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초상

가족의 초상

가족의 초상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따뜻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서래 마을의 한 빌라. 모던과 클래식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이 집은 장모와 사위의 합작품이라 더욱 따뜻하고 정겹다.

↑ 정원과 맞닿아 있는 1층 주방. 이영희 씨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다. 한쪽 벽에는 그동안 컬렉션해온 로얄코펜하겐 리미티드 에디션 그릇과 야드로 도자기 인형을 전시했다.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나만의 집이 있다. 언젠가 꼭 살아보고 싶은 집.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일 수도 있고, 도시를 굽어보는 아찔한 높이의 펜트하우스일 수도 있다. 집주인 이영희 씨는 오랫동안 주상복합아파트에 살아오면서 마당이 있는 복층집에 대한 동경을 키워왔다. 그렇다고 전원 생활을 꿈꾼 건 아니었다. 편리한 도심 속에 살면서도 가족과 함께 때론 지인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벌일 수 있는 정도의 집을 원했던 것.

↑ 모던한 느낌으로 꾸민 거실에는 노바모빌리의 소파를 배치했다.

이영희 씨의 두 딸 중 첫째는 출가해 이웃에 살고 있고 둘째 딸은 현재 함께 살고 있다. 주택 설계와 시공 업무를 진행해온 Pla건축사무소의 김현철 소장은 사위이자 이 집의 설계부터 완공까지 현장을 책임진 건축가. 딸밖에 없는 이 집에서 듬직한 아들 역할을 도맡아온 그는 장모님이 그리던 드림 하우스를 현실 속에 만들기 위해 원하는 부분을 꼼꼼히 체크해 나갔다. “장모님은 침실과 거실, 주방이 완벽하게 분리되면서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하셨어요. 동시에 효율적인 동선도 희망하셨고요. 저는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장모님은 클래식 가구를 좋아하셔서 두 가지 스타일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숙제였어요.”

1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복도를 폭이 좁게 만들고 문을 달아 1층과 2층이 서로 분리될 수 있게 했다. 2 둘째 딸 방은 모던클래식 스타일로 꾸몄다. 그랑지의 가구와 와츠에서 구입한 거울, 페리고의 파란색 휴지통이 조화를 이룬다.

264㎡의 집으로 들어서면 부부 침실과 둘째 딸 방, 게스트룸 그리고 거실이 자리한다.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작은 마당을 끼고 있는 부엌을 만날 수 있다. 김현철 소장은 두 가지 스타일의 조화에 대한 해답을 마감재에서 찾았다. “공용 공간인 거실과 다이닝은 부드러운 흰색으로 마감했고, 방 안쪽은 바닥은 검은색 바닥으로, 벽은 회색 페인트 칠을 했어요. 온통 하얀 거실에서 검은색 문들이 포인트가 되어줍니다.” 방 안에서만큼은 자유롭게 자신의 스타일을 펼칠 수 있게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클래식한 가구와 잘 어울리면서도 나이 든 느낌을 상쇄시키는 재미있는 레이아웃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부부 침실은 이런 배려심이 가장 잘 표현된 공간이다. 보통은 침실에서 세면 공간으로 이어지지만 이곳은 침실로 진입하기 전 탈의하고 가볍게 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침대 앞쪽으로는 기다란 복도가 있는데 좁은 공간을 따라 작은 서재와 샤워부스도 만들었다. 침대 옆으로는 데크를 깐 작은 정원으로도 나갈 수 있다. 1층의 좁다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창문 밖으로 초록의 기운이 그림처럼 걸린 부엌을 만날 수 있다. 부엌은 자연과 이웃한 공간이라 바닥을 대리석으로 시공하고 자연적인 느낌으로 통일했다.

↑ 부엌앞에는 작은 거실도 마련했다.

부엌은 건축주인 이영희 씨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공간인 만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꾸몄다. “사위는 군더더기 없는 모던 하우스를 주장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모던 스타일로만 공간을 채우면 너무 차갑고 건조해 보여요. 그래서 이 공간만큼은 색감이 있는 클래식한 그랑지 가구들을 선택해 공간을 꾸몄어요. 거실과는 분위기가 달라 아래 위를 오가며 다른 공간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아요.”

↑ 세면 공간에서 침실로 이어지는 구조가 재미있는 부부 침실.

거실과 부엌을 잇는 계단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도 1층과 2층은 완전히 분리된다. 부엌 한쪽 벽에는 이영희 씨가 컬렉션해온 로얄코펜하겐의 리미티드 에디션 접시와 야드로의 인형이 주방 공간에 따스함을 불어넣는다. 빼곡히 들어차 있는 그릇들은 요리를 좋아하고 테이블 세팅을 즐기는 이영희 씨를 위한 공간으로 온전히 채워졌다. 그동안 엄마, 아내, 장모님으로 살았을 이영희 씨에겐 이제 자신을 위한 인생을 꿈꾸며 가족과 함께 웃음꽃을 피울 일만 남았다. 그것도 사위의 사랑과 애정이 깃든 러브 하우스에서 말이다.

1 이명희씨와 첫째딸 그리고 손자 시후의 모습. 2 둘째 딸 방에 있는 히노키 욕조.

에스티 로더에서 집주인 이영희 씨에게 마이크로 에센스 스킨 액티베이팅 트리트먼트 로션(150ml)과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 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Ⅱ(50ml)를 증정했습니다.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임태준 | 문의 시공 및 디자인 Pla 건축사무소 02-6925-0693

CREDIT
Look Back at 2014 (4)

Look Back at 2014 (4)

Look Back at 2014 (4)

과거를 알면 다가올 미래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법.
올 한 해 우리는 무엇에 열광했고, 어떤 것에 호감을 느꼈는지 돌아보았다.
26개 항목으로 정리한 리빙 디자인의 흐름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었다.

20 당신이 지금까지 알던 제주도
요즘 제주도에 가면 곳곳에서 포크레인과 측량 기사를 볼 수 있다. 건축 붐이 일고 있는 것. 넘쳐나는 중국 관광객과 더불어 제주 국제학교의 오픈, 자연 친화적인 삶을 꿈꾸며 제주행을 택한 이들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건축가 이영조 소장이 지은 주택단지가 이슈가 됐으며, aA디자인뮤지엄의 김명한 대표와 마리아주드 미애의 홍미애 대표가 만든 디자인 게스트하우스와 주택단지와 리빙숍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1 허니듀래빗 키즈 소파. 2 디벨플래닛 블록.

21 유아 용품 디자인, 전환기에 직면하다
요즘 젊은 엄마들의 취향을 반영해 한결 간결해진 디자인의 유아 용품이 특히 눈에 띄었다. ‘리틀판트 Littlephant’는 스웨덴 일러스트레이터 카밀라 룬드스텐의 감각적인 패턴과 컬러감이 특징. 허니듀래빗은 토끼, 기린 등 친숙한 동물 모양을 등받이에 적용한 유아용 소파로 인기를 얻었으며, 아동발달 전문가와 함께 만든 목재 완구 브랜드 디벨플래닛은 너도밤나무를 사용한 블록 등을 출시했다.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엄마의 마음을 담아 정성 들여 제작했다.

1 일레븐플러스 블루투스 스피커. 2 삼성 사운드바. 3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

22 다양한 오디오의 등장
기술의 진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음향 기기다. 유선 스피커에 비해 음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이유로 천대받던 블루투스 스피커는 MP3 음악 파일의 음질 상태를 높여주는 등 다양한 기술을 갖춰 더욱 선명한 소리를 구현하게 되었다. 일레븐플러스의 ‘사운드원 블루투스 스피커’는 약 6cm 크기에 230g 무게라 휴대가 간편한 것이 장점. 고음질의 음악을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보스의 ‘사운드링크 미니’는 휴대성은 물론 깊고 풍부한 음질을 재생하는 사운드 성능까지 모두 갖췄다. 거추장스럽던 홈시어터는 날씬한 사운드바로 변신하며 혼수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1 더띵팩토리의 수납장. 2 매스티지데코의 옷장.

23 혼자만을 위한 가구
싱글을 위한 가구는 협소한 주택 상황에 맞춰 기존 제품의 사이즈보다 더 작아지거나 변환되는 제품들이 많다.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며 싱글족들의 가구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샘, 매스티지데코, 바이헤이데이, 더띵팩토리, 두닷 등 국내 업체들도 나날이 증가하는 싱글족을 위한 가구를 경제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추후 다른 가구와 모듈 형식으로 연결할 수 있거나 공간 효율성을 고려한 것은 물론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디자인과 소재도 다채롭다.

1 © bacsac. 2 파머스러브레인의 모종삽. 3 호즈의 물뿌리개.

24 품격 있는 정원 생활을 위해.
시티 파머, 베란다 가드닝 등 도심 속에서 혹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텃밭 가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드닝 용품에도 디자인이 가미됐다. 가드닝 명품으로 통하는 조셉 벤틀리의 내추럴한 도구와 영국 브랜드 호즈의 앤티크한 물뿌리개, 심플한 디자인으로 사용감이 좋은 파머스러브레인의 모종삽, 토목 섬유로 만든 박삭의 화분 등은 가드닝을 더욱 즐겁게 할 디자인 가드닝 용품들로 사랑받았다.

25 TV 홈쇼핑, 리빙 시작으로 돌격!
몇 년 전부터 디자이너를 내세운 침구 판매가 붐이더니 올해는 리빙 스타일리스트가 전면으로 나선 프로그램이 생겼다. 스타일리스트 조희선는 부엌 가구부터 생활 가구, 조명에 이르기까지 판매했는데 상품의 스타일링 비법을 귀띔하며 대중들도 쉽게 예쁜 공간을 꾸밀 수 있다는 평가. 한샘, 에넥스, 리바트 등 국내 가구 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디자인 행주나 화분도 취급하고 있다. 앞으로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디자인적으로나 질적으로 한 단계 높아지게 될 것이며 상품의 영역도 넓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 © DDP

26 자하 하디드의 UFO
자하 하디드의 DDP가 올 3월에 개장했다. 불시착한 우주선, 주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건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문을 연 지 반년이 넘은 DDP는 디자인 관련 전시와 고급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유명 패션쇼의 무대로 활용되는 등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DDP의 개장으로 인해 그동안 침체됐던 주변 동대문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한 뉴스도 종종 보인다. 단,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허브답게 디자인과 건축이라는 양질의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꾸준히 제공하길 바라는 바다.

에디터 박명주 ·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박상국 ·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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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Back at 2014 (3)

Look Back at 2014 (3)

Look Back at 2014 (3)

과거를 알면 다가올 미래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법.
올 한 해 우리는 무엇에 열광했고, 어떤 것에 호감을 느꼈는지 돌아보았다.
26개 항목으로 정리한 리빙 디자인의 흐름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었다.

1 © 에뮤. 2 에뮤의 의자와 테이블.

13 안과 밖, 경계를 허무는 아웃도어 가구
캠핑, 서핑 등 레저 문화의 확산으로 집 안을 야외처럼 꾸미는 새로운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등장했다. 야외용 의자와 테이블은 물론 텐트, 파라솔, 난로 등 집 밖에서 사용하던 가구와 소품을 실내 곳곳에 배치하니 고정 관념에서 탈피한 색다른 이미지가 연출된 것. 독일 브랜드 메로윙즈에서 선보인 ‘포레스트 컬렉션’의 통나무 쿠션은 캠핑족이라면 하나쯤 갖고 있어야 할 잇 아이템으로 등극했고 하이브로우의 캠핑용 박스를 실내용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 © 파르나스몰

14 백화점 가고 몰이 몰려온다
여의도에 오픈한 IFC가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이제 몰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했던 찰나 삼성동에는 ‘파르나스몰’이 개장했고 잠실 ‘제2롯데월드몰’도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파르나스몰은 롯폰기 힐을 개발한 일본 모리 부동산의 컨설팅을 받아 간결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탄생했고 제2롯데월드몰은 홍콩의 쇼핑몰을 연상하게 하는 탁 트인 전경과 색다른 이벤트로 방문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개장을 앞두고 있는 삼성동 코엑스몰 역시 다양한 고객층을 염두에 둔 입점 리스트로 소문이 나면서 유통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 마루니 소파. 2 인아트.

15 나무야 나무야 뭐하니
신혼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혼수로 주목받은 원목 가구의 인기가 아직도 뜨겁다. 친환경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인아트, 젊은 목수들이 운영하는 스탠다드 에이, 프레그셋 등 가구 브랜드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지난 3월, 디자이너이미지는 이 같은 현상을 고려한 듯 후카사와 나오토가 지휘하는 일본 원목 가구 브랜드 마루니를 공식 수입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자연을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친환경, 유행을 초월하는 등 다양한 장점은 원목 가구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16 작품 많은 집, 갤러리 하우스
갤러리 컨셉트로 집을 꾸미고 개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거 아트테크 목적으로 구입한 작품을 창고에 꽁꽁 숨겨두었다면, 요즘은 집 안을 갤러리처럼 꾸며 일상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유행이다. 작품의 환금성과 무관하게 일상을 빛나게 하는 작품이라면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 아닐까.

17 진화하는 사무실
집보다 머무는 시간이 많은 사무실이 변화하고 있다. 2013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를 통해 건축가 장 누벨이 선보인 ‘Office for Living’은 사무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가구 브랜드에서는 공간 활용도를 높인 모듈 가구를 비롯해 삭막해 보일 수 있는 분위기에 산뜻하게 바꿔줄 디자인,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사무용 의자를 대거 출시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현대카드 디자인 랩은 장 누벨이 진두지휘했던 전시를 그대로 옮겨와 딱딱한 사무 공간과는 확연히 다른 사무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 © 한샘

18 부엌, 거실을 넘보다
이제 가족 생활의 중심은 부엌이 됐다. ‘먹방’, 맛집 투어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 한몫했겠지만 맛있는 음식을 두고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의 소중함을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 거실과 부엌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으며 거실에 식탁을 두는 경우도 많아졌다. 덕분에 식탁은 공간이 허락하는 한 널찍한 것으로 구입하고 주방의 조리대 방향 또한 식탁을 향하게 두어 소외되는 구성원 없이 부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1 © 알루퍼스. 2 키티버니포니의 침구 세트와 쿠션.

18 디자인부터 제조까지
국내 브랜드 중 디자인과 판매는 물론 직접 생산까지 책임지는 브랜드가 있다.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브랜드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더욱 믿을 수 있고 제조를 겸하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고 대구에 위치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키티버니포니’, 국내 유일의 전구 회사로 50여 년째 백열전구를 수작업으로 만들어온 ‘일광전구’, 알루미늄 소재로 가구를 생산하고 있는 ‘알루퍼스’ 등 제조 분야를 탄탄하게 다진 브랜드의 경쟁력은 나날이 커질 것이다.

에디터 박명주 ·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박상국 ·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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