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16구에 위치한 마리 앙주의 집은 전형적인 고급 주택의 클래식한 분위기와 팝적인 요소 그리고 재치를 더했다. 그 결과, 이질적인 요소들이 더해져 색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집이 완성되었다.
↑ 비트라에서 구입한 임스 라운지 의자 위에 도트 무늬 쿠션을 매치했다. 소파는 카라반 제품이고 쿠션은 두밀위트에서 구입. 파란색 스탠드는 바스크 지방에서 열리는 아에츠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 흰색 사이드 보드 위에 걸어놓은 웨딩드레스는 벽면에 있는 텔레비전을 가리기 위한 것이다. 왼쪽 바닥에는 경매에서 낙찰 받은 투우사의 케이프가 놓여 있다.
이 집에서는 고급 저택의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는 몰딩 장식이 있는 벽, 왁스를 칠한 나무 바닥을 찾아볼 수 없다. 황동 거울과 산뜻한 색상이 돋보이는 장식품, 예술적인 감각이 가미된 아이템이 이 저택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마리 앙주 드 샤리 Mary Ange de Cherry는 고급저택의 중개인으로 살다 보니 자신의 집은 좀 더 색다른 특색이 있기를 바랐다.
↑ 마리 앙주는 기존에 있던 책장 네 개를 새롭게 리폼해서 식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기 위해 에메리 앤 시 Emery & Cie의 파란색 페인트를 칠했다. 노란 은행잎 색깔로 칠한 커다란 식탁에는 이에로 사리넨이 디자인한 의자를 배치했다. 식탁 위에 있는 작품은 이브 가스투 갤러리에서 구입한 장-클로드 파리 Jean-Claude Farhi 작가의 작품으로 주문 제작한 펜던트 조명과 잘 어우러진다.
그녀의 집은 파리 16구 중심지인 트로카데로 근처에 있는 210㎡ 규모의 복층 저택으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천장의 높이는 무려 4m 20cm. 덕분에 집 안 곳곳에 햇살이 가득 쏟아진다. 여기까지는 클래식한 저택의 전형적인 요소에 가깝다. 하지만 마리 앙주는 귀족풍의 고급스러움을 중화시키고자 개인적인 취향으로 고른 골동품으로 집 안을 장식했다.
↑ 건물 현관에서 집 안 전체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마리 앙주는 지그재그 패턴의 나무 바닥을 환하고 현대적인 느낌으로 연출했다. 천장의 샹들리에와 왼쪽 벽면의 거울과 콘솔은 모두 생투앙 Saint-Ouen에 위치한 세르페트 Serpette 시장에서 구입한 중고품이다. 계단 위에 놓인 홍학은 디자인 에 네이처 갤러리에서 구입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실내 곳곳을 꾸몄어요. 제 딸 이름을 ‘로즈(프랑스어로 분홍색)’로 지은 것 역시 우연이 아니랍니다.” 그녀는 식탁에서 방까지 분홍색 오브제를 곳곳에 배치했다. 현관에 들어서면 분홍색 홍학이 마치 불침번이라도 서듯 복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 꼿꼿이 서 있다. 그리고 소파 옆쪽으로는 경매를 통해 낙찰 받은 유명한 투우사 엘 코르도베가 입었던 케이프를 전시해 놓았다. 분홍색을 남용함으로써 질릴 수도 있으니 복도와 주방에는 그래픽적인 요소로 세심하게 장식해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마무리를 잊지 않았다.
↑ 2층에 있는 아이들 방과 이어지는 복도는 패로우&볼의 파란색 페인트로 칠했다. 벽에는 오래된 뻐꾸기시계, 프랑스 중부 베르나이종 Vernaizon에서 구입한 등나무 거울 2개와 플뤼에서 구입한 사슴 오브제로 장식했다. 큰 새장 모양의 펜던트 조명은 마티유 샤이에르 제품. 오른쪽으로 보이는 욕실에는 KRD 부티크에서 구입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빈티지 펜던트 조명을 매달았다.
주방에 있는 식기장은 오래된 책장을 짙은 파란색으로 칠해 리폼했다. 마리 앙주는 주말마다 생투앙에서 열리는 폴 베르, 세르페트 벼룩시장부터 바스크 지방에서 열리는 아에츠 벼룩시장까지 샅샅이 뒤지고 다녔고 그 덕분에 자신의 저택을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물건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 벽면에는 박람회장에서 구입한 일본 작가의 그림을 걸었다. 침대를 장식하고 있는 덮개는 수자니(우즈베키스탄의 특산물)로 바스크 지방에서 구입. 리넨 이불은 소사이어티 제품. 스탠드 램프는 조각가 필립 히킬리 Philippe Hiquily의 작품으로 이브 가스투 갤러리에서 구입했다.
마리 빅투아르 폴야코프 갤러리에서 구입한 웨딩드레스는 거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걸어두었고, 침실 벽과 서재 공간으로 꾸며놓은 작은 거실에는 플렉시 글라스 소재의 현대 작품을 배치해 매력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금박 장식과 대리석으로 뒤덮일 뻔했던 귀족풍 저택이 현대적이고 기발한 오브제들과 강렬한 색이 더해져 매력 넘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 거실 바닥에는 빈티지 러그를 깔았다. 온 가족이 즐겨 사용하는 소파 위에 카라반과 두밀위트에서 구입한 여러 개의 패브릭 쿠션이 놓여 있다. 스탠드는 카라반 제품. 작은 테이블 ‘비숏’은 인디아 마다비 제품.
에디터 버지니 뒤보스크 Virginie Duboscq│글 카린 키방 Carine Keyvan│포토그래퍼 디디에 델마스 Didier Del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