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알면 다가올 미래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법.
올 한 해 우리는 무엇에 열광했고, 어떤 것에 호감을 느꼈는지 돌아보았다.
26개 항목으로 정리한 리빙 디자인의 흐름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었다.
1 소규모 부티크, 비즈니스 호텔의 등장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요우커들이 대거 몰려오는 동시에 숙박업소의 부족도 문제로 떠올랐다. 그 대안으로 서울 시내는 건축법령을 완화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 호텔의 신축을 독려했다. 그중 지난 6월에 문을 연 ‘소설 호텔’은 격이 다른 부티크 호텔로 각 방마다 색다른 컨셉트를 적용한 것이 특징. 같은 시기에 오픈한 디자인 호텔 ‘스몰 하우스 빅 도어’는 엔조 마리의 오픈 소스 디자인을 활용한 가구로 차별화를 더했다. 10월에는 신라호텔의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가 동탄에 이어 역삼동에 2호점을 열었고 2016년까지 15개 점을 오픈할 예정이라 비즈니스 호텔의 활황기를 예고하고 있다.
2 인기몰이 향초 군단
몇 년 전부터 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초, 디퓨저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향초의 경우 수입 향초 브랜드 외에도 패키지와 향을 차별화하여 국내에서 제작한 향초가 눈길을 끈다. 금속이나 세라믹 소재 등 브랜드마다 개성을 살린 용기와 향, 패키지, 로고로 초를 태우는 용도 외에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손색없는 디자인 향초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 향초 마니아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3 지금은 핸드 크래프트 시대
수공예품에는 시간과 정성을 꾹꾹 눌러 담은 장인의 영혼이 서려 있다. 잘 다듬어진 기성품에 눌려 한때 촌스럽다는 비판을 감내해야 했던 수공예 제품. 요즘은 완성도와 미감을 살려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북촌을 중심으로 이도 갤러리, 젓가락 갤러리, 근대화상회 등 크고 작은 갤러리에서 작가들을 꾸준히 세상에 알렸고 그들의 수고로움으로 탄생한 작품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4 중저가의 파워
거실, 욕실, 침실, 주방 등 다양한 공간에 적합한 가구와 소품은 물론 키즈 라인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브랜드가 몰려온다. 국내 상륙 소식만으로도 일찌감치 시장을 들썩이게 한 이케아 코리아는 광명점이 12월 18일 오픈을 확정하며 마침내 그 위용을 드러냈고 SPA 브랜드로 유명한 H&M 홈, 자라 홈도 정식 론칭하며 국내 리빙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전망. 이들 브랜드로 인해 생활에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다.
1 마르니. 2 라메종 에르메스.
5 리빙과 사랑에 빠진 패션 브랜드
패션 브랜드에서 인테리어 쪽으로 관심을 넓힌 것은 의식주가 균형을 맞추어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다. 밥은 굶어도 명품 백은 사야 하고 근사한 레스토랑을 전전하던 사람들이 리빙 아이템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올해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의 이슈 중 하나도 패션 브랜드가 출시한 홈 라인이었다. 국내에서는 라메종 에르메스가 정식 오픈했고 브루넬로 쿠치넬리, 어그 등의 상품들이 출시됐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구와 소품들은 패브릭 제품과 소품을 시작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6 허세는 가고 실속이 온다
값싸고 좋은 물건을 찾는 스마트 소비가 대세 인걸까. 2014년에는 유독 저가형 라이프스타일숍이 많이 오픈했다. 한국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 JAJU’와 패브릭과 포장 소품으로 인기를 모은 ‘데일리 라이크’가 가로수길에 매장을 열었고 2535 여성을 타깃으로 한 일본 브랜드 ‘니코앤드 niko and…’는 강남역에, 문구 브랜드 인바이트엘과 미국 소품 브랜드 마키의 라이프스타일숍 ‘리카마켓’이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나란히 문을 연 것. 저렴한 가격에 품질과 디자인까지 삼박자를 두루 갖춘 것이 이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비결이다.
에디터 박명주 ·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박상국 · 차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