을 수 있는 최대 인원은 30명 정도다. 특이한 점은 8명이 묵을 수 있는 도미토리나 2인실 외에도 가족실이 있다는 것.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오래 머물러도 편안한 방 구성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로 가족 투숙객을 배려했다. 사실 공간을 더 쪼개면 더 많은 객실을 만들어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었지만 부부는 여유롭고 탁 트인 공간을 원했다. 그래서 시원하게 넓은 라운지와 대형 스크린, 금색의 나선형 계단만 보이는 1층은 기대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1층 한 켠에는 아내의 취미인 가죽 가방 쇼룸과 공방도 만들었다. 아내가 직접 만든 가죽 가방을 구입할 수도 있고 가방을 만드는 체험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2층과 3층은 객실과 부엌, 라운지, 테라스로 구성돼 있다. 특히 부엌은 아내의 깔끔한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부엌과 화장실은 특히 깨끗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가전제품도 가격이 좀 높더라도 좋은 것으로 준비했고, 아침 식단도 샐러드와 빵, 달걀 요리 등 정성스럽게 건강식으로 준비한다. 아이 이유식을 만들 공간이 마땅치 않았던 여행에서의 경험을 교훈 삼아 널찍하고 편안한 부엌을 만들었고 모든 객실의 색을 정리해 모노톤으로 군더더기가 없다.

↑ 토스트와 샐러드, 달걀 요리 등 건강식으로 준비되는 아침식사.

예포에는 헤이의 히 체어, 노만 코펜하겐의 조명 등 디자인 아이템이 눈에 띈다. 디자인 가구의 선택은 친분이 있는 짐블랑 김은희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 김은희 대표의 남편인 건축가 권민성 씨가 부부의 집을 설계한 것이 연이 되어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고 하니 예포는 손발이 잘 맞는 두 부부가 이뤄낸 합작품인 셈이다. 천고를 높이면서까지 여유롭고 편안한 공간을 만든 남편의 넉넉한 마음씨와 침대마다 개인별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든 선반에서 느껴지는 세심함,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신경 쓴 안주인의 감각, 그리고 여기에 양념처럼 곳곳에 디자인 요소를 더한 김은희 씨 부부의 스타일링과 설계 덕분에 예포는 여행객이 아니어도 머물고 싶은 곳이 되었다.

1 머그와 수건에 새겨져 있는 예포의 로고. 투숙객에게 개인 타올을 무료로 제공한다. 2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배려한 넓고 깨끗한 부엌. 유난히 청결에 신경을 쓰는 안주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예포는 이제 긴 공사 기간을 거쳐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부부는 투숙하는 여행객들에게 서울의 명소나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곳 등 알짜배기 정보를 제공해 제대로 된 서울 여행을 권할 예정이다. 침대 위에 놓인 개인 타월과 부엌의 머그 등에는 YE4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머무는 이들을 위한 기분 좋은 소소함이자 예포라는 이름을 걸고 자신 있게 권하는 게스트하우스라는 의미다. 숙박료 또한 인근 게스트하우스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매력적이다. 여행객이 되어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게스트하우스 예포. 많은 여행자들에게 이곳이 서울에 대한 추억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1,2 아내의 취미이기도 한 가죽 가방 만들기. 작은 아틀리에와 숍을 1층 한 코너에 만들어 숙박객들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 가족이 함께 머물러도 좋을 가족실. 아이를 위한 소소한 배려가 느껴지는 오붓한 객실이다. 2 알록달록한 페르몹 체어와 테이블로 꾸민 테라스에서는 차를 마시거나 바비큐를 할 수 도 있다.

에디터 신진수 │ 포토그래퍼 신국범 │ 문의 www.ye4guesthou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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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1)

멋진 신세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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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디자인 게스트하우스와 컬러와 패턴으로 무장한 색다른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감각적으로 구성한 부티크 호텔까지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게스트 하우스로 떠난 디자인 여행
도심에서 숨가쁘게 자맥질하던 호흡이 차분해지는 삼청동 골목 안. 흡사 작은 미술관 같은 게스트하우스 에이 비엔비 A.bnb를 만났다.

↑ 미래적인 느낌으로 단장한 카운터 벽면에는 줄리언 오피의 LED 작품이 걸려 있다.

20년 된 다세대주택을 개조해 만든 5층 높이의 직사각형 건물에 자리한 게스트하우스 A.bnb. 각 층마다 바닥 면적이 99㎡에 불과하고 객실은 모두 싱글룸 1개, 더블룸 4개, 트리플룸 1개로 구성되었지만 너무 좁지도,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다. A.bnb는 앤티크와 미술품 애호가인 건축주의 손길과 디자인과 시공을 맡은 NH디자인의 감각이 더해져 아늑하지만 세련된 디자인 감각을 읽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완성됐다. 작고 아담한 게스트하우스지만 잠깐 머물렀다 가는 숙박객들과도 현대미술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공유하고자 한 배려과 섬세함이 돋보인다. 때문에 공간 곳곳에서 미술 작품을 보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객실의 타입마다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다르지만 옛날 기와와 지붕을 감상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세계적인 디자인 가구와 조명으로 구성된 객실은 유명 디자이너의 벽지로 시공되어 보다 아늑하면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1 신비로운 숲 속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룸 Y. 2 좌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코코맡에서 구입한 의자 옆으로 뱅앤올룹슨의 노르딕 스카이 오디오가 아트피스처럼 놓여 있다. 3 객실마다 디자인 조명이 달려 있는데 룸 R에서는 잉고 마우러의 루첼리노 램프를 만날 수 있다.

↑ 디자이너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벽지와 앤티크 전등으로 더욱 우아해진 공간. 욕실 쪽에는 김병진 작가의 철제 의자가 놓여 있다. 밤이 되면 영롱한 반짝임으로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 객실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키네틱 아티스트 최우람 작가와 장 미셸 오토니엘의 크리스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 19세기 영국의 앤티크 전등과 윌리엄 모리스의 스트라 베리 씨프 벽지로 꾸민 더블룸.

↑ 욕실 창밖으로 오밀조밀한 기와 지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룸 M. 하늘거리는 비타 깃털 조명이 운치를 더한다.

1950년대 영국 가정집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윌리엄 모리스의 벽지부터 글래머러스한 크리스찬 라크르와 벽지, 빈티지한 느낌을 내는 피트 하인 이크의 벽지는 색깔 있는 공간을 연출하기 좋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작나무로 방 전체를 마감한 트리플룸은 심플한 노마드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바닥에 깐 코코맡의 매트리스 위로 지금 가장 핫한 스페인 작가 알바로 카탈란 드 오콘이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펫 Pet 램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욕실에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악소어 제품의 위생기와 세면대도 갖췄다. 풋풋한 숲 속의 방처럼 디자인한 더블룸 Y는 코르크로 만든 침대 프레임 주변으로 신비로운 숲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포르나세티의 벽지를 마감해 공간에 운치를 더했다. 매트리스와 베딩은 무지 제품을 사용했고 베개 커버는 비바래즈 제품을 사용해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바닥에는 뱅앤올룹슨의 노르딕 스카이 오디오가 놓여 있어 여행지에서 음악을 즐기며 느긋한 한때를 보내기에도 좋다. 객실과는 사뭇 다른 미래적인 느낌으로 디자인한 카운터에는 줄리언 오피의 리듬을 타는 LED 작품이 걸려 있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키네틱 아티스트 최우람 작가와 장 미셸 오토니엘의 크리스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 삼청동 인근의 탁 트인 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옥상정원. 2 욕실에는 투숙객들의 편의를 위해 스팀 옷걸이와 작은 의자를 마련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신국범 | 문의 www.abnb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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