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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디자인 가구를 생산하는 것 외에도 젊은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새로운 디자인을 제시하는 독일 가구 브랜드 클래시콘. 그들에게 고전은 옛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발판이다.

↑ 아일랜드 출신의 여류 디자이너 아일린 그레이의 가구들.

고전과 현대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지금 우리가 현대적이라고 부르는 것도 시간이 지나 옛것이 되겠지만 그중 모범이 되는 것만이 고전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겠다.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 곳곳의 유수한 박물관과 갤러리는 고전으로서의 가능성을 예지하고 영구 소장 목록을 발표하기도 한다. 시대를 넘어서는 미학을 추구하는 독일의 클래시콘 Classicon은 브랜드명에서 알 수 있듯 ‘클래식 투 더 컨템포러리 Classic to the Contemporary’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독창성과 기능성을 중시하고 스타일에 좌우되기보다 품질을 우선한다. 수많은 가구 브랜드의 난립 속에서도 합리성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견고함과 동시대성을 인정받아온 브랜드다. 그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클래시콘의 남다른 시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클래시콘은 뮌헨의 전설적인 공예가들의 조직인 ‘수공예 연합 공방 Vereinigte Werkstatten fur Kunst im Handwerk’의 주요 멤버인 슈테판 피셔 폰 포트르췬 Stephan Fischer von Poturzyn에 의해 1990년에 창립되었다. 초창기에는 아이린 그레이 Eileen Gray의 지적 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의 아람 디자인 Aram Designs과 독점 계약을 맺고 아이린이 디자인한 가구와 조명을 제작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또 독일 건축가 에츠카르트 무트헤시우스 Eckart Muthesius와 디자이너 오토 블뤼멜 Otto Bl mel 등 19세기의 디자인 가구를 고품질로 생산, 유통하며 초석을 다졌다. 2001년부터는 클래식 가구 외에도 새로운 디자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대의 디자인 제품 중 차후에 클래식이라 평가받을 만한 가치와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가구를 제시하겠다는 철학 아래 젊은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기 시작한 것. 그 첫 번째가 독일의 유명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다. 당시에는 신인이었던 그와 함께 기하학적 모양의 2인용 소파 ‘카오스 Chaos’를 선보였는데, 경사와 각도를 적절히 사용해 새로운 형태의 소파를 디자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철제 테이블 ‘다이아나 Daina’, 1인용 의자 ‘마스 Mars’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클래시콘을 대표하는 가구들을 다수 만들어냈다.

1 풍부한 볼륨감이 느껴지는 암체어 ‘비벤덤’. 2 디자이너 산드라 린드너가 디자인한 조명 ‘셀레네’.

1 블록을 짜맞출 수 있는 파티션 ‘브릭 스크린’. 2 각도를 적절히 활용해 만든 다이아나 테이블. 3 브란트호르스트 미술관을 위한 뮌헨 라운지 의자.

2003년부터 클래시콘을 이끌어오고 있는 CEO 올리버 홀리는 바버&오스거비,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산드라 린드너 Sandra Lindner 등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들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증명된 고전은 혁신의 과정에서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며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하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고 판단한 클래시콘은 디자이너의 명성보다 발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적극 흡수하며 발전을 거듭해 나갔다. 2012년, 젊은 디자이너 세바스티안 헤르크너와 함께 출시한 ‘벨 테이블 시리즈’는 아름다운 색상의 유리와 황동 프레임을 우아한 곡선 실루엣으로 제작해 하나의 조각품 같다는 찬사를 받으며 클래시콘과 세바스티안 모두 국제적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 콘스탄틴 그리치치가 디자인한 소파와 테이블로 꾸민 공간.

↑ 블록을 짜맞출 수 있는 파티션 ‘브릭 스크린’.

클래시콘은 디자인이 지역성을 뛰어넘는 언어라고 생각하며 세계 곳곳의 역량 있는 디자이너와 작업한 컬렉션을 큰 자산으로 여긴다. 때문에 디자이너와 협업 시 작업 환경, 기술자와의 긴밀한 소통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나무, 유리, 금속, 패브릭 업홀스터리 등 각 분야마다 전문 기술력을 가진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치고 엄격한 검수 후 제품마다 고유 번호와 서명을 각인해 품질을 보증하는 등 무엇보다 제품의 완성도에 정성을 쏟는다. 과거뿐 아니라 앞으로도 마스터피스로 인정받을 가구, 잠재력을 지닌 오늘날의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클래시콘. 오리지널리티를 보유하고 각각의 개성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에디터 최고은 | 자료협조 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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